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상깊었던, 제목을 모르는 애니메이션

Wing의 이미지

정말 다시 한번 보고 싶은 애니메이션이 있는데, 제목이나 제작자, 연도 등을 전혀 몰라서 애가 타네요.
오로지 대략적인 내용만 생각날 뿐이라서 검색할 수도 없고, 그래서 애니 좀 봤다는 분들의 도움을 좀 얻었으면 합니다. 기억나는 줄거리를 여기 옮겨보면,

Quote:

하늘에 떠 있는 커다란 섬과 같은 곳에, 사람들이 더불어 살고 있고, 고대 원시인들의 수렵생활처럼, 이곳의 사람들은 함께 모여서, 탈 것을 타고, 하늘을 날아 다니는 커다란 익룡처럼 생긴 생물을 잡아 그날 그날 배을 채워가는 그런 생활을 하고 있다. 이 곳에서 사는 사람들이 죽음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이라고는, 사람이 죽으면 영혼이 빠져나간 듯 스스로의 의지를 상실한 채로 무엇에 이끌리듯 마치 미이라처럼, 삶의 터전인 이곳 하늘섬의 정중앙에 위치한 동굴로 걸어간다는 정도이다. 이러한 죽음의 절차는 어떠한 의문도 배제된 채 사람들 사이에서 하나의 관습으로 받아들여져 있고, 새 생명이 태어나는 것과 같은 당연한 일로 여기고 있다. 그런데 어느날 아무런 예고도 없이 갑작스럽게 주인공은 미이라처럼 어디론가 걸어간다. 죽음이 찾아온 것이다. 이런 상태의 사람들이 가는 곳은 한 곳뿐. 비슷한 시기에 죽어버린 사람들의 무리 속으로 주인공 또한 섞여서 그들과 함께 어두컴컴한 동굴로 향한다. 살아있는 사람들은 절대 모르고 있지만, 이렇게 동굴로 향한 죽은 자들은 동굴 속 깊은 곳의 조금 큰 우물처럼 생긴 곳에서, 심연의 어떤 곳으로 낙하한다. 계속 바닥에 닿지 않은 채로 낙하하는 동안 죽은 자들은 그들의 모습이 바뀌는 변태과정을 겪게 되는데, 변태가 모두 마치면서 이들의 낙하는, 공중에 떠 있는 하늘섬의 맨바닥에 난 통로를 통해 빠져나와 자유롭게 날게 될 때 끝이 난다. 하늘을 날아다니는 동안 한 무리의, 탈 것을 탄 사람들의 공격을 받게 되고, 얼마 안 있어 다시 죽게 되고, 그들의 먹이가 되면서 화면은 어두워진다.

# 한 줄 요약 : 사람들이 살기 위해 잡아 먹고 있던 것은 그들이 죽어서 된 생물이었다.

이 애니메이션을 처음 본 시기는 약 5년 전 쯤으로 기억하는데 더 이르거나 늦을 수도 있습니다. 이 애니메이션은 배경음악만 흐르고 일체의 대화가 없으며, 무슨 단편 애니메이션 영화제 비슷한 것에서 수상한 작품이고 서양에서 만들어 진 것으로 기억합니다. TV에서 수상작이라고 방영해준 이 애니메이션을 채널 돌리다가 우연히 보게 되었구요. 본 당시에는 상당히 감명깊었습니다. 불교의 윤회론을 함축적으로 나타낸 것처럼 보였습니다.

요즘 TV의 모 채널에서 '환생'이라는 드라마를 방영 중인데, 그 때문인지 죽음과 사후에 대한 생각이 많아집니다. 그러다 문득 위의 애니메이션을 떠올렸는데, 내용만 희미하게 기억나는 지라 아쉬움만 더해가네요.
혹시 아시는 분 계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