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nction의 번역어 , 함수(函數)의 유래를 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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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수(函數) - Function 의 유래를 아십니까?
`함`자가 담을 `함` 인데...

`담는 숫자` - Function과 매치가 되시나요?

기원은 중국에 선교사들이 왕래하던 시절로 올라갑니다. (19세기 중후반.)

제가 지금 있는 곳에 중국학생이 있는데 유래를 한번 물어보니
발음이 비슷하여 사용한다고 하네요. (코카콜라 처럼요).

함수의 중국어 발음은 [han shu : 한:슈]이라고 합니다.
`한` 은 한국어처럼 딱 부러지는 발음이 아니며 `훤-환`의 중간 발음 정도입니다.
또한, `슈` 발음할때 혀를 안으로 밀어넣어 발음합니다.`슈-셔` 의 중간 발음 정도구요.

네이티브 스피커의 발음을 들어보니 훵션과 나름 비슷하게 들리네요.( 학생이 북경쪽 사람입니다.)


우리는 왜 `함수`라고 라고 사용하는 걸까요.
펑션이라고 읽기 위해서 함수라고 표기해놨는 것을 말이죠.
우리는 더 간단하게 그냥 `펑션`이라고 읽으면 될 것을요.

요즘 어떤 책을 읽다보니, 위와 같은 `고유명사`에 가까운 것들을
직역한 책이군요. ( 원서보다 더 답답합니다. APUE번역본 처럼 말이죠.)
번역본이 하도 답답해서 여기다가 성토 해봅니다. :)
(제 스타일에는 안 맞나 봅니다. T_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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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수도 중국에서 소리나는데로 적은걸 한국식 발음으로 읽는거라는 사실은 처음알았군요.

그런데 제가 알기로 그런게 한둘이 아닙니다.
기하도 아무런 뜻이 없고 geo를 중국애들이 소리나는데로 받아적은걸로 알고 있고,

불교용어로가면 산스크리트어를 소리나는데로 받아적은게 엄청많습니다.
"탑"부터 해서...

마찬가지로 기독교쪽에도 그런게 많을 겁니다.
일단 이름에서부터 크라이스트를 기독이라고 하고 있군요.

그러니 함수를 평션이라고 안하는 이유는
위에서 예로든 것들을 원어에 가깝게 부르지 않는 이유와 같을 겁니다.
그런식으로 그동안 부르면서 이뤄온 문화가 있으니까 그걸 하루아침에 바꾸는건 힘들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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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라파, 불란서, 이태리 등등 한자로 적는 (구라파는 나라는 아니지만) 나라이름같은것도 다 그런데서 온거죠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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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독일, 영국 등도 마찬가지입니다. sonumb 님의 주장대로라면 이러한 표기도 쓰지 말아야겠지요.

그래서 미국 대신 아메리카를, 독일 대신 도이칠란트를, 영국 대신 유나이티드 킹덤을 쓰자는 사람도 있더군요.

마지막으로 아메리카와 유나이티드 킹덤이 Korea 대신 Hanguk 또는 Daehanminguk을 쓰게 되면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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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나는대로 읽은 것이겠지만, 나름 뜻을 생각해보면,

어렴풋한 기억에, 초등학교 교과서에 함수를 설명하면서, 말 그대로 상자를 그려놓은 것이 있었습니다.

           x
 ________\   /_
|              |
|__   _________|
  /   \
    y

y = f(x) 란 것을 그림처럼 x 가 상자에 들어가서 y 가 나온다는 식으로 설명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래서, 상자라고해도 이것처럼 대충 의미를 끼워맞출 수도 있는 것 같습니다...

아무튼 초등학교 저학년때였던 것 같은데, 당시에 상당히 흥미롭게 배웠던 것 같습니다. 저런 그림을 기억하고 있을 정도니까요.

Orion Project : http://orionids.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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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언급했듯이 우리네 교과서에 등장하는
`코카콜라의 중국식 표기`는 可口可乐입니다.
발음은 `크커컬러` 이고 뜻은 `입을 즐겁게 한다`입니다.

