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없이 늘어지는 릴리즈 일정

권순선의 이미지

데비안 포테이토 2.2 도 그렇고, 리눅스 커널 2.4도 그렇고
일반적인 자유 소프트웨어/오픈소스 소프트웨어의 특징 중 하나가
릴리즈 일정이 불명확하다는 것입니다.
좀 쉽게 얘기한다면 릴리즈 주기가 매우 길다는 것이지요.

이는 문제점을 최대한으로 줄이기 위해서 지속적이고도 반복적인
테스트가 이루어지기 때문이겠지만 적어도 "제품"이라면 시장의 상황과
어느정도 타협은 하기 마련이지요. 즉, 어느정도의 버그를 가지고 있어도
제품의 시장 진입 시점이 제품의 인지도나 판매고 등에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므로 버그를 안고서 제품이 출시되는 경우가 수두룩하죠.

그러나 이런 전략은 회사에서 개발되는 상용 프로그램(물론 이것이
자유 소프트웨어/오픈소스 소프트웨어일 수도 있지요. 라이센스야 회사
마음대로 정하는 거니까. 레드햇이나 오픈리눅스 등 서로 경쟁하는
리눅스 배포본의 경우 누가 먼저 버전업을 하고 누가 먼저 최신버전의
커널, 최신 기능을 탑재했는가 치열하게 경쟁하지요)에 적용 가능한 모델
이고, 특정 회사나 단체의이권 혹은 기타 시장의 상황에 신경쓰지
않고 개발되는 자유 소프트웨어/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의 경우 현재와
같은 버전 업그레이드 형식이 자칫 스스로의 발목을 잡는 격이 되지 않을
까 걱정되기도 합니다.

쉽게 예를 들어,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우즈2000을 내놓는 시기에
리눅스 커널도 비록 버그를 안고 있긴 하나 버전을 3.0으로 올린다던지
레드햇이 6.3 버전을 내놓기 직전에 데비안이나 FreeBSD가 열심히
버전업을 해서 새 릴리즈를 내놓는다던가 하는 경우가 이쪽 분야에서는
거의 일어나지 않죠.

현재 한국의 상황을 봐도, 레드햇 영문 버전의 업그레이드 상황에 맞춰
경쟁적으로 한글 패치 버전을 개발했던 두 회사(리눅스원,리눅스 코리아)
가 레드햇과 합작을 하면서 영문 최신 버전인 6.3에 대한 한글 패치
버전이 아직 나오지 않은 실정입니다. 영문 버전이 출시된지 한참이
지났지만 아직 한글 버전이 이러저러한 이유로 나오지 못하고, 많은
사람들이 이를 기다리고 있을 이때에 데비안이나 FreeBSD에서
업그레이드 버전을 발표해 준다면 많은 사람들이 이를 사용해 볼텐데
이런일은 절대로 일어나지 않을 테니.....

이런 상황에 전혀 개의치 않고 계속해서 테스트를 하고 있으니 테스트가
끝나서 릴리즈가 되는 시점이 레드햇 6.3 한글 버전이 출시되는 시점과
겹치게 된다면, 사용자를 늘릴 수 있는 정말로 좋은 타이밍을 놓친 셈이
되는 거죠.

이동네가 원래 그렇다는 건 처음부터 잘 알고 있긴 하지만....
한없이 늘어지는 데비안 릴리즈 일정(원래는 4월 초에 릴리즈된다는
소문이 돌았었지요.)을 기다리다 보니 이런 쓸데없는 생각까지 하게
되는군요. :-)

준호의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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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선 wrote..

현재 한국의 상황을 봐도, 레드햇 영문 버전의 업그레이드 상황에 맞춰
경쟁적으로 한글 패치 버전을 개발했던 두 회사(리눅스원,리눅스 코리아)
가 레드햇과 합작을 하면서 영문 최신 버전인 6.3에 대한 한글 패치
버전이 아직 나오지 않은 실정입니다. 영문 버전이 출시된지 한참이
지났지만 아직 한글 버전이 이러저러한 이유로 나오지 못하고, 많은
사람들이 이를 기다리고 있을 이때에 데비안이나 FreeBSD에서
업그레이드 버전을 발표해 준다면 많은 사람들이 이를 사용해 볼텐데
이런일은 절대로 일어나지 않을 테니.....

