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내기 개발자가 선배님들께 조언을 구합니다.

noname81의 이미지

안녕하세요?
취업한지 한달남짓 되어가는 새내기 입니다.
빌링 시스템 관련업체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다름이 아니오라 현재 회사를 더 다녀야 할지 말아야 할지 갈피를 못잡고 있어서
이렇게 조언을 구합니다.

면접당시 *nix C개발자로 알고 입사를 하였는데
현재는 기술지원팀에서 전화응대를 하고 있습니다.
회사업무 파악을 위해 2달정도 전화를 받으면서
소켓 프로그래밍 관련책(스티븐스)을 공부하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현재 클라이언트 기술지원 업무를 하면서
책을 본다는 것은 요원한 일이 되어버렸고,
신입인 제가 전화를 통해서 기술지원을 한다는 것 자체가
많은 스트레스를 줍니다.

또한 회사의 특성상 전화업무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1년차 선배 같은 경우는 MFC개발을 하는데
전화업무로 인해서 자신의 주업무인 개발을 제시간(근무시간)에 끝내지 못하고
야근을 밥먹듯이 하기도 합니다.
업무분리가 명확하게 안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신입사원이라면 어느정도의 고생을 감수해야 하겠지만
문제는 과연 회사에서 저를 C개발자로 쓸지가 의문입니다.

그래서 저를 뽑으신 분과 상담을 하였는데
그분께서 처음에 C개발자로 뽑은 것은 맞지만,
일단 업무파악을 위해 기술지원을 하다가
MFC로 클라이언트쪽 개발을 하고
그사이 제가 잘 모르는 웹과 DB쪽을 더 공부해서
*nix C개발에 투여하겠다라고 했습니다.

결국 일단 일을 맡겨보고 퍼포먼스가 좋은쪽으로 투입하겠다라는 것인데
제 입장에서 시간낭비를 하는 것은 아닌지요?

신입사원에게 덜컥 소스를 주면서 개발에 참여시키기는 어렵겠지만
너무 돌아서 간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MFC를 한다는 것도 맘에 들지 않습니다.

부모님과 형제 친구들에게 상의를 해보아도
"처음엔 다 그런거지..."라고만 말할뿐
명쾌한 답변을 들을 수가 없어서
이렇게 조언을 구합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Darkcircle의 이미지

회사 구조 자체가 문제가 없다고는 말할 수 없습니다.
전화 상담원이 충분히 있지도 않고... 전화상담원 쯤이 되려면
대충 눈감고도 어디쯤 문제가 있겠다. 이런게 파악이 되어야 할텐데
신입에게 그런 일을 시킨다는 자체가 이해가 안가는군요...

그리고 뽑은 사람 얘기도 상당히 모순되는게 많아요...

C쪽을 하신다고 했으면서 MFC를 한다는건 사실 말도 안됩니다.
C++을 하시는 분들이 MFC를 퍼즐 장난감 다루듯이 하는건 있어도
C밖에 모르는데 MFC를 해라?? 저같으면 차라리 Windows SDK 쪽 합니다.
아니 박차고 나가버립니다. WinSDK를 하느니 MFC가 속도가 월등히 빠릅니다.

웹과 DB쪽을 공부하는거랑 unix C 공부하는거랑 당췌 뭔 상관이 있다는건지... ㅡㅡ;;
물론 상관이 있을수도 있습니다. 서버 퍼포먼스 개선하는 쪽이라면 C코드를 수정해야 하니까요 :)

차라리 그런 회사 때려치고 딴 회사를 가든지...
기술쪽이 딸려서 더 공부하실거면 대학원 가시는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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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네 군대에서 멀쩡한 몸으로 18시간 자봤어?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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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인이 되자 (/ㅂ/)

ydongyol의 이미지

규모가 작은 회사에 들어가신거 같은데
그런 회사에선는 만능이 돼야 합니다.
C하면서 소켓은 당연히 알아야되고 C알면 C++도 하는거고 MFC도 하는거고
홈페이지는 상식이고 DB는 기본이고..
그런데 전화응대라... 전화응대때문에 본일을 못해서 야근이라.. 이건좀 힘들겟네요..
일단 주어진 2달동안만 하시다가 아니다 싶으시면 다른데 알아보시는게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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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ux강국 KOREA
http://ydongyol.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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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사용자의 이미지

버티다... 2년 버티면 오래하시는걸 껍니다. 2/4분기쯤하여 인력수요가 올라갈때 다른데로 옮기세요.

다른사람일이라서 하는말은 아니구요. 친한 선배도, 저도 경험이 있는지라 -_-;;

익명사용자의 이미지

회사라는 곳에서 쉬운 일을 시키면 "내 능력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고, 어려운 일을 시키면 당연히 능력이 딸리니 야근을 밥먹듯이 하게 되면서 "회사가 너무 과도한 업무를 시킨다" 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일단은 사회에 진출하신 이상, 님의 행동 하나하나는 전부 기록으로 남습니다. 불만이 있더라도 최소 1년 이상은 개기면서 최선을 다 하신 다음에, 그때까지 전화응대 업무가 주무가 된다면 그때 가서 매니저와 상담 후에 일자리를 옮기는 것이 낫습니다.

생각보다 IT쪽이 바닥이 좁습니다. 요즘엔 경력사원 뽑을때 무조건 크로스체크(뒷조사)는 기본이기 때문에 어디에 몸을 담건 반드시 뒷모습은 깔끔하게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성공하는 사람은 뒷모습이 아름답다"라는 말이 있는데, 정말 살면서 뼈저리게 느끼는 바입니다. 옮기더라도 뒷정리를 잘하고, 회사에서 아무말 안나오도록 하는 사람들은 거의 성공하더군요.

