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와 함께 모든 것은 변한다.

noblepylon의 이미지

오늘 문득 이런 생각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내가 초등학생이었을때는 학교 마치고나면 마음껏 책을 읽었습니다. 학교 도서관에 있던 갖가지 소설은 완벽한 상상의 세계에 나를 초대했다고 해야 하려나요. 현실에서는 둔하고 재미없는 왕따였던 나였지만, 책을 읽을때만큼은 활달하면서 모험을 좋아하는 주인공이 될 수 있었거든요. 책을 읽음과 동시에 내 머릿속에는 등장 인물들의 목소리나 행동 하나하나까지 다 그려졌습니다.

하지만 요즘에는 책을 읽어도 옛날에 느꼈던 짜릿한 기분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기껏해야 ‘아, 이 작가가 이런 재미있는 표현을 썼네’하는 정도지, 내가 주인공이 된 듯한 기분은 전혀 느끼지 못해요. 나는 그저 한 독자에 불과할 뿐이죠. 책은 더 이상 상상의 세계가 아닌, 그저 문자가 새겨져 있는 종이 쪼가리에 불과하게 된겁니다.

저는 ‘상상의 세계’를 잃었습니다.
나이를 먹기만 했는데 모든것이 다 변해버렸습니다.
(나이 많은 분들께는 상당히 주제 넘은 말로 들리겠지만...)

ps. 그래도 저는 추억할만한 초등학생 시절을 보냈으니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초등학생이 나중에 커서 어른이되면 추억이란 게 있을 지 모르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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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jegal의 이미지

슬픈 현실이군요..

/*
* 한순간에 불과한 인생에서 내가 있었다는 증거를
* 기록해두고 싶기에 사람은 외부기억에 그걸 맡긴다.
*/


/*
* 한순간에 불과한 인생에서 내가 있었다는 증거를
* 기록해두고 싶기에 사람은 외부기억에 그걸 맡긴다.
*/

anfl의 이미지

예전부터 느끼고 있었고 요즘 들어서 특히나 실감하는건데
나이는 숫자일뿐이다라는 것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세상 일은 마음먹은대로 이루어진다고 하지요?
요즘 완전히 마음으로 느끼고 있습니다.

나이가 들어 바뀐게 있다면 출생년도가 아니라
내면이지 않을까 쉽네요.

자신을 돌아보는건 어떠실런지.


yuni의 이미지

저의 생각은 좀 다릅니다.

나이에는 그 나이만이 느끼는 인생의 맛이 있습니다.
어리다고, 젊다고, 늙었다고 특별히 좋거나 나쁜것도 없습니다.

한 예로 제가 취미삼아 하는 검도도 20대, 30대, 40대에 칼의 맛이 다릅니다.
어릴 때 읽은 세계명작도 각 세월이 가면서 느끼는 맛이 다릅니다.
그러고 보니 운전도 그러네요. 친구도 그러합니다.
그러고 보니 심지어 청바지(20대 초반에 산것)를 입어 보면 역시 또 맛이 다릅니다.(좀 오바인듯 싶지요.)

종교인으로는 신과 내면에서 만나는 맛 또한 다릅니다. 경전 역시 맛이 다르고요.

그리고 나날이 배울 것, 알려 줄것, 책임질 사람들이 늘어 가는 것 또한 인생의 맛이 달라지는 양념이 아닐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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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인간이 덜 영글어서 실수가 많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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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하는 일을 꼭 완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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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양가족은 많은데, 시절은 왜 이리 꿀꿀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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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하는 일을 꼭 완수하자."

ceraduenn의 이미지

저도 공감합니다.

어렸을 때는 정말 삼국지를 자주, 그리고 많이 읽었습니다.
출판년도가 저희 아버지 생신보다 예전인, 세로쓰기에 한자가 섞이던 책이었는데요.
지금은 부모님 댁에 가면 가끔 읽어봅니다.
똑같은 글인데도, 지금 읽으면 참 다른 맛이 느껴지더군요.

그걸 느끼면서, 어렸을 때 학교에서 독후감 쓰라고 시켜서 읽었던 책들도 다시금 읽어보고 싶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학교도 들어가기 전 진짜 무심코 읽고 넘겼던 명심보감같은 것들부터 시작해서
그냥 학교에서 읽으라니까, 명작이라니까 읽었던 헤르만 헤세 등등 말이죠..
생각뿐이지만요..

어렸을 때는 등장인물이 어떤 짓을 하면 왜 저럴까 생각하면서 의아해했지만
지금은 조금 사회와 접하게 되면서, 그런 행동들이 이해가 되기도 하구요.

법정 스님의 무소유라는 글이 교과서에 있었습니다.
그때는 그냥 그런 삶도 멋지구나 라고 생각하고 말았지만
지금은 그것이 정말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모태신앙이라 어렸을 적부터 집에 성경이 있었습니다.
그때는 원수를 사랑하라는 등등의 그냥 사랑하면 되겠지 라는 식으로 읽었고 딱히 감흥을 느끼지 못했지만
지금 읽어보면 그게 정말 어려운 것이라는 것을 느낍니다.

나중에 나이가 더 들어서 다시금 읽어보면 지금은 느끼지 못하는 것을 새롭게 느끼게 되겠지요.

Summa Cum Laude

BSK의 이미지

전 촌놈출신이라서 여름에는 바닷가에서 수영하고 겨울에는 구슬치기하고 저녁때는 숨바꼭질하면서 재밌게 놀았던 기억이 나네요.

같이 논 친구들도 하나둘씩 결혼하고 세상에 찌들어가면서도 어린시절 순수했던 마음은 마음 한구석에 남아 있는거 같습니다.

위에분이 말씀하셨든이 변한거는 하나도 없는거 같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출근할때 어렸을때 오늘하루 뭐하고 놀까!라는 기대감에

설레였던 기분들... 출근하면서 가끔 그런 기분이 들긴 합니다. 다만 내 자신이 자신을 옳아 매는것일 뿐일뿐 어렸을때나 지금이나

변한거는 없는거 같네요..

p.s. 요즈음 안타까운 것은 어렸을때부터 컴퓨터를 접하다보니 어린애들이 어린애들 같지가 않더군요.
순수한 면도 없고 영악하다고 해야 되나요! 제가 볼때는 안타까운면이 많은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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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정신, 건강한 육체, 넓은 가슴으로 세상과 타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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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맑은 정신, 건강한 육체, 넓은 가슴으로 세상과 타협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