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뭘 잘하는지 뭐가 부족한지 어떻게 할 수 있을까요?
글쓴이: gurugio / 작성시간: 월, 2008/02/18 - 2:30오후
요즘 고민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내가 무엇을 잘하고 뭐가 부족한지 잘 모르겠다는 것입니다.
제 꿈은 하드웨어를 처음부터 새로 만들지는 못하지만
이미 만들어진 하드웨어를 이해하고 거기에 맞게 (윈도우나 리눅스 구분 없이) 드라이버를 짜고
커널을 수정하는 개발자가 되고 싶은 것입니다.
하지만 막상 일을 하다보니 드라이버를 처음부터 새롭게 개발하는 일을 하는 회사를 찾기 힘들고
운영체제 커널을 직접 만지는 일도 거의 할 수 없는것 같습니다.
결국 제가 현실적으로 제 길을 찾지 못하고
현실에 맞게 제 꿈을 바꾸거나 해야할것 같은 상황입니다.
그래서 제가 뭘 잘하는가 생각해봤는데
제 자신을 안다는 것이 참 어렵습니다.
내가 조금이라도 잘 하는 방향으로 꿈을 맞춰보려고해도 뭘 잘하는지 모르고
새롭게 비전을 세워보려고 해도 내가 뭘 가졌는지 몰라서 찾지 못하는것 같습니다.
자가당착에 빠진 거라고 해야하는지 모르겠습니다만
뭔가 머리속에서 뱅글뱅글 돌고있는 느낌입니다.
뭐라 표현하기가 어렵네요. 글 써놓고 보니 글도 헛돌고 있는것 같습니다...
제가 여쭤보고 싶은 것은
처음에 이 분야에 나아가고 싶다라고 생각하신 계기가 무엇인지 알고싶습니다.
어떻게 이 분야에 들어오길 결심하셨는지 언제 어떤 계기로 결심하셨는지 감히 여쭤보고 싶습니다.
항상 진로때문에 자주 영양가없는 글을 올려서 죄송합니다..
Forums:
제가 걱정했던 부분과도 비슷하는 부분이 많군요..
저는 하드웨어를 다뤘죠(임베디드 시스템)
하지만 제가 하고싶은건
시스템 프로그래밍 이었죠
결국 시스템 프로그래밍 하는 회사에 와서 (올해 사회 초년생)
열심히 배우고 있답니다.
한가지 추천해 드리자면.......
온라인 프로젝트에 참여해 보세요
저도 하려고요....^^
laziness, impatience, hubris
不恥下問 - 진정으로 대화를 원하면 겸손하게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말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gurugio 님도 상당한
gurugio 님도 상당한 내공을 지닌분으로 알고 있는데 그런분도 이런 고민을 하시는군요...
하지만 이런 건설적인 고민을 하신다는 자체부터 이미 좋은 방향을 향한다고 생각이 드네요.
인생의 마스터플랜을 갖고 그것을 추구하며 그대로 실현하는 것이 가장 좋겠으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는걸
우리는 잘 알지요. 잘 안될때가 더 많긴 하지만 그런 삶 속에서 가끔 찾아오는 소중한 기회를 발판삼아
예측하지 못했던 성과와 행복을 얻는 경우가 제겐 몇 번 있었습니다.
귀하께서도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진 마시고 긴 안목으로 걸어가 보시길 바랍니다.
뜬구름잡는 내용이어서 죄송합니다. 잘 되실테니 너무 걱정마세요.
ps. 혹시 3년차이신가요?
예 석사를 하고
예 석사를 하고 입사해서 올해는 말로만? 4년차입니다.
저도 그런 기회를 기다리고 있는데 기다리기만 할 수는 없어서
발버둥을 치고 있습니다.
비빌 언덕이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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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꾸는 것은 단 한 사람. 오직 하나님의 사람뿐이다.
고등학생 친구가
고등학생 친구가 조언을 구하는 글에는 답변이 많은데
제가 조언을 구하면 답변이 없네요.
제가 글로 질문하고 의견을 나누는 능력이 부족한 것은 확실히 알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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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꾸는 것은 단 한 사람. 오직 하나님의 사람뿐이다.
답글이 별로 없는 건
답글이 별로 없는 건 이런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지금 경험하고 있는 까닭에 솔루션을 아직 잘 모르니 그럴 겁니다. 저도 마찬가지지만 답변이 필요하시다니 몇가지 참고로 적어보면요.
우선 실력이 좋고 나쁨은 사실 신경 쓸 필요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실력의 좋고 나쁨은 직접 측정해봐야 나오는 것이거든요. 같은 사람이라도 초등학생 기준을 적용하면 실력이 출중한 것으로 나올 것이고 전문가의 기준을 갖다대면 실력이 나쁜 걸로 나올 겁니다. 또 분야가 달라지면서 평가 역시 달라질겁니다.
