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글] 서울대 이면우 교수의 '독설'에 네티즌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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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글에도 불구하고 읽다보니 재미있어서 다 읽어버렸네요. :ev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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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이면우 교수의 '독설'에 네티즌 '공감'

함정선기자 mint@inews24.com
2004년 05월 20일

'W이론'의 창시자인 서울대 이면우 교수가 쓴 글이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이면우 교수는 '이공계 기피 현상은 한국이 조선시대로 돌아가고 있다는 증거'라며 이공계의 현주소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이 교수는 글을 통해 이공계 출신자는 고시공부를 준비하고 기업에서는 교포 출신을 선호하며 대학에서는 이론교육에만 치중하고 있는 현실을 비난하고 '이공계 기피의 최종 피해자는 국민이 될 것이며 이공계의 위기는 곧 대한민국의 위기'라고 주장했다.

이 교수의 글은 월간조선 5월호에 실렸다. 이 교수의 주장에 동감한 네티즌들은 각 대학교의 게시판과 포털사이트에 이 글을 확산시켰다. 특히 '이공계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겠다, 병역 혜택을 주겠다'는 정부 방침에 대해 "'침식 제공, 선불 가'라는 술집 여종업원 호객 구호가 생각난다"고 말한 이 교수의 냉소적인 비난이 네티즌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글을 읽은 네티즌들은 '깊이 생각해 볼 문제다'라며 진지한 반응을 보였다. '이 글을 보니 이공계에 가기 싫어졌다'고 말하는 고교생도 있었다.

'공대생'이라고 자신을 밝힌 네티즌들은 '이 글을 볼 수록 이공계를 이끌어가고 싶은 생각이 든다'고 의지를 다지기도 하고, '기술력으로 살아야 하는 나라에서 이공계를 기피하면 어쩌자는 것인가'라며 한탄하기도 했다.

이 교수는 글의 마지막에 "살고 싶으면 해결하고, 죽고 싶으면 지금까지 그랬듯이 그냥 두면 된다"라고 말해 '이공계 기피현상'이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지 강조했다.

◆ 월간 조선에 소개된 이 교수의 글 전문

이공계 기피 현상은 한국이 조선시대로 돌아가고 있다는 증거

- 근대화 시기의 이공계 선호는 예외의 시대 현상이었다 - 이공계 기피의 최종 피해자는 국민… '있는 명문도 없애겠다'는 발상은 죽음에 이르는 병

서울대는 관악산의 최고 대학

많은 사람들이 이공계 교육의 위기를 얘기한다. 정확히 말하면 이공계의 위기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위기다. 이건 아주 간단명료한 문제다. 살고 싶으면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하고, 죽고 싶으면 지금까지 그랬듯이 그냥 놔두면 된다.

나는 1991년 '서울공대 백서'를 발간했다. '서울대학은 국내 최고의 대학도 아니고, 세계 400위 안에도 못 드는 관악산의 최고대학'이라는 게 백서의 핵심 내용이었다. 지금까지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서울대학은 지금도 관악산의 최고 대학일 뿐이다.

2002년 대선 때 서울대 폐지 이야기가 나왔을 때 나는 어안이 벙벙했다. 아니 관악산 골짜기의 골목대장 밖에 안 되는 대학을 없애서 무얼 어쩌겠다는 것인가? 나는 '서울공대 백서'와 1992년에 펴낸 'W 이론을 만들자'에서 '오늘날 우리 공학교육의 위기는 5년 내지 10년 후 국가 전체의 위기로 냉큼 대두될 것이다'고 지적했다. IMF가 터지자 내 책을 읽은 많은 사람들이 "어쩌면 그렇게 족집게 같이 예견을 했느냐"고 물었다. 그건 상식이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내다볼 수 있는 일이었다.

이공계 교육이 왜 국가위기를 진단할 수 있는 지표가 되는가? 이유는 간단하다. 국가 경제를 지탱하는 바퀴는 두 개다. 하나는 국가 경쟁력이고 하나는 가계부 작성이다. 돈을 잘 벌어야 하고, 번 돈을 잘 써야 하는 이치다. IMF는 벌이는 없고 가계부 작성도 엉망이었기 때문에 온 것이다.

IMF 외환위기 이후 가계부 작성을 투명하게 합리적으로 해야 한다는 사실을 우리는 뒤늦게 깨달았다. 엉망이었던 가계부 정리는 대충 끝났다. 구멍난 곳을 메우는 데 150조원이 넘는 돈이 들어갔다.

벌이를 하려면 기술이 있어야 한다. 'W 이론'에서 나는 세계 1등 기술만이 생존할 수 있다고 했다. 국제사회에서의 경쟁은 고스톱 판과 포커 판의 게임처럼 1등이 모든 것을 가져간다. 2등이나 3등은 가산만 탕진할 뿐이다.

당시에는 "도대체 무슨 얘기냐"는 사람들이 수두룩했지만, 이제 이 얘기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사라졌다. 예전에는 인구 1억 명이면 내수시장만으로 국가를 지탱할 수 있다고 했지만 요새는 인구가 문제가 아니다. WTO 등 글로벌 네트워킹 때문에 인구가 10억 명이 넘어도 기술이 없으면 굶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과학기술 이외에 팔아먹을 것이 없다.

제주도를 천혜의 관광지라고 하지만 1년에 비오는 날이 100일이 넘어 세계적인 관광지로는 부적격이다. 발리나 하와이에 가 본 사람들은 내 얘기에 금방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관광국가로 먹고 살기에 우리의 문화유산은 너무 빈약하다.

벌이가 없으면 아무리 가계부를 잘 써도 소용이 없다. 우리가 돈을 벌 수 있는 원천은 과학기술 뿐이다. 대한민국의 대학이 과학기술을 제대로 생산해 낼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느냐, 학생들이 과학기술을 제대로 배우고 있느냐는 우리나라가 5년 후, 10년 후 어디로 갈 것인지를 보여 주는 가장 중요한 지표가 될 수 밖에 없다.

대한민국의 기업과 대학, 연구기관들은 세계에서 경쟁할 수 있는 원천 기술을 연구 개발하고 있는가? 답은 너무나 절망적이다.

삼성전자가 핸드폰을 하나 만들 때 퀄컴에 지불하는 로열티가 판매가의 15% 정도다. 반도체를 만들려면 설비와 부품을 일본에서 모두 수입해야 한다. 앞으로 남고 뒤로 믿지는 장사다. 그것도 삼성전자의 얘기다.

정부는 '2만 달러 국민소득 달성을 위해 5대 성장전략 산업을 육성하겠다'고 한다. 독자적인 기술 없이 어떻게 5대 성장 전략 사업을 키우겠다는 말인가?

미련한 최후의 변절자들

지난해 서울공대생 23명이 사법고시에 합격했다.

적어도 100명에서 150명의 공대생이 머리를 싸매고 골방에서 법전을 외워대고 있다는 증거다. 아마 그것보다 더 많은 수의 학생들이 '나도 늦기 전에 고시공부를 해야 하지 않을까'하며 마음의 갈피를 못 잡은 채 고시공부의 언저리를 헤매고 있을 것이다.

서울공대 학부생 5500명 가운데 10% 이상이 고시의 유혹에 시달리고 있다는 얘기다.

서울대 물리학과에 다니던 한 학생이 다시 대입 시험을 봐서 서울의대에 입학했다. 면접장에서 제자를 만난 물리학과의 한 교수는 기가 막혀서 '물리 과목은 다 맞았겠지'라고 했다고 한다.

고시공부를 하고 있는 서울대 자연대와 공대의 학생들은 고등학교 때부터 일찌감치 돈 잘 버는 의사·한의사·변호사가 되겠다고 작심한 아이들에 비교하면 미련한 '최후의 변절자'에 불과하다.

나는 이 제자들이 딱하기만 하다. 눈치 빠르게 일찌감치 돈 버는 쪽으로 갈 것이지 서울공대에는 왜 들어왔다는 말인가.

서울공대나 자연대학에 진학한 학생들은 모두 고등학교에서 수학과 과학을 특출나게 잘 했고, 과학기술을 연구해야겠다는 신념을 가졌던 친구들이다. 그런 아이들이 흔들리고 있다.

이유가 뭘까? 우리 사회가 '이공계 공부해야 이렇게 비전이 없는데 그래도 고집을 부리면서 이공계 공부를 계속 할 거냐'면서 이 아이들을 끊임없이 고문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전 대덕의 연구원들은 밤 12시까지 연구를 해야 한다.

왜냐하면 세계 최고의 연구자 학자들과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들이 20대, 30대에 습득한 기술과 이론들은 순식간에 과거의 것이 되고 만다. 이공계 연구인력의 정년은 대부분 40대다.

이공계 인력은 과학기술의 발전 속도에 뒤지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그런데 이들을 기다리는 건 '사오정'이라는 운명이다. 과학기술 인력을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눈길에는 존경과 냉소가 뒤섞여 있다.

이들이 한국을 이끌어 가는 견인차라는 걸 어렴풋이 인식한다. 하지만 이들의 연구활동을 지탱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 지에 대해서는 생각하기 싫다. 국민의 이해 부족과 낮은 지위와 보수 때문에 이공계 출신들은 절망의 늪에 빠져 있다.

이런데도 당신들은 자식들을 이공계에 보낼 것인가? 의대와 한의대에, 법과대학과 상과대학에 자녀들을 보내는 것은 인지상정이고 합리적인 판단이다. 개인차원의 합리적인 선택이 모여 사회차원의 비합리적 선택이 되는 현상을 미리 알고, 차단하는 것은 국가 지도자의 몫이다.

재벌 총수들 '공장이 없으면 파이낸싱이 안 되잖아'

두 재벌기업 총수에게 "왜 기술력도 확보되지 않은 공장들을 자꾸 늘려가느냐"고 물은 적이 있다. 두 사람의 대답이 똑같았다. "이교수, 그러니까 이공계 출신들이 눈치 없다는 얘기를 듣는 거요. 공장이 없으면 파이낸싱이 안 되잖아." 두 총수가 이끌던 거대 재벌기업 두 개는 IMF 전후에 무너졌다. 그때 한 재벌 총수는 내게 이런 얘기를 했다.

"생산성 향상, 그거 별 의미가 없어요. 5~6% 이윤이 남는데 30% 생산성 향상시켜 봐야 기껏 2% 포인트 이윤을 더 남기는 겁니다. 공무원들하고 골프 치고, 술 먹고 해서 큰 프로젝트 하나 따오면 20%, 30% 이윤이 남아요. 로비 잘하는 게 생산성 향상시키는 것보다 열 배는 쉽게 돈 버는 일입니다."

공장을 세워서 은행 돈을 빌리고, 그 돈을 부동산에 투자하고, 덩치를 키워 정부의 특혜를 받고…. 그런 식으로 기업들은 살아왔다. 그 체질이 지금도 과히 많이 바뀌지 않았다. 서울대 법대와 상대를 나온 사람들은 재벌기업의 비서실, 기획실, 마케팅실에 근무하면서 정·관계에 포진한 동문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했다.

