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커'는 곧 '장인정신'!

한겨레신문 기사입니다...
읽어보세요. 그럭저럭 재미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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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커'는 곧 '장인정신'!
국제 사회에서 전자상거래를 앞두고 심각하게 토론되는 주제 중의 하나가 컴퓨터 범죄, 즉 크래커들의 무차별 공격이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물품 구매의 시작과 끝을 손가락 하나로 끝낼 수 있는 전자상거래의 이념은 과히 파격적인 발상이며 네트워크 환경과 보안 문제만 어느 정도(?) 해결된다면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영역이다.
선진국인 미국과 일본에서 머뭇거리며 전자상거래를 주시하고 있는 이유를 살펴보도록 하자. 아직도 공화국으로 남아있는 한국에서는 일찍이 '해커 10만 양병설'을 부르짖으며 10대 청소년들에게 무언의 메시지를 남기고 있다. 사실 어떤 대상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여 수집한 자료를 바탕으로 현재의 상황을 분석하는 방식이 논리적이며 합당하다. 그러나 '해커'와 '크래커'에 대해서만은 동일한 방식으로 확정지을 수 없는 문제이다. 그런 이유를 필자에게 묻기 전에 스스로 '해커'가 되도록 노력을 해보면 저절로 알게 될 것이다. 해커 신드롬을 불러 일으킨 영화 '매트릭스'의 대사에서도 이와 비슷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필자는 단언컨대 '해커'는 곧 '장인정신'이라고 주장하며 사실 그렇다. 박물관에 전시된 장인들의 유품을 살펴보면 인간의 섬세한 정신을 온통 하나의 작품에 담아내는 고도의 정신적 경지를 잠시나마 느낄 수 있다. 미국과 한국의 차이점은 단지 기술발전의 양상과 문화에 의존한다. 한국은 정신세계에서 의미 있는 대상을 찾으려 했으며 미국은 물질세계에서 혁신적인 발명품을 추구했다.
미국 MIT공대에 입학한 천재들은 일상적인 교육에 관심을 쏟기보다 일정한 전기신호를 보내며 정확하게 움직이는 수수께끼상자에 매료되었다. 0과 1을 무수히 찍어내며 알 수 없는 신호들 속에서 일정한 규칙을 준수하며 1초의 오차도 없이 주인이 입력한 명령에 따라 수행하는 기계. MIT 천재들은 베일에 둘러싸인 블랙박스에 호기심을 가지고 자신들의 강령에 따라 온갖 기발한 아이디어를 통해 하나의 인격체로 거듭 진보시켰다. 여러분에게 지금 이 기사를 보여주고 있는 컴퓨터는 이 시대 최첨단 기술의 결정판이다. 여러분에게 단지 100만원 대 평범한 퍼스널 컴퓨터로 보일지도 모르지만 해커의, 해커에 의한, 해커를 위한 인공생명체이다.
자유분방한 해커들에게 철저히 통제된 삶을 요구하는 사제들의 명령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오로지 컴퓨터로 창조한 세계이며 모든 이에게 이름과 신분, 직위, 성별 등을 묻지 않는 곳. 무엇보다도 세금을 낼 필요가 없는 사이버 공간이기에 그들은 낮밤을 가리지 않고 터미널 앞에서 엄청난 덩치의 컴퓨터에게 정직한 수행만을 요구했다.
MIT해커들은 그들의 기대에 발맞추어 항상 명확한 답변만을 뿜어대는 컴퓨터에게 자유를 주기로 결정했다. 그것은 인간세계와 동일한 환경을 사이버공간에 부여하는 것이다. 좀더 인간적인 언어, 그리고 인간에게 친숙한 사용자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그들에게 부여된 첫 번째 임무였으며 그들의 노력으로 현시대의 문명인들은 쾌적한 컴퓨터 환경을 누릴 수 있게 된 것이다.