코카콜라의 원래의 뜻이 (미국에서의 뜻이..) `입을 즐겁게 한다`는 아니죠.
발음을 표기하기 위해 자기네 모국어 글자중에서 고른겁니다.
(중국은 발음을 표기할 방법이 없습니다. 발음 표기에 알파벳을 빌려 쓸 정도이니깐요.)

위와 같이 중국은 외래어 표기에서 부여된 한자와 뜻하고 전혀 상관이 없죠.
차라리 좋은 뜻을 부여했거나, 발음과 뜻을 조화롭게 하려고 노력했지요.
(고유명사에 뜻을 부여하는것 자체가 넌센스입니다.)

다시 말해 끼워 맞췄고, 그걸 우리나라에서 여과 없이 들여왔다는게 문제죠. ㅠ_ㅠ

그러니 이 나라 번역자들과 번역본읽는 사람들이 고생하는것 아니겠습니까?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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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피인들의 언어에 시제가 없습니다..
그러기에 언어학자 벤자민 워프는
`호피인들에게는 시간이 흐른다라는 개념이 없다`라고 주장합니다.
이와 같이 개념을 담을 수 없는 언어가 없으면 사고가 제한 되는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우리에게 원래 `함수`라는 개념이 없었기에, `함수`라는 단어도 없었는 것입니다.
언어를 만드려면 독자적인 `추상화`과정, 즉 연구을 통해 언어(단어,개념)를 만들어 내야
해야한다는 것이 제 관점입니다.

Quote:
다시 말해 끼워 맞췄고, 그걸 우리나라에서 여과 없이 들여왔다는게 문제죠. ㅠ_ㅠ

위의 여과 없이 들여왔다라는 말은 독자적인 연구과정이 있어야 한다는 역설적 표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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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하신 Sapir-Whorf 가설은, 최소한 강력한 버전은 (언어가 생각을 지배한다) 현재 잘못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서 호피 언어에 시제가 없다고 그 사람들이 "밥 먹었어"와 "밥 먹을 거야"라는 개념을 구분 못하겠습니까? 한국어에 단복수 개념이 없다고 사과 하나와 두 개 구분 못하나요.

제가 옛날에 어디서 주워 들은 우스개 소리입니다.

"XXX (어딘지는 까먹었습니다) 원주민들의 언어에는 보통 수사가 하나, 둘밖에 없다. 그렇다고 이들이 둘까지밖에 수를 못 셀 거라는 생각이 들거든, 추장의 여섯 마누라 중 한 명을 숨겨놓고 나서 눈치를 채나 못채나 봐라."

애당초 "함수"라는 개념이 없었기에 그 단어가 없었고, 개념을 수입하면서 단어도 함께 수입한 거지요. 물론 전문 용어를 수입할 때 무차별 직수입이 아니라 열심히 고민해서 우리말 단어 중 가장 그 개념을 잘 표현할 만할 단어를 찾아봐야 한다는 것에는 저도 동의하는데, 지금은 "함수"라는 단어가 우리말에 완전히 뿌리를 내린 상태에서 그 단어를 내다버리고 또다시 "펑션"을 직수입한다면 그거야말로 거꾸로 가는 거죠.

sonumb의 이미지

Quote:
한국어에 단복수 개념이 없다고 사과 하나와 두 개 구분 못하나요.

일상적 대화에 단,복수를 쓰지 않는 것 뿐이지 개념이 없는건 아니 잖습니까?

Quote:
애당초 "함수"라는 개념이 없었기에 그 단어가 없었고, 개념을 수입하면서 단어도 함께 수입한 거지요. 물론 전문 용어를 수입할 때 무차별 직수입이 아니라 열심히 고민해서 우리말 단어 중 가장 그 개념을 잘 표현할 만할 단어를 찾아봐야 한다는 것에는 저도 동의하는데, 지금은 "함수"라는 단어가 우리말에 완전히 뿌리를 내린 상태에서 그 단어를 내다버리고 또다시 "펑션"을 직수입한다면 그거야말로 거꾸로 가는 거죠.

뿌리 내린 것은 인정하나 이와 같은 관습을 타파해야된다고 봅니다.
`김치`라는 대명사를 외국에서 '배추절여 발효한 것'에 대응하는 단어를 만들어 번역하지않습니다.
jick의 이미지

Quote:
일상적 대화에 단,복수를 쓰지 않는 것 뿐이지 개념이 없는건 아니 잖습니까?

