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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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 수학 질문을 종종 올리는 cleol 입니다.^^; 이번에는 complex number 란 놈에 대해 궁금한게 생겼습니다..

고등학교때 복소수를 배운 이후로 그동안 제가 가지고 있던 생각은 실수는 세상에 "실제로" 있는 수이고 복소수는 계산을 편리하게 하기위해서 사용하는 "일종의 트릭"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공부를 하다보니 그렇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서 보다 깊은 지식이 있는 분들의 말씀을 듣고 싶어졌습니다.

요새 드는 생각은 실수건 복소수건 간에 "수" 라는 것은 더하기,빼기,곱하기,나누기를 할 수 있는 (field 라고 하나요? 맞나?) 어떤 그냥 추상적인 양입니다.

다만 어떤 실제 세상과 관련해서 어떤 대상을 추상화하는지에 따라 자연수, 실수, 복소수 등으로 구분할 뿐입니다. 예를 들어 물건의 개수를 세는 것을 추상화한 경우에는 자연수 또는 정수가 되는 거구요. 물체의 길이같은 것을 추상화해서 수학적으로 작업할 때에는 실수가 되고, 특히 복소수는 "실수 두개로 추상화할 수 있는 양", 예를 들어 "2차원 평면에서 크기와 방향" 같은 것을 추상화해서 다룰때 사용합니다. 즉, 복소수도 실제 세상에 존재하는 어떤 것을 추상화한 것입니다.

더 확장해서 실수 3개, 4개 ... 로 추상화될 수 있는 양들을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런 녀석들은 더하기,빼기,곱하기,나누기를 정의하기가 쉽지 않거나 불가능하므로 "수"라고 부르지 않고, "벡터" 라는 말을 사용합니다.

물리학 문제를 풀때에 방정식을 풀어서 복소수가 나오면 그 해를 버리는 것은, 처음부터 속력(속도 벡터의 크기), 에너지 뭐 이런 것들이 "실수" 특성을 만족하도록 정의했기 때문이구요. 처음부터 복소수 특성을 만족하도록 정의하는 것이 편리한 경우가 있다면... 뭐 예를 들어서 2차원 평면의 운동을 다룰 때에 운동의 크기와 빠르기를 속도 벡터 대신에 복소수로 나타내고 문제를 풀수도 있습니다.(정말 있나요? 그냥 든 생각이라...).

하지만 물리학에서 복소수를 사용할 때에는 어떤 물리량을 복소수로 추상화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계산 트릭으로 사용할 때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삼각함수 같은 것을 많이 다뤄야할 경우 복소수의 실수부가 다루는 물리량을 나타내는 것으로 하고, 복소수를 사용해 계산한 다음 실수부만 취하는 것처럼 말이지요.

real, 실, imagenary, 허 같은 말은 참 혼란스러운(잘못된) 이름인 것 같습니다....

....

제가 말이되는 소리를 쓴건가요? 코멘트좀 부탁드립니다. 이거 취미로 혼자 공부하는 거라 답답할 때가 많네요. 음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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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 벡터 대신에 복소수로 나타내는 건 별 의미는 없습니다. 속도를 제곱한다거나 속도를 세제곱할 일이 별로 없기 때문이죠. (운동에너지 계산에서의 속도의 제곱은 복소수인 경우에는 절대값의 제곱으로 표현되지 복소수 자체의 제곱은 아닙니다)
속도 벡터의 각 성분을 복소수로 나타내는건 어쩌면 의미가 있을지도 모를수도 있지만요.

real이 real인 이유는 애초에 제곱해서 양수가 되는 것들만 숫자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고, imaginary는 제곱해서 음수가 되니까 real이 아닌 imaginary죠. complex는 real과 imaginary를 섞어서 complex가 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름은 별로 중요한건 아닙니다.(아시죠? ^^)

복소수를 사용해서 계산하고 실수부만 취하는 경우는 대부분 삼각함수가 나오는 경우인데, 코사인함수의 덧셈법칙은 코사인만 쓰면 복잡하지만 복소수로 쓰고 실수부분을 취하면 쉬워집니다. 트릭은 트릭이지만 무작정 사용하는 트릭은 아닌거죠. 사인함수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복소수는 참 좋은 숫자체계인데, 모든 다항 방정식이 풀리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복소수에서 잘 정의된 함수는 한번 미분가능하면 무한히 많이 미분 가능하다는 굉장한 특징도 있구요.

그런데, 본문에 질문이 없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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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글 감사합니다. 그리고 질문이 따로 있는게 아니라.... 그냥 제가 본문에 쓴 내용이 "말이 되는지" 궁금한 겁니다.^^;

혹시... 시간이 약간 있으시다면, 복소수를 사용해서 계산하고 실수부만 취하는 트릭을 사용하는 예를 조금 들어 주실 수 있으신지요. 그리고 무작정 사용하면 안되다고 하셨는데 주의할 점이 어떤 것인지도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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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령, 교류회로에서 전압, 전류 계산하다보면 시간에 따라서 계속 변하는 값들이라 계산이 꼬입니다.
여기에 V=IZ를 적용하면 Z(임피던스)가 저항처럼 일하는데 전압과 전류의 위상을 바꾸게 됩니다.
여기서, 실제의 특정 시간의 전압이나 전류는 복소수로 계산한 후에 실수부분만 취합니다.

복소수와 실수를 바꿔쓰거나 할 때 주의해야 하는건 복소수는 순서가 없지만 실수는 순서가 있다는 것과, 복소수는 기본적으로 2차원의 벡터와 비슷한 성질을 갖기 때문에 사칙연산 할때 방향도 같이 바뀐다는게 기본적인 주의사항이겠죠. (아마 아시는 내용일겁니다)

사실 복소수를 쓸 때 가장 강점은 적분입니다. contour integral은 엽기적인 improper integral들을 적분하는데 좋은 도구가 되죠. 푸리에 변환 또한 복소수를 사용해서 얻을 수 있는 엄청나게 좋은 도구이기도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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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ee의 이미지

맞는 부분도 있고 약간 잘못 알고 계시는 부분도 좀 있지만 핵심적인 부분은 대체로
잘 이해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수가 모두 다 어떤 추상적인 대상인 것은 맞지만 실제
세상의 어떤 대상을 추상화 한 것이냐에 따라서 그 종류가 나뉘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의 성질에 따라서 구분이 됩니다.

