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도 Linux를 사용할까?

geekforum의 이미지

북한의 컴퓨터 기술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던 중에 좋은 자료가 있어 참고로 올립니다.

2 가지의 자료이데 전자신문의 보도 내용과 포항공대의 박찬모 교수의 보고서입니다.

자료를 유추해 볼때 북한에서도 Linux를 사용하고 있지 않을까 보입니다.

자체적으로 개발하는지 아니면 한국의 Linux 배포판을 사용하는지 호기심이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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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인터넷 현황과 대책

전자신문
2000년 4 월 12일

지난 98년까지만 해도 지구상에서 인터넷이 통용되지 않는 나라는 북한과 라오스뿐이었다.

폐쇄적인 정치체제에서 알 수 있는 개방화된 인터넷은 주민통제에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이다. 체제유지의 불안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이유다. 일부 인터넷이 사용되고 있긴 하지만 대부분 군사용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미 국방성 관련 인터넷 사이트를 가장 많이 서핑하는 나라도 북한이다. 그만큼 북한은 인터넷의 확산을 두려워하고 있다. 정보를 퍼갈 줄만 알았지 공개하는데는 인색하다.

따라서 북한의 인터넷 인프라 분야는 매우 취약하다. 소프트웨어에 비해 훨씬 낙후되었다. 그렇다고 북한 정부가 정보통신 분야 투자나 선진화 노력을 전혀 안하는 것은 아니다. 또 북한의 컴퓨터 전문가들이 인터넷의 중요성을 모르고 있는 것도 아니다. 북한도 정보통신의 기본이 되는 전화망을 현대화하기 위한 나름대로의 노력을 펼치고 있다.

◆ 북한의 인터넷 인프라 현황

최근 북한은 「빛섬유 까벨」이라고 광섬유 케이블 구축에 열을 쏟고 있다. 96년에는 평양시의 전화분국들과 평성시, 동해안과 서해안을 연결하는 700여㎞를 연결하는 전화망에 광섬유 케이블을 깔았다. 또 북한의 서북부 여러 구간들에서도 광섬유 케이블에 의한 자동전화망이 이른 시일내에 개통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이러한 통신 현대화 작업도 북한 인민을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국가 차원의 체제 유지에 활용되기 위한 것이란 해석이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김정일은 『체신의 현대화는 곧 통신, 방송설비와 운영수단의 현대화』라면서 『사회주의 체신은 당의 노선과 정책을 제때 알려주고 그 관철을 위한 당과 국가의 통일적인 지도를 보장하며 인민 대중의 자주적이고 창조적인 생활에 이바지하는 중요한 수단』이라고 규정했다.

북한의 정보통신이 체제유지를 위해 존재하는 만큼 남한과 비교해 볼 때 규모나 시설면에서 경쟁이 되지는 못한다. 인터넷의 경우에서는 더욱 두드러진다. 북한의 컴퓨터 과학자나 전문가들은 인터넷에 대해 중요성과 실용성을 인정하고 있지만 범 국민적으로 확산되기에는 요원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불과 몇개 안되는 인터넷 홈페이지를 구축한 것도 대외홍보용인 것을 보면 더욱 확실하다.

「조선중앙통신」의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dpr-kcna.co.jp)를 보면 외국에 보내는 조선중앙통신의 기사나 북한의 노동신문기사가 주를 이루고 있다. 또 조선신보(http://www.korea-np.co.jp)나 구국전선(http://www.alles.or.jp/∼kuguk)등도 대외선전용일 뿐 서로 정보를 교환하는 장으로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 인터넷 활성화 대책

이같은 북한의 인터넷 상황을 고려해 볼 때 경제협력의 우선은 인프라 구축에 모아진다. 북한의 인터넷 인프라는 일부 제한적이다. 그것도 군사용에만 활용되고 있기 때문에 국내와 같은 인터넷 비즈니스는 상상도 못할 지경이다. 따라서 인터넷 네트워크 장비에서부터 회선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인 지원이 따라야 한다.

물론 무상지원은 아니다. 북한이 자주 활용하는 외자유치의 경우 개발사업권과 함께 평균 30년의 운영권을 주는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인프라 구축과 함께 운영권을 받고 B2B, B2G 차원의 전자상거래를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대두된다. 이와 함께 「KP」로 주어진 인터넷 도메인 네임에 대한 보급활동도 필요하다. 한국인터넷정보센터의 송관호 사무총장은 『양국 정상회담이 이루어지는대로 한국인터넷정보센터의 도메인등록기술을 이전할 계획도 있다』며 『현재 북한의 인터넷 상황으로 보아 단독 법인 형태의 도메인등록 기관 설립은 불가능하고 김일성대학이나 김책공대에서 등록을 받는 형태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북한의 인터넷은 네티즌 중심이 아니라 연구소나 학교 등 교육기관 중심으로 확산돼야 한다』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빠른 시일내에 국내와 같은 인터넷 붐을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장기적인 비즈니스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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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정보통신 기술 수준과 남북 협력 방안

