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념... 일 잘하고 욕먹는 이런 경우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

Darkcircle의 이미지

임베디드 프로젝트 때문에 교수님과 부대끼면서 며칠동안 밤을 새고 몸을 썪히는 "학생으로 가장한 백수" 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디자인 문제 때문에 .... 모 디자인 업체에 얼마전 새로 생긴 벤처회사 로고와 어플리케이션 스킨 용역을 맏겼습니다.
물론 말로 차근차근 설명하고 정리해서 글로도 보냈고요. 받아적으라고까지 했습니다. 근데 그거 디자인하는데 끽해봐야 일주일이면
금방 할 수 있을 정도의 분량입니다. 그래서 그때 서비스를 주문할 당시 "당장 급하니 일주일 내로 부탁드립니다.
프로그램에 사용되는거라 요소요소 하나하나 이미지가 다 필요합니다. 비용은 원하시는대로 충분히 드리겠습니다..." 하면서 ..
물론 요소요소 하나하나에 대해서도 일목요연하게 다 설명했습니다.
그쪽으로부터 "금방 할 수 있다" 고 답변을 받았습니다...

2주일이 지났습니다... 전 2주일동안 그 놈의 결과물 왜 안도착 하냐고 맨날 따지고 맨날 욕먹었습니다. -_-;
결과물이 메일로 도착했습니다. 결과물을 사용하기에 앞서 심사할 줄 아는 사람이 저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결국 제가 뜯어봤는데 정말 한숨 나오더라고요... 소스 제대로 만들어오지도 않고
오브젝트들을 몽땅 한 덩어리로 뭉뚱그려버렸습니다. 프로그램 주석 다는거 같이 레이어 같은거도 주석을 달아야 하는데
아무것도 안달려있드랩니다... 제가 다시 손으로 새로 쪼개고 쪼개고 또 쪼개고... 쪼개는 작업만 세시간 했습니다.
-_- 미칩니다... 마우스 패댕이 칠뻔 했습니다. 디자인 제대로 배웠다는 사람들이 무슨... 완전히 사람 놀려먹는거도 아니고
인터넷 홈페이지가 아니라 지금 만드는건 휴대폰 UI 같은 어플리케이션인데 그림은 없고 글만 잔뜩 있더랩니다... -_-;;
끽해봐야 이틀이면 끝날 수도 있는걸 미루고미루고 해서 2주일씩이나 달라붙고... 이건 뭐...
제가 맘잡고 한 밤새서 4일 붙들면 금방 할 수 있는 디자인이었습니다. 물론 이런 생각을 한다는 자체도...
아니 전 이거 이상의 것을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걸 보자마자 췌... 하는 한마디가 나왔구요.
결국 제가 교수님께 이런 참극(?)을 보고했습니다...

"교수님 이거 디자인이 이런식으로 되어 있는데, 이 정도면 일반 사용자가 잘 봐줍니까?"

... 교수님 한숨쉬면서 왈 ... "이런 회사하고는 아얘 상종 말고 때려치라고~~~ 어떻게 보통회사들도 이런거 3일이면 끝나는걸
2주일씩이나 붙들어매면서 그 업체란데는 왜 지 받아먹을 비용은 다 챙겨가고 그러나...??" ...

전 저대로 "포토샵도 어느정도 할 줄 안다고 했으면서 왜 이걸 안했나?" 는 식으로 욕 엄청 먹었습니다...
그거 아시쟎습니까? 교수님들 화 내실때... "자네~ .. 이건 뭔가? 왜 이게 빠졌는가?"
하면서 표정 하나 안바뀌고 아주 점잖게 말씀하시는거...
그게 정말이지 이젠 사람 열받아서 눈 커지고 목소리 커지고 얼굴 벌개지는거 보는거보다 무섭습니다. -_-;

물론 프로젝트가 책임자로서 진행하는거도 아니고 기업체로부터 받은 위탁과제이고 기업체로부터 비용을 지원받아서...
이건 기업체에서 비용을 잡은거라 써야 하기 때문에... 디자인업체 몇곳 알아보고 포트폴리오 보고 선정해가지고 한건데.
왜 이런 허접한 디자인 업체 때문에 문제잡히고 욕먹고 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ㅠㅠ
일 잘하고 욕먹는거 제일 싫은데 요즘 인생 자체가 맨날 일 잘하고 욕먹는 타입이군요...
물론 저랑 같이 일하는 나이 젤 많은 형은 이제 이번과제를 위탁한 기업체에 몸을 담으면서 이번에 계약같은거 다 하고 그랬는데
"자네는 이제 프로젝트 총책임자인데 이런식으로 나가면 데체 어쩌겠다는건가?"는식으로.. 완전 굴욕 수준의
욕을 왕창 들어먹더군요... 보기에 안쓰러웠습니다. 평소때도 참 고생 엄청 하는데 고놈의 업체 때문에...

