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잊고 사는 건 아닌지...
이제 디아도 지겹구 해서 걍 기타케이스를 열고 기타를 잡아보았습니다.
참 오랜만에 잡아보는군여...
줄은 다 틀어져 음정이 맞지 않더군여..
그리고 뭔가 손에 걸리는게 있었습니다.
뭔가 했는데...
먼지였습니다... 일이랑, 야구, 디아블로 등으로 지내오면서 너무도 잊고
있었군여...
왠지, 서글퍼 지더군여
한때 음악에 대한 열정이 넘쳐나던 자신을 잊고 있었다는 사실을...
다시금 조율을 하고 스케일 연습부터 해보았습니다.
영 안되더군여.. 쩝..
이래야 가지고 어디가서 연주하겠습니까
책상에서 새줄을 꺼내서 갈아끼울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한때 음악에 대한 열정이 넘치고, 기타학원에서 강사도 하던 넘이..
손이 뻣뻣하게 굳어가지고... 스케일이 제대로 안되고..
악보 보는 눈도 걍 가버린듯하네여..
왠지 서글픔니다..
음악에 대한 열정이 현실에 대해서
서서히 굴복하고 접히던 사실을 그땐 몰랐지만
지금에야 깨닫게 되더군여.
그래도 슬프고 외로울때
아름다운 노래로 날 달래주던 나의 소중한 악기였는데
내가 너무나 잊고 있었던 같네여
솔직히 다시 시작하려니 두렵습니다..
그때처럼 온몸을 다 받쳐 할수 있을지
너무나 소중한 나의 기억에 크게 자리 잡고 있었던
음악에 대한 나의 삶을
점점 지워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라고 하는건가여..
그런데 다시 생각하니 너무나 안타갑습니다
정말로 예전에는 하루의 반은 기타를 안고 있었습니다.
정말로 사랑하고 아끼는 나의 악기였죠...
하지만 지금은 하루의 반은 컴터앞에 앉아 있죠..
이제 연인을 다시 찾은 듯한 느낌이 드네여..
그런데.. 오래된 연인이라는 느낌인가여?
소중합니다...
그런데... 소홀히 되어 가고 있네여..
전부가 되어 버리진 못했지만 결코 잊을수 없는 연인......
바로 그것인 모양입니다.
전 결코 버릴수가 없었네여..
아무리 오랫동안 잊고 있었다 할지라도
어둠이 깔려오듯 다가오는 외로움을 달래 줄수 있는
나의 기타였다는 것을
결코 버릴수가 없습니다.....
이렇게 말하고도
마음 한구석에는 왜 안타까움이 남는 걸까여?
정말로 사랑했음에도 떠나야 했던..
뭐 그런 유행가, 영화가 왠지
너무나 가슴에 와닿는 조용한 밤...이었어여..
왠지... 친구에게 전화하고 싶은 밤이네여...

Re: 너무 잊고 사는 건 아닌지...
님의 글을 보니 저 또한 많은 것을 잊고 살았다고 생각됩니다.
오늘은 혼자서 쐬주 한잔하면서 잊고 있었던 것들을
하나씩 되새김질 해 봐야겠군요.
나의 기억이 말라버리기 전에 말이죠.....
Re: 너무 잊고 사는 건 아닌지...
^^;
가을이군엽~!
님같이 먼가에 순수하게 파묻혔던 기억이 저한테는
정말 없내요...
근데 신기하게도.. 고층 아파트인데도 귀또리 소리가
들리는군요... 허허...
엘베트타구 올라왔나.. ^^
음...님...
금방 친구와 소주를 한잔 하고 왔네요.
친구.................
어릴적 친구에요..
지금도 친구...........
초등학교 다닐적 친구........
참...오늘따라..유난히 저희들이 나이를 먹었다는것을 실감하네요..
다....여러분들은 겪으신것......
친구.....친구.......
저의 아버님께서는 친구는 그시대의 상황에 따라.변한다고 말씀하세요..
저도 부인할수 없지만. 그것은 친구일 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죠..
친구......좋아요...
그냥 우울해 지네요..
아 가을이다.....
내일은 학교 갔다가 낚시나 갈까봐요.....
술이 덜 깨서 죄송합니다.
그럼.....
Re: 너무 잊고 사는 건 아닌지...
저도 가끔 방에 우두커니 서서 잠자려 누워있는 저를 바라보는
베이스를 보곤하죠.
검은색 소프트케이스에 싸여. 그리고 휘어진 목을 갖고.
원망과 기대가 함께한듯한...
곧 그녀석을 다시 꺼낼것 같습니다.
추억이란 잊혀지지 못하나봐요.
하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