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에헤라..

나빌레라의 이미지

대한민국 남자라면 누구나 가야한다는 곳.. 군대..

어느덧 1차 휴가를 나와 이렇게 글을 쓰고 있지만, 아직도 장구한 시간을

그곳에서 더 보내야 하는곳 군대..

병특을 폐지한다 어쩐다하는 사회적 강압속에서 초조함을 못이기고 결국 무대책으로 끌려가버린 군대..

실력이 좋아서, 혹은 보충역으로 병특을 하고 있는 친구들을 만나고...

아니면 신의 아들들...

나도 이녀석들 이상의 능력을 발휘 할 수 있다는 약간은 건방진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군대라는 곳에 끌려가 있어 더이상의 자기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는 위기감...

밖의 사람들이 무섭게 달려가는 동안 나는 군대에서 홀로 정체되다 못해 퇴보하고 있다는 생각이 제 자신을 지배하고...
반대편에서는 군대안에서도 나의 의지만 있다면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을것이라는 생각으로 스스로의 갈등상황을 해결하고자 하는 무의식적 노력이 계속되고...

차선책으로 직접 코딩을 하지 않아도 공부가 가능한 것들 (방법론이라던가 설계이론등..) 을 처절하게 공부하고 있지만 2년의 시간동안 코딩은 커녕 공부한것들을 적용해 볼 수 없는 습작프로젝트 조차 수행할 수 없는 나의 입장에서 과연 얼마나 나에게 도움이 될까 하는 회의감...

이 모든 위기감의 근원은 군대에 갔다오고 나서 내가 도태되는것은 아닐까 하는 두려움이겠지요.

이걸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요...

군입대 이후로 8개월여 가량 저를 지배하는 가장 큰 숙제중 하나입니다... 아직도 해결을 못하고 있는 어려운 숙제..

krinkh의 이미지

현재 처해있는 상황을 비관적으로 보면 볼수록 더욱더 비관적이 되어버린다고 생각합니다. 현재의 상황을 부정하지마시길 바랍니다. 그러다보면 어느덧 제대의 길로..

예비역 1년차의 짧은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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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세상의 모든일들은 1%의 가능성을 가지고 시작된다. '

strongberry의 이미지

전 '공식적'으로 컴공 비전공자입니다.

대학교 2학년때까지 반도체공학을 전공하는 척 했고 졸업은 학부로 했으니까요.

컴퓨터 공학을 하고 싶어 전과,편입 등등 알아봤는데도 어느것 하나 만만치 않더군요 :) 게다가 저 혼자 독학하기도 어려워 컴공 공부 한다 하는 마음만 있었지 실질적으로 결과물이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군대에 입대하게 되었습니다.

요행히 컴퓨터를 다루는 보직을 받긴 했습니다만, 그렇게 하고 싶었던 컴퓨터 공부와는 거리가 멀었지요.

하지만 26개월의 군생활동안 다른 사람들과 업무 진행할때 필요한 커뮤니케이션하는 방법을 조금이나마 배웠습니다.

컴퓨터 공부는 제대후에 군생활하는 동안 과가 학부로 통합되는 바람에 컴퓨터 전공과목을 전공으로 인정해주게 되어서 나머지 2년동안 매 학기 18학점 이상을 컴공 과목으로 도배질하면서 열심히 배웠습니다..:)

병특이나, 기타 방법을 통해서 컴퓨터 공부에 진전도 좋을수 있겠지만, 직장에서 일하면서 느끼는 것은 프로그램 짜는 건 혼자하는 거지만 프로젝트는 혼자하는게 아니기에 다른 사람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잘할수 있느냐 없느냐..이게 참 중요해지는 것 같습니다.

나빌레라 님께서 이미 군생활을 이미 8개월여 하고 계시다고 하는데, 2년짜리 속성으로 리더쉽 개발 코스...:) 갔다 치시고 적극적으로 군생활 하시는 것은 어떨까 싶습니다.(물론 군대에선 중간만 가는게 젤 편합니다만)

무사히 전역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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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나깨나 트롤 조심. 나간 트롤 다시보자.
"저는 앞으로 troll을 만나더라도 먹이를 주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warpdory의 이미지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군대조차도 견뎌낼 수 없다면 ... 세상을 어떻게 살아나갈 건지.. 걱정이 된다고 말이죠.