지금도 이공계 졸업생들은 '당신들이 중요하다'는 말만 듣지 계속 벽지 공장을 돌게 된다. 이공대 졸업생들의 좌절은 여기서 시작한다. 엔지니어들이 말도 못 하고 속을 끓이는 사이에 몇 년 후배인 법대·상대 출신들은 쭉쭉 승진을 한다.

이공계 졸업생은 승진에 한계가 있다. 경영진에 많이 기용되지를 못한다. 벽지의 공장에 처박혀 있으니까 '촌닭 같아서'임원으로는 못 쓰겠다는 것이다.

그래도 과거에는 엔지니어들에게 프라이드가 있었다. 공장에서 생산성을 향상시켰다고, 품질개선을 했다고 총수와 간혹 악수할 기회도 있었다. 1960년대, 1970년대에 기업들이 외국 기술과 기계를 도입하면, 영문 매뉴얼을 보고 가동시키는 일을 서울공대 출신들이 했다. 복잡한 영어 매뉴얼을 보고 다들 기겁을 하는데 그나마 서울공대생들이 그걸 해낼 수 있었다.

요즈음은 그 일을 외국에서 공부한 교포 출신들이 대체한다. 영어 실력이 서울공대생들보다 월등하기 때문이다. 기업 내부에서 '서울공대 나온 친구들이 기술을 알면 얼마나 더 아나, 교포 2세가 낫다. 미국에서 대학교 2학년 다니다가 왔다는데도 또랑또랑하고 매너 좋고, 아무나 만나도 섭섭하게 안 하고….' 이렇게 되는 것이다.

이공계가 아니라 이이계

왜 대학들은 이렇게 기술 경쟁력이 없는 공대생들을 양산하고 있을까?서울공대는 물론이고 대다수 공과대학이 이론 교육에 치중한다.

강의 시간에 외국 이야기만 들으니 학생들은 감흥이 일지 않는다. 학생들이 '우리가 직접 실험하려면 어떻게 하면 됩니까' 하고 물으면 교수들은 '여기서는 못해'하고 의욕을 꺾어 버린다. 학생들은 교수들로부터 '너희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계속 받는다.

서울공대 교수의 학위논문 80% 가까이가 이론이다. 이공계가 아니라 이이계인 셈이다. 우리 공대생들은 실험을 해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유학 가면 다 촌닭이 된다.

이런 현실에 대해 교수들은 '실험실습비도 없고, 실험장비도 없다, 어차피 나만의 책임은 아니지 않느냐'며 항변한다.

그러니 이공계 출신들은 유학 가서도 다 이론 쪽으로 간다.

기업은 해외협동이 있을 수 없다. 수요도 없고 공급도 없다. 기업과 대학 사이에 오가는 연구비는 기업들이 이공계 학생들을 조달하려는 차원에서 에이전시한테 주는 커미션일 뿐이다.

최근 들어 서울공대의 커트라인이 웬만한 지방의 의과대학보다 떨어진다. '공대 지원자가 정원에 미달한다는 사실이 신문에 자꾸 보도되니까 공대가 더 죽는다'며 정원 미달 사실을 숨기는 것을 대책으로 들고 나오는 교수도 있다.

입학생들의 실력이 떨어져 수학·과학 '보충반'을 편성해야 할 지경이다. '이런 수준의 학생들을 데리고 도대체 어떻게 교육을 하라는 말이냐'고 한탄하는 동료 교수들에게 나는 '대한민국 최고 수준의 학생들이 들어왔을 때 과연 우리가 그 아이들에게 세계 최고 수준의 공학교육을 했느냐'고 묻는다.

최근 정부에서 '이공계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겠다', '병역 혜택을 주겠다'고 나섰다. 나는 이런 대중적 구호를 보면 옛날 전봇대에 붙어있던 술집 여종업원 호객 구호가 생각난다. '침식 제공, 선불 가'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이런 구호를 보면 "아, 저곳은 절대로 가서는 안 되는구나" 하고 판단을 내릴 것이다.

'국민을 먹여 살리는 건 산업기술이고, 그것을 이끌어 가는 것이 이공계 교육'이라는 사실에 대한 근원적인 인식의 전환이 없이 몇 개의 사탕을 나눠 주는 것으로 이공계 교육을 살려낼 방도는 없다.

내 실험실의 졸업생들 중 11명이 국제학회에서 최우수 논문상을 받았다.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일이다. 그럼에도 졸업생들은 물론 교수인 나 역시 자부심보다는 미래에 대한 불안한 마음과 국가에 대한 서운한 마음이 먼저 드는 것, 이것이 우리 이공계의 현주소다.

이공계 기피의 역사적 뿌리

우리 사회는 기술을 천시하던 조선조의 문화로 회귀하고 있다. 기술을 중시하고 이공계가 우대를 받았던 1960년대 이후의 시기는 기술을 냉대한 긴 역사에서 잠시 반짝한 예외적인 시기였다. 역사 속에서 내 선배 과학자 기술자들은 모두 처절한 최후를 맞았다.

신라 무영탑의 전설은 아주 로맨틱하다. 탑 만들기에 동원된 석공은 오랫동안 아내와 떨어져 살아야 했다. 아내는 남편이 너무나 그리운 나머지 스스로 물에 빠져 죽고 만다. 이 이야기가 전하는 메시지는 간단하다.

'탑 만드는 데 동원되면 죽도록 고생만 하고, 가정이 파탄난다' 불사에 동원된 석공들에게 오두막 하나씩 지어 주고 거기서 아내가 밥을 지어 주게 했을 법한데도 위정자들은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다. 무영탑의 전설이 주는 교훈은 '석공에게 시집가면 죽는다'였을지 모른다.

에밀레종 설화도 마찬가지다. 공명 설계는 컴퓨터 기술로도 파악하기가 어렵다. 신라 시대에 종을 만들려면 보통 고생이 아니었을 것이다. 시행착오를 거듭하는 과정에서 얼마나 독촉과 질책을 받았으면 끓는 쇳물에 제 아이를 넣어 볼 생각을 했을까? 아브라함은 아들 이삭을 제물로 바치는 흉내만 냈는데도 하나님으로부터 '대대손손 축복을 내리겠다'는 약속을 얻었다. 아들을 제물로 바쳐 맑고 그윽한 소리를 만들어낸 신라의 종 만드는 기술자가 그 후 행복하게 잘 살았다는 얘기는 전해지지 않는다.

이 설화 역시 '주조 기술자가 되려면 자식을 제물로 바칠 각오를 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새벽 안개처럼 은은하게 사방에 퍼지게 했을 것이다.

조선시대 기술직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천민 계층이었다. 장영실을 보자. 관노 출신 천민인 장영실은 당시 지극히 예외적으로 종 6품까지 벼슬이 올랐다. 세종이 신임을 하니 문반들의 시기 질투가 대단했다. 문반들은 '천민이 종 6품까지 올라가는 것을 좌시하면 안 된다'는 공감대 아래 세종에게 온갖 간언을 했으나 세종이 듣지 않았다.

그러다 장영실이 관리 책임을 맡고 있는 공주의 가마 손잡이가 부러져 공주의 가마가 구르고 말았다. 왕족의 신체에 상처를 입히면 모반죄에 해당하는 것이어서, 세종도 감싸줄 수가 없었다. 아마도 누군가가 가마 손잡이에 미리 톱질을 해 놓았을 것이라는 소문이 당시 돌았다고 한다. 중요한 것은 그 후 아무도 장영실이 어떻게 됐는지를 모른다는 것이다. 이 일화는 '과학 기술자로 출세하면 죽는다'는 메시지를 남긴다.

관존민비

국내의 몇 개 안 되는 과학관에 가서 보면 서양 과학자들은 출생연도와 사망연도가 전부 기록돼 있는데 우리나라 과학 기술자들은 하나같이 출생연도만 밝혀져 있을 뿐 사망연도는 물음표로 처리돼 있다. 과학 기술자들의 말로가 안 좋았다는 증거다.

나는 1990년대에 '손빨래 세탁기', '골고루 전자레인지', '따로따로 냉장고' 등을 개발해서 '올해의 히트상품'으로 선정된 제품 6개를 만들었다. 이 덕에 1996년에 문화관광부에서 주는 세종문화상을 받았다.

시상식 전날 예행연습이 있다고 해서 불려갔다. 단상에 올라가는 걸음걸이가 씩씩하지 못하다는 이유로 몇 번을 단상에 오르락내리락했다. 연습하러 나온 여고 합창대원들 앞에서 서울공대 교수의 자존심은 말이 아니었다.

이튿날 시상식장에서의 상황 역시 마찬가지였다. 당시 시상을 맡은 이수성 국무총리는 나와 함께 서울대학 교수로 일했던 분이다. 그의 연설이 이어지는 10여 분 내내 나는 객석을 등진 채 그를 바라보고 서 있어야 했다. 시상식의 주인은 상을 받는 사람이 아니었다.

기념 사진을 찍으려고 맨 앞에 앉아 사진기를 들고 있던 아내는 나의 뒤통수만 실컷 바라보고 있어야 했다. 상품 개발로 산업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상을 받는 나는 수상 소감 한 마디 못해 보고 단상을 내려와야 했다.

조선 시대 장영실의 얘기가 아니라, 1996년 서울공대 교수가 겪은 일이다. '이러니 다들 관료가 되려고 하지 누가 과학기술자가 되려고 하겠나' 하며 씁쓸했던 기억이 난다.

십면초가

나는 1986년부터 우리의 경제가 위기에 처했다고 떠들고 다녔다. 1992년 'W 이론을 만들자'에서 우리 경제가 십면초가에 둘러싸여 있다고 주장했다. 당시 우리의 산업구조는 선진국에서 도입한 낙후기술과 설비에 저임금을 결합한 허약 체질이었다.

주문자 상표를 부착한 얼굴 없는 수출로 우리 상품은 저급품으로 분류돼서 외국의 저소득층에 팔려 나갔다. 유통망과 애프터 서비스 시스템이 없어 단골을 확보하지 못했다. 이런 악순환이 이어져 실속 없는 산업팽창이 이뤄졌다.

1975년을 기점으로 우리 산업의 틀을 바꿔야 했다. 1975년까지만 해도 '저임금 양산조립'은 한국에게 보장된 독무대였다. 그렇지만 기술도입과 단순 모방만으로는 한계에 직면했고, 값싼 임금과 풍부한 노동력을 앞세운 중국이라는 넘을 수 없는 산이 눈앞에 있었다.

1975년의 기술도입료가 전년도에 비해 갑자기 4배나 늘어났다. 이때부터 독자적인 기술개발에 중점을 두었어야 했는데 우린 그걸 하지 못했다. 기술 도입료와 로열티가 계속 올라가자 기업들은 현장 작업자들만 다그쳤다.

지금도 관료와 기업인들은 '고임금 저효율이 해소되어야 경제위기가 해소된다'며 허리띠를 졸라매라고 한다. 허리띠만 졸라매면 위기가 해소된다는 말인가? 이웃집에서 카시미론 솜 이불을 팔아대는데 낡은 솜틀 기계의 생산성을 높인다고 경쟁에서 이길 수는 없다.

