오랜만에 야구장에 가서

icanfly의 이미지

어제 저녁에 오랜만에 혼자서 야구장을 찾았습니다.

롯데:삼성 대구전이었군요.

학생때는 자주갔었는데, 나이 드니까 쉬운게 아니더군요.

게임은 시종일관 재밌게 진행되었습니다. 역전과 동점을 반복하면서

막판에 9회말 투아웃에 동점을 만들고 10회말에 역전끝내기....

그러고보면 야구는 안일어날거같은 만화같은 상황이 심심찮게 일어나는거

같습니다.

외야에서 중견수 뒤쪽에 혼자 앉아서 보고있는데, 8회쯤인가....

박한이선수가 공을 잡고, 왠일인지 뒤로 휙 돌아보더니 저한테 공을

'토스'해주더군요. 후줄근하게해서 혼자 앉아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는지..

아주 곱게 제 앞으로 날아오는 공....... 하필 그때 전화가 오는 바람에...

당황하면서 한손으로 받을려다 그만 놓쳐버리고 말았습니다.

그 공은 옆에 커플로왔던 사람들중 남자가 잡았는데......

야구장에 첨오는지 헐헐 대구구장 분위기를 모르더군요.

특유의 "아조라! 아조라!" 의 압박에 시달리다. 아준거 같던데...

전 공잡았으면 바로 튀었을겁니다.

그나저나 요즘은 7회넘어도 공짜로 안들어 보내 주더군요. 거참..

그럼 7회 넘으면 어떻게 야구를 봐야된단말인지...매표소도 문닫는거같던데.

그럼...

mach의 이미지

icanfly wrote:

..
특유의 "아조라! 아조라!" 의 압박에 시달리다. 아준거 같던데...
..

즐겁게 사시는군요.

그런데 아조라 ... 이게 무슨얘기지요? 이해가 안되어서. 아준거?
혹시 아이에게 줘라? :roll:

------------------ P.S. --------------
지식은 오픈해서 검증받아야 산지식이된다고 동네 아저씨가 그러더라.

loveistt의 이미지

아이 줘라가 맞을 겁니다. 그리고 대구라서 ^^

:)

차리서의 이미지

loveistt wrote:
아이 줘라가 맞을 겁니다. 그리고 대구라서 ^^

여전히 모르겠군요. '아이 줘라'가 '아이잉~ (나) 줘라'입니까, '어린이(兒) 줘라'입니까? :?

--
자본주의,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는 결국 자유마저 돈으로 사야하나보다.
사줄테니 제발 팔기나 해다오. 아직 내가 "사겠다"고 말하는 동안에 말이다!

M.W.Park의 이미지

차리서 wrote:
loveistt wrote:
아이 줘라가 맞을 겁니다. 그리고 대구라서 ^^

여전히 모르겠군요. '아이 줘라'가 '아이잉~ (나) 줘라'입니까, '어린이(兒) 줘라'입니까? :?

나한테 달라는 말은 "도라"입니다. 8)
즉 여기서의 "아조라"는 "어린이에게 주어라"로 해석되어야합니다.

-----
오늘 의 취미는 끝없는, 끝없는 인내다. 1973 法頂

icanfly의 이미지

어린이에게 주어라 가 맞습니다.

단 3자인데, 의사소통이 잘 안되네요.

경상도 사투리는 거의 발음, 단어 등을 축약하는 경향이 강해서 가끔 그 위력을 실감합니다. 조선8도 말중에 가장 경제적(?)인 말이 아닌가 합니다.

대구구장은 하일성씨도 가끔 방송에서 이야기하듯이 공을 잡아도 가져가기가

참 힘듭니다. 특히 관중이 많을때 외야석이 가장 심합니다.

야구장을 밥먹듯이 찾는 아저씨팬들 때문에....그리고 외야엔 꼭 야구장 근처 동네 꼬마들이 글러브와 공을 가지고 와서는 야구는 잘 안보고 자기들끼리 공던지며 놀곤하죠.

한두명이 "아 조라! 아 조라!"하고 외치면, 재수없을땐 전구장이 모두

한사람에게 외치기 시작합니다.

올해 삼성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한다면 중계를 한번 눈여겨 보시지요.

같은 상황이 틀림없이 또 벌어질겁니다. :lol:

gilsion의 이미지

M.W.Park wrote:
차리서 wrote:
loveistt wrote:
아이 줘라가 맞을 겁니다. 그리고 대구라서 ^^

여전히 모르겠군요. '아이 줘라'가 '아이잉~ (나) 줘라'입니까, '어린이(兒) 줘라'입니까? :?

나한테 달라는 말은 "도라"입니다. 8)
즉 여기서의 "아조라"는 "어린이에게 주어라"로 해석되어야합니다.

부산사투리와는 조금 다른면이 있군요. 뭐 비슷하지만.

