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안 좋아하는 음악에 대한 감상

달려라반니의 이미지

저는 (음악을 많이 듣지도 않았지만) 멜로디 스피드 메탈을 주축으로 뜨레시(thrash) 메탈도
좀 듣고 또 모던ㅤㄹㅘㄱ이나 포크락, 클래식 쪽을 주로 듣습니다. 대략 헬로윈, 메탈리카, 델리
스파이스, 푸른새벽, 서태지, 더더, 장필순, 이장혁, 베토벤, 헨델, 바하 정도가 현재 제 영역대
로서 대략 보컬보단 악기음을 좋아하는 편인 셈이죠. 기타는 종횡무진 리프를 긁거나 트윈
솔로를 달려야 하고 드럼은 두구닥닥 두구닥닥 16비트로 마구 쌔려대는 걸 듣고 있으면
기분이 상쾌해집니다. 그리고 통기타의 청명한 스트로크 음이 좡좡좡 울리면 아 역시 악기는
어커스틱(acoustic)이 최고야 하는 생각을 하기도 하고 첼로나 바이올린의 끝모를 활질에서
배어나오는 오묘함 앞에 말없이 귀를 기울입니다. 피아노 역시 작살이구요.

반면에 김현철, 윤상, 이승환 등등 정도로 대표되는 90년대의 서태지 이전의 뽕끼가 섞인 발라드
가요는 느릿느릿한 노래 속도가 심심하게 들립니다. -_-;; R&B의 경우는 과도한 베이스 드럼의
쿵쿵 소리와 함께 말랑말랑한 반주 및 노래를 듣고선 "빠다(butter) 노래ㅤㄴㅑㅅ!" 이라는 말이 저절로
튀어나오고 -_-; 화면 없이 음악만으로 감상하는 댄스곡 역시 심심+지겹습니다. 그리고 힙합은
노래를 듣고 있으면 문득 흑인애들이 악기 살 돈조차 없는 상황이라서 만든 게 힙합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물론 그 천재적인 감각이야 대단하지만 거의 보컬(rap)로 떼우는 음악은 역시
제 취향이 아니더군요. 전체적으로 제가 좋아하지 않는 음악들에 대한 감상은 지겹다, 느리다,
심심하다, 노래를 가수 혼자서 날로 먹으려 든다 식인데요.

제 친구 중에 대부분의 장르를 골고루 좋아하지만 메탈 쪽은 안 듣는 녀석이 있는데 어제 문득 하드
코어에 대한 감상을 물어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짜증이 난다'고 하더군요. -_-; 저는 한밤
중이나 정숙해야할 상황/환경에서 원치 않게 듣게 되는 음악 소리나 곱지 않은 목소리로 노래를
따라 부르는 경우만 아니라면 짜증까지는 나지가 않던데요. 친구 녀석의 느낌이 의외로
재미있었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떤 음악과는 별로 친하지고 않고 또 그에 대한 느낌이 어떠신지요?
한 번 듣고 싶습니다. ^^

neuron의 이미지

귀가 무딘 관계로 아무거나 잘 먹습니다(귀가 슬라임입니다 -_-)

다만 립싱크를 포함해서 자기 자신의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지 않는 꼭두각시의 경우에는 귀를 씻어줍니다 :oops:

나는오리의 이미지

막귀라 장르구별없이 제 귀가 좋아하는 노래만 듣습니다.

cronex의 이미지

-_-; 노래에서 여자목소리가 안들리면 짜증이 납니다.
하다못해 코러스라도 있어야 들어줍니다.
하두 여자에 굶주려서 그런가 봅니다.

다음은 제 pda에 저장된 노래들입니다.

유진 - 폭풍의언덕
shyne - too late
Nakashima Mika - be in silence
Nakashima Mika - Find the way
Nakashima Mika - 雪の花
박지윤 - DJ (featuring PSY)
Baby Vox - Xcstacy
Baby Vox - Play (remix)
한예슬 - 그댄 달라요
김윤아 - Blue Christmas
김윤아 - City of Soul
김윤아 - 마왕
장우혁 - 지지않는 태양 (featuring 한 에스더)
sg워너비 - 광 (remix)
임정희 - Music is my life
임정희 - 시계태엽
ex -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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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멍청이~! 나한테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었냐~?
광란의 귀공자 데코스 와이즈멜 님이라구~!