뭐 제가 호피 어를 단 한 단어도 모르긴 하지만 분명 호피 어에도 과거와 미래의 "개념"은 있을 겁니다. 일상적 대화에서 혼동의 여지가 없을 때 굳이 구분을 안할 뿐이죠. 이를 테면 "나 어제 밥 먹..."하면 "먹었다"라는 얘기고 "너 내일 우리 집에 와서 밥 먹..."하면 "먹어라"라는 얘기인 거 뻔하지 않습니까?

Quote:
`김치`라는 대명사를 외국에서 '배추절여 발효한 것'에 대응하는 단어를 만들어 번역하지않습니다.

"김치"라는 특정 단어에 대해서는 그렇지만, 실제로 이런 식으로 "대응하는 단어를 만들어 번역"하는 일은 매우 흔하며 이를 가리키는 용어까지 있습니다.
http://en.wikipedia.org/wiki/Calque

대표적인 예로 "좋은 소식"을 뜻하는 그리스어 evangelion이 (만화 이름 아닙니다 -_-) 영어 단어 good+spell = gospel이 되었으며, 이는 또 "복된 소식" = "복음"이라는 우리말 단어가 되었습니다.

가까운 나라 일본만 해도 자유, 연애, 개인, 사회, 문명, 권리, 과학 등등 무수한 유럽 단어가 이런 형태로 한자어로 바뀌었으며 이들 중 상당수가 또 한국어로 수입되었습니다. (이런 이야기에 관심이 있으신 분은 "번역어 성립 사정"이라는 책의 일독을 추천해 드립니다.) 이런 경향은 지금도 계속되어 예를 들어 물리 용어 diffraction(회절), degeneracy(축퇴), coherence(음 이건 뭐더라...)에 대해 대한물리학회에서는 번역어로 에돌이/졸들이/결맞음성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지금 얼마나 널리 쓰이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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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수가 그냥 가차에 불과했다니 뭔가 새로운 용어를 만들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드는군요. 저도 요즘 번역 하나 하고 있는데 method는 그냥 메서드로 했는데 function은 함수로 번역하고 있었습니다. 글타고 이제 와서 펑션이라고 번역할 수도 없고 말이죠-_-

번역하다보니 참 조사 형용사 말고 내가 번역할 수 있는 게 뭔가 하는 회의가 많이 들더군요. element 같은 경우도 요소로 번역하는 경우, 원소로 번역하는 경우, 그냥 엘리먼트라고 번역한 경우를 봤는데 전 결국 고민하다가 배열의 element는 원소로, HTML element는 엘리먼트로 번역해버렸죠. attribute와 property도 걍 둘다 속성이라고 번역해버렸는데 약간 느낌이 다른데 살릴 방법이 없더군요. argument와 parameter도 argument는 인자로, parameter는 파라미터로 번역하는 중입니다.

트리는 나무라고 번역하면 당근 웃기겠죠? 근데 나무 그려놓고 나무에 계속 비유해가면서 설명한 책이 있었습니다. 영어권 사람이라면 정말 쏙쏙 들어올 것 같은 설명인데 한국말로 번역하려니까 정말 난감하더군요. 자식노드, 부모노드도 우리 말과 어감이 다르구요. 자식 클래스, 부모 클래스도 사실 잘 와닿는 말은 아니죠? object는 관례에 따라 객체로 한다고 쳐도 instance는 어찌할 바를 몰라 그냥 인스턴스로 하죠.

번역서를 읽으실 때의 고충은 십분 이해하나 번역하는 사람들의 고충은 더 눈물겹습니다 ㅠ.ㅠ 너무 욕하지 말아주세요~ 저도 번역하다 화딱질 나서 여기다 투덜거려 봅니다--;

제디슨의 이미지

처음 프로그램을 배울때 번역서로 시작했는데 안그래도 어려운 개념들을 책을 여러개 보면서 진짜 많이 헤깔렸지요.

영어로 하면 Object를..어디선 객체, 또 다른데서는 개체 어떤 책은 오브젝트라고 쓰면서 설명을 하니......