박찬모 / 포항공대 컴퓨터공학과 교수

<요약>

북한은 폐쇄된 국가이기 때문에 정보통신 기술 같은 첨단 기술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얻는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필자는 정보통신과 관련한 국제 회 의에서 만난 북한의 과학 기술자와 북한을 방문한 바 있는 제3국의 과학 기술자들 을 통해 자료와 정보를 수집할 수 있었고 일본에서 내보내는 조선중앙통신, 조선신보 및 금강산 국제그룹의 웹사이트, 그리고 싱가포르와 일본에서 판매하고 있는 북한산 소프트웨어와 서적 등을 이용하여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이러한 자료들과 북한의 교수 및 연구원과의 면담 결과를 종합해볼 때 북한의 정보통신 기술 부문은 하드웨어와 통신 분야에 있어서는 남한에 비해 많이 열악하나 소프트웨어 분야는 상당 수준에 도달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개인 컴퓨터(PC) 용 응용프로그램은 매우 다양한 종류의 프로그램이 개발되어 있고 수출에도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이들 프로그램의 특성을 보면 많은 것이 오락을 통해 교육할 수 있는 에듀테인먼트(edutainment)형이었고, 고려침구 나 은바둑 같이 여러 제품에 인공 지능 기술을 활용했다. 또한 자동 지문 인식 기술을 이용한 소프트웨어 제품이 많았고, PC용 POS(Point of Sales) 등 상업용 제품도 다수 개발되었다.

북한의 저렴한 인건비를 고려할 때 북한의 소프트웨어 기술이 남한의 하드웨어 기술과 접목된다면 국제 경쟁력있는 시스템 개발이 가능하리라 본다. 특히 북한에서는 동의학 관련 소프트웨어가 많이 연구 개발되었는데, 이러한 분야는 남한에서 많은 관심을 가지고 공동으로 더욱 발전시켜볼 만한 분야라고 생각된다. 또한 21세기 정보화 사회를 목전에 두고 남북 평화 통일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통일전 협력 방안 모색과 통일후 통합 방안에 대한 정책 수립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의 노력도 중요하겠지만, 민간 차원의 교류와 협력 역시 매우 중요하다. 즉 정부의 하향식(top-down) 접근 방식만으로는 어렵고 민간 차원에서 자주 접촉하면서 서로의 흉금을 털어놓고 대화함으로써 상호 신뢰성과 동질성을 회복하는 상향식(botom-up) 접근 방식이 병행될 때 정보통신 부문을 비롯한 남북 교류와 협력에 진전이 있을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정보통신 기술 분야에 있어서의 남북 교류 및 협력 방안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제3국에서 개최되는 정보통신 기술 분야 학술 회의에 남북이 모두 참여하여 학문적인 문제를 허심탄회하게 토론한다. 둘째, 정보통신 기술 분야 학술 대회를 남북이 공동으로 주최한다. 개최지는 북한의 나진·선봉특구나 금강산 지역이 된다면 남북한에서 참석하는 데 용이하고 경제적일 것이다. 셋째, 남북이 공동으로 정보통 신 기술 연구소를 설립하고 이것을 경제 협력으로 발전시킨다. 넷째, 정보통신 과학 기술자가 왕래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다.

머리말

21세기 정보화, 세계화 및 개방화시대에 대비해 지금 세계 각국은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특히, 멀티미디어와 인터넷의 급진적인 확산은 국경을 초월하고 시간의 제약없이 다양한 정보를 유통시킴으로써 개방화에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러한 세계적 추세에 힘입어 언젠가는 북한의 굳게 닫힌 문이 열리게 될 것이며, 우리 7,000만 민족의 염원인 평화적 남북 통일이 보다 빠르게 다가올 수도 있으리라 본다.

그러나 아직도 편지조차 자유롭게 왕래가 안돼는 북한인지라 정보 기술 같은 최신 첨단 기술에 관한 자료를 얻는다는 것은 매우 힘든 일로서, 통일에 대비한 정책 수립과 기반 조성 구축에 많은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더욱이 앞으로 다가올 정보화시대를 고려할 때 우리는 북한의 정보통신 기술 및 정보화 동향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된다. 독일은 통일 전에 과학 기술 면에서 동서간에 많은 교류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통일후 통신 분야 기술의 격차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으며, 이에 대한 사전 준비가 부족했던 것을 후회하였다. 우리는 이러한 독일의 경험을 거울 삼아 북한의 정보 기술 분야 현황을 미리 파악하고 남북간 기술 격차에서 오는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통일전 교류와 협력 방안 모색이 중요하며 아울러 통일에 대비한 정책 설정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가 시급하다. 본 고에서는 지난 수년간의 북한 정보통신 기술 동향과 주요 개발 기관 그리고 이들이 개발한 소프트웨어 제품 등을 살펴본 후 남북 협력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북한의 정보통신 기술 동향

1) 정보 기술 정책

북한이 정보 기술 분야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정부 차원의 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하게 된 계기는 1984년 故김일성의 유럽 순방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때 故김일성은 각국의 정보 기술 발전상을 보고 전자 산업을 중심으로 한 첨단 기술 분야의 중요성을 인식, 순방 국가들과 각각 기술 협력 계약을 체결하고 실습생을 유럽 각국에 파견, 기술을 익히도록 했다. 정보 과학 및 정보 산업 분야에 대한 투자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1988년부터 시작한 과학 기술 발전 3개년계획이 수립되면서부터이다.

