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dong님 관련 다툼을 보면서 느낀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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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보잡인 제가 중간에 끼어들어 이러쿵 저러쿵 할 일은 아닌 것 같지만, 지켜보다 보니 좀 딱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나름의 느낀 점을 써 봅니다.

절대 나쁜 의도는 없으며, 원만하게 화해가 되었으면 하는 의도이오니 좋은 뜻으로 받아들여 주셨으면 합니다.

일단 저는 Hodong님과, 또 Hodong님과 다툼을 하시는 것으로 보이는 emptynote님, 세벌님 모두와 아무런 인연이 없으며 단지 FOSS를 즐겨 사용하는 사용자의 한 사람일 뿐이라는 점을 밝혀 둡니다.

1. Hodong님의 입장에 대한 이해

libhwp 코드는, 사용자 편의성 측면에서는 아직 부족함이 있겠지만, 사례가 굉장히 희귀한 시도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는 활동이라고 평소 느껴왔습니다. 과거에 누군가 이 코드를 악용해서 좋지 못한 사건이 있었다는 점도 잘 알려져 있는데요, 제가 당사자였더라도 상당한 환멸을 느낄만한 일었다고 생각합니다.

nimf 코드는 완성도도 높은 아주 뛰어난 코드라고 생각이 됩니다. 저도 데비안/우분투 계열 리눅스를 쓸때는 꼭 이것을 사용하고 있죠. 응용프로그램과의 궁합 문제로 가끔 문제가 있다고는 하지만, Hodong님의 설명으로는 이 문제는 리눅스 데스크탑 소프트웨어들이 한글의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거나 또는 일관된 표준적인 인터페이스가 아직 정립되어 있지 못해서 그렇다고 하고, 이런 부분이 저는 충분히 잘 이해가 되더군요.

nimf 쪽에서 응용프로그램들마다의 특성을 고려하여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예외처리해 주는 방식은 사실 공학적으로 그다지 아름답지는 못하죠. nimf가 상업용 소프트웨어라면 뭐 그런 수법을 써서라도 결과를 만들어내려고 하겠지만, 이 부분은 전적으로 개발자에게 결정권이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이와같이 Hodong님이 여러가지 훌륭한 코드로 많은 기여를 해 주셨고, 또 그것이 저와같은 사용자에게 많은 혜택을 주었습니다.

2. 커뮤니티의 속성

그럼에도 불구하고, Hodong님은 커뮤니티의 속성에 대한 이해가 조금은 부족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커뮤니티 시스템은 기계가 아니고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기 때문에, 항상 나에게 좋은 말만 해 주지는 않죠. 가끔 이상한 트집을 잡는 사람도 나오고, 내가 피해를 주지도 않았는데 이유도 없이 공격을 하는 사람도 있게 마련입니다. 외국의 커뮤니티에서 이런 일이 적어 보이는 이유는, 제가 보기엔 민족성이라던가 한국사회만의 이상한 특징 때문이라기 보다는, 외국(영어권) 커뮤니티는 한국내 커뮤니티보다 훨씬 거대하기 때문이라고 생각이 되더군요. 커뮤니티 참여자 풀 자체의 규모가 엄청 차이가 난다고 생각이 됩니다.

여기 kldp만 해도, 자주 글을 써 주시는 눈에 익은 주요 참여자 분들이 몇 분 안 되시는 것으로 압니다. 한국내 리눅스 데스크탑 사용자가 한 줌도 안되는데 커 봤자 얼마나 크겠어요.

참여 인원의 규모가 작다 보니, 나에게 욕을 보이는 사람이 유난히 더 커 보이는 착시 현상이 생깁니다.
이럴때 제 소견으로, 현명한 대응 방법은 그냥 무시하는 겁니다.
그러면 나를 공격하는 사람의 영향력과 의견이 축소됩니다.

그런데 Hodong님은 그와 반대의 선택을 하셨더라구요.
emptynote님이 악담을 퍼부으면, 긴 댓글을 달고, 아무 상관도 없는 다른 커뮤니티(하모니커 사이트 같은 곳)에도 감정적인 글들을 여러 개 올립니다.
또 이런 공격을 받으니 환멸을 느끼고, 그러니 코드의 라이센스를 바꾸겠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그 코드의 소유권은 Hodong님 것이므로 라이센스를 바꾸는 것은 법적으로 보장된 Hodong님의 권리이므로 문제는 없습니다.
다만 그런 감정적인 대응 때문에 Hodong님이 만든 코드들의 가치를 스스로 낮추는 결과를 불러오는 것 같습니다.

오히려 반대로, emptynote님이 악담을 퍼붓더라도,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댓글 안 달고 무시하고 넘어가면, 자연히 그 글은 파묻히고 잊혀집니다. 남는 것은 Hodong님의 훌륭한 코드만 남는거죠.