처음에는 전부 다른것인 줄 알았다는.... 그래서 누가 공짜로 주면 모를까 제돈 주고는 번역서는 안샀습니다.

번역을 하실때 차라리 용어는 하나로 통일하시고 괄호안에 원문을 적어주는게 더 좋지 않을런지...

메서드(method), 함수(function).... 자식 클래스(child class), 부모 클래스(parent class) 등등.....

어떤 번역서인지 기억은 안나는데 그나마 보기가 좋더군요. 이해도 잘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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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39989b62a014c4ce6e31b3540bc7b5f06455024f22753f6235c935e8e5의 이미지

언젠가 한번 쯤은 전산 관련 용어가 정리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혹시 이미 있었나요?)
그 전까지는 어쩔 수 없이 통용되는 말이나 외국어를 그대로 써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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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그 옛날의 중국 수학자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하는데요.

숫자를 담고 있는 것이 함수입니다.

모든 함수는 값을 돌려주고 어떤 값이 될지는 들어가는 값에 따라 달라지게 되겠지요.

어쨌든 담고 있는 숫자를 입력값에 따라 돌려주는 것일진데 함수라고 부르는 것이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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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w many legs does a dog ha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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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unsj의 이미지

뭐, 그렇게 보시면 적어도 중국 사람들에게는 문제가 없을 수도 있겠네요. 그 말이 가지는 어감이 잘 전달이 된다면 말이죠. 하지만 우리에게는 함수라고 한글/한자로 들리고 보일 뿐인 Function일 뿐입니다. 그말에서 어떠한 느낌도 오질 않는데요? 수를 만들어낸다는 느낌말이죠. 영어권 사람들이 Function에서 받는 느낌을 우리도 같이 느낄 수 있는 말로 번역이 되기를 바랄 뿐입니다. 지금까지 억지로 써온 것을 다시 뒤집을 필요는 당장은 없겠지만 한자 용어를 없애는 것으로 시작해서 점차로 느낌이 와닿을 수 있는 말로 바뀌기를 바래 봅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함수보다는 function을 그냥쓰는게 더 와닿습니다. 영어를 알고 모르고도 있겠지만 다른 문장에서 사용되는 function과의 공통지향이 느껴진다고나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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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unsj wrote:
저 개인적으로는 함수보다는 function을 그냥쓰는게 더 와닿습니다. 영어를 알고 모르고도 있겠지만 다른 문장에서 사용되는 function과의 공통지향이 느껴진다고나 할까요?

저 개인적으로는 function보다는 함수를 그냥 쓰는 게 더 와 닿습니다. 영어를 알고 모르고도 있겠지만 다른 한국어 문장에서 사용되는 함수와의 공통성이 느껴진다고나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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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유적인 표현일 뿐입니다.

예를 들어 `치즈`라는 단어를 들어 봅시다.
치즈를 단어만으로 듣기에 우리는 이해를 못합니다.
대신 이렇게 써보면 어떨까요..
치즈는 우유를 <span>김치와 비슷하게 숙성하는 과정을 통하여</span> 제조되는 유제품이다.
이와 같은 은유적 표현으로 우리는 치즈라는 단어를 이해하게 되는 것이죠.
김치와 같은 비슷한 추상화된 단어가 있기에 우리는 치즈를 좀더 빨리 이해하는 것인데..

함수라는 단어는 은유적 표현이 적절치 못합니다.
함 이라는 단어와 전혀 관계없고,
이산수학에서의 카테션 프로덕트의 이항관계,
특히 그 중 `다대일 혹은 일대일 대응`이되는 원소들의 관계에
일정한 법칙을 흔히 말하는 함수라고하는 것 뿐입니다.

그러므로 `함수`는 잘못된 은유적 표현이라고 해야겠지요.
(상자그림으로 이해하는 것 자체가 `오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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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지식이 부족해서 그런지 상자그림으로 설명하고 이해하는 것이 왜 오해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것의 표현이 부족하다는 뜻인가요? 아니면 틀렸다는 뜻인가요?

어린이들이나 수학을 잘 모르는 분들에게 함수를 설명할 때 이 이상 좋은 방법이 없다고 생각해와서요.