이것은 1975년식 사고방식이다. 제조업은 기술정보, 상품기획, 연구개발, 설계, 설비계획, 부품조달, 생산, 판매기획, 판매, 사후관리 등 대략 10단계의 과정으로 이뤄진다. 우리의 제조업은 상품기획과 연구개발 설계는 해외기술의 도입으로 대체했고, 판매 및 사후관리 단계는 외국 바이어들에게 기대 왔다. 우리 손으로 직접 담당하였던 것은 생산부분 뿐이다.

우리 제조업이 살아남을 수 있는 응급 처방은 무엇일까. 우선 선진 제품의 모방에 심취했던 역개발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 독자적으로 상품을 기획하고, 창의적인 연구개발의 주도권을 확보하려고 목숨을 걸어야 한다. 우리 기업들은 본격적으로 상품 기획을 해 본적이 없다.

선진기업에서 만든 제품을 도입하고 모방설계를 했으며, 세계시장에서 소비자 구매욕이 입증된 상품만 골라 뒤늦게 기획에 착수하였다.

나는 1989년 산학협동을 통해 '하이 터치' 프로그램을 수행했다. 아직까지 본 적이 없는 상품을 개발하자는 게 목표였다.

1989년에 만든 입체형 컴퓨터 키보드는 손목의 피로를 덜어 주는 제품이었다. 1993년에 출시되어 1조원 이상 팔린 맥킨토시 키보드보다 4년 앞선 기획 상품이었다. 한국의 대기업은 '이제까지 이런 제품을 본 기억이 없다'는 이유로 대량생산을 망설였다.

'그렇게 좋은 키보드라면 왜 IBM에서 아직까지 개발을 하지 않았겠는가'가 업체의 공통된 반응이었다. 우리 기업은 남의 것을 모방만 해왔기 때문에 남이 안 하는 것을 만들면 큰일이 나는 줄 안다.

비슷한 시기에 나는 리모콘으로 조정하는 자동 진공청소기를 개발했다. 최근 필립스가 제작해 국내에서 한 대에 200만원 이상으로 팔리는 자동 진공청소기와 똑같은 모양과 기능의 제품이다. 차이가 있다면 필립스는 진공청소기에 자동 감지장치를 장착했다는 것뿐이다.

자동 진공청소기의 기획 아이디어를 냈지만, 어느 전자제품 업체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나는 산학협동을 추진하면서 한국 기업인들 머리 속에 뿌리깊게 박혀 있는 '삼부가 이론'을 발견했다.

경영혁신은 죽지 않으려고 하는 일

신제품 개발을 위한 상품기획 과정에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올 때마다 기업의 관리자들이 세 가지 이유를 들어 개발을 기피한다.

첫째, 새로운 아이디어를 받아들이면 가격 상승 요인이 발생한다는 이유다. 새로운 기능을 첨가하면 제품 원가가 올라가고 판매가도 높아지기 때문에 가격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얘기다.

두 번째는 량산에 지장을 초래한다는 이유가 나온다. 나는 직육면체로 만든 제품의 모서리를 소비자들의 취향에 맞게 곡선으로 처리하자고 제안한 적이 있다. 기업 쪽에서 벌떼같이 들고 일어났다. 곡면으로 바꾸면 생산성이 저하된다는 것이다.

세 번째는 신뢰성을 보장할 수가 없다는 논리다. 새로운 기능이 첨가되면 부품이 늘어나고 고장률이 높아진다는 말이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낼 때마다 기업 측에서는 '삼부가 이론'으로 신제품 개발에 반대했다.

어떤 기업이 일류기업인가? 일류기업은 누구보다 먼저 새로운 산업분야를 개척하고 최고 혹은 최초의 기술과 상품을 만들어 내야 한다. 둘째, 이 기업을 모방한 다른 기업들이 덩달아 돈을 벌어야 한다. 즉 보고 따라 하는 이류기업들이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초일류기업이란 무엇인가? 국적과 사업 분야를 막론하고 전세계의 일류기업들이 초일류 기업의 기술과 상품 경영철학을 본받아서 큰 이익을 내야 한다. 초일류로 분류될 수 있는 기업은 전세계에 몇 개 밖에 없다. 이런 기준대로라면 한국에는 불행하게도 초일류 기업이 없다.

삼성은 일류기업이지 초일류기업이 아니다. 삼성이 '신경영'을 추진할 때 삼성 임원들의 방마다 '잭 웰치'의 책이 꽂혀 있었다. 나는 삼성 임원들에게 '삼성은 아무리 몸부림을 쳐도 잭 웰치를 쫓아갈 수 없다'고 얘기했다.
삼성 사람들이 '왜 안 되냐'고 묻기에 나는 이렇게 설명했다.

'잭 웰치는 현재 1등이거나 가까운 장래에 1등이 될 수 있는 2등을 빼놓고는 다 잘라냈다. 삼성이 그렇게 할 수 있나? 삼성그룹이 공중 분해되어도 좋은가? 잭 웰치가 한 번에 10만 명을 감원했다. 한국적 정서를 이겨내고 수만 명을 감원시킬 자신이 있나? 잭 웰치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나와서 직접 서류 나르고 재떨이 던지며 경영혁신에 달라붙었다. 당신 회사의 회장이 그렇게 할 수 있나'

삼성 관계자들은 '신경영을 하려는 총수의 강력한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고 항변했다. 나는 '경영 혁신은 총수의 의지를 확인하려고 하는 것도 아니고, 회사의 분위기를 바꾸려고 하는 것도 아니다. 안 하면 죽기 때문에 하는 것이 경영혁신'이라고 했다.

그러면 삼성 관계자들은 대개 이런 질문을 던졌다. '죽기 살기로 경영혁신을 안 하는데 왜 삼성은 안 죽습니까?'

내 대답은 이렇다. '지금 사방에 암 걸려서 링거 꼽고 누워있는 환자들이 수두룩한데 폐병 걸린 환자를 죽일 수는 없지 않나?' 한국에서 경영혁신을 하겠다는 기업들은 대개 '전담추진반'을 둔다. 전담추진반은 보통 상무급이 팀장이 된다. 이 사람들이 어떻게 상급자인 사장들의 목을 자르겠는가?

IMF 경영혁신의 최대 피해자는 연구인력

IMF 이후 제일 먼저 잘려나간 것이 '전담추진반'에 연줄을 확보하지 못한 연구소의 연구인력들이었다.

총수가 직접 나서서 '우리 기업이 죽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밤새워 고심했다면 연구인력은 제일 마지막 감원대상이 되었을 것이다. 패러다임 전환의 대상이 되어야 할 사람들이 패러다임 전환을 주도했다.

이게 대한민국 기업의 비극이고, 나라의 비극이다. 한국은 기업의 회장이 구설수를 외면하기 때문에 직접 나서서 구조조정을 하지 않는다. 그러나 잭 웰치는 '전담추진반'을 두면 안 된다는 걸 알기 때문에 자신이 직접 감원대상을 고르고, 자르고, 불필요한 부서와 인력을 잘라 냈다.

1997년 초 한 경영자 모임에서 내게 강연을 요청했다. 당시 '가격 경쟁력만이 살길이다'는 구호가 위력을 떨치던 시절이었다. 나는 강연을 하면서 '아직도 가격 경쟁력을 강조하는 정부 관료와 기업 경영자는 머리에 총상을 입은 사람들'이라고 직설적으로 얘기했다.

기업활동에서 가능한 한 끝까지 피해야 할 것이 바로 경쟁사와 가격경쟁을 벌이는 것이다. 가격경쟁이란 최후의 승자 하나만이 남을 때까지 출혈을 하면서 계속해야 하는 죽음의 경기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모두가 나서서 '죽음의 경기만이 우리가 살길'이라고 아직도 외치고 있다.

우리의 제품들은 제조원가가 높은 반면에 판매가가 낮아서 가격 경쟁력을 따질 시기를 지난 지 오래다. 우리 제조업은 미국, 일본, 싱가포르, 대만에 비해 높은 금융 비용과 부동산 가격, 물류 비용, 로열티, 실질 임금 등이 높아 '5고'에 시달리고 있다.

우리 기업들은 울타리를 친 내수시장에서 국내 가격을 높게 받아 연명해 왔다. 마치 친척들에게는 비싼 값을 받고 일반인에게는 싼 값에 물건을 팔아 이윤을 남긴 것과 같다.

운동경기에서 우리 팀이 계속 실점을 하면 관중들은 '작전을 바꾸어야 한다'고 충고한다. 우리의 과거 작전은 가격 경쟁력이었으나, 가격 경쟁력 작전으로 가서는 중국은 물론 대만, 홍콩, 싱가포르와 상대가 될 수 없다. 우리가 살길은 가격을 높여서 받을 수 있는 '가격 결정권'을 확보하는 길뿐이다. 제품가격을 높이고도 물건을 파는 방법은 독특한 제품, 경쟁상대가 없는 고부가 제품을 만드는 수밖에 없다.

세계 초일류기업이 되겠다고 몸부림을 쳐야 한다. 중국에는 풍부하고 저렴한 노동력은 물론 화상 네트워킹과 마케팅 능력이 있고, 일본에는 기술력이 있는데 우리가 무슨 근거로 가격 결정권을 가질 수 있을까? 해답은 창의력에 있다.

우리에게 창의력이 있다고 주장하는 데 두 가지 근거가 있다.

첫 번째는 우리 민족이 지금까지 모든 걸 해 봤는데 아직까지 안 해 본 것이 바로 창의력이다. 혹시 창의력이 있을지 모른다.

두 번째는 나 스스로 경험을 통해 우리가 창의력이 많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창의력을 가지고 소규모 실험을 해서 세계시장에 성공여부를 타진한 다음 군단 병력에게 파는 식으로 가야 한다. 우리의 3대 효자 상품인 휴대폰, LCD, 자동차 산업은 5년 안에 중국의 추격을 받아 자멸할 운명이다.

'가격 결정권'만이 살길이다

글로벌 마켓에 진출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마켓을 독점 내지 선점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가격 결정권만 가지면 우리는 동양의 맹주가 될 수 있다.

우리 기업이 가격결정권을 가지려면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

내가 내놓은 아래의 물음들에 독자들이 응답을 해주었으면 한다.

'정부가 5년 이내에 이공계 기피문제에 대한 바람직한 대책을 내놓을 확률이 몇 퍼센트라고 생각하는가?''기업이 5년 이내에 정부지원 없이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한 방안을 추진할 확률은 몇 퍼센트라고 보는가?' '대학이 5년 이내에 스스로 교육개혁을 추진할 확률은 몇 퍼센트일까?' '학부모들이 내 자식만은 편안한 직업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을 바꾸고, 자녀에게 이공계 대학 진학을 권유할 확률은 몇 퍼센트라고 생각하는가?'

어떤 항목이든 "10% 이상"이라고 대답한 사람은 응급실로 가야 한다. 온전한 정신이 아니기 때문이다. 패러다임의 전환에는 자기혁신이 필요하다. 패러다임을 바꾸지 않으면 모든 노력은 무위로 돌아갈 것이다.