81년생이시면 아직 시간은 남고 남습니다. 너무 급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terzeron의 이미지

이 분 말씀을 잘 새겨들으세요.

요즘은 전직하게 되면 크로스체크합니다. 제가 얼마 전에 전직할 때도 그러했을 것으로 추정하고(심증만 있음), 그 전 직장에서 현 직장으로 저보다 늦게 옮긴 분에 대한 평판을 저한테 물어보더군요.

전 직장의 상사, 동료직원이 가장 중요한 레퍼런스가 되고, 인맥이 안 닿는 경우에는 학교 동기, 선후배들한테도 물어봅니다.

매니저나 팀장과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전화상담업무를 빼달라고 요청하든가 아니면 너무 힘들고 업무에 적응할 수 없다고 이야기해서 퇴직의사를 은근히 밝히는 게 좋습니다.

shji의 이미지

두달 정도로 결정을 내리는 것은 조금 성급한 것 같습니다.
앞에분이 말씀하신 대로 짧은 기간 내에 이직하는 것은 국내 정서상
경력에 마이너스가 됩니다. 저는 주로 채용하는 입장인지라
이력서에 두세달 일하다 그만두었고 사유가 업무가 안맞아서라면
일단 점수를 깎고 볼 수 밖에 없습니다. 채용하였다가 맘에 안든다고
바로 그만두겠다고 할 가능성이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회사 입장에서는 안뽑느니만 못하기도 하구요.

안정된 일정 규모 이상의 개발 회사에 장기 근무하는 것이 아닌 이상
중소규모 개발 회사 대부분에서 한가지만을 고집하는 것은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C 개발자이면 C++/MFC와 같이 업무를 확장하는 것은
자연스럽다고까지 할 수 있습니다.

회사에서 자신을 개발자로 쓸지가 걱정스럽다면 한명의 개발자의 역할을
충분히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제일 확실한 방법입니다. 소켓 프로그래밍
공부를 하신다면 자신이 작성한 코드를 보여주고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주위의 경험있는 분께 물어서 실력도 쌓고 자신의 노력과 성과를 과시하는
커뮤니케이션/홍보에 신경쓰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신입이고 주어진 업무가 과중하여 쉽지 않다는 것은 이해합니다.
정말로 잡일만 부려먹겠다고 뽑지 않은 이상은 개발자로서의 노력과
성과가 보이면 결국 개발에 투입하게 됩니다. 비싼 개발자에게 값싼
일을 시키는 것은 회사입장에서도 손해가 되니까요. 어려움이 있으시다면
그 어려움을 주위 분들에게 수시로 부드럽게 어필하고 이해시키면 차차
개선될 것입니다. 특별히 미움을 사지 않는 이상에는요.. 사람 사는 것이
다 그렇죠..

기술 지원 업무도 바꾸어 생각해 보면 좋은 기회일 수 있습니다. 지금이야
하나라도 개발을 배우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지만 결국에 가서는 기술이
문제가 아니라 자신이 개발하고자 하는 것 자체에 대한 이해가 더 중요합니다.
문제를 정확히 이해하고 있으면 어떻게든 개발을 할 수 있습니다만, 그렇지
않으면 아무리 기술이 좋아도 원하는 '상품'이 나오지 않습니다.
기술 지원 업무를 통해 제품 자체 뿐 아니라 사용하는 사람의 생각/문제점,
회사 업무 전반/시스템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지 않을까요?

부정적으로 생각하면 한없이 부정적이 됩니다. 제가 드리고 싶은 말은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 마시고 느긋하게.. 그리고 이왕에 하는 일이면
긍정적이고 적극적으로 하는 것이 좋겠다는 것입니다.
물론 따지고 보면 저 역시 "처음엔 다 그렇지"하고 말하는 것과 마찬가지
일수도 있겠지만은요..^^;;

다른 일도 다르지 않겠지만 이바닥이 원래 그런걸 어쩌겠습니까? 그래도 꾸준히
견디면서 자기를 향상시키고 남에게 도움이 되어주는 사람이 성공하더군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noname81의 이미지

1달 남짓 새내기가 퇴직을 한다하니 놀라시더군요.

그래도 선배님들의 조언에 따라

끝까지 신사적으로 남은 시간동안

친절히 전화를 받으며 퇴직하였습니다.

첫 사회경험인데 너무 실망하지 말고 앞으로 성공하길 바란다는 말씀을 들으면서

느낀점이 많다고 대답하였습니다.

실제로 C와 운영체제 정도만 알고 있던 저에게는 상당한 자극이 되었습니다.

앞으로 스티븐스씨 책을 읽어가면서 공부도 할 것이고 일단 이맥스를 온전히 내것으로 만들어야겠습니다.

웹과 DB쪽에 관심이 전혀 없었으나 조그만 홈페이지도 하나 만들 생각입니다.

C프로그래머가 되고 싶은데 더 공부해야 할 것이나 조언해 주고 싶은신 것 있으시면 감사한 마음으로 받겠습니다.

끝으로 이런 고민을 온라인에서 해결할 수 있다는게 매우 기쁘고 또한 감사합니다.

리눅스 때문에 시작한 KLDP인데 그것 말고도 참 배울 것이 많습니다.

감사합니다.

PS. terzeron님!
2000년도부터 영어 팝송 가사를 찾으러 님 홈페이지에 많이 들렀는데 여기서 뵙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세삼 반갑게 느껴집니다.
조언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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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lf-Pity

I never saw a wild thing
sorry for itself.
A small bird will drop frozen dead from a bough
without ever having felt sorry for itself.

- David Herbert Lawrence (1885-1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