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뜨끔 합니다.

신승한의 이미지

보신분들도 계시겠지만..
잘나가는 인터넷 신문에서 읽은 것 입니다.

마지막 문단이 압권입니다.
어찌 이리 제 생각과 같은지..(마지막 문단 말입니다..)

화들짝 :shock:
어떻게들 생각 하십니까?

저도 이런 경우 참 많습니다..
어느새 우리말이..

이것도 발전의 한단계 일까요?

Quote:
한미연합회(KAC) 센서스정보센터 유의영(캘리포니아주립대 교수) 소장이 지난 7월 18일 흥미로운 자료를 발표했다. 연방 인구통계자료상 사회·경제성향 분석자료(언어 사용)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에서 한 가구 내 '14세 이상 외국 태생 남녀 모두 적어도 영어구사에 다소나마 어려움을 겪는' 언어적으로 고립된 경우를 따져본 결과, 한인들이 가장 많은 36.34%를 기록해 아시아계 평균치 24.13% 보다 월등히 높았다는 것이다.

한국인은 왜 영어를 못하는가? 많은 한국 사람들은 시험만 위주로 하는 교육제도 탓으로 돌린다. 어떤 이들은 어순이 완전히 틀린 언어구조 차이에서 답을 찾는다. 연습 상대가 없는 열악한 환경을 탓하기도 하고 재능이 없다느니 나이가 너무 많다느니 하는 사람들도 있다.

재외동포교육진흥재단이 지난 7월 29일부터 8월 1일까지 서울 신라호텔에서 주최한 2003 한국학 국제학술대회에서 "세계화와 폐쇄성: 외국인의 눈으로 본 한국의 영어붐"이란 주제로 특별강연을 한 브라이언 마이어즈(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그건 핑계일 뿐"이라고 일축한다.

"학교 교육이 아무 도움도 안되었다는 건 이해하기 힘들다. 수동적인 지식도 나름대로 가치가 있다. 외국어를 배울 때 어순이 결정적인 문제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내가 한국어를 배울 때도 어순보다는 연결어미의 차이를 이해하는 것이 훨씬 힘들었다. 재능이니 머리니 하는 것도 근거가 전혀 없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최악의 조건에 있는 사람이 최상의 조건에 있는 사람보다 외국어를 더 잘 배울 수도 있다. 중국의 시골에 사는 30대 농부가 미국에 사는 멕시코계 청소년보다 영어를 더 잘 하는 것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말이다. 가장 중요한 건 자세이다."

그는 "뿌리깊은 한국인의 폐쇄성을 극복하는 것"이 영어를 조금이라도 잘 할 수 있는 비결이라고 강조한다. "다른 문화를 알려는 마음이 있어야 외국인과 대화하고 싶은 생각이 들 것이다. 그래야 외국어를 배워야겠다는 강한 동기가 저절로 생길 것"이라는 것이다.

"한국인만큼 영어 배우는 데 열중하는 나라는 처음 봤다"는 마이어즈 교수는 "하지만 투자하는 돈과 노력에 비해 성과는 극히 미미하다"고 지적했다.

"지금까지 한국인들의 영어 붐은 도깨비 방망이 찾기"였다고 혹평한 마이어즈 교수는 "한국의 영어 붐은 미국의 다이어트 붐과 닮은꼴"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영어산업과 미국의 다이어트산업은 나날이 발전한다. 하지만 한국인 대부분은 영어를 못하고 미국인 가운데 70%는 뚱보"라면서 "진정한 열의가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가 보기에 한국인 가운데 열정을 갖고 영어를 배우려는 사람은 극소수다. 그는 "한국 학생들은 먹기 싫은 약 억지로 먹듯이 영어를 배운다. 영어 수업시간에도 교사가 영어로 물어보면 어떻게 하든 대답을 안 하려고 하고 대답도 최대한 짧게 끝낸다. 심지어 비행기를 탈 때 외국인 없는 자리로 바꿔 달라고 스튜어디스에게 부탁하기도 한다"고 꼬집었다.

영어 붐과 다이어트 붐의 또 다른 공통점은 쉬운 방법만 찾는다는 것이다.

