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소스 프로젝트 참여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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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 kldp 가족 한 분이 저에게 개인적으로 오픈 소스 프로젝트 참여를 어떻게 하는지 여쭈셨습니다. 제가 그분에 보낸 답장을 약간 각색해서 올리겠습니다. 다른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처음 오픈소스 프로젝트에 관심을 가진 분들에게 어떤 말씀들을 던지고 싶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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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소스 프로젝트에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첫번째, 주로 프로그램을 짠다라고 하는 개발자로써의 참여이죠. 관련 소스를 코딩할 수 있어야 하고, 그 프로그램이 나아가는 방향에 맞춰서 팀의 한 일원으로써 일을 하게 됩니다. 물론 혼자서도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만들어 운영할 수 있습니다.

두번째, 오픈 소스 프로젝트를 사용하는 입장에서의 참여입니다. 오픈소스 프로그램을 그냥 가져와서 쓰고, 그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발견한 문제점이라던지, 혹은 더 나은 프로그램으로의 발전에 대한 제안이라던지를 해당 개발자 혹은 개발팀에게 메일이나 버그질라를 통해서 제공한다면, 그것 또한 오픈소스 프로젝트의 참여입니다. 보통 자신이 오픈소스프로젝트를 시작, 운영하지 않는 한 여기부터 시작하여 개발자로까지 성장하게 되지요..

세번째, 많은 오픈소스 프로젝트는 단순히 코딩만이 주가 아닙니다. 물론 작은 프로그램의 경우, 개발자가 해당 프로그램의 문서화를 직접 할 수 있는 시간까지 있지만, 큰 프로젝트(예: 각종 리눅스 배포판, 그넘, KDE 등)에서는 문서팀을 따로 관리까지 합니다. 이런 프로젝트의 문서화에 참여하는 것 또한 큰 참여입니다. 실제 보통 사람들은 문서작업을 잡거리라고 생각하는데, 문서화가 제대로 되지 않은 프로젝트는 그 효용성을 떨어뜨리죠. (예, 아미는 한글을 쓰기 위한 하나의 중요 프로그램입니다만, 설치 방법이나 사용방법을 제대로 명시하지 않는다면, 그 프로그램을 쓰기는 어려울것입니다.)

그리고, 문서작업 외에 kldp.net 같이 많은 오픈소스 프로젝트에 작업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주는 것 또한 오픈 소스 프로젝트의 일환이 아닌가 싶습니다.

오픈소스프로젝트 참여의 길은 수많이 많은 것 같군요. 하지만, 이런 모든 것들이 처음에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그 참여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 바로 오픈소스 프로젝트 아닌가 싶습니다. :)

자룡의 이미지

프로그램 실력이 떨어지기 때문이겠지만
이미 운영중인(?) 오픈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는 꽤나 어렵더군요.

일례로 제가 블랙박스에 꽤나 관심이 있어서 소스를 들여다본적이 있었는데
^^;; 저한테는 너무나도 어렵더군요.
전체적인 클래스들에 대한 설명이나 구조도 같은게 있었으면
그래도 좀 수월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뭐 프로젝트를 운영하며 새로운 버전을 개발하는것 자체도 무척이나
어렵기 때문에, 새로운 개발자를 위한 문서를 친히 만든다는것이 어렵겠죠.

그래도 욕심으로는 그러한 개발문서나 전체구조등에 대한 정리작업도
오픈프로젝트로 진행되면 괜찮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블랙박스 소스분석 프로젝트를 해볼까 했었는데 미천한 실력때문에.. ㅠ.ㅠ)

뭐 현재로서는 틈나는대로 HOWTO 의 한글번역을 하는것으로
아쉬움을 달래는 중이랍니다.
(라지만.. VIM HOWTO 번역시작한게 언젠데 아직도 30%도 못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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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을 읽는 모든 이에게 평화가 함께 하기를... ^^;

dyaus의 이미지

오픈소스 프로젝트가 성공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것중 하나가, 사용자 입니다. 많은 사용자들이 사용하면서, 테스팅을 수행해서 문제가 생기는 경우에 개발자그룹에 전달하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상황을 알 수 없이, 그냥 기능상의 문제점만을 제기하면, 개발자 그룹에서는 다시 재현할 수 없어서, 문제에 대한 확인이 힘들어지고, 문제 해결은 더욱 힘들어지는 상황이 되고, 그런 일이 몇번 반복되면, 프로젝트 자체가 진행되지 못하는 경우도 많이 보았습니다.

