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품질이 중요하지만 작명에서 승패가 결정 됩니다.

Together의 이미지

리눅스의 성공에 "리눅스"라는 친근한 이름이 보이지 않는 큰 공헌을 했습니다.
Perl 도 마찮가지고요. 사실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즈"도 아주 세련된 작명이
라고 생각 합니다.

아래 글은 프로그래밍과는 관계 없는 글 입니다.
하지만 리눅스용 어플리케이션의 작명을 어떻게 할것인가에 대한 좋은 힌트가
될수 있을 것 같아서 퍼서 올립니다.

=================

[펌]'보디히트'에 대하여.
서프라이즈 게시판에서 펀글입니다.


'깊은 밤 깊은 곳에서' 식의 제목만들기

'돈버는데는 비밀번호가 있다' 에서 발췌. 이규형 씀. 형선출판사


'제목 만들기' 가 돈이다.

왕년의 데뷔작 '사랑만들기'는 순전히 제목 덕분에 히트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세상 어떤 상품이든, 사업체든, 프로젝트든 제목이 필요하다. 필요한 정도가 아니라 내용이 별 볼이 없어도 타이틀이 좋으면 그걸로 히트한다.

그거야 잘 알지만 제목 잘 짓는 게 그리 쉽냐고 반문하신다면 바로 이 내용을 찢어서 들고 다니며 외우시라. 당신도 제목 덕분에 돈 버는 사람이 될 수 있다. 제목 만들기의 프로가 되는 법은 간단하다. 세상에 나와 있는 영화 제목들은 최대한 활용하시라!

겨우 그거냐고 웃으실지 모르지만 가장 짧은 시간에 최고의 제목 감각을 챙기는데엔 영화만큼 좋은 자료밭이 없다. 영화 만드는 사람들은 제목이 반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니 엄청나게 신경써서 '제목 만들기' 를 한다.

그런데 영화란 그야 말로 소재 자체도 넓고 깊어서 이 세상에서 안 다루는 소재가 없다. 미국 대통령을 다루는 영화가 있는가 하면 인간 이하의 살인범들을 다루는 영화가 있다.

한마디로 누군가 어떤 상품이나 프로젝트의 타이틀을 만들려고 낑낑댈 경우, 제목 만들기의 일직선은 영화제목 참고하기다. 우선 기본적인 두 개의 커다란 획은 아메리카식으로 갈 거냐 저팬식으로 갈 거냐이다(이하 A식과 J식으로 약칭하겠음). 우리가 지난날 즐겁게 또는 감동적으로 보았던 대부분 영화의 제목은 A식 아니면 J식이다.


'내일을 향해 쏴라'의 원제 - 버치 캐시디 & 선댄스 키드

'내일을 향해 쏴라!' 라는 영화를 안 보신 분은 없으시리라. 기가 막힌 제목이다. 그런데 이렇게 멋진 제목의 미국 원제는 무언가 하면 '버치 캐시디&선댄스 키드'. 두 명의 악당 이름을 제목으로 하는, 아주 게으른 제목 만들기인 거다. 미국에서야 유명한 악당이었는지 모르지만 동양인인 우리에겐 발음이 어려우면서도 아무 뜻도 없는, 하다 못해 영어 단어 실력도 늘지 않는 제목인 거다.

똑같은 식의 미국 영화 제목은 수도 없이 많다. 영화사에 남는 갱영화 '보니 &클라이드' 의 경우 J식은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이다.

이 얼마나 젊은이들의 가슴을 아리게 하는 제목이었던가, 굵고 짧게 멋지게 살다간 갱들의 야망과 사랑과 죽음이 퍼져 나오는 그런 제목 아닌가. 이런 경우 A식 보다는 J식이 우리에게 훨씬 잘 먹히는 제목 만들기의 공식이다.

우리에게 대개 J식이 A식보다 잘 먹힐 수 있는 것은 미국 스테이크를 먹더라도 미국 소스보다는 일본소스가 한국인 입맛에 더 가깝기 때문이다. 이런 J식의 최고 명작 '제목 만들기' 가 무언가 하면 그 유명한 '깊은 밤 깊은 곳에' 이다.

이 제목을 보는 순간 왠지 사타구니가 팽배해 오고 목구멍이 타오른다. 이 영화를 컴컴한 곳에서 애인과 본다면 얼마나 기분이 묘할까? 청춘 남녀들은 쌍쌍이 극장으로 몰려갔고, 혼자인 친구들은 그 나름대로 원초적 본능에 끌리며 안 볼 수가 없었다.

기실 싸구려 영화였건만 굉장한 흥행 기록을 세웠다.이 영화가 만약 A식. 즉 아메리카 원제인 'The other side of Midnight' 으로 개봉 됐다면 과연 이 시시껄렁한 영화가 그런 대히트를 쳤을까? 잘 믿어지지 않으시겠지만 슈퍼 베스트 셀러 작가인 시드니 셸던 작품들은 영화작으로는 작품의 질도 흥행도 모두 3류이다. '펠리칸 브리프' 의 존 그리샴이나 '스탠드 바이 미' 의 스티븐 킹 같은 인기 작가들은 애초에 소설을 쓸 때부터 영화를 생각했지만, 시드니 셀던은 그렇지 않았던 같다.