제1차 과학기술 발전 3개년계획(1988∼91)의 주요 내용은 15 개 종합 과제와 44 개 대상 과제로 구성되었다. 특히 이 기간 동안에는 초대규모 집적회로, 대출력 고내압 반도체 생산의 공업화와 경제 주요 부문의 전산화의 일환으로 조선콤퓨터쎈터를 중심으로 전산망을 구축하며 소프트웨어 산업과 아울러 하드웨어와 자동화 요소 등의 생산에 비중을 두었다. 제2차 과학 기술 발전 3개년계획(1991∼94)은 2000년까지 전국적으로 모든 분야의 전산 자동화와 초대규모 집적회로 생산의 공업화를 당면 목표로 했으며, 32비트 초소형 컴퓨터의 공업화와 64비트 초소형 컴퓨터 연구 개발에 박차를 가하였다.

한편, 유엔 기관에도 협조를 요청하고 있어 그동안 UNDP와 UNIDO를 통한 원조와 함께 국제연합대학 부설 국제소프트웨어기술연구소(UNU/IIST)와도 소프트웨어 공동 개발에 대한 양해 각서를 교환했다. 그러나 북한은 어려운 경제 사정과 對공산권수출통제조정위원회(COCOM) 규제 등, 여러 가지 제한으로 인해 첨단 컴퓨터 장비의 도입에 어려움이 맣다. 이로 인해 하드웨어 부문에 주력하기 보다는 지식 산업인 소프트웨어 분야에 주력하고 있다.

2) 하드웨어 현황

<표 1> 1992년 5월 북한이 UNIDO에 투자 요청한 것 가운데 정보 산업 관련 품목

DPK/020/V/92-05
반도체 부품 생산, 1,500만 달러 자금, 기계(machinery)와 기기(equipment)
DPK/021/V/92-05
전자계산기 생산, 240만 달러 자금, 관리 전문가, 기술자, 기계, 기기, 외국 시장 통로
DPK/028/V/92-05
디지털 제어 장치 생산, 600만 달러 자금, 관리 전문가, 기술자, 기계, 기기
DPK/032/V/92-05
원거리 통신 제품, 합작 투자 혹은 차후 결정, 기술자, 기계, 기기, 외국 시장 통로

북한은 COCOM의 규제를 받아 대형 컴퓨터의 도입은 매우 어려우나 조선콤퓨터쎈터나 평양정보쎈터 등의 연구소와 김책공업종합대학, 김일성종합대학 등에는 최신 워크스테이션과 PC가 많이 도입되어 활용되고 있다. 이러한 여건 하에서도 대포동 1호를 개발하고 광명성 1호 인공위성을 발사한 것을 보면, 제2경제위원회 산하의 국방 산업 분야에서는 고성능 컴퓨터가 활용되고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최근 북한은 인쇄회로기판(PCB) 생산에 많은 흥미를 가지고 있으며, 남한의 기업과도 제휴하기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 소프트웨어 현황

또한 북한은 소프트웨어 기술을 위한 국제 협력을 위해서도 여러 가지로 노력하고 있다. 한 예로, UNU/IIST 소장을 1993년, 1994년 그리고 1998년에 세차례 초청해 소프트웨어 기술에 대한 단기 강좌를 개최했으며, 마카오에 있는 IIST에도 유능한 과학자를 보내어 연수를 받게 했다. 1993년 10월 UNU/IIST와 북한의 국가과학기술 위원회 사이에 체결된 양해각서를 보면, UNU/IIST와 북한이 공동으로 소프트웨어 기술연구소를 설치하고 그 안에 도서실, 워크스테이션, 컴퓨터 보조 소프트웨어 공학(CASE) 도구, 여러 가지 PC 및 기타 주변 기기 등을

