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부와 마이크로소프트

litnsio2의 이미지

오늘 오랜만에 오픈웹 메일링에 메일이 와 있더군요. 내용을 읽다가 실소를 금치 못할 부분이 있어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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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7월7일 10:00시 정통부 소프트웨어 진흥 단장님과의 면담 약속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김병수 소프트웨어진흥 팀장께서는 "사전 미팅"을 요구하였습니다. 최
근에 이 부서로 발령받은 박성우 사무관도 이 "사전 미팅"에 배석하였습니다.
다음은 그자리에서 오간 내용입니다:

박성우: 이 부서는 모두 오기 싫어하는 곳이다. 나도 이런 일이 있는 줄 알았
다면 오지 않았을 것이다.
김기창: 2007년까지 데스크톱 컴퓨터 20%를 공개소프트웨어 기반으로 전환하
겠다는 내용으로 정통부가 2003년 9월에 발표한 정책은 포기한 것인가?
박성우: 그렇지 않다. 그러나 그 수치는 "예측"에 불과한 것이므로 반드시 달
성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김병수: 예산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기창: 공개 소프트웨어 진흥과 정보 접근성 증진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귀
부서가 매년 집행하는 예산이 3,600억이 넘는데...
김병수: 아 그거야 건물 유지비 등을 모두 포함하는 것이고, 실제로 사용하는
액수는 매년 약 200억에 불과하다. 소프트웨어는 여러분야가 있고, 우리는 잘
하고 있다. 웹페이지만을 가지고 그러지 말라.
김기창: 통신 방송 융합이 되면, 웹페이지가 각종 기기에 사용되는 임베디드
소프트웨어의 운명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되지 않나?
김병수: 30년 뒤의 일에 대하여 그런식으로 예측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김기창: 당장 임박한 일에 대하여 어떻게 그런 무책임한 말을 하는가?
김병수[김기창 에게]: 나이도 젊어 보이는 사람이 어째...
김기창: 나이가 웹표준화와 무슨 관련이 있나?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MS에 대
한 편파적인 지원을 중단하라는 것이다.
김병수 박성우 함께: 우리는 결코 MS를 편파적으로 지원한 바 없다.
김기창: 전체 시스템을 MS 전용으로 해 둠으로써, 소비자가 리눅스 등의 소프
트웨어를 자유로이 선택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MS에 대한 편파적 지원 아닌가?
박성우: 왜 리눅스를 선택 못한다고 하는가? 우리 부서에도 리눅스가 있다. 1
대라도 있는 것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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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여기서 대화를 중단하고 자리를 떴습니다. 시간은 이미 11:30가까이 되
었고, 저는 그 다음 약속에 이미 늦었기 때문입니다. SW진흥단장이란 분이 어
떤 분인지 저는 모릅니다만, 김병수 팀장과 박성우 사무관 등의 보고를 받는
입장이라면 더 이상 쓸데 없이 시간 낭비할 이유가 없어 보입니다.

둘째,
MS 제품을 사용하는 댓가로 우리 국민이 매년 1조7천억원을 MS사에 지불하고
있다는 제 주장에 대하여, 자신이 한국마이크로소프트사의 직원이라고 밝히
고, 오픈웹에 공개 질의를 하였던 분이 과연 한국MS의 직원이 맞는지에 대하
여 한국MS는 아직 아무런 대답이 없습니다. "다소 시일이 소요될 수 있다"는
메일을 보내온지 일주일이 가까와 옵니다.

셋째,
이른바 "할로윈 문서"에 대하여 잠시 말씀드리겠습니다.
http://en.wikipedia.org/wiki/Halloween_documents 이미 8년 전의 일입니
다. MS사의 고위 간부가 리눅스의 성장에 대하여 사태를 분석하고, MS의 대응
전략을 연구한 보고서를 회사 내부용으로 작성하였는데, 이 문건이 1998.10.
경 외부로 유출되어 널리 알려지게 된 것입니다. 그 중 핵심적인 내용만을 요
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이하는 MS사가 스스로 내린 평가인 셈입니다):