조금 번거로움이 있지만, 프로젝트 성공에 참여하는 한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사용해보고, 문제가 생기면, 가능한 자세히 전달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logout의 이미지

우리나라에서는 두가지 문제가 있는듯 합니다. 첫번째로는 사용자 숫자가 너무 적구요. (4000만 인구로는 좀 모자라는 듯 합니다. 1억 정도는 되어야...) 그리고 개발자들이 여가 시간이 너무 없습니다. 괜히 백수라는 단어가 등장한게 아니죠.

한국인에게 적합한 오픈 소스 모델은 정치가 아닌가 합니다. 노사모도 그렇고... 게시판에 펌질을 하는 모습도 그렇고... 아쉬울 따름입니다. 한국에서 오픈 소스를 제대로 하려면 여론을 부추겨서 우선 마이크로소프트를 여론재판의 대상으로 전락(?)시킨다음 정부가 예산을 직접 오픈 소스 프로젝트에 투자하도록 만드는 방법이 최선이 아닐까 싶습니다. :)

"I conduct to live,
I live to compose."
--- Gustav Mahler

서정민의 이미지

우리나라는 먹고 살기가 바쁩니다. 다들 이세상에서 중요한것은 돈이라고 생각하죠. 그래서 일을 하면 그 일에 지쳐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할 시간이 없다고 합니다. 인생을 절대 즐기지 못하고 사는 것이죠.. (어쩌면 제가 그만큼 안 바빠서 이런말 할수 있는지도 모르죠)

저 또한 제 할 일 있습니다. 물론 가끔 제가 해야 하는 일에 바빠서 참여하고 있는 오픈 소스 프로젝트에 약간은 소홀히 할 때도 없지 않아 있었습니다. 그리고, 변명은 '제 할일이 좀 있어서' 였습니다. 하지만, 이제.. 저는 제가 오픈 소스 프로젝트에 참여하는걸 제 할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생각하니, 하루에 한시간 두시간 투자하는 것은 모자라기도 하더군요. 돈이 남는 것도 아니고, 주변에 누가 알아주는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제가 이 세상 살아가면서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니, 시간이 저절로 생기고, 흥미도 난답니다.

logout님께서 인구 숫자 문제도 제기하였는데, 한편으로는 일리도 있지만, 꼭 인구 문제만은 아닌듯 싶습니다. 만약 일본의 인구가 국내의 2배라면, 국내 오픈소스 개발자의 숫자는 일본의 반이 되어야 겠지요? 아마 현재 그 숫자를 파악하기는 힘들겠지만, 일본에 비해 턱없이 인구로도 부족할 뿐만 아니라, 그들이 만들어내는 결과에 상당히 못 미치고 있습니다. 아실지 모르겠지만, 수많은 한글 패치 중 대부분이 일본에서 넘어온 것입니다 ;;

다음 글에 잇겠습니다..

김민수의 이미지

Quote:

저 또한 제 할 일 있습니다. 물론 가끔 제가 해야 하는 일에 바빠서 참여하고 있는 오픈 소스 프로젝트에 약간은 소홀히 할 때도 없지 않아 있었습니다. 그리고, 변명은 '제 할일이 좀 있어서' 였습니다. 하지만, 이제.. 저는 제가 오픈 소스 프로젝트에 참여하는걸 제 할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생각하니, 하루에 한시간 두시간 투자하는 것은 모자라기도 하더군요. 돈이 남는 것도 아니고, 주변에 누가 알아주는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제가 이 세상 살아가면서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니, 시간이 저절로 생기고, 흥미도 난답니다.

이 말씀에는 이견의 여지가 없을 듯 합니다.

저는 오픈 소스에 어떠한 방식으로도 익숙한 사람이 아닙니다. 하지만, 저는 ‘자유’ 라는 말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회사 생활 하면서 호구지책으로 MS 계열 연장들에 어느 정도 익숙하기는 하지만, 정신은 늘 '자유'를 갈망해왔습니다.

