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주민번호가 떠돈다] 개인정보 악용범죄 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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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주민번호가 떠돈다] 개인정보 악용범죄 백태
http://ucc.media.daum.net/uccmix/news/society/affair/200410/20/segye/v7567044.html?u_b1.valuecate=4&u_b1.svcid=02y&u_b1.objid1=16602&u_b1.targetcate=4&u_b1.targetkey1=16668&u_b1.targetkey2=7567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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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 무차별적으로 노출된 실명과 주민등록번호가 악용될 경우 어떤 일이 벌어질까.

“상상할 수 있는 모든 범죄에 활용이 가능하다.”(경찰)

“(배포만 크면) 얼마든지 써먹을 수 있다.”(신분증 위조업자)

이는 평소 ‘기껏해야 이름과 주민번호 정도 갖고 무얼 하겠느냐’며 개인정보 보호에 무관심한 사회 분위기에서 무고한 피해자들이 속출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실제 생활(오프라인)에서 허술한 보안의식과 관리 등으로 노출-유출된 개인정보가 다양한 범죄 도구로 쓰이고 있다. 가공인물 A씨를 통해 현재 벌어지고 있는 개인정보 악용 실태를 경찰 단속 사례와 관련자 취재 결과를 토대로 재구성한다.

#위조 주민증이 범죄의 출발=신용불량자로 금융 거래가 막히고 사채빚까지 지고 있는 A씨는 PC방을 들락거리며 신분증 위조로 목돈을 챙길 수 있다는 업자들의 말에 솔깃해졌다. A씨의 사진이 들어간 가짜 신분증은 경찰도 감식이 어려울 정도로 감쪽같다는 것이 업자들의 얘기였다.

위조 주민증을 만드는 데 필요한 실명과 주민번호는 인터넷 카페에서 개당 20∼200원에 대량 거래되고 있어 쉽게 구할 수 있었다. 채팅과 이메일을 통해 접촉한 위조 브로커는 어렵게 구한 120만원을 쥐어주자 A씨의 사진이 박힌 가짜 신분증을 일주일 만에 건네줬다. A씨가 봐도 도저히 진짜와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로 정교했다.

#가짜 신분증 안 통하는 곳이 없다=A씨는 ‘영업’에 앞서 위조 신분증을 이용해 대포통장(타인명의 통장)을 개설하고, 연락 수단으로 쓸 대포폰(전화요금을 전가시킬 목적으로 타인의 명의를 도용해 개통한 휴대전화)을 구입했다. 활동비 마련용으로 신용카드도 3장 발급받았다. 은행과 이동통신사, 카드사 직원들은 본인 확인을 위해 A씨에게서 신분증을 건네받았지만 가입 서류에 신분증 사본을 첨부한 뒤 별 의심 없이 돌려줬다.

위조한 신분증 활용 방법은 인터넷과 생활정보지 등에 잘 나와 있었다. ‘무직자와 신용불량자 대출 가능’ ‘방문 없이 휴대전화 대출 가능’ ‘카드깡’ 등을 전문으로 한다는 업자들이 수두룩했던 것. A씨는 이들을 통해 급전과 목돈을 만질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터득했다.

특히 대출 쪽과 관련해서는 거의 예외없이 인감증명서가 쓰인다는 점에 주목, 도용한 명의와 주민번호로 인감신고도 미리 해뒀다.

휴대전화 대출업자부터 접촉했다. 업자는 “선생님(A씨) 이름으로 새 전화기를 할부로 구입한 뒤 절반값만 주고 전화기는 우리(업자)가 갖는다”며 “신분증과 통장, 당일치 인감증명서 사본만 팩스로 보내면 즉시 가능하다”고 했다.

A씨는 가까운 동사무소에 가서 위조 주민증으로 미리 신고해둔 인감증명서를 ‘무사히’ 떼고 대포통장 사본 등을 업자에 보냈다.

업자는 반나절 만에 “12개월 할부로 60만원짜리 전화기를 구입했다”며 30만원을 A씨 통장에 입금했다. A씨가 전화기 할부대금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 어차피 위조 주민증으로 구입한 데다가 이동통신사 가입서류에 기재한 계좌도 대포통장이었기 때문이다.

이어 A씨가 목돈 마련을 위해 손을 댄 것은 금융대출 사기. 인터넷 카페의 채팅 상대는 위조 신분증으로 주민등록 등·초본과 인감증명서만 떼주면 대출전문업자들이 알아서 각종 서류를 만들어준다고 정보를 줬다.

이와 관련, ‘강 실장’으로 통하는 서울 강남의 한 대출전문업자는 “대출액의 10∼20% 수수료면 무직자나 신용불량자 대출도 손쉽게 할 수 있다”고 전했다.