몸 건강히 마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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귓가에 햇살을 받으며 석양까지 행복한 여행을...
웃으며 떠나갔던 것처럼 미소를 띠고 돌아와 마침내 평안하기를...
- 엘프의 인사, 드래곤 라자, 이영도

즐겁게 놀아보자.

douner의 이미지

당장 컴퓨터를 할 수 없다고 회의에 빠지지 마시구요. 우선 상황을 인정한 다음에 할 수 있는 것을 찾아 보세요.

우선 체력을 강하게 키우세요. '군대에 가 있는 시간이 맘 놓고 체력 키우기에 가장 좋은 시간이다'라고 생각하세요.
그리고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능력, 즉 글쓰기를 연마해 보세요. 프로그래머에게 왜 글쓰기가 필요하냐 물을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가장 필요한 기술이 아닌가 합니다. 독서와 글쓰기를 2년여동안 느긋하게 연마하신 다음 제대하고 튼튼한 체력을 바탕으로 공부하신 다면 빠른 시간안에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과가 좋으면 책을 쓸 수도 있는 거구요.^^

아무튼 건강히 생활하세요!

인생, 쉬운 것만은 아니네..

sozu의 이미지

이미 다녀오신분들에게는 비관적이라고 보실수 있겠지만

지금 정말 하고 싶은게 많은 사람에게 군대는 정말 지옥이라고 생각합니다.

군대는 "시키는 것"만 잘하면 되죠.

전 그게 싫습니다 :twis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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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하가 제안하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써 재미있게 사는 법
http://sozu.tistory.com

bagagy의 이미지

전 17일날 논산 놀이터 가는데 -ㅇ-;;

가기 전에 좋은 말만 듣고 싶건만 쿨럭~

어쨌든 뭐 지금 처한 상황에서 최선을 다 해야겠죠.

암튼 군생활 열심히 하세요 :oops:

저도 열심히 할랍니다.

그냥 열심히하자.
그러면 뭔가 있겠지.

shyxu의 이미지

징병제 자체를 거부하기도 하지만,
병역거부를 할 정도의 용기를 가지지 않는다면
그냥 가서 대충하고 오는게 편하리라 생각합니다.

(군대를 반대하는 입장이지만.. 사실 군대간다는 사람에게 뭐라 말하기가 참 어렵습니다.)

위에분 말씀에서 느끼는 것처럼
세상은 참 무섭게 돌아가는것 같네요.
이럴수록 자신이 강해져야 하는것 같습니다.

그저 몸 성히 다녀오세요.
어떠한 악조건이 닥쳐와도 자신을 잃지 않으면 되겠죠?

Since 2003.
지금은 맥유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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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jtjoo.com

advanced의 이미지

전 군대를 무척이나 긍정적으로 봅니다

제가 군대에서 얻어온게 너무나도 많았습니다

일단 군대에서 독파한 책들..

그리고 군대가 아니라면 그렇게 짧은 시간에

다양한 인간 군상들을 접해 볼 수 없었을겁니다

또한 저 자신을 시험해 보는 시간이 되기도 했구요

전 지금도 힘들때면 100km 행군 하던때를 생각하는데..

제가 오바하는건가요??

그리고 컴퓨터가 없어야 공부가 더 잘되는 부분도 있을껍니다

자료구조 나 알고리즘 이나 운영체제 같은 혼자 생각하며 봐야 하는

책등은 오히려 컴퓨터 없는게 도움이 될껍니다

저의 경우도 그랬구요

gurugio의 이미지

예비군3년차로서 그리고 대학원에 들어갈 준비를 하는

졸업반으로서 생각해보면

컴퓨터 공부라는 것이 코딩이 전부가 아는 것은 확실하구요

군대의 경험이 그 기간동안 코딩하거나 컴퓨터 공부만 하는 것에 비해

플러스는 아니더라도 마이너스또한 절대 아니라는 것을

확신합니다.