4) 통신 기술 현황

북한의 통신 기술 분야 발전은 소프트웨어 기술 발전에 비할 때 여러 가지 면에서 낙후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경제의 곤란으로 새로운 장비나 시설의 도입이 어려워 아직도 노후한 장비를 사용해야 하는 절박한 사정도 있지만, 그보다도 정보통신의 활성화가 체제 불안의 요인으로 인식된다는 정치적인 면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된다. 한 예로, 북한은 이미 수년 전에 호주와 인터넷 연결 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쳤으나, 아직도 국가적으로 인터넷의 활용을 막고 있는 상태이다. 그렇다고 해서 북한 정부가 정보통신 분야 투자나 선진화 노력을 전혀 안 한다거나 북한 과학자들이 인터넷의 중요성을 모르고 있다는 것은 아니다. 북한의 문헌이나 신문 지상 등을 통해 볼 때 인터넷에 관한 관심과 지식이 풍부한 것을 알 수 있었으며, 북한 정부도 정보통신의 기본이 되는 전화망을 현대화하기 위하여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1976년 9월에는 통신 사업의 확대를 위해 정무원 교통체신위원회에서 체신부를 분리해 독자적인 부서로 개편하였으며, 전화 회선도 많이 증설하여 1994년 후반에는 130만 회선이 시설되었다. 그러나 당시에는 많은 회선이 교환수 교환 방식이었는데 최근 모든 전화 교환이 자동화되었다는 발표가 있었다.

북한은 통신의 제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1996년도의 주요 사업으로 시설 보수 사업 을 제시하였으며, 이의 일환으로 체신부가 전화의 자동화와 디지털화·전자계산기화를 실현하기 위하여 노력하였다. 그 결과, 최근 평양 등 주요 도시의 전화망을 대거 보수했으며, 여러 지역의 통신 선로를 광섬유 케이블화하는 통신 현대화 공사를 추진하여 평양과 함흥 사이의 설치가 완성되었고 평양과 남포 등 다른 도시 사이의 설치가 현재 진행 중에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통신 시설은 인구 비율을 감안한다 해도 남한에 비하여 매우 열악한 상태이며, 특히 지방으로 갈수록 이러한 격차는 심해지고 있다. 1994년 국제통신연맹(ITU)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남한의 전화 가입자 수는 1,670만 회선인 데 비해 북한은 110만 회선에 불과했으며 1997년도 미국에서 발간된 세계 연감에는 북한의 주민 21명당 1 대의 전화가 설치된 것으로 나와 있다. 참고로 남한은 주민 2.6명당 1 대의 전화가 설치된 것으로 나와 있다. 북한의 유일한 자유경제무역 특구인 나진·선봉지대에는 태국의 록슬리(Loxley)社가 들어가 통신 시설을 구축하고 있다.

비록 북한은 여러 가지 이유로 인터넷을 현재 받아들이지 않고 있으나, 첨단 기술 발전과 경제 부흥에 있어 인터넷이 중요하다는 것은 매우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인터넷의 도입이 불가피하리라 여겨진다. 중국도 처음에는 인터넷 도입을 꺼려해서 중국의 과학자가 미국 등 외국에 있는 서버에 전화선으로 연결해서 전자우편을 보내는 등 많은 불편을 겪었으나 그후 인터넷을 받아들여 지금은 매우 활발히 활용되고 있다.

인터넷 상에서 북한의 국가 기호는 kp(남한의 kr에 해당)인데, 아직까지는 이 명칭을 사용해 등록된 주소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한편, 북한 관련 웹사이트로는 일본에 설치된 조선중앙통신, 조선신보와 금강산국제그룹이 많이 활용되는데, 이들은 각각 북한의 공식 발표, 재일조총련계 소식 및 북한 관광 안내를 담당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기술 연구 및 제품

1) 연구 개발 기관

북한에서 소프트웨어 연구 개발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기관으로는 김일성종합대학, 김책공업종합대학, 평양전자계산기 단과대학(현재 평양프로그람학원) 등 대학과 국가과학원(DPRK Academy of Sciences), 평양정보쎈터(PIC), 조선콤퓨터쎈터(KCC) 그리고 은별콤퓨터기술연구소(Silver Star) 등이 있다.

1946년 설립된 김일성종합대학은 수학과의 일부로 있던 전자 계산 관련 전공을 별도의 학과로 분리했으며, 컴퓨터 인재를 양성하여 연구 기관에 공급하고 있다. 또한 전자계산소에서도 여러 가지 대학원 과목을 가르치며 많은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다. 공과 분야에서는 유일한 종합 대학인 김책공업종합대학에는 계산기 학부가 있으며, 계산기연구소도 따로 있어 교육과 연구를 하고 있다. 특히, 1993년 5월에는 故김일성 주석의 교시에 따라 300만 달러 상당의 실험 설비가 도입되었는데, 이 가운데는 썬(SUN) 워크스테이션 등 컴퓨터 기자재가 많이 포함되어 있다. 1985년 하드웨어 인재와 소프트웨어 기술자를 육성할 목적으로 설립된 평양전자계산기 단과 대학은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1997년말 전국 규모의 컴퓨터·외국어 경연 대회에서 많은 상을 휩쓸어 일약 명문대로 부상했다.

