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공학의 의미

bmlife의 이미지

개발자로 4년정도 일하고 나니... 요즘 제가 하고 있는 일의 의미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는군요.
이런 저런 단상들을 나열해 보았습니다. 여러분의 의견이 궁금하네요 ^^
(여기 저기서 잘라내온 글도 있습니다)

컴퓨터공학의 의미에 대해서

과연 컴퓨터공학이 인류사적, 사회적, 개인적으로 어떤 의미를 가지는 것일까?

자연과학인 물리,화학,생물 등등은 자연의 진리를 탐구하며
수학은 자연의 진리가 아닌 100프로 이론만으로 이루어졌지만 수의 진리를 탐구한다.

컴퓨터공학은 자연은 탐구하는것은 물론아니고, 인간이 만든 인공적인 논리체계를 탐구한다.

컴퓨터공학 단순히 기존의 '느린' 정보처리 능력을 '빠르게'해주는 도구에 불과한가?
컴퓨터공학은 그냥 편리하고, 재미있고, 빠른도구로 끝나는 것인가? 아니면 뭔가 인류에 질적인 진보를 가져다 주는가?

공대하면 이미 나와있는 이론을 적용하는 것으로 잘못 알고 있는데, MIT의 경우처럼 Engineering Research 즉, 새로운 이론이나 방법론을 연구하는 것이 공학의 핵심이라는 것, 즉 창조하고 발견하고 발명하는 것 모두가 공학의 핵심이지, 발견이 공학과는 무관한 것으로 간주되어서는 앞선 공학을 할 수 없다는 것, 또 하나는 사회에서 버림받는 기술은 기술이 아니라고 보는 냉철하고도 현실주의적인 시각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 이것은 다분히 미국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튼 공학이든 과학이든 사회와 유리된, 상아탑에서는 건전하고도 현실적인 연구개발 결과가 나올 수 없다는 것을 MIT가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김충길의 이미지

그렇습니다.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너무 지나치게 이상에 집착하지 않고 그렇다고 현실적인 것만

찾는건 좋지 않죠. 중용을 갖추어야 하지 않을까요.

물론 한 사람이 그걸 갖추는것 쉽지 않겠지만.. 여러 사람이

함께 한다면 서로의 빈 부분을 채워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screen + vim + ctags 좋아요~

redbaron의 이미지

컴퓨터 공학이란 매우 최신의 그리고 매우 집약적인 학문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개념적으로 말하면 "도구"를 만드는 과정을 "연구"하는 학문입니다.

인간의 만든 "인공적인 논리체계"이지만 상당히 집약적인 학문인 것이죠.

학문으로써는 근 50년이 채 안되었지만 여기저기 걸쳐있는 분야와 그 영향을 주는 분야들이 막대하기 때문에..

근 50년 안된 공학에 적지않은 인류의 경험이 녹아져 있고 그 경험을 통하여 새로운 발전행위를 "지원"할 수 있게 되는 것이며, 공학 그 자체로도 이미 실생활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지엽적으로는 단순히 정보처리능력을 "빠르게"해주는 도구에 불과해 보일뿐이지만..

그 정보처리능력이 "빨라지기 위한" 가능한한 모든 범위의 노력들이 포함되어 있다는 면에서 생각해보면..그리고 그 정보처리능력이 단순히 빨라지기만 하는게아니라 그 빨라짐이 또다시 응용된다는 점이겠죠.

시모무라 켄 교수의 "유비쿼터스 컴퓨팅"에 관련된 도서를 읽어보시면 편리하고 재미있고 빠르면서 인류에 질적인 진보를 가져다 주게된 컴퓨터 기술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공학이라는 것에 대한 가치척도의 문제인지도 모르겠습니다.

suby의 이미지

대학원 수업 첫날 지도 교수님의 수업이었는데, 이런 말을 하시더군요. 컴퓨터를 순수학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모두다 그런 것이 아니다. 우리가 하는 것은 공학이다. 공학이란 이미 만들어진 기초 위에서 시작하는 학문이다 라구요.

