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기업이 한컴 1대 주주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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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과컴퓨터(대표 전하진 www.haansoft.com)의 1대 주주에 외국 기업
이 유력시 되고 있다.

한컴의 1대 주주인 메디슨이 지분을 매각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
데 외국 기업이 한컴을 사들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 향방이 주목된다.
그간 인수 대상으로 거론된 국내 기업들이 대부분 한컴을 인수할만한 자
금 여유가 충분치 않아 외국기업의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현재 한컴의 2대 주주인 미국의 인터넷 분야 전문 투자 기관인 T.V.G
(Telecom Venture Group Limited)를 비롯해 미국의 대규모 인터넷 기업들
이 대상자로 떠오르고 있다. 메디슨에 이어 한컴의 2대 주주인 T.V.G는 지
분의 7.28%를 보유하고 있는 기업으로, 메디슨이 계열사인 메디다스와 무
한기술투자 등을 통해 보유하고 있는 한컴 지분 18.48%(902만주)를 매입,
1대 주주의 위치를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T.V.G는 최근 암호장비전문업체인 이니텍에 167억원을 투자하는 등 한국
에 대한 투자에 적극 뛰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또 23일 이니텍 투자 유치
식과 관련해 방한중인 T.V.G 관계자가 한컴의 전하진 사장과 만나 한컴 지
분 매각에 대해 긴밀한 이야기를 나누는 등 T.V.G 의 한컴 인수 움직임이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 한컴지분 매각, 국내에선 어렵다

지난 6월 한컴의 1대 주주인 메디슨이 자금의 유동성 확보를 위해 한컴
지분을 매각하겠다고 공시한 이후 매각 대상자에 대한 구설수들이 끊임없
이 나돌았다. 대부분 국내 대기업과 벤처 컨소시엄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의 자금 보유자들이 거론됐다.

한컴 지분을 빠른 시일내에 매각하고 싶어하는 메디슨은 매각 대상자를
찾아 국내 대부분의 대기업들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IMT-2000
에 대규모의 자금 투입을 앞두고 있는 대기업들로선 1천억~1천200억원 규
모의 한컴을 인수할만한 자금 여유가 없어 난항을 겪고 있다.

특히 SK텔레콤과는 현재까지도 협상을 진행중이다. 최근 소문으로 나돌았
던 e삼성과는 공식적인 접촉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e삼성의 경우 현재 벤처 투자와 분사에 대한 변칙 증여 조사로 함부로 벤
처 투자에 뛰어 들기 어려운 상황이다. e삼성 관계자들도 한컴 인수 가능
성 자체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새롬, 다음커뮤니케이션 등 대규모의 벤처 업체가 참여한 벤처 컨소시엄
도 유력시되었지만 가능성은 희박하다는게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나스닥
상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다음커뮤니케이션의 경우 이와 같은 분야에 투
자할 만한 여유가 없다는 것. 새롬도 최근 계속되는 영업 적자로 대규모
의 지분 매입은 현재 힘든 상황이다.

이러한 여러가지 정황으로 볼 때 국내 업체가 한컴 지분을 인수할 것을
기대기란 무리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 그렇다면 대안은?

메디슨은 현재 한컴 지분을 사 들일 수 있는 국내 업체는 없다고 내부결
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AOL, MS 등 해외 유수의 업체들이나 대
량의 자본을 보유한 투자기관 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메디슨이 요구하는 1천억원에서 1천200
억원 규모의 자금을 들여 한컴 지분을 매입할 수 있는 업체가 거의 없다”
며 “현재로서는 자본능력을 보유한 해외 기업이나 국내외 컨소시엄에 기
대를 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상황에서 자금력을 보유한 한컴의 2대 주주인 T.V.G가 1대 주주로 올
라설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한컴에 우호적이고 자본 능력
이 있는 T.V.G 가 1대 주주로 올라설 경우, 1대 주주가 바뀜으로 인한 혼
란을 최소화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한컴은 현재의 경영진 구도
를 그대로 유지할 수도 있다.

이미 메디슨도 “한컴에 우호적인 기업에 지분을 매각할 것”을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자본 능력이 충분함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경영 능력을 보유하
지 못한 T.V.G가 한컴 지분을 직접 매각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도 나
오고 있다. 막강한 경영 능력을 갖추지 않고서는 추락하고 있는 한컴의 인
기를 회복하기 어렵기 때문에 경영부문의 파트너와 함께 인수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지금까지 거론되지 않는 제 3의 기업이나 투자자가 갑자기 나
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계속적으로 난항을 겪고 있는 현재의 상황에서는 8월 말로 예정된 한컴
지분 매각이 9월 중순 혹은 그 이후로 미루어질 것이라는게 관계자들의 전
망이다.

출처 : http://www.inews24.com
이유선기자 sunny@inews24.com
2000년 8월 2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