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장비업계, 중대형 라우터 개발 본격화
국내 네트워크 장비 산업의 최대 취약 부문으로 지적돼 왔던 중대형급 라우터 제품
개발이 올해부터 본격 추진된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네트워크연구조합(이사장 이관수) 주관의 산, 연
컨소시엄이 다음달부터 중대형 라우터 개발을 준비중이며 최근 기기비트 백본 스위치를
상용화한 미디어링크도 하반기부터 독자적 제품 개발에 들어간다.
중대형 라우터는 코넷이나 보라넷 등 통신사업자의 인터넷 망에서 인터넷 데이터를
처리하고 각 사이트의 주소로 연결시켜
주는 핵심 장비로서 인터넷 사용자의 폭증세에 따라 99년 시장 규모만도 전년대비 200%
이상 증가한 1300억원의 수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이 장비는 단일품목 공급 규모로는 국내 근거리통신망(LAN) 시장에서 가장 높은
비중(28%)을 차지하고 있으나 국산화가 이뤄지지 않아 미국의 시스코시스템스사가 국내
시장을 독식해 왔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라우터는 라우팅 외에도 인터넷 무료전화(VoIP)나
가상사설망(VPN) 등 새로운 인터넷 서비스를 구현하는 핵심 장비로 활용범위가 확대되고
있다』며 『이 분야의 국산화는 통신 네트워크 장비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네트워크연구조합은 내달부터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LG정보통신,
다산인터네트, 성지인터넷 등 4개사 공동으로 초고속 라우터 개발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26일
밝혔다. 조합은 이를 위해 정보통신부의 정보통신 선도기반기술개발사업에 초고속 라우터
개발에 대한 사업 제안서를 제출해 놓고 있으며 오는 2월 과제심사를 통과하는 즉시 개발에
들어간다.
연구조합의 「고속 라우터」 개발계획에 따르면 1차로 올해부터 내년 말까지 2년간 약
90억원을 투입해 20∼80Gbps급 중형 라우터를 개발하고 이어 2002년까지 1년간 2차 과제로
320Gbps급의 대형 라우터를 개발하게 된다.
개발에 드는 비용은 LG정보통신, 다산인터네트, 성지인터넷 등이 매년 15억원씩 총
45억원을 부담하며 정부도 이에 상당하는 금액을 출연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연구조합 측은
『과제를 수행하면서 IP 포워드 엔진, 스위칭 엔진, 라우터 프로토콜 기술 등의 핵심기술을
자체 개발하기로 했다』며 『라우터 제품뿐 아니라 유관기술의 파생효과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디어링크(대표 하정율)도 올 하반기부터 자체적으로 중형급 라우터 개발에 착수할
계획이다. 이 회사의 정우영 이사는 『타깃 시장, 제품 성능 등을 세부적으로 설정하기 위해
시장조사에 들어갔다』며 『내년 하반기까지 중형급 라우터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밖에 지난해 소형 라우터 분야에서 시스코와 경쟁을 벌여왔던 한아시스템도 중형
라우터 개발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