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 "차세대SW 연구중"…광대역 통

이호연의 이미지

컴퓨터 혁명 시대를 연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은 얼마전 최고경영자(CEO)직을 친구인 스티브 발머 사장에게 넘기고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미국 정부의 MS 분할 방침에 대처하려는 고육책이란 해석도 있지만 그는 소프트웨어 연구에 전념하기 위해 물러난다고 했다. 게이츠는 발머에게 CEO직을 넘기는 자리에서 “나는 앞날을 위해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을 하려고 돌아간다”고 말했다.

게이츠는 어떤 연구를 할까. 또 그가 꿈꾸는 세상은 어떤 세상일까.

영국 경제전문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는 최근 게이츠가 꿈꾸는 세상과 연구계획 등을 전했다. 게이츠가 꿈꾸는 세상은 모든 사람이 어디서나 인터넷과 영원히 연결돼 있는 세상이다. 어느 곳에서도 E메일을 주고 받을 수 있으며 의사에게 원격 진료를 받고 치료비도 온라인으로 계산하는 세상이다. 환자의 진료기록은 인터넷과 연결된 병원의 컴퓨터에 보관돼 보험회사들이 손쉽게 진료기록도 열람하게 된다.

광대역의 통신망은 온갖 정보와 오락 프로그램 등을 TV와 개인용 컴퓨터, 휴대전화 등에 쉴새없이 공급하게 된다. 비록 광대역 통신망 보급은 아직 미미하지만 머지않아 일반화된다는 것이다.

게이츠는 앞으로 인터넷은 △스프레드시트와 워드 등 각종 소프트웨어 배급 △정교한 전자상거래 수행 △온라인 오락 등이 핵심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핵심기능이 부드럽게 수행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훨씬 정교한 소프트웨어가 필요하며 이를 MS가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미래의 정보화 사회에서도 지금처럼 소프트웨어가 핵심이 되고 MS의 시대가 계속될 것이라는 게 게이츠와 발머의 믿음이다. MS는 이미 ‘차세대 윈도 서비스’란 프로젝트명이 붙은 소프트웨어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하지만 파이낸셜 타임스는 “게이츠와 MS가 앞으로도 정보화 시대를 주도해 갈지는 쉽사리 판단할 수 없는 일”이라고 전했다. 아메리카온라인(AOL)과 타임워너의 합병처럼 인터넷 세상을 뒤흔들 만한 사건들은 수없이 잠복해 있고 그때마다 MS는 도전을 극복해야 하기 때문이다.



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