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생산성에 대한 의문을 해결해 주실 분 계신가요?

yuni의 이미지

정말 궁금합니다.
신문에서 간간히 한국의 노동시간은 엄청길고, 노동 생산성은 선진국의 거의 70%정도의 수준이라는 기사(기억이 정확하진 않습니다만)를 본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한국기업에서 하던일의 70%정도만 하면 아주 일 열심하는 사람으로 각인이 된다고 합니다.(저의 선배중 한분.)

한국의 거대 자본가의 음모인가요? 신문기사가 도저히 믿기지를 않습니다. 대부분 외국으로 이직을 하신분들의 경우에 노동강도가 그렇게 세지는 않다고 하던데요? 저의 주위만 그런가요?

mycluster의 이미지

노동강도가 외국기업이 별로 안쎄 보이는 이유는
'노동시간'이 짧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노동강도 10%라고 해도 아침 8시까지 출근해서
밤 10시에 퇴근하면 회사서 인터넷 질만해도 엄청 피곤합니다.

제가 다녔던 모 국내 대기업과, 알바일했던 외국계 모 IT기업을
비교하면, 국내 그 대기업은 그정도의 근무시간으로도 그 이익
밖에 못내는 것이 의아할 정도로 근무시간이 길었습니다.

결정적으로 노동생산성이 낮아보이는 이유는 소위말하는 평가지표가
후져서, 일을 많이하든 적게하든 집중적으로 하든 느슨하게 하든
한국기업은 어떻게 해도 일을 별로 안한 것처럼 나오는 평가지표를
갖고 있어서 그렇습니다.

반면 외국계 기업은 굉장히 단순하면서도,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업무성과표를 갖고서 평가를 하니까, 그 목표를 달성하면 노동생산성이
엄청 높게 나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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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도위의 리눅스 윈도위의 윈도우 리눅스위의 익스플로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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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도위의 리눅스 윈도위의 윈도우 리눅스위의 익스플로러

redneval의 이미지

노동생산성 : 일정한 단위 시간에 투입한 노동량에 대한 산출량의 비율

노동자가 일만 많이 한다고 결과물이 많이 나오는 건 아니지요.

똑같은 사람 똑같은 시간 똑같은 노동강도로 일해도 인프라가 잘된 곳이 노동생산성이 더 높게 나옵니다.

한 마디로, 노동생산성과 노동강도는 전혀 다른 용어입니다.

물론 친기업적 언론에서는 독자로 하여금 노동생산성과 노동강도를 혼동시키고 싶어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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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ght a candle before cursing the darkness.

blkstorm의 이미지

쓰고싶은 이야기들이 많지만 요즘 시험기간이라서 몇줄만 적고 다음에 이어가겠습니다...

일단, mycluster님과 redneval님의 의견 둘다 맞는 말씀입니다.

'주어진 시간'에 '자료에 근거한'자원과 '적절한' 업무량을 할당해서 '합리적인' 생산성이 나오도록 해야하는데,

'주어진 시간' -> 임원들 생각 : 아침 8시부터 저녁 10시, 일주일에 6.5일~7일 근무, 1년 내내 개인휴가 못씀.

'자료에 근거한 자원' -> 임원들 생각 : '자료는 무의미하다. 내 *년 경력의 '감'으로 보면...'

'적절한 업무량' -> 임원들 생각 : '적절한 업무량이라는게 어디 있어. 그냥 시키면 시키는대로 하는거지'

'합리적인 생산성' -> 임원들 생각 : '합리적인 생산성이라는게 어디 있어. 그냥 시키면 시키는대로 하는거지'

이런 식인 것같습니다.

이러다보니 중간관리자들은 중간관리자대로, 실무진은 실무진대로 비효율적으로 업무를 처리하거나,

처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몰리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다음에 계속...)

atango의 이미지

우리나라 사람들이 일년에 일한 시간 대비 각 사람단위로 나눈 총 생산량을 해보면 한국이 선진국보다 많이 낮을 수 밖에 없습니다.

툭하면 야근에 휴일근무라 근무시간은 무척 길지만 실제로 생산량은 근무시간에 비례하지 않죠, 근무시간이란 생산에 필요한 요소 중 일부일 뿐이니까요.

결과적으로 근무시간을 얼마 이상 늘리면 생산량은 별로 늘지 않는데 근무 시간만 늘어나니 근무시간당 생산성은 떨어지는 겁니다.

김일영의 이미지

제가 요새 참 뒤통수를 맞는 기분인것이
회사에 처음 들어왔을때는 오히려 선배들이 어떤 일의 체계나 프로 의식 같은 것을 많이 보여줬는데
정작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은 그런 것을 잘 지키려는 사람이 매우 드물어졌고
한마디로 저만 이상한 사람 된 기분을 느끼곤 합니다.

그렇지만 객관적으로 봐서도 방법 체계를 준수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분명 도움이 됩니다.
말로는 방법 체계를 운운하지만 실제로는 그냥 하던대로, 남들 하는대로, 다들 좋다는대로 하는 사람들은
결국 했던 일 또하고, 옛날에 잘못한거 또하고, 매번 그러면서 절대 깨닫지 못합니다.

