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개발자의 비하인드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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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입니다..

벤처란 말이 그해의 유행어일때 나도 돈 좀 벌어보겠다고 적은 월급에
그마저도 제때 안나오는 회사다니면서 스톡옵션이니 뭐니.. 온갓 감언이설로
책상지키게 만들고..
실력있는 직원들 불평불만 많으니 위에선 어떻게든 짤라버릴려는 궁리만 하고
그 직원들.. 다른 회사에서 잘벌어먹고 살던 사람인데 연봉더준다느니
2년동안 한 회사에서 동료였던 친분을 이용해 석달동안 구슬려서 데리고 왔던 사람이었는데..
아이러니한것은 나도 그 상황에서 어쩔수 없더라는..
위에선 프로젝트에 지장이 없도록 나보고 적당한 시기에 내보내라하더군요.
그동안 자기들은 다른 인원을 물색중이었고 저는 내보낼 구실을 만들어야 했고..
정말 난 나쁜 인간임..

그래도 양심은 있었는가.. 아니 나 마저도 내팽겨쳐질지 모를꺼라는
위기감마저 들고.. 그런 생각이 들게 만드는 이런 사회와 나자신..
구토와 염증을 참지못하고 엿먹어라 그러면서 프로젝트 중간에 빠져나가버렸죠..
나갈때 내 밑에 있는 부사수한테 내가 자리잡으면 나와라 했더니
내자리 꿰차고 안나와 버리는.. 그 자리에 앉으면 막강 파워인 인사권을
가지고 월급도 지맘대로 결정할 수 있는.. 내가 그 막강 파워로 암것도 모르는 그넘을
내옆에 앉혀놨었는데..
나의 안좋은 모습만 보고 배운듯 함..
씁쓸했지만 역시 내잘못..
퇴사후에 날 더 방황하게 만들었던 이유는
그넘이 회사에서 가장믿었던 나의 *친구*였기때문...

나와보니 내나이 벌써 한살적은 서른..
고용안정센터 갔더니 자의에 의한 퇴직으론 혜택도 없다는..
아버님 회사나 들어갈까.. 공장에나 들어갈까.. 별 잡스런 생각 다하면서
IT업계를 떠날려고 했는데 배운게 도둑질이라고 1년의 방황 후에
다시 돌아갔다는.. 하지만 뿔뿔이 흩어진 옛날 동료들..
지금은 각자의 길을 가고 있다는...
그래도 자주 연락하며 친구보다 더 친하게 잘 지내죠..

에필로그..
예전에 그회사 돈 좀 벌었다더만.. 실력있는 개발자들 다 빠져나가고
기존에 포트폴리오만 가지고 영업으로 먹고 산다는 애길 들음..
얼마전에 예전 동료들을 통해 자기들이 추진중인 프로젝트에 관한 내용으로 미팅함.. 뭐가 그렇게 아쉬워서 나한테 다시 연락했냐고 했더니
예전 동료가 나와 같이 일하고 싶다 했다함.. 눈물 주르륵..
예전에 위에서 나보고 내보내라고 한 1순위가 그 동료였음..
그리고 애기듣기론 내 밑에 있던 그녀석은 잘먹고 잘살줄 알았더니
수천만원의 카드빚에 신용불량되고 다른회사 가서 그 회사 프로젝트 빵구내버리고 잠적해버림..

인생이란게 참...

애기끝입니다.

코퍼스의 이미지

이 글을 읽고나니 저도.. 몇 년간의 사회 생활이 주마등처럼 스쳐자니가네요...

후~~~

A few Good Man

yuni의 이미지

소설 같은 실화란게 이런건가 봅니다.
그래도 사필귀정의 결말을 가지고 있어서 조금은 마음이 편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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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양가족은 많은데, 시절은 왜 이리 꿀꿀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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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하는 일을 꼭 완수하자."

shyxu의 이미지

노조설립하려다보니
이런 얘기 많이 듣게 되네요.

정말 듣도보도 못한 얘기들이 참 많긴 하더라구요.

말 나온김에...
내일 노동넷 사무실에서 수도권 모임이 있습니다.
자세한건 IT노조 웹사이트 : http://it.nodong.net 참조~!

Since 2003.
지금은 맥유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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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jtj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