인류가 처음으로 수를 사용하기 시작했을 때에는 분명 수를 물리적인 어떤 대상에
연관시켜서 수를 이해했겠지만, 현대 수학에서는 수를 물리적인 물리적인 대상과는
아무런 관계 없이 그 자체의 성질만 가지고 정의합니다. 예를 들면 현대 수학에서
“실수”는 “실수 집합의 원소”이고, “실수 집합”은 “실수 집합이 만족해야 하는 몇
가지 성질을 만족하는 집합” 입니다.

좀 더 자세한 내용을 공부해 보고 싶으시다면 Rudin Walter의 Principles of
Mathematical Analysis 챕터 1을 한번 읽어보세요. 실수와 복소수가 어떻게 정의되는지
쉽게 잘 나와 있습니다. 만약 자연수와 유리수의 정의부터 먼저 알고 싶으시다면 버틀런트
러셀과 화이트헤드가 쓴 “자연철학의 수학적 원리”를 한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자연수와 유리수를 정의하는 여러 가지 방법 중 한 가지가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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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흐흐...Rudin아저씨의 그 책은 얇긴 한데 수학과에서 4년간 빡세게 배우는 내용이 싹 들어가 있죠. 지수법칙조차 쉬운게 아니더라구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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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의 정의를 알기 위해서 다 보실 필요는 없고 맨 앞에 챕터 1만 보시면 됩니다.
사실 수학과에서는 보통 1장은 그냥 건너 뛰고 그 다음부터 배우지 않나요?

자연과학이나 공학 하시는 분들은 보통 Special Function 하면 Bessel 함수 같은 것을
떠올리시겠지만, 이 책에서 나오는 Special Function은 exp, sin, cos 등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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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게말이죠, 지금 제가 대학원에서 함수해석학 수업 듣는중인데, 교수님께서 Rudin의 그 책을 교재로 정하시더니 1장에서 실수의 성질부터 강의하시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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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소수는 단순히 실수 두개를 모아 놓은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어떤 물리량을 계산할 때 복소수를 사용하는 이유는 2차원 벡터가 지켜야
하는 성질 외에, 복소수가 지켜야 하는 성질이 매우 유용하게 사용되기 때문입니다.

앞에서 예를 드신 2차원 평면 위에서의 운동을 다루기 위해 벡터 대신 복소수를 사용하여
계산하는 것이 가능하기는 합니다. 그렇지만 그 계산을 위해서 사용하게 되는 규칙들은
전부 2차원 벡터와 복소수에서 똑같이 적용되는 규칙들이지 복소수에서만 적용되는 규칙이
아닙니다. 결국 표기만 복소수처럼 했을 뿐 2차원 벡터를 사용해 계산을 하는 것이죠.

사실 실제 물리 세계에서 복소수에 대응되는 양은 하나도 없습니다. 양자역학에 들어가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측정할 수 있는 양 중에는
복소수에 대응되는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물리 세계에는 실수만 있습니다.
그런데 그것도 어떻게 보면 착각입니다. 우리가 무엇을 측정하건 그 정확성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우리가 얻게 되는 값은 항상 유리수입니다. 게다가 유리수는 정수의 비로
표시가 되니까 결국 실제 세계에는 정수만 존재한다고 주장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일단 실수로 취급하여 계산한 다음 반올림해서 소수점 이하
두 자리만 남기는 것도 일종의 “트릭” 입니다.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복소수를 사용하는 것은 일종의 트릭이고, 실수를 사용하여
계산하는 것이 정석이고··· 와 같은 식의 구분은 필요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어차피 수는
전부 다 편의에 의해서 도입된 도구일 뿐입니다. 복소수의 두 부분이 real과 imaginary
로 불리게 된 것은 순전히 역사적인 이유에서입니다. 마지막에 적으신대로 사실은 상당히
혼란스러운 이름이죠.

만약 대학에서 물리학 같은 자연과학을 공부하신다면 실수나 허수 뿐만 아니라 그보다
훨씬 더 일반적이고 추상적인 개념들을 가지고 물리량을 계산하는 방법을 배웁니다.
열심히 공부하세요. :)

지리즈의 이미지

제 생각에는 물리학 자체가 실제 현상을 가장 근사적(近似的)으로 기술(記述)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학문이라고 봅니다.
이 이야기는 물리학 자체에서 말하는 어떠한 구체적인 양이나 표현조차도 실제가 아닐 뿐더러,
애초에 물리학 자체가 본질적으로는 트릭이라는 것이죠.
그런데, 어떤 것이 더 트릭이라고 말하는 것이 의미가 있을까요?

There is no spoon. Neo from the Matrix 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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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다른 의미는 없지만, 여기서 말하는 트릭이란 수학적인 엄밀성이나 논리적인 연관성을 따지지 않고 그냥 그렇게 하면 계산이 잘 맞아떨어지는 것들을 얘기하는 분위기 같습니다.

물론 물리학은 실제 현상을 가장 근사적으로 기술하는 것을 목표로 두는 학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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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적인 엄밀성이나 논리적 연관성을 따지지 않고,
계산이 잘 맞아 떨어지기 때문에 사용한다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단지, 그 계산 방법을 적용하는 것에 있어서.. 그 방법이 유추되는 과정이
사용하는 사람의 이해의 필요 수준에서 벗어나기 때문에
단지 배우지 않을 뿐이겠지요.