멀리 보고 십년을 내다보면 차이는 없습니다.

열정과 지혜가 있다면 차이는 없고 오히려 좋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군대에 안다녀온 사람과 프로젝트를 하면서

한숨을 쉬는 선배들을 많이 보면서 느낀 바입니다.

co-work라는 말이 있으니까요.

shs0917의 이미지

저는 군대에서 통신병이었는데.. 쉽게 설명하면..
군대 안에 있는 전화국에서 근무했다고 보면 됩니다..
편하고 안편하고 그런건 떠나서.. (엄청 힘든일이 많은 보직입니다.)
군대에서 네트워크의 전반적인 지식과 시분할 등등..
하여튼 군대에서 배웠던 전자, 네트워크, 유무선 통신등등..
그리고.. 결정적으로 네트워크 보안쪽으로 접할 기회가 있었고..
군대에서 접한 그런 지식들이 지금 저한테 너무나도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군에서 컴퓨터를 직접 다루지는 못했지만요..
군에서도 나름대로 열심히 하면 상당히 유리한 점이 많은거 같더군요..
그리고.. 군에 있을땐 몸도 좋았었는데.. 제대 1년 6개월 만에 몸무게가 15Kg
빠져 버렸습니다..ㅠ.ㅠ

컴퓨터가 이해할수 있는 코드는 어느 바보나 다 작성할 수 있다. 좋은 프로그래머는 사람이 이해할 수 있는 코드를 짠다 - 마틴파울러

galadriel의 이미지

shs0917 wrote:
그리고.. 군에 있을땐 몸도 좋았었는데.. 제대 1년 6개월 만에 몸무게가 15Kg
빠져 버렸습니다..ㅠ.ㅠ

다른건 몰라도 몸무게 빠진건 부럽군요.-_-;;;;

15킬로나 빠지다니.. 전 대학와서 10킬로 이상 쪄버렸어요...

galadriel in the tower of elves

neobug의 이미지

나빌레라 wrote:
밖의 사람들이 무섭게 달려가는 동안 나는 군대에서 홀로 정체되다 못해 퇴보하고 있다는 생각이 제 자신을 지배하고...
반대편에서는 군대안에서도 나의 의지만 있다면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을것이라는 생각으로 스스로의 갈등상황을 해결하고자 하는 무의식적 노력이 계속되고...

차선책으로 직접 코딩을 하지 않아도 공부가 가능한 것들 (방법론이라던가 설계이론등..) 을 처절하게 공부하고 있지만 2년의 시간동안 코딩은 커녕 공부한것들을 적용해 볼 수 없는 습작프로젝트 조차 수행할 수 없는 나의 입장에서 과연 얼마나 나에게 도움이 될까 하는 회의감...

이 모든 위기감의 근원은 군대에 갔다오고 나서 내가 도태되는것은 아닐까 하는 두려움이겠지요.

이걸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요...

나빌레라님께 제 답변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단순히 나는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정도의 답글 수준이 아니라 진심으로 나빌레라님의 부담을 조금이나마 떨쳐 드리고 싶어서 쓰는 글입니다.

그저 글을 보며 군대 안간 전산쟁이들이 하나 같이 다 느끼는 예기 잖어... 라고 생각 할 수도 있고 군대가서 배울 수 있는 인성적인 것들을 거론하며 기운내라고 원론적인 답글을 올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답 글을 시간과 공을 들여 쓸 것이고 지금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까지 하는 이유는 첫번째로 제가 현역 병사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중요한 건 두번째... 제가 전산병이기 때문입니다. 그것도 사령부 전산실에서 운좋게 미들엔드 서버들을 관리하는 권한을 가지게 된 그야말로 복터진 병사이기 때문입니다.