위조 신분증을 이용한 대출사기는 액수가 큰 데다 전문대출업체들의 교묘한 상술로 늘고 있는 추세다. A씨가 대출 서류를 위조한 사실이 은행 창구에서 발견된다면 거액의 대출사기극은 미수에 그치겠지만 무사 통과되면 금융사고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03년 1월부터 지난 8월까지 발생한 대출사기 금융사고 49건(피해액 282억여원) 중 위조 신분증에 의한 대출사기가 36건으로 73%를 차지했고, 피해액은 143억여원에 달했다.

위조 주민증으로 출발한 범죄가 인터넷을 거점으로 활개치는 각종 범죄 집단의 상거래와 맞물려 갈수록 지능화하고 있다.

특별기획취재팀=황정미·민병오·황계식, 이강은기자

사이트 가입후 적립금·쿠폰등 챙겨
인터넷 개인정보 도용 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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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당신의 주민등록번호와 이름을 인터넷 검색 사이트를 통해 알았다. 당신의 이름과 주민번호는 나의 흔적을 남기고 싶지 않은 사이트에 회원으로 가입할 때마다 쓰이게 될 것이다.

나는 당신이 어떤 인터넷 사이트에 회원으로 가입해 있는지 알아봤다. 주민번호와 이름만 정확하다면야 그 주인이 3년 전부터 지금까지 어느 날짜에 어떤 사이트에 회원 가입했는지 가르쳐주는 사이트는 인터넷에서 성업 중이다.

이제 나는 당신이 어떤 인터넷 사이트에 회원 가입했는지 훤히 꿰뚫어보게 됐다. 그 중에서 ‘D 인터넷 쇼핑몰’이 눈에 띄었다. 가전과 가구, 생활·유아 용품 등을 파는 비교적 작은 규모의 쇼핑몰이다.

먼저, 홈페이지를 찾아가 ‘로그인’을 클릭하니 ‘아이디 찾기’와 ‘비밀번호 찾기’가 나타났다.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알기 때문에 ‘아이디 찾기’를 클릭하면 아이디는 쉽게 찾아진다. 문제는 비밀번호. 짐작대로 ‘비밀번호 찾기’에서 아이디와 주민등록번호를 넣으면 당신이 처음 가입했을 때 양식에 기재한 이메일 주소로 변경된 비밀번호가 고지되도록 돼 있다.

온라인에서 답을 얻지 못하고, 오프라인으로 도전했다. 홈페이지에 나온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잠시 통화음이 이어지고 “D 인터넷 쇼핑몰입니다”라는 낭랑한 목소리가 수화기에서 흘러나온다. “언제 가입한 아이디 ‘△△’의 아무개인데 비밀번호가 통 생각이 나지 않는다. 변경된 비밀번호가 이메일로 아직 안 와 답답한 마음에 연락했다”고 사정을 전했다. 그러자 생각보다 쉽게 비밀번호가 튀어나온다. “저희도 고객님 비밀번호를 볼 수 없어 알려드리지는 못하고, 대신 아이디 다음에 숫자 ○○을 붙여놓은 ‘△△○○’으로 비밀번호를 바꿔드릴게요.”

고객 정보 보안 의식이 철저하지 못한 쇼핑몰 덕분에 나는 홈페이지 ‘회원정보 변경’에 들어가 당신의 개인정보를 잔뜩 수집할 수 있었다. 집 주소와 전화번호, 휴대전화 번호, 이메일 주소 등등. 당신이 이 쇼핑몰을 통해 쌓아놓은 적립금과 할인 쿠폰을 이용해 가을옷까지 장만할 수 있었다.

이제 나는 당신의 개인정보로 인터넷 게임 사이트에 회원으로 가입할 작정이다. 당신뿐 아니라 검색 사이트에서 발견한 다른 이들의 개인정보까지 이용해 다수의 아이디를 만들어볼 생각이다.

이들 아이디로 게임을 진행하면 사이버 머니 상당액을 수집할 수 있고, 나중에 사이버 머니 환전상에게 팔아 짭짤한 수익을 올리게 될 것이다. 이미 나는 당신과 다른 이들의 개인정보로 인터넷 쇼핑몰 신규회원으로 가입한 뒤 회원가입에 따른 적립금을 모두 챙겼다.

개인정보 에 대한 보호,보안도 중요하겠지만, 주민번호 만으로 악용될 수 있는 범위가 너무 큰 구조가 더 문제이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사랑천사의 이미지

풋.. 너에 같은 로봇이 글 남길 곳이 아니다 여긴.

사람천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