약간은 주제랑 벗어났지만 생산성이란 것도 그런 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저같은 경우 프로젝트 하면서 발주한 장비나 SW는 반드시 인수 시 완벽하게 검수를 합니다.
그럴러면 갑이 요청한 사항이 각 장비나 SW들에 대해 정확히 어떤 조건이 되는지 완벽하게 분석을 해야 하고
짧은 시간에 그걸 다 해놓으려면 근무시간도 길어집니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 딱 한번에 완전하게 해 놓을 수 있다는 사실 자체를 대개는 인정하질 않더군요.
그래서 나중에 가서 "어? 이게 아니네"하며 업체만 들볶으면서 그게 마치 무슨 업체 관리의 노하우인양
목에 힘주고 다니는 사람들이 오히려 점점 늘더군요.

전 그래서 프로젝트에서 제 근무시간이 다른 사람들보다 좀 더 길더라도
저의 생산성이 훨씬 높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이런 것이 수치로 명백히 나타나는 지표를 사용해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여하튼 우리나라가 생산성이 낮은건 어느정도는 사실인것 같습니다.
꼭 방법 체계의 문제만이 아니라 실제 근무에 집중하는 시간만 봐도 그렇습니다.
외국업체를 불러서 교육을 받아보면 걔네는 8시간 하면 점심시간만 쉬는걸 기본으로 알더군요.
그나마 동양인 체력을 감안해서 하루에 3번 쉬는 식이더군요.
우리나라는 50분 노가다에 10분 휴식... 아무래도 체력이 달리다보니...

여하튼... 진정한 생산성을 위해 노력하시는 분들이 인정받을 수 있는 사회가 됐음 좋겠습니다.

han002의 이미지

일단 근로시간이 긴거는 다 아는 사실이고, 왜 이익은 적을까?
아마 뉴스에 나온 생산성은 국민총생산(GNP)를 근로인구로 나눈 수치일껍니다.

근데 한국의 규모로 미국을 넘을 수 있는 GNP가 나올까요?
노동에 대한 대가도 상당히 적죠. 특히나 육체노동으로 갈수록 최소임금은 나몰라라.
(50분 일하고 10분 쉰다고 했는데 하위 노동직 경우 쉬기는 커녕 점심전에 화장실 두번가면 눈치주는곳도 많죠ㅡ.ㅡ)

그리고 이런 이야기를 꼭 일반 노동자에게만 적용하는데, 뒤집어 생각해보면 경영자도 근로자일텐데 생산성을 경영자에게 적용하면 경영자도 빈둥거린다는 거죠.

여러 각도로 생각해봐야지 무자른듯이 생산성이 낮은게 단지 빡세게 일하지 않아서라고 말할 수 없는거죠. 그리고 개인적으로 한국 사람 아주 열심히 일한다고 생각합니다. 지하절 기사가 화장실 갈 시간도 없어서 선로에 소변보다 치어 죽을 정도로...

아래 링크는 조금 볼만한 글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07&no=428458

..

lamb27의 이미지

노동생산성(Labour of Productivity)이라는 말은 거시경제 용어인데 이 단어를 보자마자 드는 느낌과는 실제 의미가 다릅니다. Wikipedia 등을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노동생산성은 GDP 를 노동투입량으로 나눈 비를 뜻합니다. 노동 투입량은 노동자수로 계산할 수도 있고 노동시간(Man Hour)으로 계산할 수도 있습니다. GDP도 real 척도를 쓸수도 있고 nominal 척도를 쓸수도 있는데 제가 알기로는 국가간의 비교시에는 nominal 척도를 씁니다 - 다시 말해서 현재 물가수준으로 계산한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노동생산성이라는 지표는 물가수준이 크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국가간 비교를 위해 특정 통화 - 예를 들어 USD 혹은 EUR - 로 환산해서 계산하게 되는데 이는 다시말해 환률도 이 지표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뜻합니다.

노동생산성과 관련하여 제가 가지고 있는 거시경제학 서적(macroeconomics - A European Text 3rd ed., Burda & Wyplosz, Oxford University Press)에 이런 말이 나옵니다. 'Labour can become more productive either because more capital is put in place, or because technological progress makes labour more productive using the existing stock of equipment.' 즉, 더 많은 자본 - 자본장비율(Capital-Labour Ratio; Capital intensity) -과 더 높은 기술수준이 노동생산성을 높인다라는 말입니다. 고전적인 거시경제학 이론에서는 한계 노동생산성(Maginal Labour Productivity - 노동 한단위를 높였을 때 증가하는 산출량)은 감소합니다. 이는 암만 일을 오래 시킨다고 해서 그만큼 생산이 따라주지는 못한다는 뜻으로, 실제적으로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노동 효율을 높이기 위한 시스템의 향상이 요구된다는 귀결이 됩니다. 한국은 다른 서방 선진국에 비해 이 두 요소가 분명 떨어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어떻게 보면 이정도의 노동생산성은 기적적으로 높은 것이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정리하자면 노동생산성은 노동 시스템에 얼마나 많은 투자를 사용자측에서 했는가의 문제가 앞서는 것으로 물가수준과 환률에 영향을 받는 지표라는 것입니다. 일단 사용자 편이라고 보는 것이 속편한 언론과 정부에서는 절대 이런 면을 말하지 않고 다만 노동자가 게으르다라고 억지를 부릴 뿐이지요. 거기에 딱 보면 그렇게 이해할만한 용어이기까지 하니 말입니다.