"시중에서 판매하는 영어책 가운데 가장 자주 들어가는 광고나 제목이 마법이니 기적이란 말이다. 고함을 꽥꽥 지르면 영어에 통달할 수 있다는 곳, 프리토킹만 하면 영어가 자동으로 된다는 곳, 호흡 구조만 바꾸면 영어도사가 된다는 곳, 구강 구조를 바꾼다고 혀 절제수술을 하는 병원 등등 모두가 쉽게 쉽게 배우려고만 한다. 마치 머리 뚜껑을 열고 영어를 집어넣어 주기를 바라는 사람 같다."

마이어즈 교수는 환경이나 교육체계보다도 긍정적인 자세가 외국어 공부의 열쇠라고 강조했다. 긍정적인 자세를 가지려면 강한 동기가 있어야 한다. 그는 그것을 두 가지로 분류했다.

첫째는 융화동기이다. 자신이 배우려는 언어나 나라에 흥미를 가져야 언어를 잘 배울 수 있다. 그는 자신이 한국어를 처음 배울 때를 예로 들었다.

"한국에 처음 왔을 때 모든 것이 신선했다. 처음보는 한글도 그렇게 멋있을 수가 없었다. 한국말을 잘하면 얼마나 재미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열심히 한국어를 공부했다. 지금도 나는 날마다 한국어 교재를 다시 읽으면서 공부를 계속하고 있다."

두 번째는 수단동기이다. 외국어를 다른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 삼는 것이다. 수단동기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문제는 한국인들이 수단동기만 너무 강하다는 것이다.

"그 수단동기도 수능, 취업, 고시 같은 일시적인 이벤트에서 한걸음도 나아가지 못한다."

마이어즈 교수가 보기에 대다수 한국인들이 영어를 배우는 동기는 극히 도구적이다. 다른 문화와 융화하고 배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진학이나 취업을 목적으로 영어를 배운다는 것이다.

"독일인은 외국인과 말하기 위해 영어를 배운다. 한국인은 영어 배우기 위해 외국인과 말한다."

마이어즈 교수는 지난 10여년 한국에 불었던 영어 붐 결과 "영어 잘하는 사람은 별로 늘지 않고 오히려 국어만 파괴되었다"고 비판했다.

"영어 단어를 말 중간에 섞어 써야 교양있고 유식한 사람이라는 잘못된 인식만 생겼을 뿐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남한말은 잡탕말'이라고 했다는데 일리 있는 말이다. 뉴스 앵커가 울타리를 펜스(그것도 f를 p로 발음해서)로 표현하는 것을 봤다. 왜 아름다운 울타리란 말을 두고 펜스라고 하는지 모르겠다. 아름다운 한국말을 파괴하는 것이 세계화인가?"

cjh의 이미지

아시아에서 영어 컴플렉스가 가장 심한 나라는 일본 아닌가요? :P
본인들도 대부분 인정하는 사실이던데... 학원 등의 영어 사교육 열풍은
말할 것도 없고요.

--
익스펙토 페트로눔

신승한의 이미지

아~ 그렇군요..
하긴..그사람들.. 조금 제가 듣기에도 민망 할정도던데..
그렇지만..우리말과 일본어가 같은 언어가족이고..
사정이야 어찌되었든..
대단히 :shock: 놀라운 유사점 들이 있어 보이는데...
그래서 그런건가요.

그네들도...일본어가 많아 훼손(?) 되어 있씁니까?
외래어 들로요? 멀쩡한 일본어놔 두 고요?

그리고 이건 사적인 질문 입니다만...
최준호님 께서는 일본어도 상당하신걸로 미루어 짐작되는데요...

일본어 어찌 하면 익힐수 있겠습니까?
노하우 좀 알려 주세요.

저는 그넘의 글자같지도 않은 글자들...
못외워서 벌써 두번째 손을 놔버렸다는.. :oops:

sangwoo의 이미지

신승한 wrote:
아~ 그렇군요..
하긴..그사람들.. 조금 제가 듣기에도 민망 할정도던데..
그렇지만..우리말과 일본어가 같은 언어가족이고..
사정이야 어찌되었든..
대단히 :shock: 놀라운 유사점 들이 있어 보이는데...
그래서 그런건가요.

그네들도...일본어가 많아 훼손(?) 되어 있씁니까?
외래어 들로요? 멀쩡한 일본어놔 두 고요?

일본어 옛날에 배우다가 손 놓아서 다 까먹구 :oops: 최근에 다시 배우려는 중입니다만..
고등학교때 일본어 선생님께서 말씀하시길,
일본어로 선물이 '프레젠또' 더군요. 할머니들도 다 그단어를 사용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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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t's shut up and code.

honggh의 이미지

지나가다가 참 좋은글 읽네요...