제가 인용한 서정민 님의 저 글이 제가 하고 있는 일과 동일하고, 또한 제가 늘 하고 싶었던 말이기에, 자격 요건은 미달이지만, 오픈 소스의 범위를 좀 넓게 잡아서 그 대열에 속했으면 합니다.

오픈 소스가 꼭 프로그램에만 국한된다고 생각하신다면 어쩔 수 없지만, 제가 느끼기에 1990년 대 초에 netscape이 일반화 되면서 ‘글’ 기반의 하이텔, 천리안에서 글, 그림, 소리를 아우르는 '멀티미디어' 기반의 인터넷으로 급속한 정보 축의 대이동이 일어났습니다. 따라서 현재 인터넷을 이용해서 정보를 다루고 있고, 그 정보를 보급하는 쪽에 힘을 쏟고 있다면 그 또한 오픈 소스의 일환이라고 생각하고 싶습니다.

제가 ‘정보대국의 디딤돌, 직지 프로젝트(http://www.jikji.org)'를 공식적으로 시작한 것이 1988년 이었는데, 그 당시 저는 우리 고전의 전산화보도다 더 중요한 일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 “전 국민 한 사람이 책 한 권을 전산화하자”를 목표로 했지만, 정작 직지 프로젝트의 이름을 걸고 전산화한 책은 20 권이 채 못 됩니다. 그나마 이제는 진행을 제대로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만큼 한국은 멀고 살기에 바쁘고, 돈이 안 되는 것에는 별 신경을 안 씁니다. 시작 후 2년 만에 수행 평가를 대신해 달라는 수많은 중, 고등학생들과, 메일링 리스트의 기본 개념에 익숙하지 않은 일반 사람들로 인해서 방명록, 자유 게시판, 그리고 메일링 리스트 문을 닫아야만 하기도 했습니다. 익명성과 익면성을 유용한 도구로 사용할 수 있는 인터넷을 믿고, 그 가능성을 믿었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 도구를 흉기로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아직도 열려있고자 하지만, 인터넷 전체가 점점 더 폐쇄적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정보 보급에 역행하는 것인데, 결국에는 점점 더 폐쇄적으로 되겠지요.

시작할 당시 21세기 세종 계획, 구텐베르그 프로젝트와 같은 고전 전산화 프로젝트, kldp와 같은 외국 문서 한글화 프로젝트, GNU/GPL, FSF 등 기라성 같은 프로젝트 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개인적으로는 kldp와 같은 외국 manual 번역보다는 우리 고전 입력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고(지금은 그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 , 서정민 님의 처음 글에서 세 번째 참여 내용에 전적으로 동감하며, kldp의 혜안에 감탄하고 있습니다!), 어디에서도 직지 프로젝트에 적합한 ‘지재권’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보다 엄밀한 의미에서 저자 사후 50년이 지난 작품이라도 ‘현대문’이라면 원전을 현대문으로 바꾼 사람, 출판사에 저작권이 있기 때문에 함부로 배포하지 못합니다. 제가 아는 문학 사이트에서 이런 정밀한 지재권을 지키는 것을 보지 못했으며 하이텔, 천리안 때부터 문학 동호회를 통해서 누군가가 입력한 고전 작품들이 입력자도 없어지고, 출전도 없어진 채 인터넷 이 자료실, 저 자료실을 떠다니고, 새로운 작품들은 별반 입력되지 못하는 현실을 보면서 제도적으로 뒷받침 되지 않는 정보 보급 정책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나중에는 그 문학 자료실들이 하나씩 둘씩 없어지든지, 아니면 유료화의 길을 걷더군요.

저는 고전 문학도 소프트웨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원전은 반드시 있어야 하고, 그에 대해서 지적 재산권이 허용하는 한 최대한의 배포권을 허락하고, 그 원전을 ‘오늘’이라는 시간에 맞게 바꾸고 가다듬어 계승을 하고, 그 포맷을 바꾸어 연극이나 영화로 재창조하여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는 것, 이런 모든 것들을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 원전 전산화 프로젝트라고 생각합니다.