운이 좋다고 생각은 했습니다. 군대 오기전에 나빌레라님이 지금 생각하고 있는 그런 문제들을 저도 똑같이 걱정하면서 병특을 구하러 다니기도 했지만 집안의 아니 정확히는 아버지의 반대로 결국 군대에 들어가야 했습니다. 무조건 군대에 가야 한댑니다. 2년간 군대에 처박히면 아들 지금까지 학교공부 안하고 열심히 익혀왔던 컴퓨터 지식들 점차 잊혀지고 쓸모없어지고... 그에비해 다른 사람들의 경쟁력은 나날히 앞서 나갈것은 불 보듯 뻔한데 말입니다.

결국 합의점으로 저는 전산 특기병으로 군대를 지원하게 됬습니다. 절대 컴퓨터에서 손을 땔 수는 없다. 그때는 그 생각 뿐이였습니다.

특기번호 1713 전산기 운용병... 전산 특기중에서 가장 하위 특기 입니다.
이 특기면 연대까지도 내려간다는 소문을 듣고 있었는데... 그런 제가 군 사령부 전산실에 배속을 받았습니다. 학벌이 좋은 것도 아니고 자격증이 많은 것도 아니였는데 말입니다. 나중에 예기를 들었지만 군 생활동안 저를 위해 많은 배려를 해준 절친한 저희 팀장님(대위)왈! 그당시 지원한 전산병들을 육군본부에서 많이 빼내갔다고 합니다. 그 기수에 육군본부 전산병이 대거 전역했던 거죠. 서류상 엘리트들을 모두 빼가고서 나머지 전산병들을 보던 중 제가 유일한 실기 테스트 PASS 병사였다고 하더군요.(군대는 줄 잘서야한다는 말이 여기서도 적용됩니다.)

다행히 저를 책임지는 간부인 그는 전산 간부들 중에서도 상당히 의식이 트여있는 사람이였고 또 컴퓨터를 순수하게 좋아하는 제 모습을 좋게 보신 모양입니다.
실력이 안되는데도 서버공부를 한다음에 관리 하라고도 하시고 또 제 직책인 컴퓨터 보안쪽도 인터넷으로 자유롭게 공부할 환경을 제공해 주셨습니다. 제가 진짜 운이 좋았던건 건 사령부 전산실에 온게 아니라 이 사람을 만나게 된거였단걸 나중에 깨달았습니다.

지금까지 쓴 예기는 한 마디로 나 잘나가고 있다네 라는 예기나 다름없지요?
욕이 나올라고 해도 지금은 좀 참으시고 조금만 더 읽어 주십시요.

이등병이라는 놈이 간부하고 히히덕 거리며 지 하고싶은 일을 했댑니다. 어떻게 됬을까요? 2년간 같이 생활하는 사람들...항상 함께 하는 그들을 무시한건 아니지만 적어도 컴퓨터 보다는 덜 신경쓴건 사실이였습니다. 어떻게 됬을까요?
사회에서도 컴퓨터와 예기하는 시간이 많아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지 못했고 항상 예기 잘 통하고 절친한 친구들 위주로 만났습니다. 물론 친구들에게는 정말 잘해 주려고 항상 노력 했었다고 하네요. 한마디로 제멋대로 인간은 아니였습니다. 그 사람의 군대에서의 인간관계는 어떻게 됬을까요?

그냥 한 마디로 힘들었습니다. 자초한거죠... 매일같이 구박에 시달리고 힘든 일을 수 개월 간 고정으로 시킨다던지 정말 지금 생각해도 하루를 알차게 보냈다는 생각뿐입니다 ㅡ.ㅡ; (웃음)
그때 저는 배웠습니다. 머리로 배운게 아니라 몸에 각인시켰답니다.
아무것도 안하는 것보다는 쓰잘데기 없는 거라도 하는게 좋은거구나 라는 사실을......
왜 이런 생각을 했냐면...억울해서...내가 지금 하는 것들도 다 나에게 도움이 되고 좋은 것들이다 라고 암시를 걸었거든요.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저도 밥이 좀 됬습니다. 이쯤되니까 컴퓨터를 공부 할 시간에 좀 여유가 생기더라구요. 주변에 눈을 돌렸습니다. 그리고선 깊은 골을 확인해 버리게 되죠. 생각해보니까 예기를... 사적인 예기를 주변 사람들과 거의 해보질 못한겁니다. 아니 안한거죠... 그 시간에 컴퓨터 했으니까요.(게다가 전 담배도 안폈거든요... 이 소리 뭘 뜻하는지 아시죠?)