쿠크다스의 이미지

쿵쿵거리는 저음이 매우 짧은 간격으로 나오는 음악.
쿵쿵쿵쿵 두두두두
으 싫어요...

cronex wrote:
-_-; 노래에서 여자목소리가 안들리면 짜증이 납니다.
하다못해 코러스라도 있어야 들어줍니다.

몇달전에 베토벤 9번 교향곡을 tv에서 봤는데(3악장부터 본 것 같습니다.)
앞에 솔리스트 네 분이 앉아계셨는데.
그중에 여자 한분이 아주 곱상하게 생겨셨더군요.

그 분이 일어나서, 노래를 부를려고 합니다.
저는 그분의 외모에 잘 어울리는 음성을 기대하고 있습니다만...

아 완전 남자 목소리입니다. (뻥좀쳐서)

과자가 아닙니다.
cuckoo dozen, 즉.12마리의 뻐꾸기란 뜻입니다.

logout의 이미지

쿠크다스 wrote:

몇달전에 베토벤 9번 교향곡을 tv에서 봤는데(3악장부터 본 것 같습니다.)
앞에 솔리스트 네 분이 앉아계셨는데.
그중에 여자 한분이 아주 곱상하게 생겨셨더군요.

그 분이 일어나서, 노래를 부를려고 합니다.
저는 그분의 외모에 잘 어울리는 음성을 기대하고 있습니다만...

아 완전 남자 목소리입니다. (뻥좀쳐서)

베토벤 9번을 시작으로 클래식을 처음 듣게 되어서 베토벤 9번 얘기가 나오면 괜시리 들뜨네요.

참.. 좋은 곡입니다. 어떻게 보면 18세기 19세기 계몽주의식 희망찬 이상주의 녹아있는 것 같기도 하고, 20세기 초 전쟁의 암울한 모습으로 발전할 씨앗들의 냄새가 슬슬 풍기기도 하고.... 천상의 모습을 이렇게 쉽고 자연스럽게 그려낼 수 있나 싶다가도 무엇인가 마무리가 허전하다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어떻게 나무라기가 힘든 수작이 베토벤의 9번이 아닌가 싶네요.

아마도 유럽연합의 국가(?)가 이 베토벤 9번이라고 알고 있는데 무척 많이 공감이 갑니다. 이상향에 대한 확고한 희망, 현실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 그 와중에 각기 다른 사람들의 따로따로의 모습들이 모여 위대한 하나의 모습으로 완성되어 나갑니다... 그러고 보니 일본 애니 에반겔리온에서 간크게 이 베토벤 9번 마지막 악장을 가져다 썼지요. 가만 생각해보니 변태스럽기는 하지만 나름대로 베토벤 9번의 느낌을 재미있게 가져다 쓴 경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I conduct to live,
I live to compose."
--- Gustav Mahler

khris의 이미지

여러 쓰레드에서 보였듯이 J-Rock, 특히 Malice Mizer에 빠져사는 저로써는 기타리프가 기타리프같이 울려대고 드럼이 드럼같이 울려대는걸 몹시 싫어합니다.
멜로디 중심의 고딕(Gothick)한 음악을 좋아하는데, 서양음악은 또 뭔가 안맞아서... 서양쪽은 Nightwish와 Mr. BIG이 한계입니다.
우리나라음악은 NELL이 한계인데, 또 최근에는 별로인지라...
버즈라는 신예 밴드 노래가 노래방에서 부르기편해서 가끔 듣지만 좋아한다거나 하는편은 아닙니다.

여자보컬도 썩 좋아하지 않고요... 아니 싫어한다고 하는편이 맞겠네요. 한명 제외인데, '우주의 스텔비아'와 '창궁의 파프나'의 오프닝/엔딩을 맡은 angela의 보컬 아츠코의 보컬만은 맘에 듭니다.

결론은..

Be elega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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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ourt -S gothick elegant
khris'log

nthroot의 이미지

심하게 느끼한 발라드와 특정 댄스 가요랑 친하지 않습니다.

생각할 여유조차 없이 느끼한 가사로 무장해버린..발라드..
이건 돈지랄 이라고 느껴지는 댄스만 빼고.. 잘 듣습니다.

싱어와 100% 동감할 수 있는 노래들이 좋습니다.

최근에 알게된 노래중엔..

