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익~] 군대가서 진짜 남자가 되어라.

나는오리의 이미지

옛날 하고도 아주 먼~ 옛날 호랑이 담배피고 놀던 시절까진 아니고요.
오래전에...
입대를 하였습니다.
집에서 워낙 군대가라고 그래서 그냥 갔습니다. -_-;
근데 입대날이 되니 어머니 우는 모습은 보고싶지 않더군요.
그래서 입소하는데 따라오지 마라고 했는데 기어이 따라오셨습니다.
문 앞에서 가라고 가라고 몇번을 말하니 그때서야 가시더군요.

다른 애들은 부모님과 함께 들어오던데 전 제 후배한명과 들어갔습니다.
근데 헤어질때가되니 후배녀석이 펑펑 울더군요. -_-;
오히려 제가 달래주고 입소했습니다.

남자가 되기위해 힘든훈련 어려운 훈련 목숨걸린 훈련(?)을 참고 견디어
이제 어느정도 적응해 나가던 이병 시절이었습니다.
물론 100일 휴가는 아직 못나가봤지만요.(일병 되기 전에 나갔습니다. 복귀하니 일병이더군요.)

그때 집에다 편지를 써라는 명령(?)이 내려와서 편지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Quote:

사랑하는 나의 어머님께

어머니 아들 오리입니다.
몸 건강히 잘 지내고 계신지 모르겠습니다.
아들은 이제 군대라는곳에 어느정도 적응해서
잘 살고 있습니다.

군대가서 남자가되라는 어머니 말씀을 가슴에 품고서
매일 식판 딱기, 설걷이 하기, 보도블럭 청소하기, 장교 출퇴근길 청소하기, 잡초뽑기 등으로 진정한 진짜 남자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
어머니 집에가면 설걷이는 제가 정말 잘 할 자신 있습니다.
뽕뽕과 물통만 주십시요. 수세미도 필요없습니다. 제겐 엄지손가락이 있거든요.
...
- 아들 오리 올림

버려진의 이미지

저도 진짜 남자가 되어가는 중입니다. :D

집에가면 편의점 알바라던지 하는건 정말 잘 할 자신 있습니다.

PX병이거든요. :twisted:

stmaestro의 이미지

헛.. 저도 군복무 중인데.
식판은 안딱거든요.(예전에 다른 근무할땐 닦았지만. 지금은...)
그 대신, 자동차 매연을 중앙선에 서서 누구보다 많이 먹고 있네요.
진짜 남자가 되려면 제 경우엔 자동차 매연을 계속 마셔야 하나봅니다.

차막히는거 아니까 제발 112에 신고하지 마세요. 으으~~
가뜩이나 오늘은 큰 행사도 하나 있다고요.

그런데. 솔직히 이 생활하면서
제가 점점 '아저씨'가 되어간다는 체감이 들기는 합니다.

나는오리의 이미지

stmaestro wrote:
그런데. 솔직히 이 생활하면서
제가 점점 '아저씨'가 되어간다는 체감이 들기는 합니다.
군복(제복) 입는 그날 바로 아저씨가 됩니다.

제가 대학교 1학년 때 있던 일입니다.
친구들이 여자애들(고3) 데려와서 같이 놀고있는데
한 여자애가 저보고 그러더군요. "아저씨" -_-;
그래서 "내가 왜 아저씨냐 앞으론 오빠라고 불러라"고 했는데
자기보다 나이 많으면 "아저씨"라더군요.
결국 한동안 "아저씨"로 불리다가 (어처구니없게)소식 끊겼습니다. ㅠ.ㅠ

stmaestro의 이미지

욕심많은오리 wrote:
stmaestro wrote:
그런데. 솔직히 이 생활하면서
제가 점점 '아저씨'가 되어간다는 체감이 들기는 합니다.
군복(제복) 입는 그날 바로 아저씨가 됩니다.

제가 대학교 1학년 때 있던 일입니다.
친구들이 여자애들(고3) 데려와서 같이 놀고있는데
한 여자애가 저보고 그러더군요. "아저씨" -_-;
그래서 "내가 왜 아저씨냐 앞으론 오빠라고 불러라"고 했는데
자기보다 나이 많으면 "아저씨"라더군요.
결국 한동안 "아저씨"로 불리다가 (어처구니없게)소식 끊겼습니다. ㅠ.ㅠ

그래도 육군은 사병의 경우 어느정도 나이를 다들 감안해주니까.
정도껏 아니까..