제 얘기 하느라 글 초점이 좀 많이 빗나간 것 같습니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저는 이제 직지 프로젝트 자체가 오픈 소스 프로젝트의 일부, 또는 전부(?)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현재 서정민 님의 말씀하신 내용 중에,

Quote:

두번째, 오픈 소스 프로젝트를 사용하는 입장에서의 참여입니다. 오픈소스 프로그램을 그냥 가져와서 쓰고, 그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발견한 문제점이라던지, 혹은 더 나은 프로그램으로의 발전에 대한 제안이라던지를 해당 개발자 혹은 개발팀에게 메일이나 버그질라를 통해서 제공한다면, 그것 또한 오픈소스 프로젝트의 참여입니다. 보통 자신이 오픈소스프로젝트를 시작, 운영하지 않는 한 여기부터 시작하여 개발자로까지 성장하게 되지요..

에 해당합니다. 이제 저는 모든 오픈 소스 프로젝트들이 우리 고전을 인터넷에서 자유롭게 쓰도록 하는 방향으로 발전하도록 힘을 모았으면 합니다. 제가 아직 이쪽(오픈 소스 커뮤니티)으로는 많이 부족하지만, 힘을 좀 더 키워 조금씩 참여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럴 수 있도록 좀 도와주실 수는 없는지? (결국 제가 찾아 나서야 하는 것을 잘 알고 있음에도... 쩝)

에고... 저 또한 할 일은 따로 있는데, 이미 처자식들에게 늘 미안해하는 마당에, 오픈 소스에 발을 들여놔도 될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제 프로젝트 진행 5년 만에 ‘직지 프로젝트=오픈 소스’라는 결론을 내렸기에 어떤 식으로든 정보를 주고받고 싶습니다.

직지지기 김민수 드림.

인류와 지구를 살리는 길은 소비를 의식적이고 자발적으로 줄이는 것, 바로 거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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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정말 정보의 바다에 살고 있을까?

익명 사용자의 이미지

1. 언어의 장벽
영어라고 README조차 안보는 사람들이 허다합니다.
kldp의 문서들도 상당수가 고전이 되어가고 있고..
(일례로 서버 세팅시 엄청나게 유용하게 썼던 DNS 가이드는 BIND v9에 맞추기에는 부족한 점이 너무 많습니다.)
옆동네 일본은 이래저래 IT에 기여를 많이 한 덕분인지 일본어 문서들이 꼭 따라오죠. (자바도 영어, 일본어로 제공됩니다.) 우린 그걸 일한번역기로 돌려서 보고..
참여자들 중에 상당수는 번역에는 별로 관심이 없을줄로 압니다.
개발자들의 상당수는 영어에 약하고, 번역할만한 다른계열 사람은 개발자 특유의 언어들 (날리다, 엎다, 때려넣다 등.. 은 농담이고, 각종 용어들)을 매끄럽게 번역하지 못하고.. 다재다능한 사람은 먹고 살기 바쁘고..

2. 개발자의 현실
먹고 살기 너무 힘듭니다. 아침부터 밤까지 일하다보니 오픈소스를 진행할 정신적 여유가 없습니다.
잠깐잠깐의 시간에는 자는게 더 급합니다.
아침부터 밤까지 일하고 합숙까지 하는데도 있는데 (불행히도 저의 파견은 대부분 그렇게 일했습니다. ㅠ.ㅠ) 집에 들어갈 시간도 없거니와 회사컴으로 회사 업무와 관계 없는 개발 할수도 없는 노릇이지요. (말뚝때문에 못옮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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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러한 장벽을 뛰어넘으신 분들도 많이 계십니다.
(따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가장 큰 장벽이 '게으름'이죠..)
그래서 전 그들을 존경합니다.

옆동네 일본은, 할일 다 하면서도 취미 챙기는 사람들이 많은걸 보면..
사회 분위기 및 문화의 차이인것도 같습니다.
(게임, 애니메이션, 프라모델, 프로그래밍 등등.. 다양하죠. 그 다양성이 전반적으로 사회 발전에 기여하는것 같습니다.)

cdpark의 이미지

bug report만 제대로 해도 개발자에게 큰 도움이 됩니다.

그냥 "안 되요" 수준만 아니라면요.

그 다음 수준이 wish list 보내기. 그냥 "안 되면 말지" 수준으로 가볍게 보내세요. 개발자가 그 메일을 씹거나 말거나..

그 다음이 patch 보내기.

...

내공 10갑자가 넘기 전에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할 일은 branching. 내가 맘대로 고쳐서 다시 재배포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