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 소스코드에도 의혹의 눈길

권순선의 이미지

에셸론(Echelon)은 전세계를 대상으로 한 극비의 통신 감청장치다. 이는 인공위성과 전자통신장비, 슈퍼컴퓨터 등을 이용해 시간당 수십억 건의 이메일, 팩스, 유무선통화 등의 메시지를 도청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언어에 의한 검색방식으로, 예컨대 통화 중 ‘테러’라는 단어가 나오면 자동으로 녹음이 되고 내용을 분석하는 식이다.

미 국가안보국(NSA) 요원이 통신감청법안에 반대하는 하원의원을 사고를 가장해 암살하는 장면으로 시작하는 영화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98년, 토니 스콧 감독)는 요즘 본격적으로 관심을 끌고 있는 에셸론의 가공할 위력을 사실적으로 보여준다. 우연히 사건에 휘말리게 된 변호사 로버트 딘(윌 스미스)의 행적은 국가안보국에 의해 철저히 파악된다. 구두 뒤축, 시계, 만년필 등에 자신도 모르게 도청장치가 설치되고, 인공위성을 통해 행선지가 바로 드러난다. 하지만 영화에서 보여준 기술은 국가안보국에서 10∼15년 전에 사용된 낡은 것들이라는 게 당시 영화가 개봉됐을 때 미국에서 나온 얘기들이다. 지금은 컴퓨터 자판 소리만 듣고도 무엇을 치는지 알아낼 정도라는 것이다.

토니 스콧 감독은 영화의 사실성을 높이는 과정에서 95년 <볼티모어선>에 실린 국가안보국에 대한 기획기사를 참조했다고 한다. 기사에 따르면 국가안보국은 인력과 예산에서 중앙정보국(CIA)을 능가한다. 시간당 100만달러, 연간 80억달러의 예산을 쓰며, 알래스카에서 타이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감청기지에 2만여명에 이르는 인력을 배치해놓고 있다. 에셸론의 위력에 대해 미국과학자연맹의 군사분석가인 존 파이크는 “에셸론의 침투력이 어느 정도인지 모를 것이지만 간단히 말하면 그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가능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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