군인 아저씨란 말이 통용된다 하더라도..
제 경우엔 교통경찰 제복이라 100% 아저씨로 불려요. 경찰관과 의경을 구분 못하는 사람도 많고.

단속할때
아저씨, 싼걸로 끊어주세요. 하면... 그렇다고 아저씨란 말에... 분개는 할수없죠. 경찰인데.

아니.. 어느새 서울 시내로 다시 들어오셨나..
설날 연휴인데 길이 막히는 곳이 생겼군요.

monpetit의 이미지

훈련소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후식으로 한사람에 하나씩 사과가 나왔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먹어치우지 않고 관물대에 숨겨 놓고선 샤워하고 왔는데, 그새 누군가가 그걸 찾아내어 낼름 먹어버렸습니다.
저녁식사 후 개인정비 시간이라 다들 꽤나 바쁜 와중에도 자기 몫을 잃어버린 당사자는 내무반 중간에서 서서 슬리퍼 바람에 콧물까지 흘려 가며 말 그대로 목놓아 울었습니다.
'어떤 놈이 내 사과 먹은 거야~~~ 엉엉~~'
무려 30분이나 우는데, 어찌나 슬피 우는지 영문을 모르는 사람은 부모님이라도 돌아가신 줄 알았을 정도였습니다.

이것이 진정 진짜 남자가 되어가는 길이었는지... :)

stmaestro의 이미지

monpetit wrote:
훈련소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후식으로 한사람에 하나씩 사과가 나왔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먹어치우지 않고 관물대에 숨겨 놓고선 샤워하고 왔는데, 그새 누군가가 그걸 찾아내어 낼름 먹어버렸습니다.
저녁식사 후 개인정비 시간이라 다들 꽤나 바쁜 와중에도 자기 몫을 잃어버린 당사자는 내무반 중간에서 서서 슬리퍼 바람에 콧물까지 흘려 가며 말 그대로 목놓아 울었습니다.
'어떤 놈이 내 사과 먹은 거야~~~ 엉엉~~'
무려 30분이나 우는데, 어찌나 슬피 우는지 영문을 모르는 사람은 부모님이라도 돌아가신 줄 알았을 정도였습니다.

이것이 진정 진짜 남자가 되어가는 길이었는지... :)

훈련소니까 가능한...

쩝. 개인정비와 주말에 쉬는 시간이 있다는 육군이 부러워라~~

그래도 육군은 성탄절에는 쉬겠죠?
전 성탄절때 정말 명동에 오는 택시들이...

나는오리의 이미지

stmaestro wrote:
군인 아저씨란 말이 통용된다 하더라도..
제 경우엔 교통경찰 제복이라 100% 아저씨로 불려요. 경찰관과 의경을 구분 못하는 사람도 많고.
참고로 육군은 자기네들 끼리도 "아저씨"라고 부릅니다. -_-;
yglee의 이미지

stmaestro wrote:
쩝. 개인정비와 주말에 쉬는 시간이 있다는 육군이 부러워라~~

그래도 육군은 성탄절에는 쉬겠죠?

상당히 많은 병사(육군)들은 개인정비 시간이 없습니다.

당연히 주말도 없죠.

일과 끝나고 개인정비 시간이 주어지는 부대는 좋은 부대입니다.

주말에 쉬는 부대는 천국입니다.

후반야 내내 눈쓸다가 아침에 막사 복귀.

아침밥 먹고 오침 없이 제설작전 나감.

하루종일 눈 쓸음. 부대 복귀.

EENT 지나서 복귀하는 바람에 저녁밥 못먹고 전반야 투입.

전반야 내내 눈쓸음...

이게 성탄절에 대한 저의 추억입니다. ^^a

나는오리의 이미지

gnoyel wrote:

아침밥 먹고 오침 없이 제설작전 나감.

하루종일 눈 쓸음. 부대 복귀.

EENT 지나서 복귀하는 바람에 저녁밥 못먹고 전반야 투입.

전반야 내내 눈쓸음...

이게 성탄절에 대한 저의 추억입니다. ^^a

전방에선 제설작업도 '작전'의 한 영역으로 쳐주나보네요.

제 동생이 철원출신인데 집에 휴가오면 내들 하는 이야기가 '눈' 이야기였습니다. -_-;
7,8월 빼고는 눈이 내린다고 하더군요.

