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에 오니 오히려 뒤쳐지는 기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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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학한지 반년 실제로 들어와서 일한것은 10달이 되가네요.

그동안 뭘 배웠는지 담주가 개강이라 생각해봤는데

오히려 리눅스와는 더 멀어지고

제대로 프로그램을 짜본것도 없고

제손으로 뭔가 만들어본 것도 없고

워드랑 ppt 실력은 무지 늘었네요.

죽 생각해보니 이 기간동안 반정도는 문서 만들고

반에 반은 땡땡이치고 반에반은 코딩한것 같습니다.

혼자 공부했더라면 최소한 작은 모놀리틱 커널 하나는 만들고

리눅스 커널 공부를 계속 했을텐데

차라리 취직을 할걸 그랬나하는 후회가 듭니다.

대학원에 계신 다른 분들은 어떠신가요?

전 비록 유학가기 위한 준비단계로 들어왔지만

그래도 너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나마 우리 학교에서 제일 공부를 많이 한다는 연구실인데도

임베디드시스템이라는 제목만 있고

서류나 자잘한 일들만 너무 많네요...

notpig의 이미지

그냥 제 생각을 적어 보겠습니다.

첫번째로 바쁜거하고 공부 많이 하는거 하고는 다른거 같습니다.

대학원에서 과제를 많이 수행하는것과 공부를 많이 하는것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보통 바쁜곳은 과제를 많이 수행하는곳이거든요~
제생각엔 gurugio님이 계신 곳은 과제를 많이 수행하는곳 같군요~

우리나라에도 공부를 열심히 하는 연구실이 있습니다.
다만 외부에선 찾기가 어렵죠~~^^;;;;

두번째로, 대학원은 제생각엔 공부하는 곳이 아닙니다.
연구하는 곳이지요~

일단 특수 대학원 빼고 일반 대학원 이라면...대학원 에서 해야할 일중에
가장 우선 되야 할것은...공부가 아닌 연구가 되어야 합니다.

쉽게 설명을 하자면. 단순하게 기존의 어떤 방법으로 만들어 졌는지 살펴보는것이 아닌,
기존의 여러가지 방법을 어떻게 개선할것인지를 연구하는곳이 대학원 이라 생각합니다.

말은 비슷해보이지만...저의 지도교수님은 항상 이점을 중요하게 생각하라고 했거든요..

혼자 공부했더라면 최소한 작은 모놀리틱 커널 하나는 만들고 

이런것은 공부하는 입장에선 좋지만....연구하는 입장에선 개선점이 없다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세번재로 대학원에 왔는데 뒤쳐지는 기분이라면 나오는게 좋다는 생각입니다.
제가 만났던 사람들 다른 학교 대학원생들 대부분 남들보단 앞서간단 생각을 가지고 있지 뒤쳐진단 생각을 가진 사람은 없네요~
돈때문이라면 몰라도 아는게 없어서 뒤쳐질꺼 같은곳은.....

네번째로 어느정도 수준의 문서작업은.....어쩔수 없습니다...
우리나라에선 어느정도의 문서작업은....진짜로 어쩔수 없습니다.ㅜ.ㅜ
암것도 않하고 공부만 한다면 모를까~ 과제를 수행하게 되면 어쩔수 없죠

stadia의 이미지

취직 해서 일 한다 하더라도
문서는 만들어야 합니다.

모든 것이 문서다
라고 하는 실용주의 프로그래머 보고 가슴을 쳤습니다.

ydhoney의 이미지

"문서를 만들지 못하는자 도태되리라"

제 업무 신조입니다만..

요즘 좀 바빠서 소흘히 하게 되긴 하네요.

maja의 이미지

그래서 대학원 나온 사람들이 프로그래밍을 못하는거였군요

logout의 이미지

해야 하겠다고 생각되는 일은 바쁘더라도 시간 내서 하셔야 합니다. 대학원이라는 환경이 다른 측면에서보면 직장생활을 하는 것 보다는 체력적인 측면이나 시간적인 측면에서 여유를 내기가 용이합니다. 기회 비용 생각은 그만 접으시고 힘들어도 좀 더 노력해 보세요. :)

"I conduct to live,
I live to compose."
--- Gustav Mahler

dudungsil의 이미지

그런 생각을 할 시간이 있는걸 보면 그다지 바쁘지도 않은거 같은데요. 저 석사때는 정말 도망간 친구도 있었습니다. 그거 매꾸느라 더 죽을 고생을 하기는 했지만 말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현재의 상황을 가장 어렵게 생각합니다. 이건 시간/장소를 불문하고 진리에 가깝습니다. 학교에 있을때는 학교가 제일 어렵고, 군대에 있으면 군대가 가장 어렵고, 고시원에서 고시준비하고 있으면 그때가 또 제일 어렵습니다.