사직구장에는 관중들이 모두 통일되어 외치는 구호가 있더군요(요새는 안가봐서)
전준호 선수가 베이스에 있을때 뛰라
파울이나 홈런을 사람들이 주웠을때 아주라
고딩때 가보니 그러더군요.

ㅡ,.ㅡ;;의 이미지

아- : 어린아이 > 아이 > 아
조라 : 주어라 > 줘라 > 주라 > 조라

본토발음을 정확하게 분석설명해보면..

아조라 : 발음을 '아' 에 강하게 하고 약간 길게 하며 억양은 약간 고+저 로 내며
약간 분리 된듯한 발음 즉 강하고 높게 '아' + 약간낮게 연속붙여서 '아' 를내고
뒤이어 '조'를 길게내며 앞부분에 음을 점차적으로 높이다가 중반부터 일정한소리로 '조~~' 를 내며 짧게 '라' 를 내며 짧은순간 '라'의중반에서 음이 뚝떨어진다.

아~아 조오라 식이 된다.


----------------------------------------------------------------------------

icanfly의 이미지

어제 mbs espn에 스포츠센터 보신분 계신가요?

관련 글타래라서 여기 추가해서 적습니다.

헬스클럽갔다가 러닝머신위에서 봤는데...황당하더군요.

텍사스 아메리퀘스트필드로 기억하는데...파울볼이 날아와서..어린애 앞으로

떨어졌습니다. 한줄뒤에 있던 건장한 남자가 완전 부~웅 어린애 자리까지

날아와서 의자밑으로 몸을 날려 공을 잡아 가더군요. 그남자가 아니었다면..

그 애가 곱게 자기 앞에 떨어진 공을 잡을 찰라였습니다.

애 엄마는 놀란 나머지 그 남자를 보고 인상을 쓰고, 애는 엉엉 울기 시작하고..

방송 카메라가 그장면을 비추면서...해설자가와 캐스터라..계속 뭐라고 합니다.

"대단합니다. 애가 울고 있는데 공을 안주는군요. 구장 관중 전체가 공을 어린이
한테 주라고 소리치고 있습니다...아!! 그런데도 주질 않는군요.
같이온 여자친구는 부끄러워 하지도 않습니다......
텍사스에서 가장 나쁜 남자군요..."

정말 당당하게 아무렇지도안은 표정으로...야구를 계속 관전하더군요.

같이 온 여자친구도 아무일 없다는듯이.....

그러다 옆에 다른 꼬마가 보다 못했는지 자기공을 우는애에게 줍니다.

캐스터가.."텍사스에서 가장..착한 어린입니다.." 라고 하고...경기가 끝나고

나서 특별 인터뷰까지하고...그애가 생일 날이어서...나중에 텍사스 선수가

배트까지 선물했습니다. 헐헐...

마지막에 그남자도 인터뷰를 했는데...아무것도 상관하지 않는다.라는 식으로

이야길하더군요. 저도 다른사람한테 피해주지 않고, 또 다른 사람하는일에

일체 참견하지 않는 주의인데...물론 상황이 공을 주어야 한다는 어떠한 원칙

이나 법칙도 없고...그 남자를 나무랄수도 없지만...그래도 어린애를 상대로

미친듯이 달려들어 공을 줍고..그렇게 태연할수 있다니....

대단한 놈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장면을 보고 문득 이 글타래를 썼던

일이 생각나서...와봤습니다 헐..

jachin의 이미지

icanfly wrote:
그러다 옆에 다른 꼬마가 보다 못했는지 자기공을 우는애에게 줍니다.

캐스터가.."텍사스에서 가장..착한 어린입니다.." 라고 하고...경기가 끝나고

나서 특별 인터뷰까지하고...그애가 생일 날이어서...나중에 텍사스 선수가

배트까지 선물했습니다. 헐헐...

선한 일로 복을 받은 사례로 남겠군요... 그 아이에게 한마디 해주고 싶네요. 'Good job~!'

쿠크다스의 이미지

icanfly wrote:
대구구장은 하일성씨도 가끔 방송에서 이야기하듯이 공을 잡아도 가져가기가 참 힘듭니다. 특히 관중이 많을때 외야석이 가장 심합니다.
... 중략 ....
한두명이 "아 조라! 아 조라!"하고 외치면, 재수없을땐 전구장이 모두
한사람에게 외치기 시작합니다.

예외상황이 있었으니,
바로 이승엽의 바로 그 볼...

막상 써 놓고 보니, 그게 대구구장인지 부산의 사직구장인지 가물가물하군요...

어쨌든, 부산 사직구장도 '아조라'로 유명하지요.
원조가 아닐까 싶습니다.

사직구장에서 하는 경기를 중계하면서 이러더군요.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사직구장에서 공 주으시면,
얼른 근처에 있는 어린애에게 주십시요."

과자가 아닙니다.
cuckoo dozen, 즉.12마리의 뻐꾸기란 뜻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