역쉬.. 열의가 문제인거 같네요...

글고... 영어가 꼭 필요하다는 생각보다는...

토익점수나... 앞으로 사회생활상의 이익(?)을 위해서

영어를 공부하고 있으니...

행복하세요... ^^*

Scarecrow의 이미지

맞습니다.

일본 만화영화를 원어로 보면 쓸데없이 영어를 많이 쓰더군요.

가장 기억에 남은 영어표현은 "오라이"였습니다.
자막에 "All Right"이라고 나오는 것을 보고
"어 저거 일본어가 아니고 영어였어!!"
그러면서 놀랬던 생각이 납니다. :)

geneven의 이미지

국어파괴를 음모론의 시각에서 접근하시더군요..
정부의 언어정책, 제주도 영어공용화 정책 등등은 영어로 국어를 대체하고자하
는 정부의 음모로서..

뭐.. 틀린말이라고 장담하지는 못하겠네요,

hermit의 이미지

학원 TV라는 것을 보신 적이 있으신지요?

요즘 케이블 티비에 추가된 채널 같은데요. 학원 TV라고 보통 교육방송이랑 다르게 칠판에서 진짜 학원 수업하는 걸 그냥 그대로 녹화해서 방송으로 송출하는 겁니다. 그런데 제가 가끔 채널을 돌리다가 걸리면 뭐 가르치나 가끔씩 봅니다. 주로 영어, 과학을 어떻게 가르치고 있나 보지요.

근데 특히 영어 수업 가르치고 있는 거 보면 기가 찹니다. 아직도 enough 부사는 형용사 뒤에 오고 "형부"라고 하는 둥 복문으로 so - that으로 바꾸는 연습을 해야한다는 둥... 정말 끝장 나더군요. 몇십년된 영어 수업을 그대로 아직도 답습하더라구요.

저렇게 아직도 학교에서는 영어 수업을 하고 있을 것을 생각하니 아직도 공교육에 의한 영어 수업은 좀 거리가 있는 것이 아닌가 싶네요. 제가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국내 수업 형태는 원어민 수업 한 시간 정도 하고 바로 이어서 한국인 교사가 들어와서 그 수업을 보강해주는 형태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일본 사람들 무시할 게 못 됩니다. 물론 대다수는 일본 사람들 영어 발음 진짜 이상한거 사실입니다. 하지만 father가 뽜다 -_-; mother, 마다. -_- 실제로 이렇게 발음하는 거 들었습니다. 같이 수업 받은 적이 있거든요. 그런데 동경대 학생들은 싸가지도 없고-_- 영어도 잘 하더군요. 같이 대화를 나눠도 얘네는 공부 열심히 했다고 느꼈습니다. 하지만 자기 관리가 엄청나게 철저하더군요. 무슨 이야기냐면 우리나라 학생들은 우리끼리 이야기할 때 우리말 합니다. 하지만 일본 것들은 영어로 이야기합니다. 그게 제가 느낀 영어 공부할 때 일본인과 우리 학생과의 차이였습니다.

물론 저 동경대 놈들은 싸가지도 없고 한국인들 열라 무시하고 공부 못한다고 갈구는데 -_- 그 꼬라지가 사실 무지 맘에 안 들기는 했죠. 흐.. 돌아오는 비행기에 옆좌석에 일본인 젋은 아줌마가 있었는데 동경대 애덜 맘에 안 든다고 했더니 걔네 원래 그런 애덜이라고 -_- 하기는 했지만.. 쩝..

아차. 그리고 일본 사람들이 발음이 우리는 우습다고 웃지만 많은 원어민들이 듣는 일본 발음이 차라리 우리 발음보다 낫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사실 t 발음 같은 거 우리 귀에 잘 안 들려도 exactly, definitely 이런 것들 소리 다 냅니다. 그리고 우리가 안 내면 갈굽니다. -_-; 어설프게 굴려서 따라하는 것보다 소리 낼 거 확실히 다 내주는 게 의미전달 표현에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너무 앞서가려는 게 문제인 것 같구요.