이소라 "바람이 분다"
이상은 "새"

두 곡 추천해봅니다.

------식은이 처------
길이 끝나는 저기엔 아무 것도 없어요. 희망이고 나발이고 아무 것도 없어.

khris의 이미지

VISUAL~ VISUAL~

Malice Mizer의 Au revoir 감히 추천해봅니다.

일반적인 팝튠이라 그렇게까지 VISUAL하지는 않을거예요...

그 다음으론 Bel Ai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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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ourt -S gothick elegant
khris'log

ezit의 이미지

흠..

대부분의 한국 가요는 별로 안좋아하고요..

심하게 느끼하거나 끈적거리는 음악 싫어합니다.

그리고 저 또한 사람목소리보다 악기소리를 좋아하는 편이라서

힙합은 별로.. :?

주로 뉴에이지나 락을 좋아합니다.. 가끔씩 클래식이나 국악도 듣고..

요즘 듣고 있는게 Explosions In The Sky 인데 책읽으면서 듣기 괜찮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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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

undeadri의 이미지

노래방 목록에 있는 거의 모든곡들을
굳이 싫어하는건 아니지만 거의 안듣는편입니다.

그래서 가끔 친구따라서 노래방이라도 가면 참 괴롭습니다.
아는노래가 거의 없어서 노래도 못부르고 뭐랄까
무기력감이 느껴져서요.

그래서 한때 잠깐 가요를 들어보려고 한적이 있었는데 음....
안듣다가 들으니까 어색하기도 하고 뭐 노래방노래 안부르면
어때 라는 생각도 들기도 하고..

군대가기전에 몇가지 걱정되는것중에 축구와 노래방이 있었습니다.
둘다 정말 제가 싫어하는데 왠지 군대에 가면 축구를 해야되고
노래방에 가야될것같은 예감이 들어서였지요.
근데 그건 착각이었는지 막상 군대에 와보니 굳이 싫다는 사람을
데려가는 분위기는 아니었지요. 참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bus710의 이미지

솔직히 콩나물하고는 친한편이 아니고...

노래 가사가 제 생각과 비슷하면 더 즐겁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커플들을 위한 발라드는 전혀 공감이 안되요 :twisted:

또, 펑크... 특히 오이 펑크 좋아합니다.

펑크라고하면 그냥 염세적이고 반항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실제로는 부패하고 무기력한 사람들에 대한 저항이고

내가 할 수 있는 걸 열심히 하자는 마음가짐이 있습니다.

life is only one time

khris의 이미지

굳이 싫어하는게 있다면, 힙합 되게 싫어합니다.

노래에 기승전결의 멜로디가 있는것도 아니고 그냥 흥얼 흥얼 중얼 중얼 예이예...

괜히 반항 어쩌고 저쩌고하면서 동네 양아치들이 듣는것도 한몫하는것 같습니다.

본디 이런 정신이 아니겠지만서도 방종하는인간들(비행청소년들)이 반항정신이랍시고 듣는거 짜증납니다. (그래서 더불어 펑크도 그닥 좋아하지 않습니다)

자, Go visu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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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ourt -S gothick elegant
khris'log

달려라반니의 이미지

흠... 주로 짜증이 나신다는 분들이 많군요. 락뉴 게시판에서 주워들은 얘긴데 노래방에 가서 블랙 메탈곡을
신나게 그로울링으로 불러 제끼니 동승을 하였던 한 여자분께서 무섭다고 울어버린 일화가 있더군요. 야식으로
먹은 라면 면발이 곤두선다거나 악몽에 시달린다거나 고무신 거꾸로 신고선 도망간 그뇬/그넘이 떠올르게 되서
좋아하기가 힘들다는 분은 혹시 계신가요?

커맨드 센터라도 띄워보고 GG 치는 거야.

차리서의 이미지

락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일단 주관적인 느낌상 “락”이라고 하면 Beatles와 Queen 외에는 떠오르지 않습니다. Led Zeppelin도 넣을까 하다가 제가 잘 몰라서 일단 뺐습니다. 많은 이들이 락의 범주에 포함시키는 다른 장르(특히 메탈 계열)는 싫어한다기보다는 잘 모르겠다는게 맞을 것 같습니다. 뭘 말하고 싶은지, 뭘 전하고 싶은건지 와닿지 않아서 그냥 무심히 돌아서버리죠.