우리 산업은 도시가스에 밀려 설 자리를 뺏긴 구공탄 공장에 비유될 수 있다. 생산성을 향상해 하루에 구공탄을 10%씩 더 찍으면 구공탄 공장은 살아날 수 있을까? 구공탄 공장의 '고임금·저효율'이 해소되면 구공탄 공장은 살아남을 수 있을까? 대답은 둘 다 '아니오'이다.

도시가스가 도입되는 초기에 '도시가스로 업종을 전환하라'고 했다면 연탄공장 사장은 이렇게 대답했을 것이다. '패러다임의 변화, 웃기지 마라. 온돌방이 존재하는 한, 겨울철이 존재하는 한 구공탄은 영원하다.' 연탄공장은 그렇게 전의를 불 태우다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얼음가게와 냉장고, 우마차와 용달차, LP와 CD 모두 똑같은 원리다. LP 5000장을 모은 음악 애호가에게 CD로 바꾸라고 한다면 쉽게 바꿀 수 있겠는가? 오스트리아에 여행 갔을 때 밥 굶으면서 산 오페라 판, 유학할 때 아내에게 잔소리 들어가며 산 클래식 전집, 눈물이 앞을 가릴 것이다. 그래서 음악 애호가도 이렇게 외친다. "클래식이 존재하는 한, 아니 오페라가 존재하는 한 LP는 영원하다." 그러나 지금은 축음기 생산이 중단되어 더 이상 LP를 들을 수 없게 되지 않았는가.

과거의 산업구조가 일직선인 주로를 눈감고 뛰기만 하면 되는 마차 경주였다면, 지금의 산업구조는 폴로 게임이다. 말의 눈을 절대 가리면 안 되고 주로도 일직선이 아니고 그라운드다. 어디로 갈지 모르며 빨리 달리는 게 능사가 아니라 빨리 설 줄 알아야 하고 세 박자 쉬었다가 달릴 수도 있고, 세 걸음 뛰다가 정지도 해야 하는 복잡한 게임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마차 경주 챔피언들이 폴로 복장을 하고 나와서 설치고 있는 형국이다.

요즈음 우리의 국가 목표는 국민소득 2만 달러 달성이다. GNP로 국가의 비전을 내세우는 나라는 찾아보기 어렵다. 우리의 의식은 거의 필리핀 수준이다. 우리에게는 '이웃을 돕겠다', '인류에 혹은 국제사회에 기여하겠다'는 정신이 희박하다. 패러다임의 전환을 시도하기 조차 힘들다. 원래 패러다임의 전환은 극히 일부가 시도하는 것이고 시도한 사람 중에 극히 일부가 성공한다. 그러나 패러다임 전환이 이뤄지지 않으면 우리 모두가 죽는다.

이공계 기피의 최종 피해자는 국민

조선조의 한 왕이 정승들에게 "광풍이 몰아치는 벌판에서 초가삼간을 유지하는 방법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영의정은 이렇게 대답했다. "사방의 문을 활짝 열어 놓고, 광풍이 쇠잔해지기를 기다리면 됩니다."

이 얘기는 우리나라 지도계층의 철학을 잘 보여 준다. 사방의 문을 열어 놓으면 초가집은 무너지지 않겠지만, 방 안에 있던 민초들은 다 어떻게 될 것인가? 모두 바람에 날려가서 죽지 않았을까? 우리는 그런 방식으로 끈질기게 버텨왔다. 7년 전쟁에서 절반에 가까운 민초들이 사라진 임진왜란이 대표적인 예가 아닐까?이공계의 위기는 역사적 뿌리가 깊다.

이공계의 위기에는 기업과 대학, 사회 전체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잭 웰치의 얘기에서 거론했듯이, 이공계의 위기는 해결하지 않으면 우리가 죽는다는 각오로 달라붙어야 할 문제다. 정책 구호나 유인책 몇 가지로 해결될 수 없는 문제다. 이공계 기피현상은 대학이나 이공계 대학생들의 문제가 아니다. 국가와 기업, 우리 사회 전체가 이공계 기피현상의 최종 피해자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결론은 간단하다. 살고 싶으면 해결해야 하고, 죽고 싶으면 지금까지 그랬듯이 그냥 놔두면 된다

zzaratra의 이미지

그런 생각이 있네요...

꼭 같은 전쟁이라도 철학이 있는 전쟁과 철학이 없는 전쟁...

우리는 보통 기업이라 하면 적자생존 만이 존재하는 그런곳으로 많이 비유하는데요....
그러나 오랜 세월을 유지하고 나가는 기업은 철학이 있는 기업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업활동의 동물의 약육강식만이 아닌.. 인간적이 철학의 있는 기업 목표로 봤으면 하는 생각도 드네요..

(%$% 아이구.. 딴소리 해서 죄송.)

thedee의 이미지

Quote:
물리학을 전공한 관점에서 보면 물리는 수학에다가 단지 단위만 붙인 거라고 말하는 사람들 보면 16년 공부(초 6 + 중 3 + 고 3 + 대학 4) 헛했군 .. 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솔직히 이런 감정 잘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자신이 애정을 갖고 있는 일을 남들이 뭐라고 판단하고 얘기한들, 그게 무슨 코끼리 등위에 개미가 걸어가는 느낌 이상이 난단 말입니까? 더우기 문외한들이 하는 얘기라면 더더욱이 그렇지요... (인용된 얘기들로 봐서 문외한들이 하는 얘기가 뻔할 거 같은데... 쩝)

jxlife님 얘기 들으니까 여러 가지로 자극도 되고, 걱정도 되고 그렇군요... jxlife님의 그 교양 얘기를 논외로 하면 저의 느낌은 이렇습니다.

기업들이 특수부대원 스타일의 사원을 원하는 건 당연한 일이겠죠. 당장 전쟁에서 승리해야 하니까요. 그러면 이런 현실에서 피고용인 역시 소속이 따로 없는 특수부대원이어야 합니다. 무슨 이상한 얘기 하려는게 아니라, 피고용인으로서 특수부대원의 자질을 얻으려면 한 회사에 오래 쳐박혀 있어서는 안된다는 거죠. 자신의 경력에 마이너스가 되지 않을 정도로만 한 회사에 복무하고 이 회사에서 저 회사로 옮겨다니며 다양한 경험과 업무와 인맥, 즉 경력을 쌓고 이를 발판으로 고액의 연봉을 노리거나 창업과 경영에 성공할 수 있어야 한다는 거죠. 간단하게 말하면 자기경영인가요?
그래서 jxlife님 말씀은, 현재 피고용인인 사람은 더 많은 연봉을 주겠다는 곳이 있으면, 즉 자신의 가치를 더욱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곳이 있으면 즉시 현 회사를 떠날 수 있도록 자신을 준비시키라...는 요지로 들립니다.
뭐, 당연한 얘기라고 생각하고요... 반면 기업의 입장을 생각해 보면 경제적 보상을 최대한 억제하면서(사원들에게 언제나 최고의 봉급을 지급할 수는 없을 터이므로) 고급 인력을 잡아둘 수 있는 그 어떤 무형의 가치를 개발하는 것이 급선무이겠군요. 제게 막 떠오르는 인물은 정문술씨이며, 기업으로는 아이비엠과 마이크로소프트가 대비됩니다...

추) 정문술씨 얘기는 다 아는 얘길 테고 아이비엠과 마소 얘기는 좀 부연을 해야 할 것 같네요. 어떤 글을 읽다보니까 이런 대목이 있더라고요. IBM은 사람들이 퇴직 후에도 서로 인적 교류도 잘 하고 그러는데 MS는 그런 것이 없다, 그 이유는 이렇다... 하면서 어떤 MS맨의 얘기를 들려 주네요.
"내가 회사에 무슨 얘기만 하려하면 빌은 언제나 돈얘기부터 꺼내더라..."

ㅡ,.ㅡ;;의 이미지

MyCluster wrote:
Quote:
각첫번째는 같은 유형이 서울대에 쉽게 들어가나요? 그런사람이 좋은회사 취직잘되나요??
제가볼때 아닌것 같습니다. 2번째혹은 3번째유형의 사람이 대학도 좋은데가고 회사도 좋은게 갑니다.

여전히 논점을 잘 못 이해하시는군요. 서울대나 소위말하는 몇개대학의 졸업생중에서 각첫번째의 사람을 찾아내는 것이 허접한 곳에서 첫번째의 사람을 찾아내는 것보다 훨씬 쉽다고 앞에서 이야기했을 것인데요? 일하는 사람따로 있고, 인정받는 사람이 따로 있지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들이 일을 열심히 했으므로 인정받아야한다고 생각하지만, 열심히 하는 것이랑 잘하는 것이랑은 다르죠.

:shock: 님이 제글을 빠트리고 읽거나 논점을 제대로 이해못하고 계시군요...
상위권대학 뿐만아니라.. 우리나라 대학교들어가는 그제도자체가 적정과에 적정학교에 적합한 학생이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는뜻입니다.
지금의 성적순이 과연 진짜 그사람의 그분야 재능을 가랄수있는 순위라고 생각이 안된다는겁니다. 그러니 그순위만보고 뽑는것이 제대로뽑아가는것도 아닐것이고 또한 그후의 어떠한뎃가(?)또한 제대로 될리가 없지요.
[[각첫번째는 같은 유형이 서울대에 쉽게 들어가나요? 그런사람이 좋은회사 취직잘되나요??]] 라고 했자나요..

열심하하고 잘하는것이랑 다르다고요? 물론 조금다를수 있습니다. 하지만 열심히도 실력이죠..
그렇게 따지면 우리나라는 재능보다 노력이 아직 우선인모양이군요..
사실저는 노력이란것과 좀 먼 사람이었는데.. 정말 노력안하고 결과 잘나오기했으면 웬만한사람 저이기는사람 없을겁니다.ㅎㅎ

우리나라에서
사실 아무리 재능있으면 머합니까.. 물리학에만특출난 천재이기보다.. 국영수 모두 90점이상받을정도로 적당히 잘하는 학생이 최고로 인정받죠..
서울대물리과도 전자보다 후자가 들어가게 되있지요.. 그렇게 따지면 서울대는 모든과목을 대체로 잘하는학생이 갈뿐이지 특정분야에 천제적인 사람은 거의 없겠군요.. 왜냐면 모든방면에 천제는 없거든요..

그러니 우리나라는 애디슨이 있었더라도 발명왕이 될수 없었을꺼라 말하죠..
또 후자가 서울대가고 전자는 지방대조차 재대로 못갈수 있죠..

또아무리 개발잘하고 기술력이 뛰어 나면 머합니까.
입잘돌아가는 사람에 못당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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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cluster의 이미지

Quote:
지금의 성적순이 과연 진짜 그사람의 그분야 재능을 가랄수있는 순위라고 생각이 안된다는겁니다.

보는 관점이 다르니 더 이상 별로 이야기 할 여지가 없다고 보이는군요. 저는 고등학생들에게서 물리학의 재능 수학의 재능 등이 남들보다 뛰어나다고 보여서 적정한 분야로 대학에 갈 확률은 100명에 1명도 될까 말까로 봅니다. 소위말하는 시험성적이나 내신이 좋은 사람을 순서대로 뽑아서 그중에서 적성이나 재능이 뛰어난 사람을 골라내는 것이 훨씬 빠르다고 말하고 싶군요.

