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단일 어문규범 얼개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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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남북이 서로 자주 만나서 분위기 좋기는 한데,
오늘 이런 글이 보이는 군요.

남북 단일 어문규범 얼개 마련
http://www.hani.co.kr/arti/culture/religion/25043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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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교수가 이날 발표한 글 ‘남북 단일 어문규범의 현황과 과제’를 보면, 남북 학자들은 홑자음 ‘ㄱ, ㄷ, ㅅ’의 이름을 북한 표기를 받아들여 ‘기윽, 디읃, 시읏’으로 하기로 했다. 남한에선 현재 ‘기역, 디귿, 시옷’으로 부르고 있다. 반면 ‘ㄲ ㄸ ㅆ’은 ‘쌍’이라는 남쪽 이름을 북이 받아들여 각각 ‘쌍기윽, 쌍디읃, 쌍시읏으로 하기로 했다. ‘ㄲ ㄸ ㅆ’을 북에서는 ‘된기윽, 된디읃, 된시읏’으로 불러왔다.

자음 배열 순서는 ‘ㄱ ㄴ ㄷ ㄹ ㅁ ㅂ ㅅ ㅇ ㅈ ㅊ ㅋ ㅌ ㅍ ㅎ ㄲ ㄸ ㅃ ㅆ ㅉ’으로 의견의 일치를 보고 있다고 권 교수는 밝혔다. 북에서는 ㅇ의 위치가 자음 글자가 다 끝난 뒤 놓이나 북이 양보해 ㅅ 다음에 놓기로 했고 겹자음을 몰아서 뒤쪽에 놓은 것은 북쪽 규범을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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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렇게 정치적으로 주고받아서 단일화하면 안되는거 아닌가요? 뭔가 잘, 합리적으로 만들어지는 쪽으로 가야할 것 같은데 말이죠.

예를 들자면 기역을 기윽으로 바꾼 거는 예외를 없앤다는 면에서 보면 합리적인것 같은데, ㄲ을 쌍기윽으로 하는 것은 쓸데없이 한자를 쓴다는 면에서 보면 별로 도움 안되는 일인 것 같네요. 된소리라는 단어도 잘 쓰고 있는 마당에 된기윽도 좋은데 말이죠.

결정적으로 가나다순이 완전히 바뀐다는 것이 좀 황당한데요. 물론 북한쪽도 바뀌니 어쩔 수 없는 것도 있지만 (그래서 정치적이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제 생각엔 ㄱ 다음에, ㄴ에 앞서서 ㄲ이 와야 할 것 같은데 말이죠.

그나저나 가나다순 정렬하기 쉽지 않겠네요. 이 어문규범을 <겨레말큰사전>을 내는데만 쓴다고는 하지만, 한글 전산 대란...이 일어날지도... (라고 하면 좀 뻥이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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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를 쭈욱 읽다가 북측에서 '쌍-'을 받아들이고 '된-'을 버리기로 했다는 부분에서 '이건 아닌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의견을 쓰려했는데 이미 저와 똑같은 생각을 밝혀 놓으셨네요. 합리성이 우선되어야 할 학술/문화 쪽 일에 정치적인 배려(?)가 포함되어 버린 것 같아 씁슬합니다.. 물론, 저런 정치적인 배려라도 없었다면 "북한의 표기를 따라가는 좌파 정부 어쩌구..."라며 핏대 세우는 무리들이 충분히 상상은 됩니다 >_<

익명 사용자의 이미지

차라리 예외를 밀고 된을 받는게 낫지 않을까_-_

나는오리의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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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되어도 영어와 일어에 눌려서 살아야하나 -_-;

moonend의 이미지

유니코드에 들어간 순서는 바꿀 수가 없습니다.
유니코드에 한국어가 가장 영역이 큰데, 이거 바꾸겠다고 하다간 중국이 주장하는 한자 CJK 표준까지 들어가게되어서 완전히 새로운 표준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건 이미 현재 쓰고있는 unicode가 아닙니다.
표준은 하위 호환성이 제일 우선이기에 유니코드 순서가 바뀔 일은 없습니다.
아마 교과서 개정까지 걸리는 시간을 생각하면 20년도 부족하지 않을까요...

사람들이 몰라서 그러는데, 이게 가장 많이 쓰는 de facto 표준입니다.
지금 돌아가는 컴퓨터가 얼마나 많습니까...

발음상으로 보면, 북한쪽의 주장도 약간의 논리성이 있습니다. 비슷해보이기만 하지, 완전히 다른 발음이니까요.
그리고 요즘에 사전을 많이 안봅니다. 단어 검색을 하지, 종이 국어사전은 멸종 직전입니다.
맛이 간 학자들의 정치 공학이 많이 들어가서 짜증이 나기는 하지만, 컴퓨터쪽에서 상큼하게 무시해주면 끝입니다.

ganadist의 이미지

글자 코드는 상관없습니다만 로케일의 글자 소팅 정보는 바뀌어야 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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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 not feed tro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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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탑 프로그래머를 꿈꾸는 임베디드 삽질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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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역이 기윽으로 바뀌는 것은 정말 맘에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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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raduenn의 이미지

일개 학자와 그 모임이 주도하는 것일런지 아니면 국립국어원에서 주도하는 것인지에 따라서 그 비중이 크게 달라질 텐데 말이죠..

Summa Cum Lau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