There is no spoon. Neo from the Matrix 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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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얘기하는게 좀 더 정확하겠군요. :-)

아무튼, 처음 배울때는 "일단 이렇게 계산하면 정답이 나오니까, 일단 해라"라는 식으로 배우는 것들이 많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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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에서 하는 일은 실제 현상을 가장 근사적으로 기술하는게 아니라 가장 간단한
방법으로 가장 정확하게 기술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정확하게 기술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근사적으로 기술하는 것이죠. 원래 이런 뜻으로 적으신 글인 것
같지만 표현에 오해의 소지가 약간 있어 보여서 덧글을 답니다.

그런데 이런 설명은 과학철학을 하는 사람들의 생각이고, 실제로 물리학을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좀 다르게 생각합니다. 사람마다 정도의 차이가 있긴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물리
법칙들은 저쪽에 이미 다 존재하고 있고, 물리학에서 하는 일은 단순히 이미 존재하는
법칙을 찾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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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알고 있는 세상이 본질과 전혀 다르다는 것이고,
마치 현상이 만들어 내는 아주 왜곡된 일부분만을 경험하고 있다는 것을 가르쳐 준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사실 물리학 스스로도 본질은 잘 모르는 것 같더군요.

온도를 통계역학에서는
물질 내에 있는 원자 또는 분자의 평균운동에너지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뜨겁다, 차갑다와 같이 우리가 일상적으로 생각하는 온도의 개념과는 전혀 다르죠.

가장 근본적인 물리량중에 하나라고 할 수 있는 (정지)질량...
이것에 대해서 현대물리학자에게 물어 보면,
"물질의 정지상태의 에너지"를 정의합니다.
에너지와 질량은 구별할 수 없다는 것이죠.

그럼 에너지에 대한 첨단 현대물리학의 정의는 뭐냐고 물어보면...
"뇌터 정리에 의해 시간 병진운동에 대해 보존되는 물리량"이라고 생각한답니다.

제 생각에는 말이죠...

한번도 환원주의에 대한 고민을 해보지 않은 물리학자는
제대로된 물리학자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개발자들이 자신이 알던 모르던 포스트 모더니즘에 빠져드는 것과 마찬가지로요.

There is no spoon. Neo from the Matrix 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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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DP에서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는게 신기하네요 ^^;;

물리학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전혀 모르니 그 부분은 제외하고 답글 한 번 달아보겠습니다.

Quote:

세상이 본질과 전혀 다르다는 것이고, 마치 현상이 만들어 내는 아주 왜곡된 일부분만을 경험하고 있다는 것을 가르쳐 준다

이런 말씀을 하실려면, 현상과 본질 내지는 현상과 실재는 구분할 수 있다는 전제를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사실 본질이 있는 지 없는 지도 인간은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사람에 따라서 무언가 모르지만 실재하고 있을 것이다고 전제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을 뿐입니다. 본질이 있는 지 없는 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물리학이 있는 그대로의 것을 왜곡해서 보여 준다는 표현은 애매한 측면이 있습니다. 어떤 과학적 실재가 있다고 가정했을 때에만 왜곡이라는 표현이 가능하죠. 우리가 인지할 수 있는 전부 이외에 별 다른 실재는 없다고 가정한다면, 본질이란 것 자체가 있을 수 없습니다. 사실 과학자 입장에서는 어떻게 생각하든 별 상관이 없지요. 다만 "진리를 향한 외길을 올곧은 자세로 나아가는" 과학자에 대한 일반적인 믿음이 깨지냐 마느냐의 문제와는 관련이 있습니다.

저는 지리즈 님께서 환원주의와 포스트 모너니즘을 대체 어떤 의미로 쓰셨는 지가 궁금하네요. 개발자가 포스트 모너니즘에 빠져든다는 것이 무슨 뜻인 지도 애매하구요. 개발자들이 증명 불가능한 방법론에 빠져든다는 의미에서 그런 것인지...

물리학자가 일반적으로 과학적 실재를 믿는다는 것이 대다수의 일반적인 생각이라고들 하지만, 적어도 실재를 믿지 않는 물리학자도 없지는 않습니다. 과학적 실재론을 부정하는 것의 도화선을 제공했던 "쿤"조차도 학부 때까지는 물리학 전공이었습니다. 법칙이 저 너머에 있다고 가정하는 과학자가 대부분이지만, 인간이 "저 너머"에 닿았다는 확신이 불가능한 이상, 그 "저 너머"를 왜 가정해야 되는 지도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그 "저 너머"야 말로 일종의 종교지요. 경험에 기초한 모든 지식의 본질적인 문제입니다. 물론 실제 과학하는데 있어서는 별 필요 없는 생각일 수도 있고, 오히려 "저 너머"에 대한 믿음이 더 도움이 될 지는 모르겠습니다.

요즘 제 생각으로는 과학적 지식의 실재 여부와 과학에 대한 정의 및 평가와는 아무런 관계도 없다는 것입니다. 과학적 실재를 가지고 과학의 인식적 왜곡을 주장하는 것이나, 과학이 점점 진리에 가까워 지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 모두 불가능 하지 않을까요? 과학적 실재를 인정하는 것은 순수한 믿음의 차원이 아닌 이상은, 인정하지 않으면 여러 가지 것들을 설명하는 데 있어서 불편하다는 식의 실용적인 주장으로 흐를 수 밖에 없는 것 같기 때문입니다.