Quote:
서울대물리과도 전자보다 후자가 들어가게 되있지요.. 그렇게 따지면 서울대는 모든과목을 대체로 잘하는학생이 갈뿐이지 특정분야에 천제적인 사람은 거의 없겠군요..

모든과목을 대체로 잘하는 사람중에서 물리학에 재능이 있는 학생을 찾아내는것이 있을가능성도 제로인 물리에만 특출한 재능이 있는 학생을 찾아내는것보다 훨씬 가능성이 크겠지요.
님이 말하는 특출한 재능을 가진 사람이 있을 것이고, 그런 사람이 성적이 나빠서 제대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것은 '그럴 것이다'의 수준을 못 벗어나고 있지요. 현재의 제도가 천재를 못골라낸다고 생각하겠지만, 충분히 국영수 성적이 좋으면서도 천재적인 학생들이 많다는 것을 잘 모르시는군요.

그리고 '열심히 하는 것'은 실력이 아닙니다. 삽질을 부지런히 할 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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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도위의 리눅스 윈도위의 윈도우 리눅스위의 익스플로러

fibonacci의 이미지

MyCluster wrote:

그리고 '열심히 하는 것'은 실력이 아닙니다. 삽질을 부지런히 할 뿐이지요.

"열심히 하는것"도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자기 자신을 변화시킬수 있으면서, 열심히 하는것과

자기 자신을 변화시킬수 없으면서 열심히 하는것...

MyCluster님은 후자를 말씀하시는 것 같네요.

그 말씀에는 어느정도 동의는 합니다.

능동적인 사고변환 없는 학습은 시험전날 벼락치기와 다를바가 없죠.

대부분 삽질만 하게 됩니다..

그렇지만, -,.- 님의 말씀의 요지도 잘 파악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소위 고등학교때 공부 잘하던 학생들은

점수에 따라 밥벌이 잘되는 순으로 몰리게 되어 있습니다.

명문대학의 인기학과라면 말할 나위도 없고,

명문대학의 비인기 학과에도 취업이나 인맥을 위해 많은 학생들이 몰립니다.

예를 들면 수학에 매진할 생각으로 명문대학의 해당과에 입학하는 사람 생각보다 적습니다.

(KAIST같은 특수목적의 대학은 예외로 하겠습니다.)

노력을 약간이라도 해야지 사고가 바뀌고 수학을 제대로 공부할텐데,

열정이 없으니, 삽질조차 안할려고 합니다.

...

정말로 약간 머리돌아가는게 떨어져도, 열정을 가진 사람을 보고 싶습니다.

정말로 과목을 좋아하다 보면 사고 변환의 방법도 익히게 될테니까요..

No Pain, No Gain.

ㅡ,.ㅡ;;의 이미지

MyCluster wrote:
모든과목을 대체로 잘하는 사람중에서 물리학에 재능이 있는 학생을 찾아내는것이 있을가능성도 제로인 물리에만 특출한 재능이 있는 학생을 찾아내는것보다 훨씬 가능성이 크겠지요.

이말은 참 답답함을 불러오는군요.. 가능성이 작지요..
모든것을 다잘한다..(?) 과연그럴까요? 하물며 주위에 늘린사물을보아도 알수 있습니다. 모든것에 다전문적으로 사용할수있는도구는 없습니다.
못도박고 나무도 자르는도구는 못만박는도구에 비해 분명히 효율이 떨어지게되있습니다.
산악도 잘달리고 일반도로도 잘달리는자동차는 산악만 달릴수 있는 자동차에비해 분명히 산악을 잘못달립니다. 또 일반도로만을전문으로달리는자동차에비해서 일반도로도 분명히 못달립니다.
모든사물이 다그러한데 님은 인간만이 특별하다고 생각하시나요?
모든것을 잘한다고 생각하는사람은 착각입니다. 평균보다 조금나을수는 있어도.
어떤분야에 천제적이라고는 볼수 없는사람입니다.
오히려 어떤분야에 천제적인사람은 다른것을 못합니다. 왜냐면 모든것이 그분야를 위해 집중되어 있기때문이죠.
현실은 이런사람은 우리나라에서 대학조차 제대로 못간다는거죠..

Quote:

님이 말하는 특출한 재능을 가진 사람이 있을 것이고, 그런 사람이 성적이 나빠서 제대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것은 '그럴 것이다'의 수준을 못 벗어나고 있지요. 현재의 제도가 천재를 못골라낸다고 생각하겠지만, 충분히 국영수 성적이 좋으면서도 천재적인 학생들이 많다는 것을 잘 모르시는군요.

천제가 아니겠죠.. 전체를 제법(?)잘하는 사람일뿐이죠..
정말천제였다면 우리나라가 노벨물리학상 몇개정도는 나왔어야죠.
겨유한다는것이 그저 남해놓은것 보고베끼는 거는 잘하겠죠..
미세한부분은 엉터리로 해석해놓고 말이죠..

Quote:

그리고 '열심히 하는 것'은 실력이 아닙니다. 삽질을 부지런히 할 뿐이지요.

그렇다면 현제의 제도는더욱문제군요.. 현제는 대부분이 노력으로 나타나는결과이고 제능은 무시되는경향이 많으니가요..
대부분 무식하게 암기 아닙니까.. 무조건 많이 외우는사람장땡인제도
수학물리조차 암기로 할수있는제도 하에서 어찌재능이 제대로 평가되겠어요..
암기만이 천제를판가름할수 있는 기준이라고 생각하시면 안됩니다.
암기는 컴퓨터가 더잘합니다. 더하기빼기나누기 컴퓨터가 더잘할하죠..

최소한 수학이나 물리라면 덧셈곱셈정도만되는계산기정도들고 들어가서 시간은 넉넉하고 문제는 쉬운문제부터 아주 어려운문제까지 다양하며 전공과목의 비중을 전체7~80%로 높게주고 다른과목은 기본만되면 만점을주는식으로한다면 지금보다는 낮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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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gwoo의 이미지

처음 주제와는 좀 (많이) 다르게 흘러갑니다만.

하나만 뛰어나게 잘 하고, 다른 것은 완전 꽝인 사람은 현실에 그다지 많이
존재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오히려, 하나를 엄청 특출나게 잘하고
다른 것은 중상위권 이상으로 다 잘하는 사람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공부 잘하는 것과 운동을 잘하는 것은 분명 큰 상관이 없는 것 같지만
(비록 둘다 잘하는 사람이 있지만요 +_+) 공부나 연구에 관해서는, 기본적으로
논리력과 이해력과 창의력이 공통적으로 요구되기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물론,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물리학의 천재를 뽑아낼 수 있다면 이상적이겠지만
현실적으로는 비용이나 시간 면에서 그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일단은
학업 성취도라는 (어느 정도 이상 타당한) 기준으로 먼저 선발을 하고,
그 안에서 찾아내는 것이 옳은 접근방법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거기에서 소외되는 학생들을 위해서 여러 대학에서 특정 대회
수상경력이라든지, 그 외 여러 활동에 가산점을 주어서 학생선발을 하고 있는
것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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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t's shut up and code.

redrabbit의 이미지

제 이성으로는 천민 자본주의에서 이제 대한민국이란 커다란 덩어리가 빠져 나올때도 됐나 싶지 않은데요... 중학교 경제이론으로 모든걸 설명하려는 그런 경영인은 그만 보길 원합니다. 정치인도... 제 생각에 모든 문제의 근원은 학벌주의라고 생각합니다. 본질보다 겉치레를 중요시하는...그런문화...
그 학벌에 편승하기위해 제대로된 실력을 키운다면야 그래도 그걸 엘리트주의의 승리라 생각하겠지만... 중고등학교때 배운게 얼마나 도움이 돼었는지... 그런문제에서 볼때, 그게 얼마나 학문적으로나 실질적으로 인정될수 있는건지를 볼때 아니다라고 생각합니다. 코사인이나 사인의 법칙의 의미가 멀까요? 왜 그런걸 써야 할까요? 왜 그렇게 됐을까요? 얼마전에 송두율 재판을 보니 판사들의 인문 법철학적인 소양이 웃기지도 않더군요...그저 기계적으로 외우고 적용한 실력이 그대로 나타나는... 누군가 그랬다져. 이공계의 위기는 인문학의 위기다?
제 생각으로서는 이공계의 위기나 인문학의 위기나...학벌문제의 폐혜나 모두가 한가지라는 겁니다... 제대로 생각할수 있는 능력의 부재... 대학에 들어가기위해서 장편의 논문을 쓰는 학생들과 5지선다에서 하나의 정답만을 골라내는 차이가
그 시발점이라고 생각되네요...

ㅡ,.ㅡ;;의 이미지

sangwoo wrote:
처음 주제와는 좀 (많이) 다르게 흘러갑니다만.

하나만 뛰어나게 잘 하고, 다른 것은 완전 꽝인 사람은 현실에 그다지 많이
존재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오히려, 하나를 엄청 특출나게 잘하고
다른 것은 중상위권 이상으로 다 잘하는 사람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물론입니다. 하지만 이공계에서는 특출난그한사람이 중상위권이상으로 대충잘하는 사람100명보다 더가치있죠..어차피 최고의 기술만 쓸테니까요.
Quote:

공부 잘하는 것과 운동을 잘하는 것은 분명 큰 상관이 없는 것 같지만
(비록 둘다 잘하는 사람이 있지만요 +_+) 공부나 연구에 관해서는, 기본적으로
논리력과 이해력과 창의력이 공통적으로 요구되기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그야물론이죠. 논리력과 이해력과 창의력없이 어떻게 수학물리학을 잘할수 있겠어요..
Quote:

물론,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물리학의 천재를 뽑아낼 수 있다면 이상적이겠지만
현실적으로는 비용이나 시간 면에서 그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일단은
학업 성취도라는 (어느 정도 이상 타당한) 기준으로 먼저 선발을 하고,
그 안에서 찾아내는 것이 옳은 접근방법이라고 봅니다.

현실적으로 비용이나 시간적으로 불리하지도 않고 불가능하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자기가해야할일에 전념해서 공부할수 있기때문에 비용이나 시간적으로
더욱유리할뿐만아니라. 평가또한 훨씬 명확해지겠죠..

그학업성취도란것이 재능있는사람을 제외시키는 엉뚱한역할을 하고 있는게 문제겠죠..그렇게 하려면 그학업성취도란것을 제대로 해야죠.
사실영여란것도 잘하면야좋지만 중학교수준만해도 크게 불편함을 못느끼고 삽니다.. 대기업취직할때 영어성적제출하라는것외에는말이죠..
고등학교때 죽어라 영어공부해서 특별히 나아지는게 먼가요..

Quote:

그리고 거기에서 소외되는 학생들을 위해서 여러 대학에서 특정 대회
수상경력이라든지, 그 외 여러 활동에 가산점을 주어서 학생선발을 하고 있는
것이겠죠.

그게말처럼잘안되죠..그리고 왜그런비정상적인 방법을 동원해서 들어가야하나요..잘못된제도를 고치지는않고 그의임시방편으로 신문고같은 작은구멍을 하나만들어두고 모든것이 해결된것인냥해서는 안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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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gwoo의 이미지

ㅡ,.ㅡ;; wrote:
sangwoo wrote:
처음 주제와는 좀 (많이) 다르게 흘러갑니다만.

