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게이츠 회장 퇴진 배경

권순선의 이미지

전자신문 기사입니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가 빌 게이츠 체제에서 스티브 발머 체제로 바뀜에 따라 MS 자체는 물론 국내 산업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게이츠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발머 사장이 MS의 경영을 책임지는 최고경영자(CEO)의 자리를 승계한 것은 일차적으로 MS의 이미지 변신의 의미를 강하게 함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와의 반독점 재판 과정에서 운용체계(OS) 시장의 지배력을 악용해온 「반경쟁적 불공정 거래기업」이란 낙인이 찍힌 MS로서는 그 동안 미국은 물론 전세계 시장에서 새로운 기업 이미지 창조의 필요성을 강하게 느껴왔다. 게이츠 회장의 이번 퇴진결정은 MS에 대한 이 같은 부정적 이미지의 「청산 작업」을 일단락짓는 상징적 의미를 갖는 것으로 분석된다.
 
  따라서 반MS 정서가 남아있는 한국과 중국 등의 시장에서도 MS의 새로운 이미지 창조를 위한 유화적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특히 국내에선 지난해 11월 한국MS의 사령탑을 맡은 고현진 사장이 「한국MS의 토착화」를 강력히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기업 이미지 변신 작업이 급류를 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한국MS는 최근 기업과 개인 등 대고객 서비스를 위해 고객지원 인력을 확대하고 특히 개인 사용자에게 친숙한 이미지를 심기 위한 교육과 홈시장 영업 강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는 시점이어서 MS 본사의 이번 경영체제 변화가 한국MS의 이 같은 움직임에 크게 힘을 실어 줄 수 있을 것이란 지적이다. 이에 따라 MS는 한국에서 SW 산업의 지배자가 아니라 산업 발전을 위한 동반자로서의 이미지를 심기 위한 노력을 적극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게이츠 회장의 경영일선 퇴진은 다른 한편 인터넷 분야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기술 및 시장경쟁의 도화선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그의 경영일선 퇴진은 MS가 밝혔듯이 인터넷 환경을 둘러싼 주도권 경쟁에서 윈도의 영향력 확대를 위한 기술 개발에 전념하기 위한 배수진의 의미도 갖는 것이어서 인터넷 산업의 성장이 다른 어느 나라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한국시장 공략을 위한 MS의 행보도 지금보다 빨라질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MS는 최근들어 두루넷 등 인터넷 사업자 등과의 전략적 제휴 등을 통해 초고속 및 무선 인터넷 등 신규 시장 진출을 꾀해 왔다.
 
  따라서 MS는 앞으로 발표될 윈도2000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인터넷 기술을 통해 e비즈니스 등 새로운 분야에서 급성장하고 있는 한국 시장 공략을 보다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최근 인기를 모으고 있는 리눅스에 대한 반격도 예상된다.
 
  오세관 기자 skoh@etnews.co.kr
 
게재일자 : 20000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