보통... 기업체에 클라이언트가 요구하는게 정말 어이가 없어서 기업체 사람이 골머리를 앓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건 완전히 서버가 맛탱이가 가버린건지.. 개념상실인지.. 도무지 분간이 안갑니다...

이런 경험 겪어보신 분 있으면 조언좀 구합니다. 더이상 일 잘하고 욕먹기 싫습니다.
이런식으로 나가다가는 정말 언젠가는 제 양손에 사시미 들까봐 두렵습니다...

jachin의 이미지

본래 업체의 성격이 그래요.

자기네들도 감당 안되는거 일단 정해지기만 하면 빼도 박지 못하거든요.

그러니까 하기 전에는 무엇이든지 다 될 기세인데, 한 번 정해지면,

일 정말 드럽게 해요. -_- 일 안 하는 건 아닌데, 정말 드럽게 해요.

차라리 안 하니만 못하게 하니까요...

그 업체에선 다른 일 맡아서 하고 있을걸요?

한마디로 '네가 백수이니 니가 좀 수고해줘야겠다.' 에요.

드러워서 제가 '그냥 백수할께' 하고 뛰쳐나왔잖아요. -_-;
====
( - -)a 이제는 학생으로 가장한 백수가 아닌 진짜 백수가 되어야겠다.

uleech의 이미지

업체 선정을 어느분께서 하셨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뭐니뭐니해도 업체 선정을 잘해야합니다.

보통 기업체에서는 업체 선정을 개발 기획(?)이라는 이름아래 개발과 전혀 상관 없으신 전공을 하신 분들이
합니다. 그래서 자주 업체들의 화려한 PPT 보고에 매료되어 어이없는 계약이 종종 발생합니다.
(대학생 리포트 수준의 프로그램에, 몇억씩 헌납하기도 합니다.)

제 경험을 통해 말씀드리자면
업체 선정이 중요하고, 주기적으로 쪼아야 합니다.
쫀다는 의미가 욕질하고 이러는게 아니라 일의 진행 상황이라던지, 리미트를 확실하게 해두고,
일정을 지키지 못하면 합당한 이유를 얘기하라고 해야 합니다.
보통은 회사에서도 업체 관련해서 보고를 해야할일이 있거든요, 업체가 일을 안한다, 능력이 안된다 이런식의
얘기는 윗사람들에게 안통합니다. 보고를 받는 사람이 납득할만한 이유가 있어야겠지요.
그리고 업체분들에게 최대한 예의는 차려야겠지만, 너무 예의를 차려서도 안됩니다.
이게 무슨 의미냐면, 예의를 차린다고 지시하는 입장에서 최대한 공손하게, 아 저사람이 이러면 기분 나빠하지
않을까, 아 저사람이 이러면 강박감을 느끼지 않을까 이런거까지 고려할 필요가 없다는 겁니다.
사람들이 그러면 안되는데, 본인들에게 최대한 편의를 봐주는 상위업체에는 대응이 늦고, 욕하고 지랄하는 상위업체는
즉각 대응이 가는 경우가 많더군요. 본인 속만 썪어 나는 경우도 자주 생길 수 있습니다.
(다 경험담입니다, 그렇다고 욕하라는 얘기는 아닙니다 -_-)

쓰고보니 많은 도움이 되려나요?

bus710의 이미지

사실 영업하는 사람들은 무조건 일 물고 들어 옵니다.
실 제작 부서에 있는 사람들의 스케쥴은 보지도 않고-_-
그래서 영업에게 주도권 넘기면 안된다는 말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life is only one time

익명사용자의 이미지

대학, 연구소, 공무원그룹 = 봉
기업에있어서 이 공식은 아직 깨지지 않았습니다.

klenui의 이미지

학부 졸업 후 바로 직장생활중인지라 낯선 이야기네요... 하지만 왠지 공감가는게 지금 직장 오기 전까지 일하고 돈 뜯긴 적도 많고, 아뭏튼 희안한 사람들 많아 봤습니다..
남의 시간과 돈을 우습게 아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 것 같네요..
한국 엔지니어는 기본적으로 상법과 근로자 보호법 정도는(요즘은 거기다 임차권보호법과 부동산 거래법도..) 마스터 해야 그런대로 살수 있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