하나만 뛰어나게 잘 하고, 다른 것은 완전 꽝인 사람은 현실에 그다지 많이
존재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오히려, 하나를 엄청 특출나게 잘하고
다른 것은 중상위권 이상으로 다 잘하는 사람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물론입니다. 하지만 이공계에서는 특출난그한사람이 중상위권이상으로 대충잘하는 사람100명보다 더가치있죠..어차피 최고의 기술만 쓸테니까요.

하나를 특출나게 잘하는 사람은, 보통 다른 것 또한 중상이상으로 잘한다는
의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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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t's shut up and code.

앙마의 이미지

Quote:
하나를 특출나게 잘하는 사람은, 보통 다른 것 또한 중상이상으로 잘한다는 의미입니다.

되도록 이 스레드에 글을 안 쓸려고 했는데 쓰게 되네요. ^^;
우리나라 입시 제도가 그렇게 보이게 하는것은 아닐까요?
실재로 중상이상으로 잘하지 않는데... 점수가 높으니 중상이상으로 보인다는 뜻이지요,
아이슈타인이 현재 우리나라에 살았다면 대학을 못 갔을거라는 우스개 소리는 절대 우스개 소리로 넘길만한 유머가 아닐것입니다.
아니라고 하실지도 모르지만... 현행 입시 제도에서 제일 요구되는 능력은 그 분야에 대한 고도의 전문 지식이 아니라 정형화된 문제를 빨리 해석하고 정형화된 솔루션에 대입해서 결과를 찾아내는 능력입니다.
이것은 암기(기존의 비슷한 문제 유형과 그에대한 솔루션을 기억하는 능력)만 잘해도 어느정도 커버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autography

인간에게는 자신의 운명을 거부할 권리가 있다.

mycluster의 이미지

Quote:
현행 입시 제도에서 제일 요구되는 능력은 그 분야에 대한 고도의 전문 지식이 아니라 정형화된 문제를 빨리 해석하고 정형화된 솔루션에 대입해서 결과를 찾아내는 능력입니다.

도대체 대학입시를 준비하는 고등학생들에게 요구할만한 '고도의 전문 지식'의 수준이 어느정도여야 된다고 보시는지요? 정형화된 문제를 빨리 해석하고 정형화된 솔루션에 대입해서 결과를 잘 찾아내는 사람들이 보통 '고도화된 전문 지식'을 습득하고 고안하는 능력이 뛰어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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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oOoOo의 이미지

앙마 wrote:
Quote:
하나를 특출나게 잘하는 사람은, 보통 다른 것 또한 중상이상으로 잘한다는 의미입니다.

되도록 이 스레드에 글을 안 쓸려고 했는데 쓰게 되네요. ^^;
우리나라 입시 제도가 그렇게 보이게 하는것은 아닐까요?
아이슈타인이 현재 우리나라에 살았다면 대학을 못 갔을거라는 우스개 소리는 절대 우스개 소리로 넘길만한 유머가 아닐것입니다.
아니라고 하실지도 모르지만... 현행 입시 제도에서 제일 요구되는 능력은 그 분야에 대한 고도의 전문 지식이 아니라 정형화된 문제를 빨리 해석하고 정형화된 솔루션에 대입해서 결과를 찾아내는 능력입니다.
이것은 암기(기존의 비슷한 문제 유형과 그에대한 솔루션을 기억하는 능력)만 잘해도 어느정도 커버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입시 문제가 갑자기 왜 나오는지 모르겠군요.

입시문제보도 문제지만,

저품질의 대학생들이 많이 나오는 것이 문제 아닐까요?

대학이 너무 많습니다.

이글 처음에 보니까 나와있더군요.

세계 400위의 대학.

대학이 학생을 그렇게 만든 것이 아니라.

학생 자신들이 그렇게 만든 것 아닌가요?

앙마의 이미지

MyCluster wrote:
Quote:
현행 입시 제도에서 제일 요구되는 능력은 그 분야에 대한 고도의 전문 지식이 아니라 정형화된 문제를 빨리 해석하고 정형화된 솔루션에 대입해서 결과를 찾아내는 능력입니다.

도대체 대학입시를 준비하는 고등학생들에게 요구할만한 '고도의 전문 지식'의 수준이 어느정도여야 된다고 보시는지요? 정형화된 문제를 빨리 해석하고 정형화된 솔루션에 대입해서 결과를 잘 찾아내는 사람들이 보통 '고도화된 전문 지식'을 습득하고 고안하는 능력이 뛰어나지요.

일반적으로 말하는 천재를 이야기합니다.(아이슈타인, 뉴튼 이미지의 천재...)
제 생각에 1명의 특출한 천재가 일반적인 수재 100명보다 낫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입시 시스템은 100명의 수재를 만들수는 있어도 1명의 천재를 만드는데 부적합한 시스템이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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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게는 자신의 운명을 거부할 권리가 있다.

앙마의 이미지

Quote:
입시 문제가 갑자기 왜 나오는지 모르겠군요.

생각해보니 첨 논의와는 별 관련이 없을수도 있겠네요. 보기에 따라서는...
하지만 바로 위 논의와는 상관있어 보이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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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Cluster wrote:
도대체 대학입시를 준비하는 고등학생들에게 요구할만한 '고도의 전문 지식'의 수준이 어느정도여야 된다고 보시는지요? 정형화된 문제를 빨리 해석하고 정형화된 솔루션에 대입해서 결과를 잘 찾아내는 사람들이 보통 '고도화된 전문 지식'을 습득하고 고안하는 능력이 뛰어나지요.

정형화된 문제를 빨리 해석하고 대입 잘 하는 사람이 고도화된 전문지식을 습득하는 능력이 뛰어나다는데에는 동의하겠습니다만, 고안하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에 동의하지는 못하겠습니다.

수학과의 예를 들어볼까 합니다.

수학과에서도 공식 잘외고 계산 빠르고 정확하게 잘 하는 사람들 많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사람들이 시험잘보고 좋은 학점 맞는다고 해서 수학 이론을 잘 아는 것일까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렇게 어려운 수학이론을 금방금방 받아들이고 계산잘하는 사람들은 상당수가 주어진 이론에 대한 자기 자신의 검증이 없는 사람들입니다. 천재들이 머리를 싸매고 증명하여 만들어낸 수학이론의 결과물인 "정리"들은 생각보다 그렇게 쉽게 머리속에 새겨넣을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정리 하나 하나를 머리속에 집어넣기 위해 아주 "의심"을 많이 해야 합니다.

"주어진 상황을 정형화 시키는 능력"이 +알파 중 하나입니다. 수학과 2학년 전공(해석학, 선형대수, 미분방정식I 정도)까지는 정형화의 난이도(주어진 정의를 이해하는 수준)가 어렵지 않아서 열심히만 하면 고등학교때 머리로도 버틸수 있지만, 대수학이나 위상수학이 등장하는 3학년부터는 정형화의 난이도가 갑자기 올라갑니다. 문제 풀이에서 "정의" 자체를 이해하는데 대부분의 시간이 소요될 정도로 추상적인 개념들을 배웁니다. 즉 진정한 수학을 공부하는 것은 3학년때 부터라 할수 있겠죠.

그렇다면 수학과 3,4학년 과목들을 소화할 정도의 지적 능력이면, 새로운 이론을 고안할 수 있느냐? 그것도 아닙니다. 대단히 추상적인 개념들을 이해할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할수는 있어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받아들이는 능력일뿐, 새로운것을 만드는 창의력은 또 다른 것입니다. 대상에 대한 부지런한 관찰과 애정 끝없는 발상의 전환만이 새로운 것을 창조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창의력이 주가 되는 학과와, 넓은 응용이 주가 되는 학과의 선발기준이 확실히 달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분명 두 가지를 잘할수 있는 사고방식은 다르기 때문입니다.

No Pain, No Gain.

mycluster의 이미지

Quote:
제 생각에 1명의 특출한 천재가 일반적인 수재 100명보다 낫다고 생각합니다.

이 점에 대해서는 뭐 부정 하지 않는 바입니다만, 문제는 자신이 천재라고 착각하는 둔재들이 좀 있지요. 자신은 특출한 한가지를 잘한다고 생각하는데, 대부분 그 잘하는 것이 자신이 할 줄아는 다른것보다 좀 낫거나 혹은 다른것은 하기 싫고 그것만 하고 싶어하는거지... 그것이 남들보다 뛰어 난건 아니죠.

Quote:
그래서 저는 창의력이 주가 되는 학과와, 넓은 응용이 주가 되는 학과의 선발기준이 확실히 달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분명 두 가지를 잘할수 있는 사고방식은 다르기 때문입니다.

창의력도 모방에서 나오죠.. 요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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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yuloy의 이미지

참...
암담하네요.

바라봐 주었으면 해..
진정한 자신을..
용서해 주었으면 해..
변덕스러운 당신을..
알아주었으면 해..
또 하나의 나를..

<쓰르라미 울적에> 中에서

warpdory의 이미지

위에서 fibonacci 님께서 좋은 말씀을 많이 하셔서 별로 쓸 건 없지만, 물리과 입장에서 조금 써 보겠습니다.

제가 위에서 ...

Quote:
물리학을 전공한 관점에서 보면 물리는 수학에다가 단지 단위만 붙인 거라고 말하는 사람들 보면 16년 공부(초 6 + 중 3 + 고 3 + 대학 4) 헛했군 .. 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말을 했죠.

물리학 = 수학 + 단위 .. 가 아닙니다. 그것은 단순히 계산을 위한 하나의 도구로서 수학을 사용하였을 뿐입니다. 물리학은 '개념'의 망으로 이루어진 분야입니다. F=ma 가 단순히 힘[N = kg m / sec^2] = 질량[kg] * 가속도[m/sec^2] 이런 게 아니라는 얘깁니다. 학부때의 개념으로 간단히 설명하면 질량을 가진 물체가 운동을 하면 힘이 발생한다. 정도가 됩니다. 더 복잡하게 개념으로 설명하기 시작하면 ... 책 몇권은 씁니다.