다만 현존하는 과학적 지식의 오류 가능성과 과학적 실재를 동시에 믿는다면 별 상관이 없겠지만, 현존하는 과학적 지식 중에 과학적 실재에 닿은 것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히려 과학 발전에 해가 될 수도 있습니다. 심지어 과학 발전에 있어서 혁명적인 전환은 "그 시대의 관점에서는" 전혀 비 과학적이었다는 의견도 있고, 실제로 생각해 보더라도 (과학적인 실재에 있다는 전제하에) 과학적 진리에 다가서게 만들어 준 많은 학자들을 묘사 함에 있어서 그 시대의 상식과는 궤를 달리했다는 식의 묘사는 매우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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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이 재미있는 것중에 하나가,
우리가 알고 있는 세상이 본질과 전혀 다르다는 것이고,
마치 현상이 만들어 내는 아주 왜곡된 일부분만을 경험하고 있다는 것을 가르쳐 준다는 것입니다."

지표상의 발을 딛고 있는 것들은 시속 1천6백69㎞(지구 자전속도)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게 느껴지시나요?
제 말은 인간이 느낄 수 있는 세상이 실제의 세상과는 판이하게 다르고,
이것을 물리가 가르쳐 준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사실 물리학 스스로도 본질은 잘 모르는 것 같더군요."

과학은 모든 물질은 분자로 구성되어 있음을 밝혀 내었고,
분자는 다시 원자가 원자는 전자와 핵,
핵은 양성자와 중성자. 양성자와 중상자는 쿼크로 구성되어 있음을 밝혀내었죠.
전자와 쿼크는 이제 끈이 진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각 전자하나 쿼크하나 모든 진동하는 끈은 전우주에 걸쳐서 진동하고 있다고 믿고 있고,
또한 공간마저 프랑크단위로 양자화할 수 있는 불연속적인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이정도면 물리가 세상의 최소법칙(본질)까지 모두 밝혀낸 것일까요?

요즘은 배경독립이론이 나와서, 공간마저 입자의 교환이 만들어내는 환상이라고 이야기하더군요.
시간도 어쩌면, 엔트로피가 만들어내는 착시현상일수도 있습니다.
결국 물리는 그시점에서 모든 것의 설명할 수 있는 만물의 법칙을 발견하더라도,
밝혀진 그 법칙을 구성하는 더 작은 근본적인 법칙을 찾을 수 밖에 없다는 겁니다.
어쩌면 영원히 본질(최소법칙)에 도달할 수 없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고 해야할 수도 있습니다.
환원주의의 고민은 여기서 출발해야 겠죠.

"개발자들이 자신이 알던 모르던 포스트 모더니즘에 빠져드는 것과 마찬가지로요."

개체지향이라는 기술자체가 포스트모더니즘 그 자체입니다.
보드리야르의 시뮬라시옹을 읽어 보시면 이해가 되실 겁니다.

There is no spoon. Neo from the Matrix 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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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이 재미있는 것중에 하나가,
이 말은 인간이 느낄 수 있는 세상이 실제의 세상과는 판이하게 다르고,
이것을 물리가 가르쳐 준다는 의미입니다."

이건 제가 오해한 게 맞네요 :) 죄송합니다.

"제 말은 인간이 느낄 수 있는 세상이 실제의 세상과는 판이하게 다르고,
이것을 물리가 가르쳐 준다는 의미입니다."

이미 지리즈님께서는 과학적 진리의 "실재"를 굳게 믿고 계십니다 :) 물리가 가르쳐 주는 세상이 왜 실제에 더 가까운 지를 설명하는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물리가 가르쳐 주는 것들을 인정하면 세상을 좀 더 편리하고 명쾌하게 인식할 수 있기 때문에 물리적 지식을 인정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밑의 이야기를 보면 더 분명해집니다.

"밝혀진 그 법칙을 구성하는 더 작은 근본적인 법칙을 찾을 수 밖에 없다는 겁니다.
어쩌면 영원히 본질(최소법칙)에 도달할 수 없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고 해야할 수도 있습니다.
환원주의의 고민은 여기서 출발해야 겠죠."

제가 드리는 말씀이 본질과 최소법칙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가정이라는 것입니다.

"영원히 본질에 도달할 수 없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면, 그 본질을 확인할 방법이 없습니다. 과학 법칙은 인간의 편리를 위해 시대가 변함에 따라서 다른 방법으로 구성될 뿐이다라고 해도 크게 문제는 없습니다. 님께서 열거하신 이론들이 점점 더 본질에 가까워 지고 있다는 보장이 어디에 있을까요? 지리즈 님께서 말씀하신대로 우리는 어떤 법칙을 찾더라도 그 보다 더 근본적인 법칙을 생각해 볼 수 있고 이는 무한 소급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새롭게 발견된 이론이 더 근본적"이라는 말 자체가 진실은 우리가 알 지 못하는 곳에 따로 존재한다는 점을 가정하고 있습니다. 굳이 그런 전제를 가지지 않더라도 이후의 이론이 이전의 이론보다 많은 경험적 사실을 설명해 주기 때문에 더 유용하다고 해도 크게 문제가 없습니다. 그리고 이런 종류의 유용성과 과학적 본질의 실재와의 관계는 결코 서로를 함축 하지 않습니다.

물론 과학적 실재가 있다고 가정하는 편이 현재 까지의 과학의 발전을 설명하는 데 있어서 더 명확할 수는 있지만, 이를 가정하거나 가정하지 않거나는 순전히 개개인의 성향에 달려 있습니다. 과학적 본질이 없다고 해도, 경험 과학이 비합리적인 종교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과학적 본질을 부정하고도, 과학의 합리성을 주장하는 사람도 얼마든 지 있고, 과학적 본질의 실재를 인정하고도, 참인 법칙의 존재를 부정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과학의 발전은 "경험 불가능한" 본질을 가정하지 않더라도 얼마든지 설명 가능합니다.

