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몫 못하는 블로그?

권순선의 이미지

한겨레신문 기사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http://www.hani.co.kr/section-001065000/2004/03/001065000200403011844593.html 를 참고하세요.

Quote:
온갖 광고성 글과 욕설로 오염되고 있는 게시판을 대체할 새로운 토론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는 ‘블로그’(일기 형식의 개인 홈페이지)가 요즘 낙서장이나 메모장 수준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블로그는 자신의 생활 이야기나 의견, 주장을 일기 형식으로 올리는 개인홈페이지인데, 기존의 홈페이지와 가장 큰 차이는 블로그를 운영하는 사람들끼리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자신의 블로그에 글을 올리면 블로그 글들이 모이는 ‘글 저장소’격인 인터넷 사이트에 글의 제목과 요약문이 자동으로 올라가게 할 수 있다. 또 자신의 글을 다른 블로그 글에 대한 원격 댓글 형식으로 연결시키는 것도 가능하다. 이 때문에 가상 네트워크로 연결되는 토론장을 형성할 수 있는 블로그의 잠재력이 높이 평가되고 있다.

하지만 대형 포털사이트들이 앞다퉈 블로그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블로그가 또 하나의 유행으로 번지면서 성격이 변질되고 있다. 개인들이 내용물을 생산해 유통한다는 본 취지는 사라지고 유명인의 글이나 선정적인 신문기사를 퍼올려놓는 메모장 같은 블로그들이 많아지고 있다. 한글로 된 블로그들의 정보가 모여있는 ‘블로그코리아’(blogkorea.org)가 제공하는 최근 가장 많이 읽은 글 목록을 보면 어디에선가 퍼온 글들이 상위를 차지하는....

KLDP에서도 블로그 사이트를 잠깐 운영했었다가 위와 비슷한 이유 때문에 폐쇄했었지요.

thedee의 이미지

저도 모 포털들에 블로그를 두고 있습니다. 두어 달 정도 착실히 블로그를
했었는데 요즘은 이러 저러한 이유등으로 잘 이용하지 않게 되더군요.

저는 불로그에 확실한 강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블로그는 적절히
공개된 공간이기 때문에 자신의 작업들, 생각들에 분명한 피드백을
얻을 수 있습니다.
저는 제가 읽던 책을 노트하는 용도로 많이 사용했는데 그날치 블로깅을
하기 위해서 억지로라도 책을 읽어야 했습니다. 좋은 성취 동기를 유발해
준 셈입니다.
물론 다른 사람과의 피드백, 이러 저러한 의견에 대한 노트들이 새로운
생각을 유발하게 되는, 블로그 본연의 기능도 좋았지요.

요즘 블로그를 안하는 이유는 이렇습니다.
첫째, 원래 하던 블로그 사이트는 굉장히 사람 중심적인 곳이었습니다.
그래서 약간 전문적인 블로깅을 원하던 저에게는 맞지 않았습니다.
둘째, 제가 입주해 있던 블로그 사이트에서 제공해 주는 블로그 기능이
극히 미약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다른 곳으로 블로그를 이사했습니다만 요즘은 잘 블로깅을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첫째, 게을러 졌습니다.^^
둘째, 위의 기사에서 언급한 대로 퍼온 글로 도배가 되다시피 한 글들이
초단위로 올라오는 그 블로그 사이트에 맘을 붙일 수 없었습니다.

결국 요즘 생각하는 것은, 아~ 좋은 블로그 사이트 없을까... 하는 겁니다.
블로그 본연의 기능을 적절히 제공하면서 좀 더 진지하고 구독할 만한
가치가 있는 블로그들의 클러스트는 없을까... 하고 꿍시럭 거리고 있죠...

그래서 드리는 말씀인데, 블로그 서비스를 다시 시작할 생각은 없나요?

maddie의 이미지

블로그를 직접 하시는 것 보다 blogkorea과 같은 사이트를 제작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저도 여러 블로그 프로그램을 써보다 만족하지 못하고 제로보드 블러그로 바꿔봤는데 머 쓸만하더군요. 딴거보다 힘안들이고 쉽게 만들수 있어서 ...

꼭 블로그를 kldp가 제공한다기보다는 링크만 제공하고 개인적으로 리눅서들이 포털이 되었건 자신의 웹서버를 만들던 해서 연결되는 페이지를 만드는 건 흥미있는 일 아닐까요?

힘없는자의 슬픔

envia의 이미지

블로그가 현재와 같이 홈페이지를 만드는 방식의 하나로서 확산되면, 제 몫을 하지 못하는 블로그는 필연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제 몫을 하려는 사용자의 비율이 적기 때문입니다.

현실적으로 홈페이지를 만드려고 생각했을 때, HTML 코딩을 하지 않고 만드는 방법은 크게 두가지입니다. 게시판 조합으로 만들거나 블로그를 쓰는 것이지요. 더구나 게시판의 경우 전체 화면은 따로 디자인해야 하지만, 블로그의 경우 사이트 전체 구성을 한번에 할 수 있지요. 저에게 누가 낙서장이나 메모장 같은 홈페이지를 만드려는데 무엇을 써야 하냐고 묻는다면 어쩔 수 없이 블로그를 쓰라고 할 겁니다. 소 잡는 칼을 닭 잡는데 쓴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닭 잡는데 쓸만한 칼이 없으니까요. 더구나 실생활에서는 닭 잡는 일이 소 잡는 일보다 많습니다.

그리고 "편하게 글을 쓰고 싶은" 사람이, "아무나 와서 볼 수 있는" 블로그에 글을 쓴다면 글의 내용에 대해 책임질 필요가 없는 퍼오기나 일상적인 일이 주제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 하지만 허락되지 않은 퍼오기는 원칙적으로 불법입니다. ㅡㅡ; ) 그리고 이러한 글을 걸러내는 장치도 없습니다. 블로그의 개방성의 부작용이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

It is essential, if man is not to be compelled to have recourse, as a last resort, to rebellion against tyranny and oppression, that human rights should be protected by the rule of law.
[Universal Declaration of Human Rights]

douner의 이미지

저는 지금 블로그를 사용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3번리셋했습니다.

제일 처음에 블로깅을 시작했을 때는 펌질을 해서 글을 채웠는데 하다가 점점 지치더군요. 그래서 다 지웠습니다. 그리고 두번째에는 개인적인 일상과 생각들을 적었는데 블로그의 지나친 공개성이 문제랄까... 글을 쓸 때마다 제 블로그를 알고 있는 사람들이 글쓰는 기준이 되더군요. 그래서 다시 다 지우고 지금 세번째로 사용하고 있는데 그냥 코멘트와 트랙벡 기능도 없애고( 블로그 코멘트에 성인 싸이트와 대출 정보 등을 적는 스팸성 코멘트도 있더군요-_-;;; ) 컴퓨터 관련 글만 적고 있습니다.

블로그도 한 문화인데...발전하는 단계가 있지 않을까요...시간이 지나면 블로그에 포스트되는 글의 내용이 좋아질 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인생, 쉬운 것만은 아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