분명히 물리학책의 적지 않은 부분은 수식에 할당해서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많은 부분은 바로 그 '개념'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특히, 학년이 높아질수록, 학교를 더 많이 다녀야 이해할 수 있는 부분(단순히 학교만 오래 다닌다는 얘기는 아닙니다.)일수록, 그리고, 뭔가 이름이 긴 ... 그런 분야(그냥 dynamics 보다는 quantum dynamics 가, 그보다는 quantum electronic dynamics 가... 그리고 .. 그리고 .. )일수록 흔히 말하는 '바이블' 쯤에 해당하는 책들은 수식보다는 개념설명에 더 치중합니다.
이런 개념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학년이 올라가면 ... 예를 들어서 보통 2학년때 고전역학을 배우는데, 그 뒷부분쯤 되면 라그랑지안이니, 해밀토니안이니 하는 것들이 나옵니다. 그것을 단순히 H=V+T 이런 식으로만 이해하고 넘어가면 다음학기부터 나오는 양자역학에서 왜 슈뢰딩거 방정식이 그런 모양을 가지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게 됩니다. 수식 자체야 허구헌날 들여다보니 알고 있겠지만, 그것은 '수식'을 알고 풀 줄 아는 거지, 그 수식이 가지고 있는 개념은 이해못합니다. 그러다보니 3학년 2학기때쯤 배우는 WKB 수식은 알고 있는데, 그것을 어디에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무수히 발생합니다.
그러다가 4학년 되어서 광학이나 열통계 배우면 ... 저만 그랬는지는 몰라도 이건 수식도 제대로 안 풀립니다. 디락-아인슈티인 이네, 볼쯔만-... 이런 건 많이 풀 줄 아는데, 막상 그게 뭔지는 모릅니다.
그러다가 대학원에 와서 실험쪽을 했는데, XPS 나 Auger 그래프를 보면서 이게 뭔지 ... 전혀 이해를 못하는 경우는 숱하게 많습니다. 아무리 설명해줘도 흔히 말하는 '기본'이 없으니 이해를 못합니다. '개념'을 암기만 하고 있고, 자기것으로 만들지 못하였으니 Raman 그래프에서 1320 cm^-1 영역에서 피크가 뜨면 왜 그게 다이아몬드인지 모릅니다. (제 전공분야쪽이니 용어설명은 ... 나중에...) 대학원 내내 실험은 하고 데이터는 무지하게 쌓여 있는데, 그 뜻은 모릅니다. 그저 자기가 읽은 몇편의 논문과 책에서 그게 그렇다니깐 그런 겁니다. 논문은 썼는데, 논문 심사때 교수님이 물으면 '어디서 그렇다던데요' 라는 식의 답변이 나오게 됩니다.
이게 현재 우리나라의 어느정도 일반적인 상황입니다. 저도 그중 하나이고요. 흔히 물리쪽에선 이런 말을 합니다. '1명의 천재와 100명의 원숭이' .. 무슨 뜻일까요 .... 언제까지 100 명의 원숭이만 찍어내고 있을 건가요 ...
제 희망은 1명의 천재가 나와서 그동안 찍어낸 수만의 원숭이를 지휘해야 할 때가 멀지 않았으면 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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귓가에 햇살을 받으며 석양까지 행복한 여행을...
웃으며 떠나갔던 것처럼 미소를 띠고 돌아와 마침내 평안하기를...
- 엘프의 인사, 드래곤 라자, 이영도

즐겁게 놀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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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ote:
이 점에 대해서는 뭐 부정 하지 않는 바입니다만, 문제는 자신이 천재라고 착각하는 둔재들이 좀 있지요. 자신은 특출한 한가지를 잘한다고 생각하는데, 대부분 그 잘하는 것이 자신이 할 줄아는 다른것보다 좀 낫거나 혹은 다른것은 하기 싫고 그것만 하고 싶어하는거지... 그것이 남들보다 뛰어 난건 아니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입시 제도 및 교육 개혁을 해야 하는게 아닐까요?
(딴지를 방지하기 위해서... 물론 처음 스레드와 관련이 별로 없습니다. ^^; )
Quote:
창의력도 모방에서 나오죠.. 요즘은...

물론 그렇습니다만... 그 모방이 창의력으로 발전하지 않는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모방을 해서 응용된 무언가를 만드려해도 기본적인 창의력이 있어야 하는데... 우리 나라 과학자들이 이점이 좀 부족하지 않나 싶네요.(다 그런것은 절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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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과 물리학의 관점에서는 1명의 천재가 수많은 원숭이를 지배하는것이 필요한가 보군요. Research에 있어서는 어느정도 맞는 말이고, Develop의 경우에도 타당하겠지요.

하지만, 1명의 천재를 기다리느니 100명의 원숭이를 이끌고, 혹은 좀 나은 고릴라라면 어떨른지 모르지만, Develop의 경우 빨리 인간의 모습을 본따는 걔중 나은 원숭이들이 있겠지요.

어쨌던, 이공계의 위기가 저 1명의 원숭이를 이끌 천재가 이공계에 안오고 법조계나 의료계에 갔기때문이라고 보지는 않습니다. 단지, 좀더 나은 원숭이들마저도 구하기 점점 힘들어지고 있고, 원숭이보다 훨씬 지능이 떨어짐에도 자신이 인간이라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 더 문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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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Cluster wrote:
수학과 물리학의 관점에서는 1명의 천재가 수많은 원숭이를 지배하는것이 필요한가 보군요. Research에 있어서는 어느정도 맞는 말이고, Develop의 경우에도 타당하겠지요.

하지만, 1명의 천재를 기다리느니 100명의 원숭이를 이끌고, 혹은 좀 나은 고릴라라면 어떨른지 모르지만, Develop의 경우 빨리 인간의 모습을 본따는 걔중 나은 원숭이들이 있겠지요.

어쨌던, 이공계의 위기가 저 1명의 원숭이를 이끌 천재가 이공계에 안오고 법조계나 의료계에 갔기때문이라고 보지는 않습니다. 단지, 좀더 나은 원숭이들마저도 구하기 점점 힘들어지고 있고, 원숭이보다 훨씬 지능이 떨어짐에도 자신이 인간이라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 더 문제지요.

맞는 말입니다. 저같은 원숭이의 관점에서는 어설픈 고릴라보다는 얼른 한명의 천재가 나타났으면 좋겠다는 겁니다. 그런데, 불행히도, 현 교육제도하에서는 어슬픈 고릴라도 잘 안나타난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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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으며 떠나갔던 것처럼 미소를 띠고 돌아와 마침내 평안하기를...
- 엘프의 인사, 드래곤 라자, 이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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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Cluster wrote:
Quote:
현행 입시 제도에서 제일 요구되는 능력은 그 분야에 대한 고도의 전문 지식이 아니라 정형화된 문제를 빨리 해석하고 정형화된 솔루션에 대입해서 결과를 찾아내는 능력입니다.

도대체 대학입시를 준비하는 고등학생들에게 요구할만한 '고도의 전문 지식'의 수준이 어느정도여야 된다고 보시는지요? 정형화된 문제를 빨리 해석하고 정형화된 솔루션에 대입해서 결과를 잘 찾아내는 사람들이 보통 '고도화된 전문 지식'을 습득하고 고안하는 능력이 뛰어나지요.


사실 물리학같은경우는 대학 1~2학년과정정도는 고등학교로 가도충분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
수학도 마찬가지가아닐까하는데 이론을 아느냐를 테스트하는문제가아니라
어디구석에숨어 있는문제를낸다던가 국어시험이 가미된수학문제물리문제를 낸다던가 하는 낭비를 하지않아도되죠..

아예 고등학교부터 자기분야에 몰입할수 있다면 적성에 맞지도 않은대학가서딴일하는 현제 대학의 병패와 힘들기만하고 비효율적인 고등학교과정도 없어지겠죠..

MyCluster wrote:
이 점에 대해서는 뭐 부정 하지 않는 바입니다만, 문제는 자신이 천재라고 착각하는 둔재들이 좀 있지요. 자신은 특출한 한가지를 잘한다고 생각하는데, 대부분 그 잘하는 것이 자신이 할 줄아는 다른것보다 좀 낫거나 혹은 다른것은 하기 싫고 그것만 하고 싶어하는거지... 그것이 남들보다 뛰어 난건 아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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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사 착각하는둔재라 할지언정 그둔재에게 자신이 둔재라는 사실을 알려줄만큼의 천재를 못만나게 해준 현실은 분명 잘못된거죠...

둔재조차 그러할진데 안타깝게 묻혀버린 천제들은 얼마나 많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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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seeme의 이미지

이공계건 인문계건 둘다 망해가고 있는것은 나라가 천박하기 때문입니다.
지도층을 보면 나라를 이끌어갈 철학도 없고 비젼제시도 못하고 있습니다.

일본이 정말 강한 나라인것은 그나라가 기술력이 있기 때문은 아닙니다.
우리나라가 이론만 한다고 하는데 그 이론 조차도 일본을 못쫓아갑니다.
일본은 요새 거의 매해 노벨상을 받고 있습니다.
순수 과학 분야에서 그들의 비중은 엄청납니다.

인문계열도 그렇습니다.
사회 철학 문화 같은 학문들에서 그들의 스펙트럼은 광범위 합니다.
이번에 김선일씨 사건에서도 나타나듯이 제대로된 중동전문가 하나 찾아보기
힘든게 우리나라 학문의 열악함입니다.

의사나 법조계 금융권 등에 있어야 돈이 많이 생기는 것은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 입니다.

하지만 최소한 여러가지 학문분야에서 전공을하고 졸업해서 기반을 가지고 생활할 수 있는 자리 조차 없는것이 크나큰 문제입니다.

인문학 박사 받아서 학원 강사하고.
생물학 박사 받아서 학원 강사하고.

뭐 이런 현실이죠. -_-;;

금전적인 보상이 아닌 최소한의 학문할수 있는 공간, 연구할 수 있는 공간이라도 마련하는게 급선무인데..

의사 약사 한의사들은 자기 기득권 조금만 빼앗겨도 벌떼같이 일어납니다.
하지만 무수한 연구소들이 통폐합되고 사라졌을때 잠잠했죠.

말이 이리저리 흘렀네요..

답답해서 늘어놓습니다.

근질 근질~~

newtype78의 이미지

저는공학에 관심이 많은 의대생입니다. 제가 대학교 갈때만 해도 공대가 그래도 힘이 있었죠. 의대가 가장 세기는 했지만 서울대 전기공학부가 바로 아래였고 격차도 별로 없었습니다. 하지만 현재 서울대 공대는 전부 지방 의대,한의대 아래더군요. 인력의 질도 문제일껍니다. 저는 의대를 가서 하는 이야기지만요. 저희 동기 중 A양. 서울과학고3년연속모두올수,서울대입학수석,졸업수석(2등하고4.3만점에0.2정도차이났다죠?)했는데 결국 성형외과 가서 하루종일 수술방에서 칼질한답니다. B군.국제물리올림피아드 금상만 수회.차석입학. 지금생화학쪽을 하고 있답니다만 공대갔으면 날렸겠죠. C군. 과학고시절부터매일1~2시간만 공부하고 차석했다죠.(과학고는 일과가 다 노출되므로 몰래 공부는 불가능하죠.)물론 주변친구들은 바닥을 깔았습니다. 이 친구도 내과갔는데요. 전화번호부같은 책을 외우면서 환자들이랑 싸운답니다. 저희때만해도 이런 친구들이 의대,치대,한의대 갔을텐데, 지금은 좀 하는 친구들은 다 의대,치대,한의대 가버리니 공대쪽은 앞으로 미래가 막막합니다. 제 주위 친구들 중에 워낙 뛰어난 친구들이 많다보니 공부 잘했던 것에도 급이 있다는 것을 알게되는데요. 서울의대에도 상위 3~5% 안의 인재는 차이가 난답니다. 1% 올라갈때마다 실력은 1.5 배쯤 차이난다고 보면 맞습니다. 수능 좀 어려웠던 시절에 한과목정도 백지 내도 그대로 붙었을 정도 수준이죠.
그나마 다행인게 이런게 미국도 사정이 비슷하다고 하네요. ㅎㅎ

hjeeha의 이미지

흠.
다 좋은데 보다보니 인문/사회계열 교수님 얘기 듣는 기분이 들어서 감정이입이 잘 되지 않는군요.
역시 공돌이의 진수는 간결한 요점과 행동입니다.