큰일났구나 생각했습니다.
얼른 행로를 바꿔 주변 사람들에게 다가갈려고 시도를 하지만 저는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힙니다. 사람을 사귀는 방법, 타인에게 보여지는 행동, 그리고 이미 타인이 느끼고 있는 나라는 이미지...
순수하게 저사람이 좋아서 진실된 마음으로 다가가는 방법은 마음이 아주 잘 맞거나 절친한 친구에게 밖에 통용되지 않는 그런 것이였습니다. 컴퓨터에만 신경을 쓰는 저의 모습은 개인주의적인 모습을 담고 있었던 겁니다. 절친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사이가 나쁜것도 아니고 그저 평범하게 대화를 나눕니다. 얼굴만 아는 과의 동기생에게 인사를 건내듯이 학원에서 자주보이는 사람이 커피 한잔 하자고 말걸어와서 그저 묵묵히 고개를 끄덕이는...
(조금 비약이 심한가...가슴이 아프군요 이글을 쓰면서...주위의 모든 사람이 저러면 진짜 못살죠.)

다행히 컴퓨터에 무척 관심있는 후임이 한 명있었고 마음이 잘 맞는 선임이 한 명 있습니다. 물론 그들에데 다가가는데는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옛날 같았으면 이 두사람은 나랑 정말 친해! 라고 예기 하겠지만...요즘은 걱정이 앞섭니다.
저의 사회적 스킬이나... 사교적 능력을 깨달았거든요. 결국 마음이 맞거나 같은 목표를 가지고 있지 않으면 타인의 마음에 다가갈 수조차 없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상황이 안 좋은 상태에서 시작했지만 결과는 아직도 그대로 인걸요.

나 자신을 알았습니다.

군대와서 얻은 제일 큰 소득이지요.
저는 인생에서 사람이 제일 소중하다 라거나 인연을 소중히 라는 생각은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여전히 저는 컴퓨터가 좋거든요. 헌데 사회를 살아나갈 사람이 너무 이쪽 능력을 배양하지 않았던 겁니다. 한마디로 기본 교양인데 F 학점이였던 거죠.
스톨만의 말이 생각나네요. 소프트웨어의 자유를 외치던 그의 사상 중에 이런 부분이 있는 걸로 압니다만...
소프트웨어에 자유는 사람들을 이어준다고요. 소프트웨어가 자유롭기 때문에 사람들이 그 매개체를 통해서 만나고 토론하고 의견도 교환하고... 자유를 없애면 그건 단지 상업적이게 될 뿐이라고 했었나요? (대충 이런 느낌이였는데 잘 기억이 안납니다.)

아 이런 글이 길어지니 말하고 싶은 것에서 빗나갈 뻔 했네요.
나빌레라님 제 군 생활을 적어내리며 예기하고 싶었던 건 위의 굵은 두 문장 입니다. 군대에서 뭘 하시고 계실지는 모르겠지만 어쨓든 간에 뭔가를 하고 계시다면 그건 언젠간 당신에게 도움이 될겁니다. 원인 -> 결과 죠. 했으니까 할 줄알게되는거고 결국 쓰입니다.(물론 효율적인 면은 깡그리 무시한 거예요 하하^^;;)
적어도 군대 안간 사람보다는 같다온 사람이 빨래도 잘하고 청소도 잘하고 욕도 잘합니다. (요 3개는 확신 합니다!!)
나중에 마누라 한테 사랑 받고 또 누군가와 시비 붙었을 때 결코 밀리는 일은 없을 겁니다. (웃음)
두번째 굵은 문장은 한마디로 저의 경우... 전 정말 큰 걸 건졌습니다.
두번째에서 예기하고 싶은건 자기가 군대에서 손해본 만큼(컴퓨터든 뭐든) 뭔가 얻어여지 하고 하루 하루를 보내다보면 결국 건집니다. 제가 컴퓨터를 열심히 공부했기 때문에 남들보다 컴퓨터 잘하는 것이고 남들은 그 사이에 다양한 개성의 사람들을 만나며 생각을 주고 받았기 때문에 외적인 것 부터 내적인 것 까지 사회적인 측면에서 잘 성숙해 있는 겁니다. 그럼 매일같이 아주 사소한 걸지라도 놓치지 않으려고 애를 쓴다면 그 사람은 많은 걸 얻겠지요.