후회하지 마시고 앞으로 전진만하세요. 남이 시킨것도 아니고 자신이 결정한겁니다. 어떤식으로든 골인지점을 통과하지 않으면 패배자가 되는겁니다.

회사가면 논리적이고 효율적으로 일하면서 자기 개발시간도 남을거라 생각하시나요? 어림반푼어치도 없는 소립니다. 회사 다니면서 시간이 남으면 그건 회사가 제대로 안돌아가는거고, 바빠 죽을 지경이면 프로젝트 진행은 되는거 같지만 또 자기 개발시간은 없습니다.

그런 이상적인 시공간은 없습니다. 포기하시고, 현재 상황을 더 좋게 바꿀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세요. 다른 얘기지만 이 상황에도 맞는 얘기라고 생각합니다.

"돈이 남아서 저축하고 사는 사람은 없습니다."

산넘어 산

maja의 이미지

dudungsil wrote:

회사가면 논리적이고 효율적으로 일하면서 자기 개발시간도 남을거라 생각하시나요? 어림반푼어치도 없는 소립니다. 회사 다니면서 시간이 남으면 그건 회사가 제대로 안돌아가는거고, 바빠 죽을 지경이면 프로젝트 진행은 되는거 같지만 또 자기 개발시간은 없습니다.

그런 이상적인 시공간은 없습니다. 포기하시고, 현재 상황을 더 좋게 바꿀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세요.

상당히 비관적인 분이시군요.
오랜노력끝에 저는 그런 이상적인 시공간에 가까운곳을 찾았습니다.
모두다 자기 하기 나름이라 봅니다.
힘내세요..그루지오님.

jachin의 이미지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대학원은 아니지만... :twisted:

정말 대학원에서 뒤쳐지는 느낌이 들 때 많이 있을겁니다. 전 물론 그런 느낌 들자마자 나와버렸지만, 안에 있으면 정말 도태되어 버리더라고요... 어느 정도 자기 실력이 쌓여서 과제가 주어져도 쉽게 해결되지 않으면 정말 할 것 없습니다. 교수님 뒷바라지 해주고 그냥 나오는 것 밖에는요.

지금 저는 저 나름대로의 방식대로 살려고 노력합니다. 뒷일은 생각도 안하고 말이죠. 다른 사람들보다 좀 늦을거라 예상은 합니다만, 후회는 없습니다. :)

gurugio의 이미지

요즘은 그냥 대한민국에서 살아남는 법을 배운다고 생각합니다.

교수님께서 제가 만든 작은 프로그램들과 보고서를 가지고

논문을 쓰라고 하셨는데 귀찬아서 보고서를 요약해서 보여드렸더니

왜 이연구가 필요하고 차별성이 뭐고 연구의 근거가 뭔가

이게 없다고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보름넘게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만

자꾸 생각할 수록 뭔가 나오는게 있긴 합니다.

학위라는 대한민국에서 필요한 조건도 있고

요즘은 ARM보드를 직접 만들어서(회로도는 베끼지만..)

리눅스를 깔아서 드라이버도 조금 만드는

그런 일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담주에 하이버스 회사 교육도 가구요.

그냥 뭘하던지 의미를 찾으면서 열심히 하고

가급적이면 제 인생의 목표에 맞도록 애쓰다보면

그래도 시간낭비는 아닐거라도 믿고 있습니다.

그래야 속이 편하니까요..

여친한테 제가 선택한 길이니 끝까지 해보기라도 해야 하지 않겠냐고

혼나고 좀 정신차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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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rugio wrote:

여친한테 제가 선택한 길이니 끝까지 해보기라도 해야 하지 않겠냐고

혼나고 좀 정신차리고 있습니다..

좋은 여친을 두셨네요. :)

하나 덧붙이자면 교수가 왜 저 짓거리(?)를 하고 있는지 생각해 보는 것도 나중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

"I conduct to live,
I live to compose."
--- Gustav Mahl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