평양의 중심가에서 32 km쯤 떨어진 평성시에 자리잡고 있는 국가과학원은 1952년 12월에 설립된 북한 최고의 연구 기관으로 이 가운데 정보기술연구소인 전자자동화 분원은 대형 집적 회로 설계 등과 같은 첨단 기술용 컴퓨터 보조 설계 제작 (CAD/CAM), 8 개 국어 전자 사전 구축 등 소프트웨어 기술, 그리고 연속 공정 제어 같은 자동화에 관한 연구를 하고 있다. 특히, 프로그람종합연구실에서는 소프트웨어와 관련된 이론 및 실제적인 문제를 연구하며 국제적인 공동 연구도 추구하고 있다. 개발된 제품은 부설 백송무역회사를 통해 수출한다.

1996년 9월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COMDEX-Asia에는 PIC 전시장이 개설되었고, 그 곳에 3 명의 북한 PIC 연구원이 와서 제품에 대한 설명과 시범을 보인 바 있다. 그들은 모두 30대 초반이나 20대 후반이었으며, 그 가운데 책임자급인 백광회 실장은 매우 활발하고 능력이 있었다. 싱가포르외에도 일본, 러시아, 카자흐스탄, 인도 등 여러 곳에 다녀본 경험이 있다고 했으며, 인도에서는 3 개월간 체류했다는 것을 보아 북한이 인도와 소프트웨어 개발에 협력하고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이 곳에서 개발한 제품의 일부는 PIC 싱가포르 대리점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PIC는 일본의 OIC(Osaka Information Center)와 공동으로 O&P프로그람훈련소를 설립하여 일반 기업인을 대상으로 인력 양성도 하고 있다.

1995년 설립된 은별콤퓨터기술연구소는 연구원의 평균 연령이 26세로서 소프트웨어 부문에 대한 연구 개발이 매우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이들 연구원은 대부분 평양제1고등중학교를 졸업하고 김일성종합대학 등 유명한 대학에서 공부를 했다고 한다. 일본 기후(Gifu)에 지사(Silver Star Japan)를 두어 웹페이지를 통해 제품을 선전 판매하고 있으며, 도쿄에 있는 북한 자료 취급 전문 서점에서도 제품 일부를 판매하고 있다.

2) 소프트웨어 제품

북한에서 연구 개발된 소프트웨어 제품은 매우 다양하고 수도 많아 모두 소개할 수 는 없다. 때문에 국가과학원, KCC, PIC 및 은별 등에서 연구 개발한 소프트웨어 가운데 특징적인 몇가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1) 국가과학원

국가과학원 프로그람종합연구실에서는 사무 자동화와 관련된 프로그램 개발, 부기 계산, 은행 관리 및 수출입 관리체계 개발, 조선어·영어번역지원체계 개발 및 조선어 문자 인식 프로그램 개발, 게임을 통해 지능을 개발하는 edutainment 프로그램 개발 등이 있다. 그 일부를 소개하면 <표 2>와 같다.

<표 2> 국가과학원 프로그람종합연구실이 개발한 프로그램 제품 일부

명칭 (영어 명칭) --- 간단한 설명

비둘기(DOVE) --- 전자 회화집, 조-영, 영-조, 일-영, 영-일의 네 가지 여행자용으로 기본 회화 1,000여 문장에 기초함

글동무(Word-Mate) --- 컴퓨터 게임을 통해 즐기면서 하는 조선어와 일본어 단어 학습용 소프트웨어(조-일, 일-조)

매(Eagle) --- 조선 문자 자동 인식 프로그램

무지개(Rainbow) --- 컴퓨터 보조 일-영 번역시스템

스터디 테트리스(Study Tetris) --- 게임을 통하여 즐기면서 영어 단어나 물리 공식 등을 배울 수 있는 학습용 컴퓨터 게임

비지네스(Business) --- 컴퓨터를 사용하여 영어로 비즈니스 편지를 작성하는 데 도움을 주는 전문가시스템

망나니공 (청개구리1) FreeBall (Tree-Frog 1) --- 지능 개발용 컴퓨터 프로그램 시리즈 첫번째인 망나니공 은 브라운 운동을 하는 공을 잡아 가두는 게임임

색맞추기 (청개구리2) Colcon --- 채색된 네모들의 자리를 바꾸어서 색을 맞추는 지능 게임

요술상자 (청개구리 3) Magic Box --- 화면 중앙에 나타나는 채색된 박스를 가로·세로, 혹은 대각선 방향으로 3 개 이상 나열시키는 게임. 나열된 박스는 화면에서 사라짐

용(청개구리 4) DRAGONi --- 화면상에서 자유로 왔다갔다 하는 용을 울타리 안으로 잡아넣는 게임

요리-300(Foods-300) --- 한국의 민속 음식 300여 종을 수록한 전자 요리집

(2) 평양정보쎈터

평양정보쎈터는 우리말 정보처리와 워드프로세서 개발에 매우 앞서 있는 기관이다. 그들이 개발한 창덕 워드프로세서는 북한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워드프로세서로 알려져 있다. 이곳에서 개발된 소프트웨어 일부를 <표 3>에 소개한다.