- 공개소프트웨어(Open Source Software, OSS)가 상용SW와 같거나 더 나은 수
준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확실히 있다.
- 오작동이 허용될 수 없는 사업용 환경(mission critical, commercial
environments)에서 리눅스는 실제로 써 본 많은 이들의 호평을 받으며 사용되
고 있다. 유닉스보다 성능이 더 나을 뿐 아니라, 장차 유닉스가 차지해 온 시
장을 장악하게 될 것으로 예측된다.
- 공개소프트웨어는 각종 서비스와 프로토콜이 자유롭게 이용될 수 있는 상황
이 보장된다면 다른 경쟁자를 이길 것이다.
- 공개소프트웨어는 프로토콜들이 비교적 단순하고 다용도로 사용될 수 있는
서버시장에서 분명한 입지를 확보하였다. 우리[MS사]는 기존의 프로토콜을 확
장하고, 범용성이 없는 새로운 프로토콜을 개발함으로써 공개소프트웨어의 시
장진입을 저지할 수 있다.
- 인터넷을 통하여 수천명의 개인들의 지능을 규합하는 공개소프트웨어의 특
징은 놀랄만하다.
- 저자 스스로 윈도NT에서 IE4를 가동했을 때와 리눅스 상에서 Netscape
Navigator를 가동했을 때를 비교해 본 결과, 단순한 HTML문서와 그래픽을 처
리하는 경우에 리눅스가 약 30-40% 빠른 것으로 드러났다.
- 윈도와 비교해 보았을때 리눅스의 장점은 각 이용자가 원하는대로 설정을
조정할 수 있고, 구하기 쉽고, 안정적이고, 프로그램 크기 조절이 자유롭고,
성능이 뛰어나고, 호환성이 있다는 점이다(Customization ...
Availability/Reliability ... Scaleability/Performance ...
Interoperabilit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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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MS사가 선택한 전략은 자신이 이미 확보한 시장점유율을 지렛대 삼아 "
프로토콜을 독점" (de-commoditize protocols)함으로써, 아직 시장점유율은
낮으나 기술적으로 우월한 경쟁자를 원천 봉쇄하는 것입니다. 그 대표적인 수
법이 바로 ActiveX 입니다. Sun Microsystems 사가 개발한 범용성이 있는
java 기술(프로그램을 한번 만들면 어디든지 실행할 수 있는; "write once,
run anywhere")에 대하여 정당하게 경쟁하는 대신, 범용성이 없는 ActiveX 기
술을 황급히 개조하여 java와 비슷한 기능을 수행하게 한 다음, 시장점유율을
이용하여 ActiveX를 많은 이들의 컴퓨터에 깔아버림으로써 java를 밀어낸 것
입니다.

전 국민 컴퓨터에 ActiveX controls 깔기(그것도 여러개씩)를 하지 못해 안달
하는 대한민국 정통부는 전세계 기술인력의 조롱거리로 남을 것입니다.

넷째,
마지막으로 알려드릴 사항은, 소송이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는 점입니다. 그
다지 기분 좋은 일은 아니지만, 어쨋던 우리는 이러한 최악의 사태를 대비하
여 그동안 준비해 왔으므로 담담하게 일을 진행할 것 입니다. 다만 앞으로,
소송이 제기된 부분에 대하여는 더 이상 오프웹은 자세한 보고를 드리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양해하시기 바랍니다. 재판이 계류 중인 사안에 대하여 일방
당사자가 인터넷 등의 매체를 통하여 자신의 입장을 계속 주장하는 것은 공정
한 재판을 해칠 우려가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소송의 당사자로 참여하시는
분들께는 모든 정보가 그때 그때 제공될 것입니다.
소송에 관한 구체적인 안내가 곧 있을 것입니다. 당분간은
http://openweb.or.kr/1/index.html#litigation 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www.lawnb.com 많이 이용해 주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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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sit http://openweb.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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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창: 전체 시스템을 MS 전용으로 해 둠으로써, 소비자가 리눅스 등의 소프
트웨어를 자유로이 선택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MS에 대한 편파적 지원 아닌가?

박성우: 왜 리눅스를 선택 못한다고 하는가? 우리 부서에도 리눅스가 있다. 1
대라도 있는 것은 있는 것이다.

참... 황당하네요..-_-.

ps. 메일링의 내용을 전제해도 되겠죠.??

오리주둥이의 이미지

퍼가서 옮겨야 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퍼가도 괜찮겠습니까?

only2sea의 이미지

공개 소프트웨어 진흥과 정보 접근성 증진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정통부가 매년 집행하는 예산이 3,600억이 넘는데 200억이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금액이군요.

마지막에 한번 더 쓰신 대화는 정말... 바보네요. 일단 묻는 말과 전혀 틀린 말하고는...

좀 말도 안되는 조선총독부 패러디를 해 봅니다.

조선인: 전체 공문서를 일본어 전용으로 해야 한다는 법을 둠으로써, 조선어 공문서가 자유로이 접수되지 못하게 하는 것이 일본어에 대한 편파적 지원이 아닌가?

일본인: 왜 조선인이 없다고 하는가? 우리 관청에도 조선인이 있다. 1명이라도 있는 것은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