그저 표현이 부족한 것이라면, 단어로 표현되지 않는 개념은 이 세상에 너무나도 많기 때문에 별 상관없어 보입니다.

상자로 이해하는 것이 틀렸다면, 고쳐야하는 것이 뭐... 맞겠지요.

그럼 그러한 일정한 법칙을 무엇이라 부르는 것이 좋을까요?

생각하시는 적절한 은유적 표현을 적어보시면 그걸로 토론해 보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이미 있는 것을 안좋다 말하기는 쉬워도, 그보다 좋은 말을 생각해내는 것이 그렇게 쉬울 것 같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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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ck의 이미지

Function이 함수가 된 것은 그 당시 서양 문물을 받아들이던 통로가 그랬으니까 그런 거죠. 원래 오래된 단어는 원어의 발음에서 점점 벗어나고, 뜻도 번역된 언어에서 새로운 쓰임새를 획득하면서 점점 달라지는 게 정상입니다.

영어 쓰는 사람들도 공자에다 라틴어식 접미사를 붙여서 Confucious라고 부르지 않습니까?

지금 와서 함수를 "펑션"으로 바꾼다고 해봤자 발음이 힘들어지고 의미전달에 혼란이 가중되는 것 말고 본질적으로 나아지는 건 없습니다. 어차피 "함수"라는 단어가 한반도에 들어와서 머문 시간만큼 지나면 "펑션"의 발음도 바뀌고 영어의 "function"의 발음도 바뀌어서 둘 사이에 매치가 잘 안되게 변할 겁니다.

그때 되면 또 누군가가 "function을 왜 비슷하지도 않은 '펑션'으로 부르는 거죠? 바꿉시다!" 하겠죠.

winner의 이미지

일본에서는 함수를 관수라고 한다고 들었습니다. 관계수를 두자로 줄인 것 같은데요.
Function 의 정확한 어원은 어떻게 될까요?
사전을 찾으면 '기능', '역할'로 번역하는데 말이죠.

함수의 수학적 의미는 일대일 혹은 다대일 대응의 두개의 집합을 의미하는데 말이죠.
사실 '수'라는 글자는 빠져도 되긴 합니다만 대부분의 함수는 '수'를 다루고 있죠....

예전에 공대농담이라는 글에서
critical function 을 임계함수로 이해하면 공대생이고, 비평적 역할 혹은 비평적 기능으로
이해하면 문과라는 소리가 있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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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 위키백과에서 함수를 검색해보면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日本語としての関数はもともと「函数」と書く。これは英語 function の中国における訳語(※)である函数(ハンスー)をそのまま輸入したものであるが、「函」が漢字制限による当用漢字(その後の常用漢字)に含まれなかったことから1950年代以降、同音の「関」へと書き換えがすすめられた。

일본어의 관수(関数)는 원래 함수(函数)라고 적었다. 그것은 function의 중국어 번역을 그대로 들여온 것이지만, "函"자가 상용한자에 포함되어 있지 않아, 1950년 이후부터 동일한 음인 "関"으로 변환하여 적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즉, 일본어에서 "関数"과 "函数"는 동일하게 칸수(かんすう)라고 발음하기 때문에, 상용한자에 포함되어 있지 않은 "函"자를 다른 글자로 치환한것 뿐입니다. 다른 예로 일본 애니메이션 자막을 보다보면 "시체(屍体)"라는 표현보다 "사체(死体)"라는 표현을 자주사용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것 또한 "屍"자가 상용한자에 포함되어 있지 않아, "死"자로 치환한 것이죠. 일본어에서는 모두 시타이(したい)라고 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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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imits of my language mean the limits of my world. - Ludwig Wittgenste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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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만 들어온 게 아니고, 일본에서도 많이 들어왔습니다.

어디서 주워 들은 말로 번역이라는건, 최소 세사람(변역해야 하는 분야의 전문가, 국어 전문가, 번역 전문가) 이상이 붙어서 번역을 해야 정상인데,

현실이 그렇게 되지 못해서 의미 전달에 많은 혼란이 온다고 하니다. 물론 돈이 원수겠지요..