더 극단적으로 님께서 언급하신 포스트 모더니스트를 포함해서 과학적 진실은 사회적으로 구성되는 것일 뿐이다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만(있는 정도가 아니라 매우 많습니다만 ^^;; ), 저는 그런 측면에서 드리는 말씀이 아닙니다 :) 처음에 제가 지리즈 님 글을 "과학이 본질을 왜곡하고 있다"라고 해석해서 글을 쓴 것인데, 다시 보니 "우리는 본질을 왜곡해서 보고 있고, 과학이 그것을 가르쳐 준다"고 하신 것이더군요. 그렇다고 하더라도, 과학적 지식이 본질을 더 잘 보여준다는 말에서 본질(최소법칙이라고 덧붙이신 것은 아마도 좀 더 명확하게 하시려 그런 것 같은데, 최소법칙이라고 해도 마찬가지 문제가 생깁니다)이 "경험할 수 없는 것에 대한 가정"이라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었던 것입니다. 만약 본질이라는 말을 구체적, 분석적 혹은 유용성 등의 뜻으로 쓰셨다면 환원주의 문제는 발생하지 않으니까요.

"개체지향이라는 기술자체가 포스트모더니즘 그 자체입니다.
보드리야르의 시뮬라시옹을 읽어 보시면 이해가 되실 겁니다."

먼저 시뮬라시옹은 안 읽어 봤다는 점을 밝혀 두겠습니다.

그러나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생각하기에 설명의 부담이 지리즈님께 있으신 것 같습니다.

객체지향 기술 자체가 포스트 모더니즘이라고 하려면, 적어도 객체지향은 어떤 측면이 근대적 합리성으로 설명불가능한 지가 분명해야 합니다. 저도 객체지향을 제대로 안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만, 제가 알고 있는 객체지향적 방법론은 전부 "근대적인 인식의 틀"로 설명 가능합니다. 더구나 객체지향기술은 방법론입니다. 객체지향방법론을 적용하면 개발이 이런 측면에서 더 좋아진다는 것이지, 어떤 인식적인 틀의 변화를 요구한다고 생각 지는 않습니다. 제가 "상상할 수" 있는 최대한의 설명은 코드를 코드로 보지 않고 그것과는 전혀 상관 없는 다른 것으로 인식한다는 점에서 포스트 모던하다는 것 입니다. 이런 약한 주장이신 것 같지는 않으신데, 저에게는 매우 애매하게 다가오는군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지리즈님께서 어떤 부분을 비합리적이라고 생각하셨는 지 짧게만 언급해 주시면 좀 더 쉽게 납득이 갈 듯 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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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보기엔 물리(혹은 과학은)는 재미있으니깐 한다는 쪽이 더 타당성이 있어 보입니다.
과학적 실제를 믿느냐 마느냐의 논의는 좀 어려운 듯 하구요.
가설을 세우고 그게 맞는지 증명하고 하는 과정들이 재미있잖아요.
왜곡된다는 말의 의미는 파인만의 Space and Time 이란 강의에도 잠시 나오는데요,
우리가 처한 시스템 (예를 들어 좌표계) 자체가 신뢰할 수 없다는 이야기가 나오죠.
좌표계가 휘어있으면 최단거리로 정의되는 거리란 개념도 왜곡되어 있는거죠.
그래서 한가지 가설을 세우기 위해선 많은 가정이 필요합니다.
이 가정들이 있어야만 이야기를 풀어나갈 수 있는거지요.

과학적 실제를 믿는다는 것은, 어쩌면 가정과 가설들이 존재할때만 가능합니다.
과학자의 자세란 항상 자신이 틀릴 수 있다는 가정이 가장 근본이라고 생각하거든요.

현대물리학에서 불확정성의 원리등이 나오면서 이런 생각들이 더 심해졌죠.

사실 수학적으로 복잡한 물리 법칙들이 19세기말에서 20세기 초 사이에 쏟아져 나오게됩니다.
그 이전엔 철학에 더 가까왔던게 물리의 현실이라고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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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몇가지는 제가 구체적으로 부연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변명 몇가지를 적어 보겠습니다.

먼저, 일단 제가 실재와 본질을 혼용했음은 인정해야 겠습니다.

기본적으로 제가 보는 과학은 문학 혹은 철학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세상을 언어나 상징으로서 정의내리는 것에서 있어서 그렇다는 의미입니다.
다만, 제가 다른 분야보다 과학에 의존하는 것은
그것의 정의에 입각하면 현상의 과거와 미래를 가장 정확히 예측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1.
"과학적 진리의 실재"에 대한 저의 관점을 설명해야 겠습니다.

저는 현상이 있기 때문에 실재 자체는 부정하지 않습니다.
즉, 현상을 실재 혹은 실재로 부터 파생되는 어떠한 것이 인지되는 것으로서 보는 것이죠.
다만, 과학이 밝혀낸 실재가 실재와 동일한가에 대해서는 회의를 가지고 있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과학에 대한 생각을 예를 하나 들어 설명해 보겠습니다.

MS가 공개한 Win32 API reference를 기초로 만들어가는 wine프로젝트가 있습니다.
만약, Wine이 100% 완벽하게 MS의 Win32 API를 구현했다고 해서,
MS가 작성한 오리지널 소스코드와 Wine의 소스코드가 100%동일할까요?
저는 그렇게 되지는 않을 것이라 예상합니다.

과학이 아무런 모순없이 현상을 설명할 수 있다하더라도,
실재 그 자체라는 것에 대해서는 회의를 가집니다.
다만, 실재로 인해 인지되는 현상을 모순없이 설명할 수 있다는 점은 인정할 뿐이죠.

또한, 어떠한 법칙이 더 실재에 근접하다고도 말하는 것 또한 그다지 어렵다고 보이지 않습니다.
지금 현재까지 밝혀진 거의 대부분의 물리학 법칙들이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뉴튼역학은 시공간의 왜곡에 대해서 고려되지 않았기 때문에 거시적으로는 들어맞지 않게 되고,
상대성이론은 미시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무용지물입니다.
양자력학은 세상(Universe)에 존재하는 4가지 힘중, 중력이 아에 빠져 있죠.