널리 알려지고 많은 이들이 좋아한다는 장르 중에서 또 한가지 ‘잘 모르겠는’ 음악이 바로 힙합입니다. 가사 자체가 대체로 직설적이고 노골적이어서 뭔 말을 하고싶은건지는 대충 알겠지만, 그걸 그냥 말로 하는거랑 힙합이라는 음악 장르로 전달하는거랑 무슨 차이가 있는지 (제 개인적인 감각으로는) 도무지 모르겠더군요. 게다가 간혹 어떤 곡(?)에서는 아예 가사 자체도 그냥 잡동사니 낱말들의 앞뒤 안맞는 나열일 뿐인 경우도 있는 것 같습니다. (제 이해력이 부족한 탓일지도 모릅니다만, 아무튼 제 기준으로는 그렇게 느껴졌습니다.) 지금까지 들었던 힙합 계열의 곡들 중에서 유일하게 조금이나마 공감(?)할 수 있었던건 은지원의 곡들 뿐이었는데, 혹자는 은지원식 힙합이 정통에서 조금 벗어난 대중적인 방식이라서 그렇다더군요. 잘 모르니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있습니다.

정말로 싫어하는 장르는 남자가 부르는 밋밋한 사랑타령 발라드입니다. (이른바 ‘락 발라드’ 포함.) 제가 워낙 연애감정이라는 것과 인연이 없는 성격이어서인지는 몰라도, 그다지 재미있거나 ‘오호라~’ 싶지도 않은 흔한 리듬과 멜로디에다가 ‘또 저 타령이야?’ 싶은 사랑 얘기를 하고있는걸 듣고있다보면 슬그머니 좀이 쑤시고 인상이 찌푸려지더군요. 차라리 눈 앞에서 닭살 떠는 커플을 보고있는건 그나마 예뻐보이기라도 하니까 그냥 그러려니하고 봐주겠는데, 이걸 허구헌날 노래로 불러대고 있으면 듣기가 참 씹쭈구리하더군요. (단, 여자가 부르면 목소리 감상 차원에서 봐 줌. 잇힝~)

또 한가지 싫어하는 장르는 트로트입니다만, 싫어하는 이유는 잘 모르겠습니다. 트로트를 듣고있으면 마치 누군가가 제 입에다가 (제가 싫어하는) 콩비지찌개를 들이붓고있는 것같은 느낌이 들어서 너무 괴롭습니다. 일상 생활에서 갑자기 트로트가 들리면 얼른 자리를 피합니다. (여자가 불러도 예외 없습니다.)

위에 열거한 것 외에는 별로 음악을 편식하지 않는 편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주로 좋아하는 것들을 돌이켜보면 저는 ‘낯설고 신기한 것’에 끌리는 것 같습니다. 평소에 잘 들을 수 없는 리듬이나 멜로디라인, 악기 음색등이 들리면 귀가 쫑긋해지더군요. 단순한 것보다는 적당히 변화무쌍하고 복잡한 음악이 좋고, 화음(목소리든 악기든)이나 표현법이 절묘한 곡에 더 끌리는 경향인 듯 합니다.

--
자본주의,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는 결국 자유마저 돈으로 사야하나보다.
사줄테니 제발 팔기나 해다오. 아직 내가 "사겠다"고 말하는 동안에 말이다!

logout의 이미지

달려라반니 wrote:
흠... 주로 짜증이 나신다는 분들이 많군요. 락뉴 게시판에서 주워들은 얘긴데 노래방에 가서 블랙 메탈곡을
신나게 그로울링으로 불러 제끼니 동승을 하였던 한 여자분께서 무섭다고 울어버린 일화가 있더군요. 야식으로
먹은 라면 면발이 곤두선다거나 악몽에 시달린다거나 고무신 거꾸로 신고선 도망간 그뇬/그넘이 떠올르게 되서
좋아하기가 힘들다는 분은 혹시 계신가요?

그 여자분, 음악적인 센스가 상당한 분이겠네요. 노친네들 얘기를 듣다 보면 가끔씩 일전 돈 없는 학생 시절 입주과외지도를 하면서 우연히 그 집 전축에서 흘러나오던 차이코프스키의 교향곡을 듣고 눈물을 펑펑 쏟았다는 분들도 있습니다. 요즘 사람들 생각으로는 믿기 힘든 얘기지요. 저 역시도 차이코프스키를 들으면서 좀 신파조다... 그런 느낌을 받으니까요.