소설을 보면 참으로 죽이게 재미있지만 감독이 영화를 만들라치면 엄두가 안 나거나 황당해지는 거다. 결국 '깊은 밤 깊은 곳에' 라는 제목이 이 영화의 히트를 만든 건데, 여러분들에게 용기를 드리기 위해 한 말씀 드리면 이 영화제목은 한국에서 만든 것이라는 사실. 일본 영화사상 한국 제목을 일본이 그대로 따라한 유일한 케이스이다.

물론 이 영화의 제목을 지은 사람은 평소 J식에 아주 익숙해 있었고 늘 골똘히 J식을 연구했기에 가능했다. 이런 J식을 만드는 몇 개의 기본 공식은 다음에 준한다. 우선 하나의 문장을 만들 듯 그 영화를 어떻게 폼 나게 표현할 수 있겠느냐다.

'폼 나게' 가 키워드인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태양을 향해 짖어라', '잘 있거라 그 여름의 빚이여', '에게 해에 바친다' 라는 식, 즉 '내일을 향해 쏴라' 식인 거다. 그러나 폼 나게 한 단어를 꼭 문장으로 풀 필요는 없다.

예를 들어 코폴라 감독의 'Apocalypse Now' 는 J식으로 '지옥의 묵시록', 워터게이트가 소재인 All the President's Men 은 '대통령의 음모' 라는 제목으로 푼다. 문장으로 풀건 몇 개 단어로 풀건 폼나게 라는 느낌을 쉽게 대중들이 먹어주면 되는 거다. 더스틴 호프만 주연의 음악 영화 레니(Lenny) 라면 거기에다 단어 하나를 덧붙여 하다 못해 '레니 블루스' 라고 만들어야 직성이 풀리는 게 J식이다. 여러분들 사업에 또는 상품과 가게에 이런 J식의 제목. J식의 발상이 필요하다고 느끼신다면 일본 영화와 일본에 들어온 미국 영화들의 제목이 어떻게 붙여져 있는가를 약간만 연구하면 된다.


영화제목 '바디히트'. 흥행 히트치다.

한편 여러분의 상품이나 사업이나 프로젝트에 따라 제목 만들기가 J식보다는 A식이 그대로 먹힐 을 때도 많이 있다. 특히 '브랜드'의 네이밍에서는 영화의 영어 제목 그 자체 감각이 그대로 돈이 될 확률이 많다. 83년도에 한국에서 대 히트한 'Body Heat'라는 영화가 있다. 그런데 'Body Heat' 의 경우 일본은 이 영화를 J식으로 고쳐 '하얀 드레스의 여자' 라고 개봉했다.

한국은 이 때 J식을 피하고 A식으로 그대로 갔다. 결과는 한국에선 베스트 3위에 들어가는 대 히트, 일본에서는 흥행 베스트 10위 안에도 들지 못했다. 그나마 영화가 워낙 재미있으니까 14위를 했지만 만약 일본도 'Body Heat' 로 그냥 상영했더라면 베스트 10위 안에 들어갔을 것이 분명하다. (무슨 얘기인고 하면 말입니다. 우린 세계 수출 상품 경쟁면에서 타이틀 만들기 하나로도 일본을 깔 수 있다는 말입니다요).

'Body Heat' 식의 제목 만들기 감각은 J식보다는 간단하다. 두 개의 영어 단어를 조합해 어떤 영화 감독이 만든 것처럼 '청춘 스케치' 식의 '한국어 단어 +영어 단어' 의 공식을 적용하는 거다. '솔저 블루', '다이 하드', '미드나이트 익스프레스', '미드나이트 카우보이'. 아주 느낌 좋은, 또는 섹시하거나 충격이 있는 단어들만을 조합해 강렬한 인상을 주는 것이 다는 아니다.

예를 들어 수요일(Wednesday) 이나 사람(Man) 같은 평범한 단어도 'Big Wednesday'나 'Rain Man' 처럼 어떠한 단어를 앞에 붙이면 좋은 흥행 제목이 된다. 이런 A감각을 체득하고 즉시 돈을 만드는 비법은 너무나 간단하다. 집 앞 단골 비디오 가게에 가셔서 노트 들고 한나절만 수고하시라. 여러분의 감각을 단련시켜 줄 영화 비디오들이 산처럼 쌓여 있다. 그 산을 다 넘으려 하지 말고 나의 일과 관련된 영화 제목들만을 체킹하시면 된다. 우리가 그 동안 모르고 있었던 놀랍게 좋은 제목들이 많다는 사실에 또 한 번 놀라게 될 것이다.

--------------------------------------------------------------------------------

김충길의 이미지

당연하겠지만 제품명도 제품의 일부이죠

screen + vim + ctags 좋아요~

jedi의 이미지

윈도우즈, 리눅스, GNU 등.. 제가 생각하기에는 자꾸 듣고 발응을 해서 친근해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노래도 처음에는 어색해도 자꾸 들으면 괜찮아지듯이..
응원할때 "대~~한민국"도 어색하지만 자꾸 하다보면 좋아지고....
광고의 홍보의 위력이죠. 사실 S/W에서는 모두들 독점이니까 홍보가 크게 필요 없지만...
문제는 어떻게 가꾸 듣고 부르게 할것인가의 문제죠.