우리 귀에 잘 굴려서? 발음 좋은 것 같은 사람도 네이티브가 결정적으로 그 사람한테 한 마디 하더군요. 입에 침 물고 웅얼웅얼하는 거 같다고. 혹은 감기 걸렸냐고... 어쨌든 일본 사람들은 그렇게 무시할 민족은 아닌 듯 싶습니다. :D

2006년 1월 28일만 보고 산다 -_-;

hunkim의 이미지

그리고 일본 사람들 무시할 게 못 됩니다. 물론 대다수는 일본 사람들 영어 발음 진짜 이상한거 사실입니다. 하지만 father가 뽜다 -_-; mother, 마다. -_- 실제로 이렇게 발음하는 거 들었습니다. 같이 수업 받은 적이 있거든요. 그런데 동경대 학생들은 싸가지도 없고-_- 영어도 잘 하더군요. 같이 대화를 나눠도 얘네는 공부 열심히 했다고 느꼈습니다. 하지만 자기 관리가 엄청나게 철저하더군요. 무슨 이야기냐면 우리나라 학생들은 우리끼리 이야기할 때 우리말 합니다. 하지만 일본 것들은 영어로 이야기합니다. 그게 제가 느낀 영어 공부할 때 일본인과 우리 학생과의 차이였습니다.

글쎄요. 사람에 따라 다르죠. 저는 일본, 중국 사람들 많이 보는데 자기네들끼리 일본어 중국어로 이야기 합니다.

아차. 그리고 일본 사람들이 발음이 우리는 우습다고 웃지만 많은 원어민들이 듣는 일본 발음이 차라리 우리 발음보다 낫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것도 전혀 동의할 수 없군요. 발음은 한중일 중 한국 사람들이 최고입니다.

아마 무슨 학원 TV를 보셨는지 모르지만 우리 후배들은 우리보다 훨씬 좋은 환경에서 공부하고 이들의 영어실력은 우리의 그것보다 확실이 좋아 지고 있음을 느낍니다. 또 그렇게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구요.

daybreak의 이미지

홍길동 wrote:

이것도 전혀 동의할 수 없군요. 발음은 한중일 중 한국 사람들이 최고입니다.

동의할 수 없습니다.

먼저 저는 발음 끝내주게 좋은 일본인/한국인/중국인/필리핀인/인도인/영국인을 보았습니다. 우열을 가리기가 힘들더만요.

어차피 어느지역 출신이든간에 발음을 좋게 하려고 노력하면 발음기관에 특별한 장애가 없다면 누구나 일정수준까지는 됩니다.

애초에 미국이 다민족, 다인종 국가이고, 이민해 온 사람들이 세운 나라라는 역사적 배경과, 현재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사람들이 전 세계 영어 사용자의 30%쯤 된다는 사실로 미루어볼때, 발음은 서로 의사소통을 하는데 있어서 헷갈리지 않을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인슈타인같은 사람도 독일/오스트리아 억양의 어눌한 발음을 했지만 미국땅에서 잘 먹고 잘 살았습니다.

오히려 말을 하는데 있어서 일관된 metaphor 를 유지하고, 여러가지 어휘를 구사하고, 예의바른 표현을 사용하는 등, 스타일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spike의 이미지

영어.. 여기저기서 말 나올 때마다 신경쓰지 않을 수 없는 문제죠.

저의 많지 않은 내공으로 느끼기엔,
* 결국은 의사소통의 문제다.
* 내용을 정확하게 전달하고 듣는 것이 중요하다.

발음? 이거 중요하죠. 근데 내가 하는 말을 듣고 듣는 사람이 무슨 내용인지 알아 듣는다면 족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고급 영어,.. 중요하죠. BBC World LIve나 CNN 보다 보면 전세계 각국 사람들 인터뷰나 전화연결 머 이런데 나오는 발음 들어보면, 하여튼 참 곤란할 때가 많다가도 무슨 얘길하는 지는 다 전달이 되거든요. 엘로우(yellow)나 엘라나 엘로.. 다 알아듣거든요.

그리고 기사에서 인용했던 다이어트 이야기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적확한 비유가 아닐까 합니다. 공갈로 먹고사는 영어교육한다는 사람들.. 짜증나죠.

커널컴파일한다고 그녀를 기다리게 하지 마라.

logout의 이미지

개인적으로 영어와 상극에 위치하고 있는 언어가 한국어와 일본어같은 우랄알타이어 계열이라고 생각합니다만.