어떠한 법칙이 보다 더 실재에 근접하고 있다고 함은,
상대적으로 더 적은 예외성과 모순을 가지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더 정확히 현상의 과거와 미래를 예측할 수 있음을 의미하기도 하구요.

2.
환원주의에 대해서는 제가 이것을 언급한 이유를 먼저 설명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과학철학은 과학철학전공자만의 몫은 아니라고 봅니다.
과학을 전공하는 모든 사람들이 최소한 한번정도는 생각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보는 것이죠.
즉, 과학철학 전공자의 시각과 과학전공자의 시각이 달라서는 안된다는 것을 말하기 위해서
환원주의의 예를 든 것입니다.

환원주의에 대한 부분은 물리학계에서는 흔한 논쟁중에 하나죠.
첨단 이론물리학에서는 장이론과 끈이론의 충돌로 나타나고,
상대성 이론, 통계역학, 열역학과 같은 거시적 현상이나 혹은 계(界)를 다루는 분야와
미시적인 현상을 다루는 분야와의 모순성 등으로 나타나죠.
물론, 전에 예를 들었던 데모크리토스의 원자론에서 벗어날 수 없는 한계 또한 포함되구요.
이러한 것은 물리학을 전공한다면, 한번쯤 고민해야 할 부분이라고 저는 믿고 있고,
앞뒤 설명없이 쌩뚱맞게 환원주의라는 표현을 사용하더라도, 물리학 전공자라면
제가 무슨 의도로 이 이야기를 꺼냈는지 이해할 수 있으리라 보았기 때문이었습니다.

말씀하신 것과 비슷하게 제가 가지고 있는 본질의 정의는 더 구체적임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더 구체적인 법칙일수록 실재에 가까운 것(더 적은 예외와 모순)이라고 믿고 있죠.
제가 두 단어를 혼용하게 된 이유입니다.
(이러한 발상이 바로 환원주의적 논쟁의 소지이죠.. ㅎㅎ)

3.
먼저 제가 포스트모더니즘을 언급한 것과 과학과는 무관하다는 것을 밝혀 두겠습니다.

"최대한의 설명은 코드를 코드로 보지 않고 그것과는 전혀 상관 없는 다른 것으로 인식한다는 점에서 포스트 모던하다는 것 입니다. 이런 약한 주장이신 것 같지는 않으신데,.."

제가 포스트모더니즘을 언급한 것에 대해서 비슷하게 지적하셨습니다.
다만, 이것이 약한 주장인 것이지에 대해서는 개인의 인식차가 존재한다고 보입니다.

아래는 네이버 용어사전에서 일부를 발췌한 것입니다.( http://terms.naver.com/item.php?d1id=7&docid=6183 )

"실재가 실재 아닌 파생실재로 전환되는 작업이 시뮬라시옹(Simulation)이고 모든 실재의 인위적인 대체물을 '시뮬라크르(Simulacra)'라고 부른다. 그에 의하면,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곳은 다른 아닌 가상실재, 즉 시뮬라크르의 미혹속인 것이다.

현 대 자본주의 사회는 사물이 기호로 대체되고 현실의 모사나 이미지, 즉 시뮬라크르들이 실재를 지배하고 대체하는 곳이다. 이제 재현과 실재의 관계는 역전되며 더이상 흉내낼 대상, 원본이 없어진 시뮬라크르들이 더욱 실재같은 극실재(하이퍼리얼리티)를 생산해낸다. 더이상 원본은 없고 어느 의미에서는 원본과 모사물의 구별도 없다는 것이다."

OOA적 인식과정 그리고, OO에 입각한 디자인, 그리고 구현 그 자체를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심지어면, 시뮬라크르의 정의는 개체의 정의와 매우 유사합니다.

제가 볼때 보드리야르가 바라본 현대문명 중 다른 어떠한 것보다도
개체지향이 소위 말하는 "시뮬라크르가 지배하는 세상"과 가장 유사하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물론 이론의 여지는 있겠습니다만...

There is no spoon. Neo from the Matrix 1999.

There is no spoon. Neo from the Matrix 1999.

익명 사용자의 이미지

Quote:

The use of real numbers to represent the values of physical quantities is really a convention. Two related physical variables could be represented by a complex number; one physical variable could be described by a set of nested intervals, representing its uncertainty as well as its value. Just because dynamical variables are “real”, in the metaphysical sense of “not unreal”, it does not follow that they must correspond to “real numbers” in the mathematical sense.

Quantum mechanics - A modern development (Leslie E. Ballentine) 에서 인용한 문장입니다. 양자역학 책이기는 하지만 인용한 부분은 양자역학과는 관계 없이 물리학 일반에 적용되는 이야기입니다.

Quote:

사실 실제 물리 세계에서 복소수에 대응되는 양은 하나도 없습니다. 양자역학에 들어가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측정할 수 있는 양 중에는
복소수에 대응되는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물리 세계에는 실수만 있습니다.

라고 하셨는데, 좀 잘못된 말씀인듯 합니다. 물리학에서 물리량은 실수를 사용해 표현하는 것은 Ballentine 의 말처럼 단지 convention 입니다. 고전 역학에서 다루는 양들은 실수로 표현하면 충분하고, 역사적으로 물리학이 개발되는 과정에서 물리량들을 실수를 사용해 표현해왔기 때문에 실수를 사용할 뿐입니다. 양자 역학에서는 real vector space 로는 다루는 양들을 손쉽게 표현하기 어렵지만 complex vector space 를 사용하면 손쉽게 표현할 수 있어서 complex number 를 사용할 뿐이지요.
물리 법칙의 수학적인 표현이 좀 달라지기는 하겠지만, 고전 역학의 물리량 역시 모두 complex number 를 사용해 표현할 수 있습니다. 복소수로 표현된 물리량과 실세계와의 대응관계는 실수로 표현된 물리량과 실세계와의 대응관계만큼 직관적이지 않겠지만, 물리량과 수체계의 대응 관계는 단지 convention 일 뿐입니다. 정하기 나름인게지요.