<표 3> 평양정보쎈터가 개발한 프로그램 제품 일부

명칭(영어 명칭) ---- 간단한 설명

창덕(Changdok) ---- 문서 편집 프로그램으로 조선어, 영어, 일본어, 한자, 러시아어 등 다국어 편집 기능

단군(Tangun) ---- 조선어 전처리 프로그램으로 영문 윈도우 95상에서 조선어 입출력 가능

전자출판체계(DPT) ---- 조선어, 영어, 일본어, 한자 병용의 전자출판체계

인식(Insik) ---- 조선어 자동 인식 프로그램(인식률 95%)

고향(Gohyang) ---- 자료관리체계(DBMS)

산악(Sanak) ---- 3차원 컴퓨터 보조 건축 설계 지원시스템

여기서 특기할 만한 것은 창덕이나 단군에서 우리 글을 입력할 때, 우리 글 자모를 사용해서 입력하는 일반 방식(남한에서 사용하는 방식)외에 발음에 따라 영자로 입력하는 발음식 방식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례로, 발음식 방식에서 jen ja gyei san gi 라고 영자로 타자하면 전자계산기 로 입력된다. 이러한 입력 방식은 영문 타자에 익숙한 사용자에게는 매우 편리하다. 또 다른 사용자 편의 사항은 단축 키의 활용이다. 북한의 문서나 책자에는 김일성 과 김정일 은 보통 자보다 크고 진하게 출력되는데, 이러한 활자 바꿈을 간편하게 하기 위하여 Ctrl-I와 Ctrl-J의 단축 키가 구현되었다. 또한 싱가포르에서 구입한 윈도우 95용 단군에는 북한의 국규코드는 물론 남한의 KS코드까지 사용할 수 있게 되어 있어 남북한 양쪽에서 모두 활용될 수 있게 개발되었다.

<표 3>에 열거된 프로그램외에도 평양정보쎈터는 평양고려호텔·대외보험총국·평양피복총국·남포항을 비롯하여 100여 개 대상 기관에 경영 프로그램, 기술 준비 프로그램 등 60여 종의 유용한 프로그램을 개발 보급했다.

(3) 조선콤퓨터쎈터

조선콤퓨터쎈터에서는 IBM PC 혹은 호환기 등의 PC용 응용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산하의 신흥 회사를 통해 수출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개발에서는 사용자의 편의성을 많이 고려했다. 그들이 개발한 프로그램 제품 가운데 몇가지를 <표 4>에 열거한다.

<표 4> 조선콤퓨터쎈터가 개발한 프로그램 제품 일부

명칭(영어 명칭) --- 간단한 설명

고려침구(KORYO Acupuncture) --- 전통 고려 의술 전문가시스템(Expert System). 침술을 통한 치료와 교육용

금빛말(Golden Horse) --- 지문에 의한 체질분류 및 진단체계

종합의료봉사 시스템(ISDM) --- 고려의술체계에 따라 질병의 처방 및 치료에 활용되는 시스템으로 예진·진단·고려의술시스템 으로 구성

지능출납체계(Intelligent Salesman) --- 상점 판매용 POS(Point of Sales)시스템

모호-37(MOHO-37) --- 광석의 선광 처리를 위한 퍼지(Fuzzy)컴퓨터제어시 스템

토성-6(Saturn-6) --- 항공교통지휘시스템으로 레이더 신호 처리, 레이더 자료 처리, 자료 기록 및 재생시스템으로 구성

지문자물쇠(FVS-P) --- 지문의 고유한 특성을 이용 개인을 확인하고 문열기 기능을 하는 시스템

조선콤퓨터쎈터에서 개발한 항공교통지휘시스템 은 유사한 러시아 제품보다 우수하고 독일 제품보다 가격이 저렴하다고 한다. 이 시스템은 1993년부터 평양국제비행장에 도입 가동 중이고 상점 판매용 POS는 평양의 많은 백화점에서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괄목할 만한 것은 경영 합리화와 사무 자동화를 위한 소프트웨어가 많이 개발되어 여러 기관에 보급되고 있다는 것을 보아 컴퓨터가 나름대로 기업들에 확산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일본의 주문을 받아 인터넷 상에서 웹브라우저 개발 등 최신 소프트웨어 기술에도 상당 수준에 달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대형 데이터베이스(DB)도 구축하였다. 그 가운데 하나인 국내컴퓨터망에서의 발명 및 특허 자료검색체계 는 1996년 12월에 있었던 제7차 전국 프로그람 경연 대회 에 출품하여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 조선콤퓨터쎈터는 UNDP의 과제로 특허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 경험이 있다.

(4) 은별컴퓨터기술연구소

다른 연구소보다 늦게 시작한 이 연구소는 제품을 적극적으로 판매하고 있다. 필자가 구매하여 시행해본 제품은 <표 5>와 같다. 각각 한 장의 CD-ROM으로 되어 있으며 윈도우 95상에서 작동한다.

