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선의 이미지

얼굴에는 3차원 영상을 구현하는 첨단 모니터가 내장된 선글라스, 팔목에는 무선 인터넷용 소형 단말기, 그리고 허리에는 초소형 PC - .

사이보그가 등장하는 SF영화에서나 나옴직한 모습이다. 그러나 옷을 입듯 몸에 가볍게 걸치고 다닐 수 있는 첨단 컴퓨터가 더 이상 공상 속에서만 가능한 것은 아니다.

무선 통신과 영상 기술의 발달로 이른바 '웨어러블 PC(Wearable PC)' 의 대중화가 눈 앞에 다가오고 있다.

지금까지 개발된 초기 제품들은 비싼 가격(5천~1만달러)과 매끈하지 못한 디자인 등으로 크게 인기를 끌지 못했지만 최근 무선 인터넷 접속 기술을 이용한 제품이 등장하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차세대 PC로 각광받게 된 것이다.

◇ 웨어러블 PC

일반적으로 헤드마운트 디스플레이(HMD)라 불리는 모니터 장비, 소형 키보드 및 단말기 등으로 구성된 PC를 일컫는다. 크기가 작은데다 탈부착이 손쉬워 언제 어디서나 PC를 이용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HMD는 보통 모자나 안경 형태로 디자인된다.

HMD는 초기엔 게임.TV 등에 연결, 실감나는 입체 영상을 즐기기 위해 개발됐다. 이후 HMD는 소형PC와 연결해 산업.의료.군사 등 시급한 데이터를 처리해야 하는 분야에서 주로 사용돼왔다. 최근 유행하는 무선 인터넷 접속 단말기들도 몸에 부착이 가능하고 PC의 기능을 대신한다는 점에서 넓은 의미의 웨어러블PC로 볼 수 있다.

◇ 선두업체

미국의 사이버넛사는 최근 '모빌 어시스턴트 Ⅳ' 를 개발, 올 하반기께 시판에 들어간다. 사용자가 별도의 네트워크에 무선으로 접속할 수 있고, 일반 PC와 똑같은 사용환경을 느낄 수 있도록 설계됐다.

손목에 부착된 키보드나 터치패드를 이용해 인터넷이나 다른 프로그램을 사용할 수 있다. 음성 인식도 가능해 HMD에 달린 마이크를 이용해 명령을 내릴 수도 있다. 사이버넛사는 지난달 독일 하노버에서 열린 세빗 박람회에서 이 제품을 전시해 업계의 관심을 끌었다.

가장 중요한 장비인 HMD는 미국의 마이크로비전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 회사의 제품은 레이저를 이용, 사용자의 망막에 직접 영상을 투사한다. 사용자는 15인치 크기로 떠오르는 고해상도의 3D 화면을 눈 앞에서 볼 수 있게 된다. 화면은 1~2m의 거리감을 두고 나타나기 때문에 시야를 가리지 않는다고 한다.

사이버넛사도 이 회사의 HMD장비를 이용하고 있다. 마이크로비전은 현재 무게를 줄이고 착용감이 더 편한 제품을 개발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본 카시오사는 최근 손목시계형 컴퓨터인 'PC 유나이트' 를 내놓았다. 데스트톱 PC 또는 윈도 CE를 운용체제로 하는 '카시오페아' 단말기와 무선 접속이 가능하며 e-메일 등을 관리할 수 있다.

◇ 전망

전문가들은 기능성과 디자인의 조화를 중요한 선결과제로 꼽고 있다. 둔탁한 디자인으로 마치 외계인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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