"사실 실제 물리 세계에서 복소수에 대응되는 양은 하나도 없습니다.", "측정할 수 있는 양 중에는 복소수에 대응되는 것이 하나도 없다" 등은 옳지 않은 말씀인 것 같습니다.

지리즈의 이미지

물리학에 수학을 도입한 것 자체가 'convention'=트릭이라고 해야할 수도 있겠죠.

There is no spoon. Neo from the Matrix 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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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ㅡ;;의 이미지

수학을 도입한것 자체는 트릭은 아닌것같군요..
본질을 임의로 가정한것이 트릭이죠.. 가장비슷한 어떤것으로 단순화해서 가정한것.
그것으로부터 모든것을 수학으로 풀어낸다고 봐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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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Library Development Proj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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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EUS-U의 이미지

물리학 자체가 현상을 기술하는데 초점이 맞춰진 학문이 아닌가요?

아니면 식 자체는 트릭이고
그 안에 뭔가 의미가 있는건가요?;;;

alee의 이미지

대부분 옳은 말씀이구요, 99% 동의합니다.
저도 인용하신 글 바로 밑에 사실 그건 착각이라고 적었잖아요.

지리즈의 이미지

본문에 달려고 했던 글이,
alee님 글에 달려 있네요... ^^;;;

이거 실수 했습니다.

There is no spoon. Neo from the Matrix 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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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사용자의 이미지

전기전자과에서 복소수를 실제로 잘 써먹는 걸로 알고 있는데
거기서는 어떻게 써먹고 있나요?

snowall의 이미지

전류, 전압를 복소수로 두고 계산한다거나, 푸리에 변환이 유용하게 사용되거나 하죠.
전자기파 계산할때는 필수적으로 등장합니다. 굴절률에 복소수를 도입하면 물리적인 현상을 쉽게 계산할 수 있게 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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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사용자의 이미지

수 라는 것은 대칭적으로 무한대로 존재한다고 머리속으로 상상해 보면

양의 수 만큼 대칭되는 음의 수가 존재하듯이
실수(real)의 수 만큼 대칭되는 허의 수(imaginary)가 존재합니다.

모든 일반물리적인(real) 양은 이 실수 안에서 표현 가능하고...
모든 상상적인(imaginary)양은 허수로 표현 가능합니다.
수라는 것은 물리적인양과 상상적인 양으로 구성되고요.

복소수 = 실수부 + 허수부
수 = 실수와 허수의 집합

즉 수 = 복소수죠.

아무리 복잡한 방정식의 해라도 바로 이 손바닥(복소수) 안일 수 밖에 없는 겁니다.

익명 사용자의 이미지

실수는 양의실수 와 음의실수로 대칭된다. (실수 = 양의실수 + 음의실수) (하나의 선에 모두 표현가능)
허수는 양의허수 와 양의음수로 대칭된다. (허수 = 양의허수 + 음의허수) (하나의 선에 모두 표현가능)

수는 실수와 허수로 대칭된다. (수 = 실수 + 허수) (하나의 면에 모두 표현가능)

실제의 세계에서 일어날 수 있는 수의 표현은 실수로.
상상의 세계에서 일어날 수 있는 수의 표현은 허수로.
가끔 계산할 때 상상의 세계를 넘나드는 것이 편할 때가 있음.

ps.모든 방정식의 해가 복소수에 존재하는 것으로 봐선... 복소수로 모든 수를 표현할 수 있는 것 같은데... 과연....??

익명 사용자의 이미지

나의 생각

실수는 양수와 음수로 대칭된다. (실수 = 양수 + 음수)
수는 실수와 허수로 대칭된다. (수 = 실수 + 허수)

실제의 세계에서 일어날 수 있는 수의 표현은 실수로.
상상의 세계에서 일어날 수 있는 수의 표현은 허수로.

가끔 계산할 때 상상의 세계를 이용하는 것이 편할 때가 있음.

익명 사용자의 이미지

없네요;;;; (T.T)

daybreak의 이미지

실수 하셨군요.

DwYoon의 이미지

원 질문자분은 현대대수(abstract algebra)를 배우고 계시나요? 현대대수를 좀 공부해 보시면, 질문에 대한 힌트를 얻으실 것도 같은데요.

moc.soolge.nooynowead

moc.soolge.nooynowead

cleol의 이미지

전 졸업한지 한참됐고 전공도 물리,수학과는 그다지 관계 없습니다. 요새 취미로 (고전)역학을 공부하는 중에 궁금한게 생긴거구요^^
현대대수는 어떤 것을 공부하는 거지요? 간단히 소개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어쩌면 취미에 하나 더해볼수도 ...

snowall의 이미지

현대 대수는 군(Group), 환(Ring), 체(Field)등에 대해 배우는 분야입니다.
군은 덧셈이나 곱셈 등이 잘 정의된 애들이고, 환은 덧셈과 곱셈이 잘 정의된 애들이고, 체는 나눗셈도 잘 되는 애들이 모여있는 거라고 보시면 대충(진짜 대충) 맞습니다.

n차 방정식이 딱 n개 있음을 증명한다거나, 5차 이상의 방정식이 일반적인 근의 공식이 없음을 증명한다거나 합니다. 숫자로 빠지면 정수론이 되기도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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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dhoney의 이미지

물리고 수학이고 다 집어치우고 간단하게 생각하자면!!

대체 이 허수가 왜 생겼느냐!!

인간이라는 미물들이 개발한 숫자라는게 그냥 뭔가 제곱했을때도 음의 수가 나오는 숫자가 있었으면 좋겠는데 일단 같은 부호의 숫자를 곱할 경우 무조건 양의 부호가 되어버리니..

