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의 가능성
인터넷 초창기만 해도(그러니까 한 십년 전쯤에) 그 인터랙티브한
특성때문에 매일매일을 흥분으로 서핑하던게, 요즘엔 어딜가나
뭔가 '진정성' 같은게 안보여서 정말 "들어가던 곳"만 들어가고
있습니다. 화려하고 매력적이지만, 어딘지 모르게 계속해서 발길을
잡아 끌만한 포인트들이 보이지가 않기 때문일까요? 그게 컨텐츠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어쨌든.
갑자기 어머니가 동생방에서 절 부르시더니 이것 좀 어떻게 해달라고
하시더라구요. 뭔가하고 봤더니 부모님 다니시는 교회 홈페이지에서
"성경 이어쓰기 대회"인가를 하고 있는거였습니다.
asp로 짜여진 웹 프로그램이었고, 버튼을 클릭하면 원문이 뜸과
동시에 아래 textarea에 해당 원문을 그대로 보고 입력하는 거였구요,
이게 동시에 리스트로 실시간 어느 누가 어느 구절을 적고 있는지가
다 보이고, 밑에 순위도 실시간으로 뜨기 때문에 바로 오늘 시작한
대회였음에도 불구하고 맹렬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더군요.
잠깐 어떻게 하는지 설명해드리는 중간에도 계속해서 사람들이 성경구절을
입력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에 어머니가 "아니 저 분은 70이 넘으신 분인데.." 하시는
겁니다.
뭐 교회가 그다지 크지 않아서 다들 알고 지내시는터라, 이름만 보고도
누군지 아셨던거겠죠.
그 순간 뭔가 기분이 묘했습니다. 그 동안 느끼지 못했던 가슴 뜨거운
희열도 느꼈구요. (물론 제가 작성한 프로그램도 아니었고, 제가
교회다니는 것도 아니어서 이 희열이 어디로부터 온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웹의 가능성. 정보의 손쉬운 공유. 총체적 진보. 모두 함께 가기.
언젠가 한번쯤은, 다들 생각해 보셨던 주제들이겠지요.
인터넷에 발을 담그는 순간, 그는 나이가 많고 적고도 아니고
여자냐 남자냐도 아니고 흑인이냐 백인이냐 황인이냐도 아니고
정상인이냐 장애인이냐도 아닌, 새롭게 부여된 정체성으로 활동할 수
있다는 것이 뭐라고 말할 수 없을만큼 멋져보였던 적이 있었습니다.
물론 지금도 그렇습니다만..
횡설수설입니다. 하하;;
할머니 아이디로 손자가 입력을 대신해주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P
할머니 아이디로 손자가 입력을 대신해주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P
저는 웹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확실히 요즘 어르신들이 꽤 인터넷을 이용하고 계십니다.
자신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시면 바로 전화하고..
그 전화는 저희같은 하청업체에서 응대를 해드릴때도 있지요.
그래서 더욱더 UI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하겠구나라고 생각한답니다.
근데 궁금하네요. 액티브엑스나 그런걸 안쓰고.. 실시간으로 그렇게 보여줄 수 있나요? asp만으로? 움 한번 보고 싶네요.
힘없는자의 슬픔
[quote="maddie"]할머니 아이디로 손자가 입력을 대신해주고 있
할머니 아이디로 손자가 입력을 대신할지도 모른다는 우려는, 아마
절반쯤은 사실일지도 모릅니다.
저도 몇 구절 정도 어머니 대신 입력해드렸거든요. :oops:
아, 그리고 실시간이라는게.. update타임이 없다는게 아니라,
매 action마다 하단에 로그 같은걸 남기는거에요.
결국 어머니는 저 없이 혼자서 오늘 1등을 하셨습니다. :lol: :l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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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비안 & 우분투로 대동단결!
대단하십니다. !
대단하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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