결국 소위 사회에서 사람의 실력을 평가하는 기준은 거의 랜덤하다고 보면 됩니다. 전체적으로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기준은 당연히 있고 그런 것은 맞춰줄 필요가 있지만 실제 개개인에게 이시간 이 장소에 적용되는 기준은 상당히 랜덤하게 튀어나옵니다. 따라서 내 실력이 좋고 나쁨은 척도에 따라 환경에 따라 달라지니 사실 별 신경 쓸 이유가 없어요. 평가가 좋으면 거기서 계속 일하는 것이고 평가가 나쁘면 다른 데로 가는 것으로 보는 게 맞을 겁니다.
그렇다면 현재 내 위치는 어떻게 아느냐... 이건 내가 스스로 찾아보면 보입니다. 비유가 맞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예를들어 체력단련을 위해 하루 팔굽혀펴기를 40개 한다고 칩시다. 40개가 잘하는지 못하는 것인지는 기준에 따라 틀리지만 어쨌든 내가 하루에 40개는 할 능력이 된다는 것은 스스로가 알거든요. 그럼 매일 연습할 때 여기서 조금씩만 늘여가면 계속 팔굽혀펴기 능력이 향상되지요. 일주일에 한개씩만 늘여나가도 일년이면 100개를 하게 될 겁니다. 하지만 40개를 하다가 갑자기 내일 60개를 한다든지, 귀찮으니 20개만 하고 만다든지 하면 실력은 맨날 40개에서 왔다갔다 하고 있을 겁니다.
문제는 목표입니다. 그런데 이 목표가 재밌는게... 단기간과 장기간으로 나뉩니다. 단기간 목표는 별로 얘기할 것이 없지만 진로 같은 장기간 목표는 얘기가 복잡해지죠. 사실 목표는 달성해버리면 존재 가치가 없어지기 때문에 인생의 목표는 무한히 잡는게 좋습니다. 목표가 무한하면 사실 목표 달성이 안된다고 힘들어할 이유가 없어지거든요. 어차피 평생해도 저기는 못가는데 이쯤와서 끝나면 어떻고 저쯤 가서 끝나면 어떻나요?
하지만 목표가 무한대라도 방향은 정확히 잡히기 마련입니다. 오히려 멀리 떨어져 있는 별의 위치가 변하지 않는 것처럼 무한한 목표일수록 방향 잡기가 쉽죠. 그러나 저도 방향을 어떻게 선택하는 것이 좋은지는 잘 모르겠네요.
어쨌든 일단 방향이 잡히면 그 길을 가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오래전에 들은 얘기가.. 나이든 노인 하나가 오랜 시간을 걸쳐 히말라야를 단신으로 넘어 왔다고 그러네요. 장비도 지원도 없이 나이든 노인이 어떻게 그게 가능했는지 궁금했던 서양 기자가 이 노인을 인터뷰 했답니다. 당신 어떻게 그 험한 산을 넘어왔냐 그랬더니 이 노인 얘기가 "걸어서 왔다" 그러더랍니다.
장비가 좋고 지원도 있으면 짧은 기간에 쉽게 히말라야를 넘을 수 있겠죠. 하지만 빈털털이에 재능이 없어도 꼭 히말라야를 넘겠다면 가다보면 언젠가는 넘게 마련입니다. 시간이 걸려서 문제이지만 시간 투자할 생각을 하면 그것도 문제가 안되겠죠.
그렇다면 결국은 중요한 것은 이 방향으로 길을 가는 것이 나에게 행복한 것인가 아닌가로 귀결되는 것 같습니다. 어차피 가봐야 목표에 도달 못한다면 가는 길이 즐거운게 최상이 아닐까요. 못하나 잘하나 상관없이 행복하게 갈 수 있는 길이면 그 길을 따라 가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 글쎄요...
내가 못한다고 생각한다고 해서 못하는건 아니지만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도를 넘어서면 자기비하라고 봅니다.
그 반대의 경우 적당하면 자기위안이 되고 도를 넘어서면 자만심이 되죠.
누구다 다 그렇지는 않지만 이런 문제는 솔직히 섣불리 뭐라 말씀드리기도 힘들어요...
잘한다의 기준이 랭킹이냐 아니면 다른 기준이냐에 따라서도 말이 달라지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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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곤함 1테라톤을 가방 보따리에 주섬주섬 짊어메고 다니는 아이 . . . Or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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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인이 되자 (/ㅂ/)
이미 아실지도 모르겠지만...
꿈이 유효하시다면, 팹리스 반도체 업계 쪽이 일하고자 하시는 영역과 맞을 것 같습니다.
새로 칩이 나오면 커널 포팅 및 드라이버 관련 일이 많거든요. 전담하는 팀도 있고요.
칩 종류나 솔루션이 가지치기함에 따라 일이 무척 많이지기도 합니다만, 설계를 조금씩 개선함으로써 점점 여유있게 일할 수 있게 되는 것도 재미라면 재미고요.
IT업계 중에서는 반도체 쪽이 처우가 좋은 편이고, 경력에도 도움이 됩니다. 갑을 관계 같은 것에도 자유로운 편이고 야근도 그리 심하지 않고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리눅스 관련 커널/드라이버 개발자들 찾는 곳이 있었는데 지금은 어떨지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