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는 죽지 않는다 단지 변화할 뿐이다
새털처럼 가볍고 접을 수 있는 전자 종이를 갖고 다닐 수 있다고 상상해보자. 이
전자종이 위에는 캘린더와 연락처가 기록돼 있다. 아니면 컴퓨터를 향해 다음과 같은
주문을 외어보라. "시카고와 관련된 경쟁자의 계획을 파악하라" 또는 다른 회의에
참석하는 대신 자신의 '가상 분신(virtual presence)'을 또다른 공간으로 전송할 수
있다고 상상해보자. 문자 그대로 두 장소에 동시에 존재하는 셈이 된다.
PC 벤더와 연구자들의 예측에 따르면 이런 것들은 모두 5년에서 10년안에 현실화될
퍼스널 컴퓨팅 분야의 비전들이다. 사실 컴팩이나 IBM, HP와 같은 벤더들은 이미 알람
시계에서 커피 컵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제품에 인텔리전스를 불어넣어 투명하고
공기같은 컴퓨팅 세계를 실현해줄 기술들을 이미 연구하고 있다. 이런 디바이스들은
모두 무선을 통해 투명하고 연속적으로 접속될 것이다.
컴팩 부사장과 인터넷 서비스 부문 이사를 겸임하고 있는 제리 미어캐츠는
궁극적으로는 전기처럼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그 존재에 대해 의심할 필요가 없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변화의 과정에서 단 한 가지만큼은
제자리를 유지할 것이다. 그것은 바로 PC다.
놀랍게도 PC 업체들과 장비 제조업체들은 모두 PC가 오랫동안 존속될 것이라는 사실에
동의한다. IBM 알마덴 연구소(Almaden Reseach Center) 소장이며 퍼스널 시스템 부문
부사장인 로버트 모리스는 "PC가 사라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PC는 앞으로도
오랫동안 존재할 것이다. 그러나 모든 종류의 새롭고 흥미로운 디바이스에 의해 보완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록스 팔로 알토 연구소(Palo Alto Reseach Center)의 간부들 역시 이 사실에 동의한다.
팔로 알토 연구소의 임베드 시스템 부문 책임자인 로이 원트는 "제 3단계의 컴퓨팅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 제 1단계인 메인프레임 시대에는 여러 사람들이 단 한 대의
컴퓨터만을 공유했다. 제 2단계인 PC 시대는 개인별로 한 대씩의 컴퓨터가 있었다. 제
3단계에서는 한 사람이 여러 대의 컴퓨팅 장치를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범용 데스크톱 PC는 향후 수년간 훨씬 더 많은 변화를 겪게 될 것이다. 마이크로
디자인 리소스(Micro Design Resource)의 마이클 슬래이터 수석 연구원은 "현재의 PC는
놀랍게도 1981년에 처음 발표된 IBM PC와 놀랄 만큼 유사하다"고 말했다. 어떤 이들은
하나의 프로세서에 집적되는 트랜지스터의 숫자는 매 18개월마다 두 배로 늘어난다는
무어의 법칙이 한계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반면에 무어의 법칙은 깨지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AMD의 제품 마케팅 부문 이사인 스티브 라핀스키는 "10년 이내에 AMD의 애슬론
프로세서는 50mm 크기의 다이(die)에서 0.07 마이크론의 좁은 선 폭으로 제조될 것이고
4GHz 이상의 클럭 스피드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이 크기가 줄어든
덕분에 AMD는 여러 개의 애슬론 프로세서를 동일한 칩에 결합시킬 수 있다. 10년
이내에 하나의 다이위에 4개의 프로세서를 부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수준의 컴퓨팅 파워는 예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것으로 사용자와의
상호작용을 가능하게 해준다. 이와 같은 PC들은 여러 종류의 자발적인 상호 작용을
동시에 관리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음성 인식과 현장 통역은 거의 일상적이 될 것이다. 모든 PC에는 카메라가
장착되고 지문이나 얼굴 인식과 같은 생체 인식 기법이 일반적인 사용자 인증 방법으로
사용될 것이다.
사용자들은 멀티 모드 인터페이스를 통해 펜이나 음성과 같이 다양한 방법으로 PC를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인텔의 아키텍처 비즈니스 그룹 마케팅 이사인 리처드 드라콧은
인터페이스가 보다 3차원화돼 사용자들이 사물을 보다 효율적으로 인식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IBM의 로버트 모리스 부사장은 "컴퓨터는 세심한 환경으로 변화하게 될 것이다.
컴퓨터는 사용자를 주시해 같은 수준의 관심을 요구하게 될 것이다.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IBM과 다른 벤더들은 눈동자의 움직임을 추적하고 이에 따른 반응을
결정하는데 필요한 적외선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특정 각도에서 망막을 빛을 반사한다.
가끔씩 사진에 빨간 눈동자가 찍히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원래 이 기술은 장애인들의 컴퓨터 사용을 지원하기 위해 사용되고 있다. 로버트 모리스
부사장에 따르면 이 기술은 보다 광범위한 응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IBM은
사용자의 시점에 따라 다양한 내용을 제공하는 배너를 실행하는 브라우저를 선보였다.
