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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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알바를 하는 중이었습니다. (편의점 입니다.)

저녁 8시쯤이었는데... 아주 깜깜해 졌습니다.

남은 샌드위치를 먹고 있는데 어떤 중년 부부가 들어 오더군요.

등산복 차림이었는데 남자분은 얼굴에 상처가 나있고 여자분은 옷에 피가 묻어 있었습니다.

아주 다급하게 맥주를 찾으시더군요. 이미 상당히 취해 있어서 술냄새도 풍기구요.

매장 문 밖에 놓인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앉아서 술을 마시더군요.

취객은 뭔짓을 할지 몰라서 좀 불안했지만 정리할 거리가 많아서 신경 끄고 일했습니다.

30분 정도 지났을까요...

밖이 소란스러워 졌습니다.

내다 보니 의자 여러 개가 쓰러져 있고 여자 분이 남자분 머리채를 그러쥐고 흔들었습니다;;

'아, 드디어 평온한 일요일 오후가 망가지는 구나ㅠ.ㅠ'

라고 생각하며 비상 시를 대비해 청소하는 척하며 쌈 구경을 했습니다ㅡㅅㅡ; (남자분이 여자분을 때리지는 않고 다만 테이블을 발로 차더군요, 불쌍한 테이블ㅠ.ㅠ)

사람들이 지나가며 "산에서 도 잘 닦고 와서 다 망치는 구나" 라며 한마디씩 하구요.

악에 받친 여자 분이 소리를 쳤습니다.

"야!!! 니가 나한테 한일 다 얘기할 테니까!! 너 그런 줄 알아!!!"

그러자 남자 분 왈.

"어!!!! 그래!!!!! 집에 우리 마누라 와있으니까!!!!! 가서 얘기 다해!!! 나 거리낄거 없으니까!!!"

.................................네??;;

허참... 두사람은 집에 가느니 마느니 난리를 피더니 각자 어디론가 가버렸습니다...

새삼 인간관계의 더러움을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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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 내공이 약하시군요.

주말에 포도밭에서 포도 팔고 있으면 가끔 불륜중년커플이 올 때가 있습니다.

대충 파악하는 방법은...

1. 신혼도 아닌 중년인데 손을 다정하게 잡고 있다.
2. 값을 깍지 않고 남자(가끔은 여자가)가 호기있게 돈을 내민다.
3. 2번과 더불어, 덤을 달라고 하지 않는다.
4. 괜히 포도밭을 구경한다며 들어간다. - 농약을 안 치기 때문에 잡초가 무성해서 긴바지, 긴팔, 완전무장하지 않고 들어가면 온몸에 벌레 물리고, 풀에 여기저기 긁힙니다.
5. 차량 번호가 '허'로 시작한다. - 렌터카를 많이 이용하더군요.
6. 이름을 부른다. - 중년쯤 되면 대개 그냥 '여보' 나 '누구누구 아빠' 또는 '누구누구 엄마'를 쓰는데, 이름을 부르는 경우는 ... 흠흠...
7. 핸드폰이 울리면 다른 한쪽이 조용해진다.
8. 여자 옷이 화려하다.

정도가 되겠습니다. ...

가끔은 아예 '이 동네에 여관이 어딨죠 ?' 라고 묻는 간큰 커플도 있기는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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귓가에 햇살을 받으며 석양까지 행복한 여행을...
웃으며 떠나갔던 것처럼 미소를 띠고 돌아와 마침내 평안하기를...
- 엘프의 인사, 드래곤 라자, 이영도

즐겁게 놀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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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역시 전 어린가 봅니다 8)

life is only one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