동생 입대 후 3사간걸 아신 어머니께서 친구분이 별3개인데 좋은곳으로 빼줄수 있다는데 어떻게 하는게 좋냐고 제게 물어보시더군요.
그래서 제가 "그냥 냅둬 그게 지한테는 제일 좋아요." -_-; 라고 대답했지요.
그리고선 동생에게 한통의 편지를 썼습니다.
주 내용은 "사랑하는 동생에게...선임이 패면 맞아라." 였습니다.
지금 옆에서 열심히 겜하고 있는데 아마도 이 사실을 알게되면 용돈을 더 줘야될지도 모르겠군요. ㅡ.ㅡ;;;
(설이라고 친구들과 술한잔하라고 설 전에 용돈 좀 줬는데 아버지께서 동생에게 따로 두둑히 주시더군요. ㅠ.ㅠ )

returnet의 이미지

제 군생활은 힘든 일도 많았고 괴롭히는 선임도 있었지만 즐거웠던 적도 있고 좋은 사람도 많이 만났기 때문에.. 특별히 나쁘진 않았습니다만..

전방에서 취사병으로 복무한까닭에 심각한 동상과 후유증, 그리고 한골증에 겹친 악성두통을 얻어와서 제대한 이후로 몇년째 고생하고 있습니다. 나름대로 몸을 잘 챙겼는데도 그렇더군요.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취사병은 고달픈 보직이랍니다.

주변에도 군생활중에 병을 얻어온 사람이 많아서.. 사회적인 문제만 따진다면 모르겠지만 제 경우에는 남자는 군대를 가야 된다.. 라는 말을 잘 안하는 편입니다.

그리고 군대가 남자를 만드는건 맞는데 남자가 군대에서만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yglee의 이미지

욕심많은오리 wrote:
전방에선 제설작업도 '작전'의 한 영역으로 쳐주나보네요.

눈이 오면 보급이 끊깁니다.

제설은 단순한 청소가 아니라 생존을 위한 필수 요건입니다.

하루는 눈 쓸고 복귀하니 TV에서 오늘 전국적으로 맑은 날씨에 나무심고 어쩌고 하는 뉴스가 나오더군요.

씨익~ ;)

나는오리의 이미지

웃자고 만든 글타래인데 글이 달리면 달릴수록 슬퍼지는건 왜일까요 ㅠ.ㅠ

warpdory의 이미지

gnoyel wrote:
욕심많은오리 wrote:
전방에선 제설작업도 '작전'의 한 영역으로 쳐주나보네요.

눈이 오면 보급이 끊깁니다.
제설은 단순한 청소가 아니라 생존을 위한 필수 요건입니다.
하루는 눈 쓸고 복귀하니 TV에서 오늘 전국적으로 맑은 날씨에 나무심고 어쩌고 하는 뉴스가 나오더군요.
씨익~ ;)


김영삼때, '가을엔 낙엽도 밟고, 겨울엔 눈도 맞아야 사병들의 정서함양에 좋다.' 라는 말 한마디에 ... 낙엽 싹 쓸고 이쁘게 생긴 낙엽 골라서 뿌리고, 눈 싹 쓸고 다시 얇게 펴서 뿌렸었습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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귓가에 햇살을 받으며 석양까지 행복한 여행을...
웃으며 떠나갔던 것처럼 미소를 띠고 돌아와 마침내 평안하기를...
- 엘프의 인사, 드래곤 라자, 이영도

즐겁게 놀아보자.

missu의 이미지

전 거의 국토 최남단에서 근무를 해서 부대에서 근무하면서 눈을 맞아 보질 못했군요.
김해국제공항안에 들어있는 육군 한개 대대가 있는데, 거기 있었네요.
군대를 늦게가서 전역한지 다섯달 쯤 되어 가는군요.
돌 던지시면 삭 =3 삭 =3 피해갈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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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허자

andysheep의 이미지

.

Devuan 1.0 (Debian without systemd)
amd64 station: AMD FX(tm)-6100 Six-Core Processor, 8 GB memory, 1 TB HDD
amd64 laptop: HP Touchsmart

글쇠판: 세벌 최종식, 콜맥 (Colemak)

andysheep의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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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vuan 1.0 (Debian without systemd)
amd64 station: AMD FX(tm)-6100 Six-Core Processor, 8 GB memory, 1 TB HD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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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쇠판: 세벌 최종식, 콜맥 (Colema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