에이전트 기술은 정보, 인덱스, 항목 분류 기술을 필요로 하게 될 것이며 지식 발견
소프트웨어는 사용자들의 이해를 돕게 될 것이다.
무어의 법칙은 메모리와 스토리지 기술에도 적용이 가능하다. 제록스의 로이 원트
연구소 책임자는 "매 18개월 단위로 메모리 칩의 용량은 두 배로 늘어난다. 현재
320MB의 솔리드 스테이트 메모리를 플래시 카드에 장착할 수 있다. 후에 디바이스에
삽입하는 카드에 1.3테라바이트의 메모리를 장착할 수 있을 것이다. 플래시 카드는
착탈이 가능하다. 이 경우, 데이터는 디스플레이 디바이스에 저장할 필요가 없어진다.
데이터는 제약을 받지 않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플래시 카드나 IBM의 마이크로드라이브(microdrive)와 같은 소형
스토리지 장치에 모든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게 될 경우, 사용자는 PC에 스토리지를
장착하는 대신 직접 휴대하고 다니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가까운 장래에 가정이나
사무실의 평평한 패널 디스플레이를 통해 직접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런
데이터는 셀룰러 폰과 PDA로부터 전자 서적과 전자 종이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종류의 모빌 디바이스에서 활용될 것이다.
노키아의 자회사인 노키아 인터내셔널 커뮤니케이션의 마케팅 부문 수석 부사장인 페카
룬드마크는 "미래에는 다양한 영향력을 지닌 모든 종류의 디바이스가 존재할 것이다.
이와 같은 디바이스간의 경계가 애매모호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룬드마크 부사장에 따르면, 노키아는 디바이스들을 크게 세 가지 일반 범주로 구분하고
있다. 첫째, 마이크로 브라우저를 실행하는 셀룰러 폰과 같이 한 손으로 다룰 수 있는
디바이스다. 둘째, 3Com의 팜 PDA와 같이 펜으로 다룰 수 있는 디바이스다. 룬드마크
부사장은 PDA나 손목 시계와 같이 펜으로 다룰 수 있는 디바이스들은 모두 두번째
부류에 속한다. 셋째 부류는 사용자의 무릎 위나 책상 위에 올려놓는 디바이스들이다.
PC나 노트북, PDA 기능이 제공되는 집약형 스마트 폰인 노키아 PC 커뮤니케이터와
같은 디바이스는 세번째 부류에 해
聆磯酩
위의 디바이스들은 한 가지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개별적인 사용자의 필요와 취향에
따라 쉬운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룬드 마크 부사장은 "궁극적으로 모든
세그먼트들이 하나로 통합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개인화와 커스터마이징은 통합 디바이스(셀룰러 폰이나 PDA)를 사용할 것인가
아니면 블루투스(Bluetooth)와 같은 무선 접속 기술을 통해 연결되는 두 개 이상의 전용
디바이스를 사용하게 될 것인가와 관련된 지속적인 논쟁을 잠재워줄 것이다.
그 해답은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휴렛팩커드의 공동 창업자인 빌 휴렛이 말했던 것처럼
그 누구도 빗과 거울이 달린 자동차 핸들을 원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와 같은
디바이스의 확산을 가능케 하는 것은 무엇일까? 아마도 무선 대역폭과 수많은 요소들일
것이다.
노키아의 룬드마크 부사장은 "앞으로 수년 이내에 무선 데이터 전송과 관련된 병목
현상은 사라질 것"이며 "현재 IETF가 개발하고 있는 모빌 IP 규격을 통해 IP 백본이 무선
데이터 전송 하부구조를 구성하게 될 것이다. 이밖에 IPv6 역시 모든 종류의 모빌
디바이스 환경에서 필요한 IP 어드레스 공간이 획기적으로 늘리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첫 모빌 IP 패킷이 오는 2001년부터 모빌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글로벌 시스템의
네트워크를 통해 전송될 예정이다. 384Kbps의 전송 속도를 제공하는 제 3세대 셀룰러
네트워크는 올해부터 아시아 지역에서 이용할 수 있고 유럽은 2001년, 북미지역은
2002년이나 2003년부터 지원될 계획이다.
WAN 환경을 지원하는 IEEE 802.11 무선 기술은 11Mbps의 전송 속도를 제공하고 수년
내로 54Mbps의 속도로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게 될 것 같다. 결과적으로 사용자들은
장소에 구애없이 어디에서나 무선 데이터 접속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3Com의 자회사인 팜 컴퓨팅(Palm Computing)의 엔터프라이즈 부문 부사장인 처크
요트는 "결국 네트워크가 투명해질 것이다. 사용자가 무선 LAN의 지원 영역 안에
있다고 생각해보자. 그가 지원 영역을 벗어나더라도 WAN을 통해 LAN 환경에
연결된다. 사용자는 이 사실을 미처 깨닫지 못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일단 컴퓨팅이
공기처럼 모든 공간에 확산되면 결국 눈에 보이는 네트워크는 사라질 것이라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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