나빌레라님...
지금 고민하고 있는 것들... 그리고 뒤쳐지지 않으려고 발버둥치는 행동들...
그게 바로 정답 인겁니다. 좀더 폭을 넓히자면 사소한 것 까지 놓치지 말고 모두 가지려고 하세요.
하지만...
제 글에서 나와 있듯이 조심해야 할건... 그런 행동이 주변에 비춰지는 모습입니다. 말 안해도 아시죠?
운이 좋아서 너무 얻은게 많습니다. 그만큼 잃은 것도 많지만 그건 제 잘 못이였거든요. 욕심쟁이 처럼 너무 가지려고 하기 때문에 저는 항상 주변 사람들에게 무언가 해주려고 노력합니다. 이런 행동이 사람들 사이의 관계를 호전 시킨다는 사실 또한 알고 있지만 그런 의미보다는 너무 가지려고 했다가 탈나는게 두려워서라는 쿨럭...ㅡ.ㅡ;;

마지막으로 요즘 깨닫는 건데 시간이 중요한게 아니라 시간의 농도가 중요한 거같네요. 얼마나 시간의 농도를 유지 할 수 있나요?
지식, 지혜 보다는 베이스 적인 능력이 항상 탐이 납니다......

kangbin의 이미지

저도 다음달 7일에 입대합니다.

나이는 26살... ^^ 장교로 갈려다 졸업못하고, 병특도 못구해서 가는 겁니다.
그러나, 가는게 낫다라는 생각을 한게 neobug님과 같은 맥락의 생각을 해서입니다.

일반적인 프로그래머는 커뮤니케이션을 잘 못합니다. 컴퓨터와 커뮤니케이션은 잘 하지만, 주변과 조화를 잘 이루지 못합니다. 예술가적 기질들이 있어서 그런것 같습니다. 완벽해 지려는 성향... 남들도 완벽해야 한다는 성향... 그 과정속에서 나타나는 비교들...

요새는 혼자서 하는 일이 없습니다. co-work가 일반적이죠. 여러사람이 같이 일하다 보면 당연히 대화를 많이 나누어야 하는데, 이 대화의 방법을 배우기가 쉽지 않아요. 상대를 배려하면서 자신의 의견을 펼치기가 쉽지 않거든요. 분명히 충돌하는 부분들이 있는데, 이것을 어떻게 서로 감정상하지 않으면서 풀어나가느냐가 주요 관건 같아요...

군대에 가면, 주변의 말씀들을 들어보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난답니다.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현상은 그 사람들과 대화가 이루어지기가 힘들다는 거지요. 계급에 얽매여도 있고요. 그래서 저는 군대를 가려고 합니다. 그 사람들과 대화를 해보고 나의 습성과 편견을 버리려고요.

지금도 그런 환경이지만, 2년이라는 시간... 길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선임이든 후임이든 군 시절 후에도 그 사람들에게 '나'라는 존재가 가치가 있는 존재인지 아닌지 확인해 보고 싶고, 가치가 있게 노력하고 싶다라는 느낌이 강합니다. 물론 나와 교류함으로써 그분들도 가치있는 존재로 인식하면 더욱 좋고요..

