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에 대한 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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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2001년에 이라크를 다녀 왔습니다. 사담 후세인이 통치하던 시절이라 이라크를 들어가기가 무척이나 어려웠던 시기였습니다.
이라크내 현지 여행사와 연결이 되어 5명이 한 팀으로 들어갈 수가 있었습니다.
수도 바그다드는 물론 김선일씨가 죽음을 맞이한 팔루자, 남부의 바스라, 북부의 모술까지 모두 돌아다니면서 그 때 당시의 이라크현지의 분위기를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그 이후 계속 중동에 대한 관심으로 작년에는 터키와 이란도 다녀왔구요. 그래서 나름대로 중동에 대한 이해가 있는 편입니다.
지금 현재 언론의 보도와 김선일씨의 죽음으로 인해 이라크에 대한 오해의 말들이 있어 그 내면의 사실에 대해 말하고자 합니다.

1. 우리 나라의 정부와 언론의 문제점은 중동(아랍)전문가가 거의 없다고 봐야 합니다.
언론에 나오는 TV나 신문 보도 내용을 들어 보면 거의 단편적인 그리고 과장된 내용으로
사실을 호도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래서 이번 김선일씨 사건을 대처할 때 미숙함을
들어 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미 예견된 사실이었습니다.

2. 이번 테러를 자행한 아부 무사브 알 자르카위는 이라크 사람이 아닙니다. 언론에 나와있듯이 요르단 출신 과격 단체입니다.지금 이라크내에 반미테러 단체에는 두 종류로 봐야 합니다.
자생적으로 발생한 이라크 민간 테러리스트와 외부에서 들어온 알카에다 및 그와 연계한 단체들입니다. 저번 일본을 납치한 단체는 이라크 반미단체라고 할 수 있고 , 이번에 김선일씨는
이 과격단체인 알 자르카위에 의해 발생한 사건입니다. 이번 김선일씨 참수 사건으로 인해 대부분의 이라크인은 마음 아파하며 눈물을 흘렸다고 합니다.
아랍의 대부분 국가들은 한국을 상상 이상으로 좋아합니다. 제가 가 본 중동국가는 아랍에미
레이트, 요르단, 터키, 이란, 아제르바이잔(중앙아시아 이슬람국가), 이라크등 근본 이슬람국가라 불리우는 국가들입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한국의 상품을 좋아하고, 한국인을 좋아하며,한국인에게 친근함을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라크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어디를 가든지 코리아노에서 왔다고 하면 정말 친절히 대해 줍니다. 대부분의 이슬람인들은 정이 많고 관대한 정신을 갖고 있습니다.

3. 우리는 지하드(聖戰)에 지목해야 합니다.
지하드는 알라를 위해 싸우는 것입니다. 코란에 의하면 알라를 위해 죽으면 그가 어떠한 죄를 지었든지 천국에 들어갈 수 있다고 나와 있습니다. 무슬림(이슬람를 믿는 자를 지칭)들은 그가
죽을 때 알라앞에서 심판을 받게 됩니다. 알라는 두 개의 저울을 가지고 심판을 합니다.
하나는 그가 평생에 쌓은 선을 재는 저울이고 하나는 악을 저는 재울입니다. 두 저울을 비교해서 악이 많으면 그는 지옥에 가게 됩니다. 그래서 무슬림들은 항상 선을 쌓고 살아갈려고 합니다.그러나 지하드는 이런 것을 무시하고 알라를 위해 죽게 되면 무조건 천국에 들어가 영생복락을 누린다고 나와 있습니다. 그래서 무슬림들은 지하드를 할 때 자신의 생명을 아까워하지
않습니다. 어린아이도 폭탄을 가지고 테러를 하고, 노인도, 심지어 임산부도 폭탄을 들고 미군에 뛰어들고 있는 실정입니다.

4. 한국군 파견을 바라보는 이라크의 입장.
먼저 한국군은 엄밀히 말해서 이라크로 가지 않는 것이 맞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라크내에 있는 쿠르드자치지구로 가는 것입니다. 이라크와 쿠르드는 민족 자체가 틀립니다.
이라크인들은 쿠르드인들을 개만도 못하게 취급합니다. 쿠르드인들은 3천만명쯤 되는데 나라가 없습니다. 현재 터키,이란,이라크에 분포되어 살고 있습니다. 이들은 각 나라로부터 엄청난
핍박과 무시를 받는 민족입니다. 사담후세인은 이들을 죽이기 위해 생물학 무기를 통해 도시하나를 전멸시켜 버렸습니다. 또한 30만명쯤을 몰살시켜 버렸습니다. 미국은 쿠웨이트 전쟁이후
쿠웨이트 자치지구를 만들고 이라크의 통제에서 벗어나게 하였습니다. 그 이후 쿠르드자치지구는 땅은 이라크땅이지만 하나의 독립국가처럼 살아 왔습니다. 이후 이 번 이라크전쟁때에도
쿠르드가 미국을 도와 첩보전을 하였습니다. 그래서 한국에서 말하는 이라크를 도우러 간다는
명제는 이라크인들에게 먹혀들지가 않습니다. 이라크의 현지 상황을 모르는 탁상공론을 하는 외교부의 실상입니다.

아랍어디를 가나 젊은이들은 우리 나라의 현실에 대해서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 나라의 역사와 일제 강점기, 6.25실상, 그리고 미국의 속국이라는 현실.
어떤 청년이 저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는 너희를 이해한다. 너희는 미국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현실에 있다" 참 창피하기도 하고 그래도 조금이나마 우리의 현실에 대해서 이해해준 그들의 마음에 감사하기도 하였습니다.

