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 "보이지 않는 엔진"

MIT press에서 나온 이 책이, 올해 1월에 우리나라에도 번역되어 나왔네요. "업계"에 몸담으신 분들이라면 한번쯤 권하고 싶었던, 굉장히 괜찮았던 책이라서... 번역본을 보니 반가와서 소개글을 써봅니다. (벌써 2달전에 나왔고, 원래 2006년 책이니, 새소식에 가깝지는 않습니다만 :) 딱히 책 소식을 어디 쓰기가 애매해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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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개발도구들은 거의 공짜거나, 아주 작은 가격으로 개발을 행할 수 있습니다. (가령 자바나, C#, DirectX) ... 반면에 어떤 개발 도구들은 (가령, Playstation game development kit), 개발하는 업체에서는 엄청난 로얄티를 주고서야, 개발해서 그 시장에 들어갈 수가 있습니다. 어떤 IT산업 영역은,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그리고 하드웨어를 수직으로 합쳐서 성공을 거두고(iTunes, iPod, iTunes store), 어떤 IT분야는 완전히 소프트웨어를 분리함으로서 성공을 거둡니다. (이를테면 PC와 MS)... 웹 2.0 서비스들은, 사용자와 개발자에게는 공짜로 접근하고, 반면에 사용자에게 "노출되고 싶은" 광조주들에게서 돈을 거둡니다...

이러한 요소들을 결정 짓는 특징을 무엇일까요? 혹은, 만약 다른 식으로 설계되는 것이 어렵거나 불가능하다면 (가령, 웹 서비스 사용자에게서 돈 받기? 개발자에게서 돈 받기? -- 게임에서는 가능하지만 웹에서는 불가능한!) 그 다른 식으로 만드는 차이점들은 어떤 것일까요? ...

이 책은 이러한 현상(결과)들을 결정짓는 요인과, 그러한 요인을 어떻게 IT 경제 주체들이 선택하고 이루어왔는지를 다루고 있는 책입니다. 이 책에는 (성공한 플레이스테이션과 달리) 가격 측정 미스로 사라진 불운한 3GO 게임기나, 수직 통합을 잘못해서 모든 것을 하려고 하다 사라진 불운한 컴퓨터 회사들에 대한 이야기에서 부터, MS나 애플과 같은 회사들이 어떤 정책을 어떻게 만들어 "플랫폼"을 형성해 왔는지를 다루고 있습니다.

경제학이나 경영학에서 "플랫폼"이라는 것은, 하나 이상의 주체가 서로 모여서 "(넓은 의미의) 경제적인 활동"을 할 수 있는 영역을 의미합니다. 가령, "나이트 클럽"은 남자와 여자가 모여서 이런 저런 활동을 할 수 있고, "전시회"는, "전시 하는 쪽과 전시를 보러 오는쪽"이 함께 와야 장사가 되고... 이러한 플랫폼은 그 특징에 따라서 전혀 다른 정책을 보입니다. 가령, "여자"에게는 돈을 받지 않는 나이트 클럽... "전시물을 전시" 하는 쪽에는 비싼 돈을 받지만, 전시를 보러 오는 "사람"들에게는 싸게 돈을 받는 정책, 등. 이 책의 저자는, 하나의 "플랫폼"에 모이는, 그러한 불평등한 다양한 경제 주체에 대한 분석을 행하는 경제학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들입니다.

IT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지는 않을까, 행여 걱정할 필요가 없는 것이... 이 책을 읽으면서 여러가지 흥미로운 IT소사들을, 더 알게 되는, 그런 책입니다. 소프트웨어 엔진, API의 공개, API가 공개됨으로서 거기에 따르게 되는 "개발자", 개발자들이 만드는 어플리케이션과 사용자들... 수익 모델... .. 그 모든 것에 대해서, 즉 경영이나 기술 트렌드 정도를 다루는게 아니라, "경제 플랫폼"으로서의 소프트웨어 산업을 이렇게 잘 조망한, 잘 이해하고 통찰을 얻을 수 있도록 쓴 책이 있었나, 싶을 만큼 훌륭한 책입니다.

기술서가 아니다, 라고 해서 엔지니어가 읽지 않고 기획자가 읽어야할 책은 아닙니다 ;) 책 분류는 경제쪽으로 되어 있겠지만... 제 생각에는, 우리들 엔지니어들이 읽어야 할, 그리고 지녀야 할 통찰이 아닌가 싶습니다. 우리가 일할 플랫폼, 우리가 작성하는 언어의 선택, 우리가 기여하고자 하는 분야에 대한 선택이나 이직, ... 그 전반이 결국 이 "소프트웨어 플랫폼"의 움직임에 따르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 좋은 책을 두서 없는 서술로 흐리게 하고 있군요. 여하간에, 일독을 권해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