이를 답답하게 여기신 티거 신께서

"한낱 인간 같은 미물이 숫자를 만들어내니 그들이 만들어낸 실수는 역시 미물이 만들어서 그런지 허접하구나..내가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짝을 만들어주겠노라"

하시어 실수의 뱃때기를 꼬리로 통통통 튕겨서 실수의 갈비뼈 하나를 뿐질러 뽑아내어 허수를 만든게 아닙니까?

=3=33

그런데 대체 뭐에 쓴다고 제곱했을때도 음의 숫자가 나오는 독특한 숫자가 필요했을까요?

결국 복소수 논란의 핵심은 "대체 인간 미물 나부랭이가 뭐에 쓸게 있다고 제곱했는데 음의 수가 나오는 수치가 필요하단 말인가" 가 핵심 아닐까요?

뭐 어쨌거나 3차 방정식, 4차 방정식 이딴것 좀 풀어보겠다고 만들었다는 건데..-_-a 이렇게 정리하고 나면 결국 물리적으로 뭐가 어쨌건 저쨌건 상관없이

"해당 수식을 풀려면 n차 방정식을 사용해야 하므로 이 방정식을 풀기 위해서 허수가 필요했다" 라고 이야기하고 도망치면 되는거죠..

물리학에 허수가 필요한가 아닌가는 별개의 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물리학과 수학의 관계를 간단히 이야기하자면 물리는 실증이요, 수학은 이를 수식으로 표현한것이니 대체 왜 그런 행위를 하였는가 하면 "그래야 좀 있어보이니까 그랬다" 하고 "그래야 대학교수를 해먹지" 라 하고, "우리는 만인이 다 알아먹을 수 있는 쉬운것만 우리 학문에 있으면 우리 밥줄이 위험했으므로 일반적으로는 말도 안되어보이는 것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노라" 라고 하는 고대 사람들(고려대 말고..)과 맞딱뜨리며 고민을 하는거죠.

"왜 이런걸 만들어서 중간고사 기말고사때마다 머리가 뽀개져야 하는거냐.."

라며..

왜? 가르쳐먹을것이 있고 시험 문제를 낼 것이 있어야 대학 교수하면서 먹고 살죠....=_=

그러니까 이 세상의 모든 대학교수는 티거신으로부터 유래되었다 라는 디즈니 설화가 내려오고 ㅇㅈㄹ...-_-

하여간 결론적으로 이야기하자면 물리에 허수가 필요한지 아닌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이거죠 -_- 단지 수학으로 풀려다 보니까 다차 방정식을 사용하게 되고, 그 해법으로 허수가 포함될 뿐이지 물리학에 진짜 허수가 소용이 있느냐 없느냐는? 실증 학문의 취지에서 보자면 허수이고 실수이고는 별 의미가 없는거죠. -_- 그냥 이론적으로 "이것이 이러하므로 이렇게 된다" 만 알면 되는거죠. 그걸 수로 표현하려니까 그 표현의 방법을 풀어내려다보니까 허수의 개념이 들어간건데..뭐 그냥 그렇더라 하면서 넘어가면 서로서로 골치도 안아프고 뭐 그런것이지요.
 
 
대낮부터 낮술을 한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스토리가 꼬이는 걸까요? 역시 슬럼프인걸까요..
 
====================여기부터 식인어흥====================
어흥 몰라 어흥? 호랑이 어흥!! 떡 하나 주면 어흥!! 떡 두개 주면 어흥어흥!!

익명 사용자의 이미지

이글을 쓰며 낄낄댔을 님을 생각하니...T_T

ensky0의 이미지

저도 수학하고는 영 거리가 멀어서 말씀하신 내용을 잘은 모르겠지만,

하지만 복소수가 그 '트릭'을 위해서 처음부터 만들어진건 아닌거 같은데요?

제곱근이라는걸 알게 되고 근데 과연 음수의 제곱은 어떨까 생각하다가

허수라는 개념이 생기고 복소수가 생긴게 아닐까요?

그래서 그 허수라는 놈의 정의에 입각해 성질을 막 파다 보니까 이런저런게 있었고,

그런 성질을 이용해서 좀 더 쉽게 계산을 할 수 있는 분야도 찾은게 아닐까 하는... ^^;;

그래픽스 시간에 Quaternion 이란것도 본거 같은데

그건 3차원 좌표에서 transformation 같은 계산을 편하게 하기 위해 만들었다고 들었어요

어느 할일없는 귀족이... -_-;;

그리고 변환하면 중간 과정도 알 수 있구요.

제가 손으로 좀 해봤을때는 왜 Quaternion이 더 간단한지 모르겠더라는... -_-;;

warpdory의 이미지

학교다닐 땐 꽤나 심각하게 생각했던 문제들인데, 막상 회사 와서는 신경도 안 쓰고 살고 있습니다.

저런 거 고민할 시간에 플라즈마 위치 튜닝하고, 보고서 내용 채우고, dpr, wpr, mpr 내용 뭘로 채울까... 어제 시뮬레이션 돌리던 건 왜 뻑나서 결과값이 -1 이지.. 이런 거 고민하고 있습니다.

저런 거 고민할 수 있었을 때가 좋았을 때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리학과 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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귓가에 햇살을 받으며 석양까지 행복한 여행을...
웃으며 떠나갔던 것처럼 미소를 띠고 돌아와 마침내 평안하기를...
- 엘프의 인사, 드래곤 라자, 이영도

즐겁게 놀아보자.
http://akpil.egloo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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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사용자의 이미지

이런 글에서조차 학벌자랑 한번 직장자랑 한번 반드시 찍고 넘어가시는 님에게 원츄 한번-_-b!

warpdory의 이미지

직장생활에 찌들어서 카드값 메꾸기에도 바빠 죽겠구만...

참나... 물리학과 나온 게 무슨 학벌 어쩌구라는 건지 모르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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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owall의 이미지

저도 학벌 좋아요 ㅋㅋ "물리학과" 다닙니다.
자랑이 되어버렸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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