<표 5> 은별 콤퓨터기술연구소가 개발한 프로그램 제품 일부

명칭(영어 명칭) --- 간단한 설명

은바둑(Silver Baduk) --- 인공 지능 알고리듬을 적용하여 개발된 컴퓨터 바둑 프로그램으로 컴퓨터와 인간의 대국뿐 아니라 인터넷을 이용한 인간과 인간의 대국도 가능

태권도(Taekwondo) --- 태권도의 기본 자세 및 기본 동작 훈련, 체력 단련, 특수 기술 및 호신술의 응용 예 다수 수록

조선 우표(Korean Stamps) --- 1946년부터 1996년까지 발행된 3,700여 종의 조선 우표 수록. 연도별·주제별로 검색 가능

위에 열거한 제품을 포함해서 북한에서는 많은 소프트웨어 제품이 개발되었는데, 그 가운데는 인공지능, 퍼지 이론, 영상 처리, 문자 인식, 기계 번역 등 최신 정보 기술을 활용한 제품도 많이 있어 북한의 소프트웨어 기술이 상당 수준에 달한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은바둑은 1998년 8월 일본에서 열린 제4회 포스트(Fost)배 세계컴퓨터바둑대회에서 우승을 하여 북한의 소프트웨어 기술 수준이 높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40여 개의 팀이 참가하여 마지막까지 남은 8 팀은 남한과 북한 각 1 팀, 중국 2 팀, 미국 2 팀, 영국과 대만 각 1 팀이었다. 특히, 영국의 Michael Reiss는 컴퓨터 바둑에서 오랜 경험이 있는 사람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 북한의 은바둑이 백을 쥐고 21집 반으로 승리를 거두었다.

남북 정보통신 기술 교류와 협력

21세기 정보화시대를 목전에 두고 남북 모두에게 정보통신 기술의 발전은 매우 중요하며, 이 분야 기술의 격차가 커질수록 앞으로 문제가 확대되고 통일 비용도 많이 들 것이다. 이러한 당면 과제를 해결하는 데는 정부의 노력도 중요하겠지만 민간 차원의 교류와 협력 역시 매우 필요하다. 즉, 정부의 하향식(top-down) 접근 방식만으로는 어렵고 민간 차원에서 자주 접촉하고 서로의 흉금을 털어놓고 대화함으로써, 신뢰성과 동질성을 회복하는 상향식(bottom-up) 접근 방식이 병행될 때 남북 교류가 원만히 이루어지고 통일을 향한 지름길이 될 것이다.

필자가 만난 북한의 많은 과학 기술자들은 매우 솔직하고 화기애애한 가운데 대화를 할 수 있었으며, 정치성을 떠나서는 얼마든지 친해질 수가 있었다. 특히, 젊은층으로 갈수록 좀 더 마음 편하게 대할 수가 있었다. 사실 북한의 젊은이들이 과학 기술 분야에서 남한과 협력하는 것을 바라고 있다는 것은, 1989년 김일성종합대학을 방문한 미국의 유의영 교수가 미주 한국일보(1989. 11.7)에 기고한 글에도 잘 나타나 있다. 좌담하는 학생들의 사진과 함께 실린 기사에서 남한과의 협력에 대한 의견을 묻는 유 교수의 질문에 대해, 학생들은 남한의 과학 기술 분야와 경제가 많이 발전된 것을 알고 있으며 남북이 서로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하였다. 김일성종합대학 학생들이 그렇게 말할 수 있었다는 것은 북한도 많이 변화되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과학 기술 분야의 교류와 협력은 매우 미약했던 것이 사실이다.

모든 분야가 다 그렇겠지만 정보통신 기술 분야의 교류가 원만히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전문가들의 왕래가 있어야 한다. 제3국에 모여 학술 대회 등을 통해 교류하는 데는 한계가 있으므로, 직접 가서 보고 듣는 것이 양측 사정을 알고 서로 협력하는 데 가장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또 하나 북한이 해야 할 일은 인터넷을 수용하여 새로운 정보를 쉽게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여러 가지 정치적 고려가 있겠지만, 21세기 정보화 사회를 내다보고 국가의 이익을 위해 과감한 개방 정책을 펼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중국도 한때는 인터넷 받아들이는 것을 매우 염려스러워했으며, 중국과학원 원사 마저도 외국의 학자들과 e-mail을 주고받으려면 미국의 Stanford대학의 시스템을 사용하는 등 매우 불편함을 겪었다. 그러나 지금은 인터넷이 경제 발전에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며 인터넷으로 인해 체제가 위협을 받는다는 말은 듣지 못했다. 북한도 이러한 중국의 경우를 보고 배워야 할 것이다.

남한에서는 과거에 제정한 여러 가지 법적 규제를 세계화에 걸맞게 푸는 것이 남북 교류의 촉진제가 되리라 믿는다. 또한 산학연을 막론하고 필요한 사람들이 북한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알 수 있게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줄 필요가 있다. 김대중 정권 수립 후에는 일본에서 내보내는 북한 관련 웹사이트를 자유롭게 방문할 수 있지만, 전에는 한때 정부에서 차단했던 때도 있었다.