다들 경험하시겠지만 일본어는 새 단어를 배우면 그 소리가 청취 연습을 하지 않아도 바로 귀에 들립니다. 그런데 영어는 그렇지 않죠. 아무리 연습을 해도해도 들리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의외로 간단합니다. 영어는 단어를 구분하는데 엑센트를 씁니다. 한국어나 일본어는 음절을 또박또박 구분하지요. 영어는 모르는 사람이 들으면 "ㅤㅆㅘㄹ라ㅤㅆㅘㄹ라" 하는 느낌인데 한국어나 일본어는 "따따따" 거리는 느낌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영어를 배우려면 이 엑센트가 중요합니다. 액센트로 단어마다 필요한 곳에 강세를 주면서 단어를 구분하는 방법을 습관화 시켜야 합니다.

그런데 이게 쉽지 않습니다. 처음부터 이렇게 영어를 배우면 또 괜찮을텐데 이미 한국어에는 수많은 영어권 외래어가 들어와 있고, 학교의 영어 선생님들은 시험 문제에는 단어의 엑센트가 어디 있는지 묻는 문제를 냅니다만 실제 이들도 car, cart, card를 구분할때 카, 카"드", 카"트" 와 같이 우리네 식으로 분절음 발음을 이용해서 구분을 하는 모습을 은연중에 학생들에게 보여주게 됩니다. 음절 분리에 익숙한 한국인들로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지요. (참고로 이 세 단어는 실제 발음을 들어보면 거의 "카" 정도 밖에 안들립니다. 이런 비슷한 예로 write, ride가 있죠. 한국인은 이걸 라이"트" 라이"드"로 구분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발음은 둘 다 "라잇" 정도로 들립니다. 라잇 발음을 듣고 반사적으로 write, ride가 떠오르는 분 몇 없을 겁니다.)

여기까지는 좋습니다. 그런데 정말 넘기 힘든 장벽은 이미 여러분들의 머릿속에 저장되어 있는 영어 단어들은 모두 한국식 분절음 방식으로 encoding되어 버렸다는 겁니다. 따라서, 원어민들의 액센트 위주 발음은 안들리기 마련이며 이런 분절음 방식으로 발음하는 한국식 영어가 원어민들에게 안들리는 것도 당연한 겁니다.

따라서 제대로 영어를 배우려면 지금까지 머릿속에 저장되었던 분절음식 데이터를 모두 지우고 다시 하나하나 고쳐나가야 하는데 이건 차라리 백지상태인 처음부터 배우는 것보더 더 힘든 일입니다. 한국인에게 영어가 어려운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게다가 인토네이션이 잘 들어가야 영어는 예쁘게 들리는데 한국어는 기본적으로 인토네이션이 없습니다. 성조가 있는 경상도 사람들이야 재주껏 흉내내다보면 영어 인토네이션을 따라가겠지만 타지방 사람들은 이게 보통 힘든 일이 아닙니다.

이런 상황을 종합해 본다면... 우리네 영어 교육은 "영어를 잘해야 한다"는 필요성만 인식하고 실제 어떻게 배워야 한다는 데는 고민을 그다지 하지 못했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빨리빨리가 특성인 우리나라의 분위기가 나쁘게 작용하는 경우이지요. 일본은 빨리빨리는 없겠지만 탈아입구에 대한 열망으로 표현되는 그들의 기묘한(!) 의식 때문에 역시나 일본화된 영어를 쓰면서 영어 단어가 cool하다고 생각하게 된 것일테구요. (요 부분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영화를 보면 아주 잘 나옵니다.)

따라서 영어를 제대로 배우고 싶다면... 사회적으로 한국인들의 머릿속에서 몇가지 생각을 지워야 합니다. 우선은 모든 한국인이 영어를 잘 해야 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합니다. 영어는 필요한 사람만 하면 되고, 알파벳으로 표기된 기본적인 단어의 뜻을 알고 "한국식"으로 읽는 정도는 중학교만 졸업하면 누구든지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또한 영어 실력이 사람의 노동 능력 평가와 연결되어 있는 한국의 사회 분위기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액센트로 단어 구분도 못하는 사람들이 토익을 공부하면서 점수 몇십점을 올리기 위해서는 얼마나 머리를 많이 굴려서 꽁수를 개발해야 할지를요. 이건 정말 사회적 손실이고 비극입니다.