요즘 들어 항상 생각하는 것이지만.... '조화'... 이것이 문제의 해답같아요...

빛은 나누면 나눌수록 더욱 밝아진다고 합니다. ^^

힘내시고~ 긍정적으로 생각하세요~

천지간에 일어나는 모든일은 노력한 만큼 이루어진다. - 한당

qprk의 이미지

하드웨어 쪽을 전공하다가 공부의 어려움을 느끼고 현실도피를 목적으로
군대가서(공군) 요행이도 행정병을 하게 되었고..
그때 같은 사무실 있던 군무원 아저씨랑 이야기 하면서 bbs 를 하고 싶다고 하니까 리눅스를 추천해 주셨고..
군 전산화 프로잭트 한다고 해서 프로그래밍 배우고..

그때 전 느꼈습니다. 내가 정말 적성에 맞는것은 프로그래밍이라고..

여기까진 각설이고...

군대서 얻는것중.. 가장 큰것은 보편화 라고 하겠습니다.
우리나라 남자중 약 90%는 군대갔다왔고(방위, 상근 포함)
그로인한 대부분 남자들의 머리속에는 군대시절 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 공통점으로 인한 끈끈한 유대관계(술자리서 하는 군대 이야기 + 그때 축구한 이야기) 를 만들 수 있어 좋구요...

개인적으로 군대서 얻은 가장 중요한것은..
가장 비참하고 쓸대없는 존제(신병)부터 내 한마디면 모든것이 이루어진다(병장 - 군의 5대 장성 이기도 하죠 :twisted: )는 위치까지 모두 경험하고..
각 위치에서의 행동방법..
내가 모를때(쫄병일때)의 행동방법,, 내가 내 아래 사람을 부릴때 행동방법. 등 사람을 다루는(나 자신을 포함하여)방법을 배울수 있어 좋더군요..

마지막으로...

나 자신에 대한 자신감.. (극한을 체험하고 그것을 이겨냈을때) 을 얻을 수 있었다는것이 가장 큰것이라 생각합니다...

이상 예비역 5년차 이야기 였습니다...

꼬릿말..
직장생활 하면서.. 군대 갔다온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는 바로 느껴지내요.. (저혼자만의 생각인가 :?: )
남은 군생활 열심히, 그리고 보람되게 보내시면.. 훗날.. 좋은 술안주 :P 가 될거라 생각합니다.

멋진남자...

p_teto의 이미지

나빌레라 wrote:

이 모든 위기감의 근원은 군대에 갔다오고 나서 내가 도태되는것은 아닐까 하는 두려움이겠지요.

군생활을 하면서 저도 상당한 도태감을 느낀적이 있었습니다.

휴가를 나와서 학교를 다니는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무슨소리인지 하나도

모르겠더군요. 한때는 자괴감마저도 들더군요. 이래서 되나....

지금 내가 알고 있는것도 잊어가고 있는것은 아닌가 라는 생각이 문득 들더군요.

그때 결심했습니다. 최소한 지금 알고 있는것이라도 유지하자고..

요즘 군대에서는 군생활을 하면서 자격증을 취득하는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최소한 전역할때 1개정도의 자격증은 취득하라는 상부지시사항도 내려옵니다.

그래서 보통 인터넷 정보검색사 자격증을 많이 취득하는편입니다.

군대에서 자격증을 준비해 보세요 :) 저는 C언어에 대한 감각을 조금이라도 남기기위해서

정보처리 자격증을 C언어로 취득했습니다. 일과후시간에는 Linux공부를하고

시간이 조금씩 날때마다 프세나 마소같은 책을 봤습니다. 군생활하면서 도태감만

느끼고 그렇다고 가만히 있으면 진짜 도태 될지도 모릅니다. :(

도태감을 느낀다는것도 어떻게 보면 좋은것같습니다. 도태감을 느끼지 않으면서

군생활 하는사람들도 아주 많습니다. :)

군생활하면서 무엇보다도 자기자신에 대해서 좀더 알게 돼었다는것 하나만으로도 큰성과라고 생각합니다.