물론 이 기초란 것은 누스같은 천재적인 수학자들(--; )에 의해 이루어진 초기 몇십년의 결과겠죠. 컴퓨터라는 기계를 만들고 언어학등의 모든 이론들을 만들어낸 천재들의 시대...

컴퓨터 공학을 하는 사람들은 엔지니어...훔...

순수학문으로서의 컴퓨터는 오히려 수학과에 가야하지 않을까... 근데, 순수학문으로 서의 컴퓨터는 범위가 어디까지?... ㅋㅋ

NeoTuring의 이미지

순수학문이라면 컴퓨터 공학보다는 전산학이라는 단어가 맞겠죠.

뭐 요새는 둘다 섞어서 쓰는 추세이긴 합니다만

순수학문으로서의 전산학의 범위라면 계산이론..

그리고 논리학에까지 소급이 될거라 생각합니다.

sDH8988L의 이미지

먼저 제 이야기가 글을 처음 쓰신 분의 의도와는 사뭇 다를 지도 모르겟다는 것을 말씀 드립니다...

오랜만에 이런 이야기가 나와서 평소에 제가 생각하던 것을 글로 옮깁니다...

사람마다 컴퓨터를 보는 관점은 많이 다르겠죠...
물론,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런 것에 그리 큰 의미를 두고
생각해 보고 있지는 않을 겁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저는 컴퓨터라는 것이 그냥 도구로만 생각되지는
않는군요... 어떻게 보면, 인간이 인간을 닮은 뭔가를 만들어 나가는
과정같아 보입니다...수학, 물리, 화학... 이런 모든 기초 과학들은
다들 인간이 자연의 관찰자적인 입장에서 자연을 보고 그것들이 움직이는
법칙과 원리를 탐구하는, 그리고 그것을 이해하려고 하는 그런 학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컴퓨터 공학은 그와는 성격이 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컴퓨터라는, 다분히 하나의 인격체적인 하드웨어를 어떻게 이해하고 좀더
효율적으로 대화를 할 수 있겠느냐 하는 것이죠... 그냥 사용이 아니라는
겁니다... 인간을 닮은 인격체라는 거죠...

아직까지는 컴퓨터를 그저 '사용'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단순히' 느렸던 정보처리 능력을 빠르게 해주는 역할만 하고 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흠... 그런데, 느렸던 정보처리 능력을 빠르게 해주는 역할이 그냥 '단순'한
것일까요? 이 만큼한 인류가 모여사는 데에, 가장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가
정보처리 능력 아니겟습니까? 사회를 변화시키는 가장 결정적인 요소가 그리
단순한 것은 아니죠... That's the point라는 겁니다...

이제 점점 기존의 차가운 컴퓨팅에서 점점 따뜻한 컴퓨팅으로 관심이 많이
바뀌고 있습니다... 그만큼 기존의 컴퓨터 공학과 그에 따르는 기술들이
이제 컴퓨터를 단순한 도구에서 인격을 가진 객체로 만들기에 어느 정도
성숙한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할 수 있겠죠...
생각해 보세요... 불과 10년 전만 하더라도 컴퓨터에서 계산을 얼마나 빨리
하게 할 수 있을까로 고민을 많이 했었겠지만, 지금은 어떻습니까... 음악을
어떻게 하면 좀 더 편안하게 들을 수 있을까... 영화를 어떻게 하면 깨끗하게
볼 수 있을까... 다른 사람들을 원격으로나마 만나서 서로 이야기해 볼 수
있지 않을까...
물론, 아직은 기초 단계입니다... 그러나 알 수 없는 일이죠... 우리들의
아들, 딸들은 정말 컴퓨터를 친구로 생각하게 될 지도요...

저는 컴퓨터 공학의 의미를 그런 곳에서 찾고 싶습니다...
인간과 컴퓨터가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방법과 그 효율성에 대해서 탐구하는
학문이라...

앞으로 어떤 세상이 만들어 질 지 알 수 없는 일입니다만, 아마 인류가 20세기에
들어서서 컴퓨터를 개발한 일은 아마 인류가 멸망하지 않는 한 인류에게서 잊혀지지
않는 일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인류가 또 하나의 친구를 만난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