아직도 그런지 모르겠는데, 자연과학쪽 전공서적 번역은 영어 원서가 막바로 번역되서 나오는게 아니고,

일본에서 영어원서 변역 한 것을 토대로 영어 원서를 참고로 번역하거나, 아니면 막바로 일어 번역본을 그대로 번역해서 썼었습니다.

한때 리눅스 관련 잡지도 그런 일이 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

blkstorm의 이미지

강산이 한번도 더 바뀔만큼 지난 이야기인데요...

예전에 공업수학 책 번역본에, '노름'이라는 표현이 나왔습니다.

번역본으로 공부하던 친구들이 '도대체 이게 뭔가'라고 궁금해서 원서를 찾아보고 경악을 금치못했던게...

'노름'의 정체는 바로 'Norm'이었습니다. 무슨 수직 벡터 비스무리한 거였던걸로 기억하는데...

아니, 아무리 마구번역해도 그렇지 수학책에서 '노름'이 뭡니까. 그렇다고 확률통계파트도 아니었는데 -_-;;

제디슨의 이미지

'노옴'인가? '놈' 도 있었던것 같은데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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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arecrow의 이미지

Quote:
중국에서만 들어온 게 아니고, 일본에서도 많이 들어왔습니다.

일본에서 번역되어 들어온 말중에는 과학관련 용어들이 많습니다.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거의 대부분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과학"이라는 단어부터 일단 일본에서 만든 말이구요.

일본의 번역과 근대화에 관해서 글을 읽어보면
단순히 개항만 빨리해서 역사가 그렇게 되었던게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linlin의 이미지

네... 일본의 근대화 과정은 상당히 재밌죠. 탈아입구라는 기치가 결국 전쟁으로 이어졌고 정부 주도로 열심히 고기 먹기 운동을 벌인 것과 같은 코미디도 있지만 서양문물을 흡수해 가는 과정, 특히 적절한 번역을 통해 서양의 지식을 일본의 것으로 만들어 가던 과정은 지금도 시사하는 바가 많습니다. physics를 번역한 物理와 같은 단어는 모르긴해도 그 당시 몇날몇일을 고민해서 만들어낸 단어일 겁니다.

한국에서도 멋있는 학술번역이 많습니다. 경제학과 쪽에서 mechanism을 機制로 번역해서 많이 쓰는 것 같은데 적절한 번역이라고 생각합니다. 공대쪽은 그냥 메커니즘 쓰고 마는데 이쪽은 사회과학 분야라서 그런지 번역에도 신경을 많이 쓰더군요.

wizzet의 이미지

사람이름에도

변도변 - 베토벤
차갑수 - 차이코프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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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d design requires compromi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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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명사는 있는 그대로 표기하는게 맞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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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그럼 분야는 field에서...



돼지군 작업실 rev. E: E-Prot (가명), Fourword 64bit OS, ...
Ubuntu Hardy Beta on I4 'jeongu' / 서명 변경일 2008/3/26

Real programmers /* don't */ comment their code.
If it was hard to write, it should be /* hard to */ 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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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APUE 번역판 사서 본 후에 다시 APUE 원서를 샀었죠.
물론 UNP도 원서를 샀습니다.
번역하신 분이 포항공대 김치하 교수인데 나름대로의 확고한 철학이 있어보입니다....
그 철학이 저하고는 썩 맞지는 않았지요.

지금은 없어졌지만 예전에 "김치하 한영사전" 이라는 프로젝트 사이트가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대롱" 이라고 입력하면 "queue"가 나오는 식입니다.
저 외에도 역자의 번역철학이 맞지 않는 분들이 많았나 봅니다.

찾아봤는데 unp는 개정판이 나왔네요.
썩 내키는 일은 아니지만,, 어차피 제가 판단할 문제는 아니니까요.
그저 92년에 발행되었음에도 아직까지 바이블로 불려지는 책을 집필하신 스티븐스님께 감사하는 정도로 생각해야겠지요.
48세의 나이로 일찍 돌아가신 게 안타깝습니다(1999.).

개정증보판 UNIX Network Programming (W. R. Stevens 저) 역, 교보 문고, 2005
http://chopin.postech.ac.kr/member_prof.ph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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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s Rel P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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