cnovice의 이미지

글 잘 읽었습니다.. :D

♣♣♣♣♣♣ 폼나게 살자. 아님 말고~ ♣♣♣♣♣

budle77의 이미지

bs0048 wrote:
cjh wrote:
p.s. 요즘에 대학 전산과 규모랑 진학 수준이 많이 줄고 있는데, 10년만 참으면 전산 인력이 희귀해져서 소득수준이 올라가지 않을까 하는 희망사항이 있답니다. :)

저랑 같은걸 노리시다니... 8)

저도 10년 후를 노리고 있답니다.
그때는 돈 잘버는 아빠가 될지도 모르죠. 넘쳐나는 폐업 의사, 변호사 아빠들 사이에서 꿋꿋하게 버텨나가는 개발자 아빠...
문제는 당장에 결혼 자금도 마련하지 못했다는데 있죠. ㅡ.ㅡ

ffnhj의 이미지

newtype78 wrote:
저는공학에 관심이 많은 의대생입니다. 제가 대학교 갈때만 해도 공대가 그래도 힘이 있었죠. 의대가 가장 세기는 했지만 서울대 전기공학부가 바로 아래였고 격차도 별로 없었습니다. 하지만 현재 서울대 공대는 전부 지방 의대,한의대 아래더군요. 인력의 질도 문제일껍니다. 저는 의대를 가서 하는 이야기지만요. 저희 동기 중 A양. 서울과학고3년연속모두올수,서울대입학수석,졸업수석(2등하고4.3만점에0.2정도차이났다죠?)했는데 결국 성형외과 가서 하루종일 수술방에서 칼질한답니다. B군.국제물리올림피아드 금상만 수회.차석입학. 지금생화학쪽을 하고 있답니다만 공대갔으면 날렸겠죠. C군. 과학고시절부터매일1~2시간만 공부하고 차석했다죠.(과학고는 일과가 다 노출되므로 몰래 공부는 불가능하죠.)물론 주변친구들은 바닥을 깔았습니다. 이 친구도 내과갔는데요. 전화번호부같은 책을 외우면서 환자들이랑 싸운답니다. 저희때만해도 이런 친구들이 의대,치대,한의대 갔을텐데, 지금은 좀 하는 친구들은 다 의대,치대,한의대 가버리니 공대쪽은 앞으로 미래가 막막합니다. 제 주위 친구들 중에 워낙 뛰어난 친구들이 많다보니 공부 잘했던 것에도 급이 있다는 것을 알게되는데요. 서울의대에도 상위 3~5% 안의 인재는 차이가 난답니다. 1% 올라갈때마다 실력은 1.5 배쯤 차이난다고 보면 맞습니다. 수능 좀 어려웠던 시절에 한과목정도 백지 내도 그대로 붙었을 정도 수준이죠.
그나마 다행인게 이런게 미국도 사정이 비슷하다고 하네요. ㅎㅎ

이게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할 문제가 아닙니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사회시스템의 상당부분이 미국 것을 베껴온데서 비롯되었습니다. 미국 역시 의사,법률가의 나라입니다. 지금 미국에 와보시면 알겠지만 과학기술계에서 소위 WASP가 차지하는 비율, 아니 WASP는 관두고 그냥 피부색 하얗고 영어가 모국어인 애들이 차지하는 비율이 얼만인줄 압니까? 10% 미만입니다.
대부분 중국,인도, 동유럽, 러시아 사람들입니다.
미국에서 응급실에 한 3일 입원하면 치료비가 얼마가 청구되는줄 아세요? 만불 정도 나옵니다. 우리돈으로 천만원이죠. 소득 수준 감안하면 400만원정도입니다. '억'소리가 나오죠.
그래도 미국은 버틸 수 있습니다. 왜? 사람을 수입하니까요. 이민정책이 이 현상을 커버하고 있는 중입니다. 물론 오래 못갑니다. 아마도 이 현상을 MS의 빌케이츠가 현장에서 느껴서 한마디 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미국의 이민정책을 유화시키지 않으면 큰일 난다고. 문제의 핵심을 정확히 보고서 한 소리입니다.

우리는? 중국, 동남아, 러시아에서 아숫소싱하고 있죠. 노동시장만 그런거 아닙니다. 과학기술계도 그렇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오는 과학자들은 소위 말해서 2류입니다. 일류들은 미국에 가고 미국 가고 싶은데 실력 안되는 사람들이 차선책으로 우리나라 오고 있습니다.
분명 우리는 이런 방식으로는 버틸 수 없다는 것이 자명합니다.

대책은? 사실 몇가지를 그동안 정부에서 시도했었지만 기득권의 강고한 반발이 무산시켰죠. 그게 뭐였냐구요? 의약분업, 한/양약분리, 로스쿨 제도, 행정수도 이전 무산 등이 그것입니다.

웬 생뚱맞은 소리냐구요? 이것들이 그냥 밥그릇 싸움이라고 생각하고 계시다면, 현재 이공계 기피의 근본 원인이 뭔지 생각 안해보신 분들입니다.

우선 의약분업, 한/양약분리, 로스쿨이 이공계 기피와 무슨 상관이냐고 반문하실 분들 많겠죠. 이 세 정책은 소위 전문직의 합법적 도둑질을 일차적으로 하기 힘들도록 하는 것이 근본 목적이었습니다. 그것은 사회적 재화가 특정 집단에게 쏠리는 것을 막고 투명하게 흐르도록 하자는 것이죠. 하지만 다들 알다시피 당시 주관했던 정부의 대참패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국민들은 그것보고 잘됐다고 자기 발등을 찍는 소리를 천연덕 스럽게 하기도 했죠.

위의 어느 댓글에서도 정부가 대책은 안세우고 엄한 의사들이나 족칠려고 했다는 식으로 글을 쓰신 분들도 있는데, 이(의약분업)게 의사들을 족칠려고 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단지 투명하게 하자는 것인데도 전 국토의 환자들 생명을 담보로 파업투쟁을 벌였죠.

결과는?
그 다음해부터 의대 커트라인 수직 상승 시작. 사실상 이공계 기피의 도화선이 되었습니다. 이 의약분업 파동은 국민(특히 고등학생)들에게 두가지를 확실히 가르쳐 주었습니다.
하나는, 의사들은 정부도 못건드린다.
다른 하나는, 의사들의 수입은 어떤 형태든 보장된다.

로스쿨의 경우는 그다지 크게 이슈화되지도 못하고 그냥 담론수준에서 끝나고 말았는데, 아마도 요즘 사법부 개혁과 맞물려서 언젠가는 다시 수면위로 떠오를 거라 예측하고 있습니다. 핵심은 판/검사 집단의 무한대적 독점 기득권에 있습니다. 기실 이렇게 글을 쓰면 정치적인 의도로 쓰는 것이 아니냐 생각하기 쉽지만, 판/검사들의 상상을 초월한 패악질은 차마 신문에도 보도가 되지 못하고 피해자들만 끙끙 앓고 끝나는 것이 대부분이어서 사람들이 실제 상황의 십분의 일도 알지 못합니다. 시셋말로 술집 접대부가 상대하기 싫은 직업순 1위가 당당히 법조계인입니다. 왜 그런지는 뭐 알아서 생각들 하시고. 변호사는 사실 별 문제가 안됩니다. 별로 잘못한 일도 없고. 문제는 전관예우를 사용하는 변호사들이 문젠데, 글이 초점에 어긋나므로 그만 하고.
여하튼, 언제 어디서거나 확인할 수 있는 이 법조계인들의 파워는 기실 똑똑한 고등학생들이 이공계를 피하도록 만드는데 아주 효과적인 힘을 발휘합니다.

위의 정책들은 의사/판검사/한의사들이 자신들이 하는 일에 비해 사회적으로 합의된 것 이상의 댓가와 지위를 누리기 때문에 똑똑한 인재들이 몰리도록 만드는 원인이 되고, 그것이 결국 이공계를 기피하게 하는 이유의 하나로 작용하는 경우였습니다.

그럼 행정수도 이전은 웬 뚱딴지같은 이야기나구요?
이것은 사실 영향력이 굳이 이공계 기피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서 여기까지 생각하기는 어렵겠지만, 상당히 커다란 원인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다름 아닌 '문'의 '서울'지배를 공고히 하기 때문이죠.
쉽게 생각해보세요. 고등학교때 문/이과 선택한다고 해서 이과 선택한다면 뭐라 그러나요? 이과 선택하면 서울 살기 힘들다는 이야기 혹시 못들어 보셨나요? 이말 기가 막히게도 정확히 맞는 말입니다. 모든 대기업 본사는 서울에 있습니다. 공장은? 지방에 있습니다.
연구소는? 지방에 있습니다.
결론은? 경영 공부하면 서울에 취직되고 이/공학 공부하면 지방에 취직된다 입니다.

해결방법은?
서울에 공장을 짓는다? 서울시민 벌떼처럼 일어납니다.
본사를 지방으로 강제 이전시킨다? 우리나라 공산주의 아닙니다.
사회가 분산화를 받아들이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모든 사회적 재화를 서울에 집중시켜놓고 지방에 가고싶은 놈들은 지들이 알아서 가라고 해 한다고 해서 분산화가 진행되는 것이 아니죠. 그래서 행정수도를 만들어서 경제와 행정이 분리되면 그나마 분산화가 좀 진행될거라 기대했었는데, 엉뚱하게 헌재가 어깃장을 놓는 바람에 이것도 발목잡혀있죠.
서울대의 경쟁력이 세계적이 되지 않는 이유중 하나도 기실 그 대학이 서울에 있기 때문입니다. 역설적이지만 사실입니다. 미국 유수의 대학들을 둘러보면 대학이 번잡한 수도에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이상한 현상인지 알 수 있을 겁니다.

글이 좀 길어졌는데, 요점은 이공계 기피는 그것이 내재적 원인보다 외재적 원인이 훨씬 더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이교수의 글에서도 언급되었듯이 '장영실을 없앤 보이지 않는 그 세력'들이 지금도 사회 전반에 걸쳐 활약하고 있습니다. 뭔가를 좀 바꾸어 보려하면, 뭔가 새로운 사회 현상이 나타나면, 누군가 새로운 시도를 하면, 어김없이 나타나 그걸 막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많을뿐 아니라 사회적 파워도 가지고 있어서 그런 변화를 구조적으로 막고 있죠. 이런 것을 간파해야 이공계 기피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물론 제 생각에는 정책 담당자들도 아마 알고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정책 담당자들이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국민들이 그 변화에 동의를 해야 진행될 수 있습니다. 현상이 일어나는 원인을 고치려 할 때에는 말도 안되는 이유를 들이대며 반대하다가, 그 결과로 학생들이 '이공계를 기피한다'라는 현상이 나타나자 교육부는 뭐하고 있냐 라고 따지면 사실 우스운 꼴인 것입니다. 이건 교육부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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