어떤 곡이 좋다 싫다가 아니고 특정 음악 장르가 좋다 싫다로 나뉘는 경우는 음악의 어법이 친숙하지 않아서 그렇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도 처음 재즈를 듣다가 클래식을 들을때는 컬쳐쇼크가 정말 괴로웠던 것이 재즈는 즉흥연주 위주이다보니 보통 스윙이라고 불리는 리듬감이 잘 살아있는데 클래식은 이 박자 느낌이 이어지지 않고 팍팍 끊기거든요.

마찬가지로 클래식을 한참 들으면서 온몸의 감도를 민감하게 올려놓았는데... 갑자기 메탈을 들으면 온몸이 뒤틀리면서 구역질까지 올라오게 되는데 이럴때는 또 감도를 둔하게 낮추고 에너지 폭발에 집중하도록 몸의 모드를 바꾸어 주면 괜찮아 집니다. 예를들자면, 클래식을 들을때는 팀파니소리가 제대로 "퉁~"하고 들리면 듣는 사람은 하늘에 천둥이 치는 것 처럼 깜짝 놀랄 정도의 충격을 먹는데 락이나 메탈 계열에서는 스네어 드럼이 "콰과과광~" 소리를 내도 가볍게 들으면 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국악도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민요나 사물놀이, 판소리와 같은 장르들은 장단을 모르면 감이 오지 않습니다. 추임새가 들썩들썩한다는 표현이 이 장단이 귀에 들어와야 가능한 얘기입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한국사람은 아무래도 자라온 환경의 특성상 이 장단을 이해하기가 쉬운 경우가 많은데 요즘 주위를 둘러보면 마땅히 그런 것 같지도 않습니다...

가끔 국악 중에도 사모관대 쓰고 나와서 폼잡고 연주하는 정악이 있는데 이것도 처음들으면 갑갑해서 미치기 마련입니다. 애앵~~~~ 한번 소리 내더니 이 음이 좀 과장해서 세월아 네월아 3박4일을 가니까요. 그런데 이 순간에 지루하다 생각이 들어버리면 거기서 게임오버가 되는 겁니다. 거기서 잠깐 시선을 돌려 이 길다란 음이 무엇을 얘기하고 있나 들어보면 정악도 재미있어지죠. 이런 식의 정악은 고매하고 안정된 정신 세계를 표현할 때가 많습니다. 다른 장르에서는 좀처럼 접하기 힘든 토픽이지요. 그러고 보니 고매하고 안정적이면서 끊이지않는 정신세계는 존 콜트레인의 색소폰 연주가 정말 기가막힙니다... 마치 우뚝 서 있는 거인 성자의 모습을 보는 느낌이에요.

그래서 음악을 들을 때 하나의 요령은... 어법을 잠깐 지켜보는 것이 도움이 될 때가 많습니다. 한국 요리는 발효된 재료를 많이 쓰고, 중국 요리는 기름을 많이 쓰고, 일본 요리는 깔끔한 맛이 좋은데 중국집 가서 기름진 것 싫고, 한식집가서 냄새퀴퀴한 것 싫고, 일식집가서 양 작다고 불평해봐야 소용 없는 것과 비슷합니다. :)

p.s. 아, 그리고 80년대나 그 이전의 어설픈 가라오케식 전자 악기 소리 배경의 가요들을 듣는 요령은.... 음악을 안듣고 가사를 듣는 것이 요령입니다. 이쪽 노래를 좋아하는 분들을 잘 지켜보면 가사를 외워버리는 분들이 많습니다. 외울만한 가치가 있는 좋은 가사들이 많지요.

"I conduct to live,
I live to compose."
--- Gustav Mahler

죠커의 이미지

트로트는 안 듣습니다. 일본 음악 중에 엥카 끼가 있는 음악들을 안 듣습니다. (둘다 엥카라는 점에서 공통적이군요.)

그리고 비즈 노래 중 반은 안 듣습니다. SM 가수 노래들 중 반은 안 듣습니다. 얘네들이 특별히 싫다보다는 노출빈도가 크니깐 안 좋은 노래들을 빨리 인식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SM 중 특히 천무 스테파니는 정말 좋아하거든요 (=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