그리고 영어나 기타 서구권 언어는 문법 구조상 한국어를 모국어로 쓰는 사람들이 배우기 어려운 언어라는 사실을 인지해야 합니다. 영어 못하는 것은 쪽팔리는 일이 아닙니다... 당연한 일입니다. 거꾸로 영어권 국가 사람들이 한국어를 배워야 하는 상황을 생각해 보세요. 학창 시절 국어 문법을 배우면서 내가 영어를 모국어로 쓰면서 한국어를 배웠다면 정말 인생 괴로웠겠다는 생각 다들 한번쯤 해 보셨을 겁니다. 그리고, 서양사람들 자기네들이 한국어, 심지어는 일본어를 못한다고 절대 쪽팔려 하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발음을 원어민과 비슷하게 흉내내는 노력은 사실상 별 필요가 없는 일입니다... 한번 외국인들 중에 한국어를 잘 하는 사람들을 생각해 보십시오. 할리와 같은 사람의 한국어가 돋보이는 것은 그 사람이 한국어를 사용해서 자신의 생각을 정확히, 재치있게 잘 표현하기 때문이지 발음이 좋아서가 아닙니다. 게다가, 영어라는 언어는 우리네 사투리보다 워낙 변종이 많습니다. 한국인들은 외국인들의 어정쩡한 발음을 갖다붙인 한국어를 들으면 무척 이상하다고 생각합니다만 영어 원어민들은 워낙 이상한 발음의 영어를 많이 들어온 까닭에 그것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고 오히려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발음이 개판이더라도 기본적 의사소통을 위해 정확히 액센트 붙여주고 적절한 단어로 자신의 생각을 잘 표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발음은 아무리 이상해도 듣는 사람은 재주껏 잘 알아 듣습니다.

사실 우리에게 중요한 언어는 한국의 이웃에 있는 중국, 일본, 동남아시아쪽 언어들입니다. 같은 한자 문화권이며 액센트로 단어 구분을 하지 않기 때문에 영어 배우는 노력이면 이들 언어는 충분히 마스터할 수 있습니다. 중국어도 어려워보이지만 성조만 조금 익숙해지면 아는 단어는 다 들린다고 하더군요. (참고로 상해쪽 발음은 한국어의 자음모음이 그대로 살아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사람이 발음하는 일, 이, 삼, 사가 상해 사람들이 들으면 바로 이, 얼, 산, 쓰의 변형으로 인지된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세상 돌아가는 모습이 이제 동북아시아도 블록을 구축해야 할 것 같은데 실상 우리는 급하지는 않지만 중요한 일을 하나 손대지 않고 살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나중에 가족이 생기고 애들이 크면 제 경우는 애들을 서구쪽보다 먼저 중국이나 일본, 베트남과 같은 나라 구경을 먼저 시켜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I conduct to live,
I live to compose."
--- Gustav Mahler

신승한의 이미지

제 생각에는 영어를 못하면 마치 큰일 날것 처럼 생각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문제가 있는것 같습니다.

영어, 중요 하지만 우리말을 파괴 하면서, 애들 혀를 잘라 가면서(?), 코 찔찔이 들을 해외로 마구 내보내면서 까지 가르치고 배우고 해야 하는 것 인지 의문이 들지 않을수 없습니다.

제 생각에는 이러다 우리말이 경시 되는 풍조가 유행하지나 않을까 걱정 입니다.
밖을 나가보면 온통 영어로된 간판들에, 말되 안되는 한국식 영어로 써져있는
안내 표지들.. 여기가 한국이지..영어를 모국어로 쓰는 나라는 아닌듯 한데 말이지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일어도 조금 한문도 조금 영어도 조금씩들 평균적으로 할줄 안다고, 긍정적으로 생각 해야 하는 것 인지..의문이 듭니다.

앞에 분들도 말씀 하셨듯이..외국인들 영어 못한다고 혹은 다른 나라말 못한다고
챙피 해 하거나, 나 영어 못하니까 미안하다는 식의 저 자세는 아닌것 같더 라고요..

영어 라는 언어가 사실상의 국제 공용언어로 자리를 잡아 가는 이 시점에, 영어와 아예 담쌓고 살기는 불가능 할테지만, 병적일 필요는 없지 않을까요?

언제부터 인가 우리사회 각 부문들에서 병적으로 이상한 현상들이 많이
일어 나는 것 같습니다.