정보통신 기술 분야의 단계적 남북 교류를 위해 다음의 몇가지 방안을 제안한다.

첫째, 제3국에서 개최되는 정보통신 기술 분야 학술 회의에 남북이 모두 참여하여 학문적인 문제를 놓고 허심탄회하게 토론한다. 과거에는 남북 과학 기술자들이 직접 대면할 때 여러 가지 제약이 있었지만 이러한 걸림돌은 사라져야만 한다. 앞서도 말했지만, 북한의 과학 기술자 특히 젊은 과학 기술자들에게는 제3국에서 남한의 과학 기술자들과 만나 전문 분야 문제를 놓고 자유로이 토론하는 자세가 형성되어가고 있다. 이러한 실례는 중국 북경에서 있었던 국제소프트웨어 워크숍이나 싱가포르 COMDEX-Asia에서 만난 북한의 젊은이들에게서 볼 수 있었다. 또한 중국 연변에서 3 년을 계속해 열렸던 우리글 컴퓨터 처리 국제 학술 대회에서 마지막 해에는 북한의 과학자 침실에서 함께 작업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친숙하게 되었다.

둘째, 정보통신 기술 분야에서 남북이 공동으로 학술 대회를 주최한다. 장소는 남한이나 북한이 되면 좋을 것이며 완충지대도 생각해볼 수 있다. 그동안 중국 연변에서는 물리 분야·전자공학 분야를 포함해 몇가지 전문 분야별로 남북 학자들의 모임이 있었다. 그러나 모두 단편적이었고 3 년을 계속한 것은, 우리 글 컴퓨터 처리 국제 학술 대회뿐이어서 남북 교류가 활발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특히, 근래에 와서는 북한의 경제 사정 등 여러 가지 이유로 북한의 학자들이 외국에 나가는 것이 많이 제한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면을 고려할 때, 비자(Visa)없이 갈 수 있는 나진·선봉자유경제무역지대라든가 현재 남한의 많은 관광객이 가고 있는 금강산 지역에서 학술 대회를 개최한다면 남한이나 북한의 학자들이 좀 더 쉽게 갈 수 있고, 경제적이라 생각된다.

컴퓨터 기술과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할 수 있게 했으며, 인터넷 등을 통하여 세계를 좁히고 있다. 반면, 기술 장벽은 높아만 가고 있어 앞으로 국제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첨단 정보통신 기술의 발전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남북이 신뢰성과 동질성을 회복하여 통일에 대비하고 남북 모두의 정보화 사회 조기 정착을 위해서는 지금부터라도 정보통신 기술 분야의 남북 교류와 협력이 활발히 이루어져야만 하겠다. 정보통신 분야야말로 민족과 문화의 동질성을 회복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된다.

맺음말

정보통신 기술 분야에 대해서는 남북 모두 그 중요성을 인정하고 국가 정책으로 강력히 추진하려는 의도를 보인다. 다만, 북한은 고급 장비와 자본을 많이 필요로 하는 하드웨어 분야가 매우 어렵기 때문에 소프트웨어 분야에 주력하는 반면, 남한은 그동안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세계 시장을 주도할 정도로 앞서가 있으나, 상대적으로 소프트웨어 산업이 열악한 상태에 있다.

북한에서 개발한 소프트웨어 가운데는 게임을 통해 즐기면서 외국어를 배우는 등 오락을 통한 교육(edutainment) 종류가 많고, 소개서를 영어 혹은 일본어로 작성한 것을 보아 외국에 수출하려는 노력이 엿보였다. 또한 몇몇 프로그램은 퍼지 이론, 전문가시스템 등을 이용한 인공지능 분야의 프로그램이었으며, 8 개 국어 전자 사전의 작성이라든가 지리정보시스템 등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보아 수년 전에 비해 장족의 발전을 한 것같다. 그리고 지상에서 발표된 바와 같이, 북한이 대포동미사일의 개발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판단할 때, 원격 탐사 등 군사적 이용 가능 소프트웨어에도 상당 정도의 지식을 보유하고 있지 않나 여겨진다.

북한의 정보통신 기술 및 정보 통신 분야의 낙후성은 통일후 여러 가지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사고 및 개념의 차이에서 오는 문제와 함께 기술의 격차로 정보화 사회 구현에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소 내지 감소시키기 위해서는 지금부터라도 정보통신 기술 분야에서 남북 교류와 협력이 활발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북한의 소프트웨어 기술은 상당 수준에 달해 있으므로 남한의 하드웨어 기술과 접목시키는 방안도 심도있게 연구할 필요가 있다. 독일의 통일이 많은 사람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빨리 왔듯이 우리의 통일도 언제 다가올지 모른다. 우리는 이러한 통일에 대비하고 21세기 정보화 사회의 올바른 정착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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