마지막으로 말하는 것은..... 전문용어는 그 뜻을 명확히 아셔야 실수 안합니다.

익명 사용자의 이미지

이런 건 거시보다는 미시쪽으로 얘기하는게 쉽습니다. 생산량 y는 y=f(L, K)의 증가함수인데 여기서 L은 labour이고 K는 Kapital 그리고 함수 f는 technology가 됩니다. 노동생산성은 단위시간당 노동자의 평균 생산량으로 볼 수 있니 y=f(L, K)를 그냥 써도 무방할테고 K는 상수나 변수 아무렇게나 놓아도 되겠죠.

따라서 노동생산성 y는 L을 증가시키면 당연히 늘어나겠지요. 하루 8시간 일하다가 10시간 일하면 당연히 노동으로 인한 생산성이 증가합니다. 또한 L을 그대로 두고 K를 증가시켜도 늘어날겁니다. 이건 뭐... 엄밀하게 말하면 "노동생산성"의 증가는 아니겠지만 현실에 비유하자면 새 장비를 투입했더니 사원들의 생산성이 좋아졌다로 이해할 수 있겠죠.

그런데 사실상 중요한 것은 technology f() 함수 입니다. 소위 선진국들이 생산성이 높다는 것이 이걸 의미합니다. 그러니까 같은 L, K를 투입해도 선진국에 투입했을 때와 아프리카 구석 최빈국에 투입했을때는 산출량의 차이가 있을 겁니다. 조심해야 할 것은 여기서 technology라는 단어는 공학적이나 과학적인 개념이 아닙니다. 사회 인프라나 시스템, 교육수준까지 포괄하는 넓은 개념입니다.

어쨌든 노동 자체는 measure 하기가 힘든 속성을 갖고 있으므로 이런 지표의 숫자를 과신하면 안되겠지만 적어도 간단한 모델인 y= f(L, K)를 갖고 생각해 볼 때 f가 그다지 좋지 않다면 L을 많이 투입해도 y가 낮게 나오고 f가 상당히 좋다면 적은 L 투입으로도 y가 많이 생산되는 경우가 가능하다는 추론이 가능하고 f의 특성을 생각해 본다면 선진국은 적은 L의 투입으로 많은 y를 생산할 가능성이 높음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신문 기사에서 한국의 생산성이 낮다는 얘기는 틀린 주장은 아니며 또 선배가 외국에서 근무할 때 노동을 적게 투입해도 괜찮다는 주장 역시 틀리지 않습니다. 뭐 재미있는 것은 보통 신문에서 이런 기사를 실을 때는 한국의 노동 강도를 더 늘여야 한다는 취지가 대부분인데 L은 이미 많이 일하고 있기 때문에 더 일해봐야 산출물이 많이 늘어나기 어렵습니다. 한국에서는 f를 바꾸는 것이 중요한데 이건 사실상 기업에서는 경영자들의 몫이고 사회에서는 정치인들과 정부 관료의 몫인데 신문에서 이들을 채찍질하는 경우는 그다지 보지 못한 것 같군요.

개인적으로 볼 때 한국이 여타 선진국에 비해 떨어지는 개선이 시급한 사회 인프라는 금융, 시장경제 시스템과 사회 간접자본입니다. 기본적인 개인신용평가조차 이제 발걸음 단계이고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들은 여전히 자금에 목마른 것이 현실입니다. 특히 반시장적 행위를 엄벌할 수 있는 법률과 관행이 미비한 점도 큰 문제입니다. 요즘 BBK때문에 시끄러운데 사실 주가조작이라는 행위는 시장경제 시스템에서는 최고형에 처해도 무방한 심각한 범죄입니다만 주가조작에 연류된 의혹을 받는 이명박을 지지하는 사람도, 주가조작을 저지른 사기꾼의 증언을 과신하는 사람 모두 주가조작이라는 죄의 심각성은 잘 모르는 것 같더군요. 마지막으로 한국의 사회 간접자본도 여전히 선진국에 비하면 미비합니다. 일례로 간단히 지하철만 봐도 영국 런던의 지하철 노선도가 서울의 지하철 노선보다 복잡합니다. 하지만 런던 인구는 아마 서울의 반이 안될겁니다.

houyhn의 이미지

제 생각에는 다들 너무 어렵게들 생각하시는 듯합니다.

간단히 말해서, 한국에서는 "삽질"을 너무 많이 합니다.
공식용어로 바꿔 말하면, "시행착오가 너무 빈번합니다".
왜냐? 대부분 일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상태에서 무턱대고 덤벼들기 때문입니다.
개발하는 시간의 반의 반만큼이라도 리서치에 투자하는 자세가 필요할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