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합논리의 훌륭한 매개체

재판시스템에서 참여하는 인원(사이버 재판관)은 일단 프로그래머중에
법률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 정해지며(또는 그 역으로) 이
선정 과정의 투명성은 오픈된 소스로 인해 자동적으로 보장된다.

사건개요를 전달받은 사이버 재판관은 컴퓨터를 이용하여 판결프로그램을
작성하며 최초로 완결된 프로그램이 인터넷(사이버 재판장)상에 올려지면
다른 사이버 재판관이 이 프로그램의 논리성과 법률적 유효성에 대해 자신이
진행중인 프로그램과 비교하여 검증한 후 그 수정본을 재차 올린다.
올려진 프로그램은 또 다른 재판관에 의해 같은 과정을 반복하게 되며 이
진행과정은 인터넷 상의 모든 (사이버)참관인에게 공개적으로 노출되므로써
비 합리적인 변형이나 억지 논리의 전개, 이해관계의 반영등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게 된다.

이것은 현존하는 재판방식과 너무나 큰 차이가 있는데 그 첫째는
피고(측)의 입장에서 재판부의 의사결정 과정을 투명하게 볼 수 있으며
(지금은 오로지 문자그대로의 \'판결\'만이 공개된다),
둘째는
재판관의 입장에서는 오로지 법률적인 논리성만 판단하고 여타 요인에 대한 고려를
할 수 없으며(예를 들어 전관예우, 상급예우 같은),
셋째는
참관인이 동시에 배심원과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동일한 문제에 대하여 토론을 벌일때 쉽사리 감정의 포로가 되어
논쟁의 촛점에서 어긋난 설전을 벌이든지, 아니면 상대방의 현실적 권위와
자기보호 본능으로 그냥 동의하고마는 \'인간적인\' 한계성이 인정되면서 그
결론이 제 삼자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모든 분야에서 이와 같은
형태의 혁명적인 변화를 기할 수 있는 것이다.
(기업경영, 환경파괴, 인권문제, 지방자치, 세금징수, 의료행위 등 거의
모든 \'핵심적\'의사결정 과정에 당신은 항상 빠져 있으며, 반대로 가장
큰 영항을 받는다!)

자연어는 토론에 적합한 언어가 아니다.
그것은 온갖 복합적인 인간의 다면성을 내포하고 어우러진 속성을 지니고
있다.식자는 우리나라에 토론문화가 부재하다고 하며, 그 이유가 너무나
쉽사리 감정의 포로가 되고마는 국민성때문이라 한다. 그리고 서구인들은
참으로 이성적이고 논리적이라 토론문화가 잘 발달되어 있다고들 한다.
과연 그럴까? 아무런 희생없이 그러한 문화가 이루어진 것일가?

우리가 언뜻 이상적인 직장으로 아는 서구사회의 기업문화는 상하 격의
없는 토론의 누적으로 사실상 인간관계가 철저히 파괴된 조직이다.
기업(또는 학교)의 목적에 충실한 격렬한 토론만이 그들의 인사고과에
반영되며 그 인사고과 역시 철저한 토론(이때에는 안면몰수한 흥정과정과
비슷하다)을 거쳐야만 확정되는 것이다.
유능한 최고 경영자는 이런 분위기를 잘 이끌고 유지 시키는 존재인데,
우리가 아는 대표적인 서구 기업의 성공적인 경영자들은 거의 이와 같다고
보면 된다.

결국 그들은 통제되지 않는 도구인 자연어를 사용함으로써 스스로 인간적인
면모를 포기한 것이다.

프로그램은 그런 것이 아니다.
그것은 인간의 감정적인 영역을 철저히 배제함으로써 훌륭한 집합논리의 매개체가
될 수 있으며, 그것을 좋아하고, 즐기며 타인과 공유하는 논리적 언어로서 인식하는 한에는
사회의 조화로운 정의를 실현하는 훌륭한 도구가 될 수 있다.
프로그램은 또한 당신이 하기에 따라 비논리적인 전개를 할 수도 있는데(이것이
인공지능이 극복 못한 점이다)
아래는 프로그램으로 지은 자작시이다.(약간 느물거리긴 하지만..)
<다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