창조는 괴로움의 구원인 동시에 삶의 위로인 것이다.
그러나 창조하기 위해서는 그 자신의 괴로움이 따르면서
많은 변화가 요구되는 것이다. -니체

Vadis의 이미지

저는 전역한지 이제 3년 밖에 안 되었죠.

전역하고 나서의 군에 대한 생각은 간단히 말해서 지난 시간에 대해 득실을 논해

봐야 소용 없다는 것입니다.자신이 의미있게 보냈다면 의미 있는 것이고 의미없

다고 하면 의미 없는 것 입니다.자신이 생각하기 나름이죠.

누구나 그렇겠지만, 군 생활 중 힘들지 않은 사람은 없습니다.다만, 나중에 그것

을 추억이 될지 악몽이 될지는 자신이 생각하기 나름이니깐요.

주제넘지만 제가 당부드리고 싶은 말은 앞으로 군대가 핑계가 되어 자신의 발목

을 잡는 그런 일은 없었으면 합니다..

좋은 날 즐거운 날....

죠커의 이미지

나는 많은 분들이 말하는 게 자기 합리화나 추억에 의한 미화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재수없지만 2년간 썩었다고 생각해두는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현실을 합리화나 추억으로 미화한다면 남는 것은 오히려 없습니다. 사람은 편하기 위해서 합리화 시키고 미화시키는데 그럴수록 더 따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공교육이 썩어있는 이유 중 하나도 합리화나 추억에 의한 미화로 지난 12년의 잘못을 졸업과 함께 청산해 버려서 그렇고 군대가 썩은 것도 제대후에 청산해 버려서 라고 생각합니다.

brandon의 이미지

예비역 6년차 입니다.

흔히들 말하길 군대 갔다 와서 사람됐다는 둥, 군대에서 배울꺼 많다는 둥..
더 웃긴건 어떤 군바리들은 군대에서 다림질하는거, 빨래하는거 배웠다고 하는 사람도 있고... ㅎㅎ 우습죠....

제가 이상한 놈이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군대는 사회적인 요소를 제외하고 제가 보기엔 개인적 발전에 도움되는게 없습니다.

그나마 한가지 도움이 된걸 꼽자면 내 체력의 한계에 대해서 확실히 알았다고나 할까... ㅎㅎ

저는 요즘들어서 제가 군대를 갔다왔다는 것이 참으로 후회가 됩니다.
복무당시에는 젊은 혈기에 나라를 지킨다는 자부심, 남자들끼리의 왠지모를 전우애 등에 보람을 느꼈다고 할 수있겠지만, 사회와 세상을 알아버린 지금 내가 돈없고 빽없어서 군대 갔다왔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자기 아들을 빽써서 군 면제 시킨 사람이 대통령 출마해서 당선될뻔한 나라인데, 제가 이런 생각을 한다고 해서 결코 이상한게 아닐 겁니다.

며칠 전에 예비군 훈련을 갔다왔습니다. 밥값이 4000원 이더군요.. 완전 군대 짠밥이었습니다. 식판에 먹는 셀프 서비스....

2000원이면 적당할 거 같더군요.. 도데체 중간에 남는 차익은 누구의 주머니로 간것입니까? 얼마전 뉴스를 보니까. 예비군 훈련 참석코자 대행한 버스를 타고 가다 사고나 났는데 국가 배상이 않된다고 하던군요....

이제 신성한 국방의 의무라는 말은 별로 의미가 없을 듯 합니다.

갑자기 군대 이야기가 나와서 넋두리 좀 했습니다.

한마디 더 덧붙히 겠습니다.

군대란 곳은 우리나라에서 교도소 다음으로 개성과 창의력이 묵살되는 곳입니다. 괜히 창의력 부리다 열라 맞고 한대 더 맞습니다. 적어도 제가 군복무 했던 시절 보병은 그랬습니다.

더 이상 쓰자니 옛생각에 기분이 얹짢아 지는 군요.. 이만 줄이겠습니다.

h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