FreeBSD 4.1은 7월 25일경 발표 예정입니다(늦추어지지 않습니다. 어제 포트 트리가 프리즈되었고 오늘쯤 소스 트리가 프리즈 되니까요).

FreeBSD는 보통 계절당 한번 릴리즈됩니다. 릴리즈를 위해
특정 기능에 집중하는 식은 아니고 새 기능이 있으면 모두
-current에서 구현해 보다가, 쓸만하다 싶으면 도로
-stable로 끌어와서 릴리즈를 만드는 식이죠. 따라서 느슨해
보여도 최신 기능이 아주 활발하게(-current를 쓰는 한)
일어나고 있습니다.

래드햇 한글판이 늦어진다면 재밌겠군요. 4.1의 한글 패키지
세트는 지금까지 어떤 것보다 좋습니다(전 포트 커미터로서
이번에 HLaTeX과 hLaTeXp/hTeXp를 모두 넣었다는 사실이
기쁩니다. gs5.5의 한글패치도 넣었고... 백묵 트루타입이
기본 프린트 글꼴로 바뀌었고 넷스케이프도 한글 버전
커뮤니케이터/네비게이터, 리눅스 에뮬레이션 버전 모두
제공합니다)

익명 사용자의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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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호 wro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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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드햇 한글판이 늦어진다면 재밌겠군요. 4.1의 한글 패키지
세트는 지금까지 어떤 것보다 좋습니다(전 포트 커미터로서
이번에 HLaTeX과 hLaTeXp/hTeXp를 모두 넣었다는 사실이
기쁩니다. gs5.5의 한글패치도 넣었고... 백묵 트루타입이
기본 프린트 글꼴로 바뀌었고 넷스케이프도 한글 버전
커뮤니케이터/네비게이터, 리눅스 에뮬레이션 버전 모두
제공합니다)

앗. FreeBSD 광고가. :)

레드햇 한글판의 릴리즈는 늦어지지 않습니다. 언론에는 어떻게
이야기가 나갔는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만, 작업도 끝났고 이제
프레싱한 후 박싱한다음 팔리겠죠. 팔릴지 어떻게 될지는
레드햇이 알아서 할 일이니... 그런데 늦어진다는 건 어디서
나온 이야기죠? 나와있는 건 6.2인데 벌써 6.3에 대한 이야기도
있구요.

P. S. : 최준호님처럼 글꼴색을 지정하니 '>' 따위로 tagging하는
것보다 간편해서 좋군요.

권순선의 이미지

흠....레드햇 한글판의 버전은 6.3이 아니라 6.2군요.
제가 잘못 적었네요. :-)

제가 하고 싶었던 말은 기존 같았으면 벌써
영문 6.2 버전에 대한 한글 패치 버전을 제공했을 텐데
합작을 하면서 그게 조금 늦어지고 있는 듯한 감이 있다는 거죠.
알짜라는 타이틀을 달게 된다면 벌써 나왔을 텐데
레드햇이라는 타이틀을 달자니 회사간 계약 관계 등 이러저러한
처리과정들 때문에 늦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FreeBSD나 데비안 등은 나름대로의 일정을 가지고 활발히
개발되고 있으나 그 일정이 바깥(?)의 상황에 영향을 받지는 않는다는
점. 즉 일반적인 회사에서 제품을 출시할 때 고려하는 "마케팅" 전략과
연계한 "시장 진입 시점"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것이 인지도 확산이나
사용자를 늘릴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놓치는 셈이 된다는 거지요.

p.s. 좀 늦은 감이 있지만 최준호씨가 FreeBSD의 포트 커미터가 된 것을
이 기회를 빌어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p.s.#2 준호야 술한잔 사야 하지 않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