일제시대에는 우리만 안 잃어 버리려고 목숨까지 바쳤던 자주적인 면모를
보이면서 까지, 일제시대 들어온 말들이라고 언어 순화까지 대대적으로 행해 왔던 우리들이 이제는 영어를 우리가 물러들여 우리 언어를 망가 뜨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요?

글세..아는 사람의 조카녀석은 유치원 다니는데..
영어로 동물울음소리를 내고, 한글은 모르면서 알파벳은 알고, 복숭아를
영문이름으로 알고 있는 그런 우려스러운 현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언어를 배우는것에 무척이나 재미를 느끼고 있고,
현재 외국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 처지 이지만은... 너무나 걱정 스럽고 바보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프랑스나 독일등의 경우는 그들 언어에 대한 자존심이 상당하다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럴수 없는 것 인가요? 우리것을 훼손해 가면서까지 이렇게 해야 하는것인지, 제 자신부터 반성 하고 있습니다.

젊은 우리들이 제대로된 생각으로 지금부터 노력한다면, 정말 잘될수 있지 않겠습니까? 무엇이던지 말입니다.

깨어있도록 노력 해야 겠습니다.

Necromancer의 이미지

mplayer로 자막 없이 보고 있는데

제대로 들리는거는 한 10%도 될까말까.

watch out, release them 등등... 정작 중요한 대화 내용은 전혀 못알아듣겠음...

Written By the Black Knight of Destruction

warpdory의 이미지

미국에 잠깐 출장 갔었는데...

거기에서 인도/인도네시아/파키스탄/중국/독일/미국 친구들과 같이 일을 했습니다. 한 팀이었죠

발음 다 다릅니다.
mask 만 가지고도 마스크/매스크 부터 시작해서 매슥.. 이런 식으로도 들리고 ... water 도 워터/워타/워러/워더 ...

제 발음도 첨에는 못 알아듣더니 2주쯤 지나니깐 대충 알아듣더군요. 어차피 실험이니깐 단어들이야 다 비슷비슷하거든요. 저도 한 3주 지나니깐 대충 알아듣겠더군요.

그런데...

지난주말에 서울 코엑스에서 출산/육아 전시회가 있어서 얼결에 좀 끌려갔다가 왔는데, 영어 교재 파는 사람들이 황당하더군요. 어렸을 때부터, 정확히는 엄마 뱃속에서부터 영어를 들어야 나중에 미국 발음을 할 수 있다... 며 수백만원짜리 교재를 몇십만원 깎아서 팔더군요. 워터는 틀리고 워러가 맞다나... 뭐 이러는 거죠. 교재 보면 ... 황당하죠 뭐. 내용도 기껏해야 I am a boy .. 이런 건데, 색 좀 알록달록 하게 했다고 10장 좀 넘는 교재가 대충 따져보니 권당 몇만원 ... 안 산다.. 이런 거 필요 없다. 했더니 영어 교육 안 시키면 사람 일생 망한다. 뭐 그딴 소리 해서 씩 웃어주고 제 등에 붙어 있는 문구 해석해 보라고 했더니 얼굴 벌개지더군요. 교재 만드는 회사 부장이 그정도면 볼장 다 본 거죠. - Got Linux ? 티셔츠 뒤에 있는 ... GNU 문구 였죠.

또 한가지...

대학때 꽤 친했던 친구가 있는데, 이 친구가 군대 갔다 오더니 어학연수 간다고 1년쯤 미국 갔다가 오더니... 영어 발음이 자기와 다르면 ... 완전히 다른 취급을 하더군요. 결국 지금은 소식도 모르고 있습니다만... 위에서 말한 것과 비슷한 거죠. water 를 워러 ... 라고 안 하면 바보 되는 겁니다. 것참...

recieve 냐 receive 냐는 틀리면 개쪽을 당하면서, 로서/로써 나, 다르다/틀리다는 당연히 틀리죠. 이게 더 문제입니다. 이러다간 .. 여성패션잡지처럼 될 듯 합니다. '올 섬머패션 트렌드는 엘레강스 스타일의 아방가르드 자가드 패턴 수트에 화이트 베이스에 옐로 웨이브 패턴이 ...' 이런 것 말입니다. 우리말은 ... 조사 빼면 거의 찾아볼 수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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귓가에 햇살을 받으며 석양까지 행복한 여행을...
웃으며 떠나갔던 것처럼 미소를 띠고 돌아와 마침내 평안하기를...
- 엘프의 인사, 드래곤 라자, 이영도

즐겁게 놀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