컴퓨터에게 명령을 수행시킬 수 있는 체계. 그것은 소위 '프로그램'이며 프로그램 산술논리의 완성도에 따라 완벽하게 결과치를 출력하거나 아니면 오작동을 일으킨다. 시스템의 오작동은 전적으로 코드를 입력한 사용자 책임이며 이를 개선시키기 위하여 수많은 해커들의 진지한 회의가 매일 수회 열렸다. 이러한 판도를 확 뒤집은 장본인은 빌게이츠였으며 돈을 받고 파는 소프트웨어 개념을 유포시켰다. 빌게이츠는 컴퓨터 오작동의 소지가 큰 프로그램 코드를 순수 노력의 대가라는 명목으로 일정금액의 이득을 올리며 판매했다. 해커들은 곧 프로그램의 버그를 파악하여 즉각 수정했으며 해커들의 공유정신을 발휘하여 사람들에게 개선된 프로그램 코드를 넘겨주었다. 빌게이츠에게 이러한 해커들의 행위는 명백한 범죄행위였으며 이를 항소하기 위해 Copyright라는 기이한 규제조항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컴퓨터 세계의 놀라운 능력에 관심을 갖고 있던 기관 수뇌부들은 막대한 수익을 보장하는 빌게이츠 편에 손을 들어주었으며 빌게이츠의 주장에 걸맞는 법적 조항들을 차례차례 갖추어 나가기 시작했다. 이로써 인공생명체인 컴퓨터의 사이버공간에 권위주의가 곳곳에 침투하기 시작했으며 지금의 막강한 통제시스템으로 거듭나게 된다. (본인이 전공으로 연구한 침입탐지시스템은 사회운용시스템으로 확장될 경우 영화 '매트릭스'에 버금갈만큼 개인의 생각까지 통제가능하다. 행동반경의 제약이 곧 사고영역의 한계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잦은 고장과 시스템 다운을 야기시키는 제품들을 마치 오류없는 완벽한 시스템인 양 판매하는 기업들에게 해커들은 소리없는 투쟁을 하기 시작했다. 컴퓨터 시스템의 창조자 해커들은 시스템 내부의 모든 것을 어떠한 방식으로도 명령할 수 있기 때문에 기업의 컴퓨터 시스템에 침투하여 피해를 입히는 시위를 한 것이다. 불법적인 접근은 기업 중역들에게 크나큰 재산피해였으며 이를 막기 위해 미국연방보안국인 FBI에서 전담반을 구성하여 범죄자 색출작업에 나섰다. 그 과정에서 해커가 해커를 잡는 예상치 못한 상황도 연출되고 이익을 추구하는 해커들이 등장하게 된다. 소위 보안 전문가라고도 하며 컴퓨터에 대한 끊임없는 열정보다도 '사용권한'에 중점을 두고 컴퓨터를 바라보는 시각이 고정된 사람들이다.
해커와 크래커들의 화려한 활동무대는 저 먼 역사 속으로 묻혀져 사라지고 편집증에 해당하는 병적 증세에서 헤매는 신종 크래커들이 네트워크 사회를 어지럽히고 있다. 그들은 특정 목적이 없고 충동적으로 행동하기 때문에 그들의 사상과 행동에 제약을 가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며 외부인이 보기에는 평범한 사람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더욱더 찾아내기 어렵다.
크래커의 모습. 방 한가운데 컴퓨터 한대가 자리잡고 있으며 여기저기 빈 콜라병과 과자 부스러기, 그리고 깜빡거리는 형광등이 초췌한 얼굴을 비춰주고 있다. 1주일 아니 한달 이상 낮밤을 가리지 않으며 오로지 컴퓨터 키보드만을 자신의 전령사로 간주하는 이들에게 건전한 문화생활은 상상하기 어렵다.
보안 회사에서 항상 떠들어 대는 광고문구의 한 부분을 발췌하자면, "크래커들의 비정상적인 시스템 접근 행위를 파악하여 실시간에 잡아낼 수 있는 시스템이 자사의 솔루션입니다."
이는 명백한 거짓말이다. 왜냐하면 평범한 직장에 평범한 사고방식, 그리고 인터넷에 수집한 크래킹 도구들을 수집하여 만들어낸 보안소프트웨어는 크래커들에게 아기 장난감으로 보일 뿐이다. 크래커들의 생각을 읽어낼 수 있고 그들의 생활양식을 포용할 수 있다면 그 제품은 누구에게나 납득할만 한 완성도 높은 보안소프트웨어일 것이다. 필자가 제안한 논문주제가 도저히 납득 불가능한 내용으로 받아들여져 주위 사람들로부터 망각의 늪을 경험한 적이 있다. 필자가 제안한 논문주제를 이용하여 개발한 소프트웨어는 현재 1억원의 가치 수준을 인정받으며 판매되고 있다고 선배로부터 건네 들은 적이 있다. 필자가 해커라고 장담할 수 없지만 그네들의 생각을 읽을 수 있을 만큼 부던한 노력을 기울였다. 국가출연기관에서 세미나에 참석하여 발표하는 열정을 보였어도 어느 누구하나 고정된 시야에서 탈피한 사람이 없다.
컴퓨터라는 인공생명체의 창조주는 해커이며 아직도 그들에 의해 개선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가. 우리 인간은 창조주를 정신적으로 존경하며 살아가고 있는데 왜 현실 속에서 컴퓨터의 창조주인 해커는 '저속한 반항아'로 취급받아야 하는가. 스승(해커)의 이름을 먹칠하는 제자인 크래커에게 초점을 두지 않고 엉뚱한 해커에게 포위망을 좁혀 가는 현 사회동향을 고려해볼 때 '보안강국 한국'은 바라보기 힘들지 않을까.
신도경 기자 REEVES@hitel.net
편집시각 2000년04월08일22시42분 KST
재미있네요. ^^;다른분들을 위해서...
재미있네요. ^^;
다른분들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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