한가지 더 친숙한 이야기, 강, 바다 등 많은 프로그램이 있었지만 결국 사라졌죠. 이런것을 봐서도...

+++ 여기부터는 서명입니다. +++
국가 기구의 존속을 위한 최소한의 세금만을 내고, 전체 인민들이 균등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착취가 없는 혁명의 그날은 언제나 올 것인가!
-- 조정래, <태백산맥> 중에서, 1986년

Viz의 이미지

브랜드는 정말 중요합니다.
그런데 브랜드를 만드는데 있어 어려움은 변수가 너무 많아 어느 것이 정석이다... 라고 할 수 없는 것이죠.

우리나라에서 '슈퍼브랜드'라고 할 수 있는 '메가패스'.

저는 '메가패스'의 첫 광고를 보았을때, 피식 웃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유승준을 모델로 채용하여 선풍적인 인기를 끌던 하나로통신의 '나는ADSL'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밀리고 있었던 '한국통신ADSL'이 발악을 하는 구나... 라고 말이죠.

'메가패스' 얼마나 유치찬란한 작명이란 말입니까? 외국인이 들으면 배꼽이 빠지게 웃을 이름이라 생각하며 부끄러워 하기 까지 했습니다. :oops:

하지만, 아시다시피 '메가패스'는 브랜드 전략, 특히 브랜드의 네이밍 전략에서 정말 성공한 사례입니다. '메가패스'의 브랜드를 앞새워 한순간에 한통이 ADSL 시장에서 앞서 버렸죠.

이순신 장군과 거북선을 이용했던 광고-이것이 속된 말로 '대박'이였지요- 이후 달리기 선수가 나오는 광고에서 '아직도 하나?', 급기야 더이상은 하나로는 경쟁자가 아니라는 의미로 신비로의 '샤크'가 경쟁자로 나오는 광고에서 하나로의 패배는 기정 사실이 되고 맙니다.

처음에는 이해 하지 못했으나 마케팅을 공부하고, 네이밍에 대한 책까지 찾아 읽으면서 이해가 되기 시작했습니다. 저 같은 사람에게 느껴지는 영어 단어 조합에서의 어색함 같은건 네이밍에서 고려를 할 가치도 없었다는 것을. '메가패스'는 수천만 국민 모두가 알아야 하는 메가 브랜드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죠.

'메가'라는 단어는 '이 컴퓨터는 몇 메가야?' 의 메가 입니다. 10^6승의 의미가 아닙니다. 컴퓨터가 얼마나 좋은지 나타낼때 쓰는 '메가'라는 거죠. '패스'의 뜻도 그렇습니다. 통신에 관련된 분야에서 '패스'라는 말은 쓰이지 않지만, '어이, 강산아 여기 패스~' 에서의 '패스'는 무얼 전해준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두 의미가 말이 되는 말든 합쳐져서 '메가패스'라는 슈퍼 파워 브랜드가 되었습니다.

즉, 브랜드는 그 브랜드를 수용하는 고객 위주여야 합니다. 그 브랜드를 받아들일 고객에 대한 고도의 분석을 필요로 하는 것입니다. 그 제품에 무얼 하는 제품인지, 어떠한 기술이 쓰였는지 같은 회사 중심적인 사고 방식으로 제대로된 브랜드를 만들 수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위에서도 나왔듯이 MS는 이 고객 중심 브랜드 네이밍에 매우 뛰어 납니다. 우리나라의 일반적인 기업에서는 과연 스프레트시트 프로그램의 이름을 excel로 붙일 수 있겠습니까?

기껏해야 '한시트' 정도이지 않을까요? ( 너무 비하하는 걸지도 모르겠네요. :) )

excel이란 이름과 스프레드시트 프로그램과의 관계는 기차와 고양이의 관계입니다. 즉, 아무런 관계도 없다는 거죠. 단지 excel이라는 이름은 먼가 계산이 빨리되고, 더 잘될꺼 같은 이미지를 제공하는 겁니다.

이러한 점은 MS에게서도 확실히 배울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My Passion for the Vision!

maylinux의 이미지

리눅스의 발전에 펭균이 도움을 준것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리눅스의 펭균은 변화무상합니다.
윈도우나 맥은 B.I 는 변화의 요소가 적습니다.

리눅스의 마스코트이자, 브랜드적인 펭균은 어떠한 모습이든 될수 있지요.

한복입고 있으면 한국리눅스를 나타내고, 기모노입고 있으면 일본리눅스처럼 보이는것처럼, 변화가 다양하다는것은 쉽게 다가올수 있다는겁니다.

윈도우와 맥의 경우에는 매우 정적으로 느껴지고, 리눅스는 동적으로 느껴집니다.

이미지전환이 빠르다는것은 각기 취향이 틀린 사람들에게도 쉽게 다가갈수 있다는것이겠지요.

아바타 제작기간~~ 무려 5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