우리는 이라크에 분노해서는 안됩니다. 엄연히 그들도 피해자이고 불행한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이란과의 8년 전쟁(미국과 구 소련의 대리전) 그리고 쿠웨이트 전쟁, 이번 미국의 전쟁까지 온 국토가 전쟁으로 상처난 사람들입니다. 2년 전에 그들을 방문했을 때 아직도 전쟁에서 복구가 되지 못한 가옥들, 그리고 상처난 마음들이었습니다. 이라크의 제2의 도시 바스라에서는 온전한 가옥을 찾기가 힘들었으며 어떤 부인은 가족을 모두 잃고 실성한 채로 돌아 다니고 있었습니다. 각 가정을 방문했을 때에는 모두 전쟁으로 가족중의 한 명 이상은 잃은 상태였습니다.
여러분 이라크를 미워해서는 안됩니다. 우리가 미워해야 할 것은 신제국주의입니다.
자신의 나라를 위해 남의 나라의 행복을 송두리째 빼앗아 버리는 사악한 현실과 이 세계화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우리가 이렇게 흥분하면 저 미국과 다를 바가 뭐가 있겠습니까? 9.11테러로 미국의 두 상징이
무너져 내리고 수천명이 죽었습니다. 그들이 보복에 나설 때 우리는 그들에 대해서 맹비난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또 동일하게 피의 보복을 외친다면 저 미국보다 못하면 못했지 더 낫지는 못할 것입니다. 우리는 좀 더 성숙한 자세가 필요할 것입니다.

응물이의 이미지

mobigo wrote:
우리는 이라크에 분노해서는 안됩니다. 엄연히 그들도 피해자이고 불행한 사람들입니다.

동감합니다.
오늘 아침에 일본뉴스를 봤는데, 김선일씨 참수 소식을 듣고
일부 국민들이 이라크 깨부수러가자고 파병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하더라구요. 이라크 국기도 막 찢으면서..

뉴스앵커가 하는말이,
잘못한건 테러리스트지 이라크가 아니라면서, 왜 이라크에 대해서 흥분하는지 모르겠다고 하더라구요.

흠 근데 솔직히 저도, 파병을 해야하는지 말아야 하는지는...
어느쪽이 더 좋은건지 아직 잘 모르겠네요;;
아무튼 그쪽 지역에 빨리 평화가 오기를 바랍니다~
아울러 우리 윗쪽 지역에도 평화가 오기를;; -.-

앙마의 이미지

한 가지 우리나라 사람들이 또 한가지 오해하는것이...
이슬람교를 굉장히 호전적인 종교로 오해한다는 겁니다.
이슬람이란 단어의 뜻은 평화이며 이슬람 교도 대부분은 평화를 사랑합니다.
그리고 이슬람교도 대부분은 타종교인에 대해 관용적입니다. 종교의 차이로 차별하거나 하는 일은 거의 없는것으로 압니다.(일부 원리주의자들 제외)
또하나 지하드의 의마를 성전(종교 전쟁)으로 국한시켜 이슬람교도들의 호전성과 결부시키는데 지하드의 의미는 종교 전쟁을 포함하여 알라의 뜻을 위협하는
내적, 외적인 것들과 싸운다는 의미가 정확합니다. 즉 자기 수련의 의미도 가지고 있다는 것이지요.

autography

인간에게는 자신의 운명을 거부할 권리가 있다.

youngminny의 이미지

Quote:
아울러 우리 윗쪽 지역에도 평화가 오기를;; -.-

저 역시도 이락문제도 있지만 윗동네사람문제도 좋게되었으면 합니다.
hjeeha의 이미지

김선일씨의 죽음은 이 전쟁 자체에 책임이 있습니다.
책임질 능력도 권한도 힘도 없는 한국정부에 떠들어봐야 입만 아픕니다.
김선일씨가 마지막으로 친구에게 보냈다는 이메일에서 미제의 만행에
치가 떨린다고 썼더군요. 미국에 대한 좋은 감정과 영문학도로서의 관심이
모두 흔들리는 참혹한 전쟁의 한복판이었답니다.
모든 한국인은 이 부당하고 인류의 치욕인 이 전쟁에 절대로 동참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정치인들이야 당장의 편리를 위하여 본질을 흐리고 국민 감정을 선동해서
얼른 파병해버리고 미국에게 잘 보이고 싶겠지만 이런 식으로 흐려진 본질은
너무나도 오랜 시간동안 남아있게 됩니다.
태평양전쟁에서, 한국전쟁에서, 베트남에서, 광주에서, 제주도에서 우리나라는
너무나도 많이 배우지 않았습니까? 학도병으로 동남아인들을 살해하며 이유도
모르고 동족을 학살하며 아무 원한 없는 베트남인들을 잔혹하게 학살하며
배우지 않았습니까? 우리가 보복해야 할 사람들이 그들이었나요? 정치인들의
술책에 놀아나는 한 우리는 항상 분노해 있어야 하고 동족을 죽이고 싶어하고
제3국 민중을 학살하고 싶어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게 될 것입니다.
올바른 분노를 가지라 말하고 싶습니다. 인류가 증오해야 할 것은 폭력과 침략
약탈과 학살입니다. 바로 인류가 200년동안 휘둘리고 있는 제국주의입니다.
이들에게 그만하라고 말해야 합니다. 제발 그만하라고.

eunjea의 이미지

shyxu의 이미지

우선 주제 올리신 분의 말씀에 동감하구요.

전 요즘 이런 의문이 들었습니다.

http://www.dopehead.net/board/view.php?id=dmz&no=37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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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맥유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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