물론 이공계 특유의 로지컬한 행동방식으로는 이렇게 하면 '버그'를 방치하는 것 처럼 보여서 찜찜하시겠지만, 소위 말하는 '인문학적으로는' 무시하는게 정답이라는 이야기죠.

한편 emptynote 같은 분이 악담을 쓰는 나름의 이유가 있을 겁니다. 그게 Hodong님 입장에서는 황당무계한 뒤통수치기 정도로 느껴지겠지만요. (또 제가 보기에도 좀 도를 지나쳤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emptynote님과 같은 분들이 Hodong님에게 무슨 말을 하건, Hodong님은 거기에 영향을 받으실 필요가 없지 않나 하는 거죠.

해외 오픈소스들 중에도, 주개발자가 사용자 요청을 반영을 안 해 줘서 서로 대판 싸우고 코드를 분기시키거나, 서로 욕하는거 저도 많이 봤습니다.
이런 일이 결코 특별하지 않다고 봅니다.

3. FOSS에 대한 이해

FOSS에 대해서 뭔가 환상을 가지는 사람은 사실 별로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FOSS 코드를 개발하시는 분들이라면, 커뮤니티에 너무 큰 기대를 하시면 나중에 Hodong님과 같은 큰 실망을 하시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FOSS 코드 작성자의 대부분이, 공익이니 명분이니 이런거 보다는, 자신의 명성을 높이거나 이력서를 장식하기 위한 목적이 더 크다는 조사결과도 있죠.
직접적인 금전적 이득은 없더라도, 커뮤니티에서 쌓이는 명성과, 코드 커밋 이력, 만들어낸 코드의 품질이 그 엔지니어의 수준을 말해줍니다. 그리고 그것이 그 엔지니어의 소득 향상에 기여를 하게 되는 식으로 이해를 합니다.

Hodong님은 훌륭한 코드를 생산해냈는데, 그 가치를 더 높이기 위해, '안티'들과 전쟁을 하시면 손해라고 봅니다. 오히려 '안티'가 있으면 그냥 무시하고 넘어가시고, 즐겁게 코드를 개정해 나가시면 될 일입니다. 코딩이 즐겁지 않은데 고통을 받고, 기회비용 상실 등 금전적 손해를 보면서 '봉사'를 한다는 느낌으로 개발을 하신다면, 계속 커뮤니티가 Hodong님의 기대에는 못 미칠 것이기 때문에 실망이 계속 쌓이실 겁니다.

그냥
내가 즐겁게 해 봤어 너도 써봐 내지는,
내가 불편해서 만든건데 혼자쓰기 아까우니까 너도 쓰렴...
이런 느낌으로 접근을 하셨다면 Hodong님이 마음에 상처를 받을 일도 훨씬 적었지 않았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제 경우엔, FOSS를 하는 이유 중에 제일 큰 건
'쓸데없고 아무 도움 안되는 법률의 속박'이 제일 급니다. 예전에 마이크로 소프트 윈도우 라이센스 거지같은 조건들 줄줄 달려있던 시절 생각해 보세요. 끔찍합니다.

4. 권유드리고 싶은 점들

물론 Hodong님의 소유 코드들은 전적으로 Hodong님의 권한이므로, 이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할 문제는 아니지만, Hodong님의 명성을 높이기 위해 다음 조치는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여 권유를 드려 봅니다. 물론 저의 권유 역시 생각해 보시고 무시하셔도 문제 없습니다.

- 코드 저장소를 자꾸 변경하지 않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봅니다.
- 코드 라이센스를 자꾸 변경하지 않는 것이 좋겠습니다.
- 저장소 변경, 라이센스 변경의 이유가 '안티'한테 욕먹기 때문에 그렇다는 식의 설명은 현명하지 못합니다. 그건 Hodong님이 감정을 자제하지 못한다는 인상만 줍니다.
- 커뮤니티에 안티 관련한 장문의 글을 줄이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온라인에서 문자로 표현된 글은 거의 99% 감정적인 오해를 만들더군요.)

소모적인 감정의 속박으로부터 벗어나고, 인간에 대한 불신을 초월해서, 좋은 사례를 남겨주시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순박한 생각으로 써 보았습니다.

Hodong Kim@Google의 이미지

좋은 글 감사합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벌의 이미지

https://nimf-i18n.gitlab.io/news/2019/06/07/nimf-2019.06.07-released/

우여곡절 속에서도 멋진 작품을 만드셨네요. 앞으로는 좋은 일만 있기를 바랍니다. :)

Hodong Kim@Google의 이미지

사실.. 제가 결과물 남긴 거 외에는 잘한게 없는데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제 자신한테 말하는 건데 저는 자업자득이죠.
세벌님을 색안경 끼고 보았고 지레 겁먹고 너무 민감하게 대응했으니 말입니다. 그래서 세벌님이 감정 상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emptynote님은 리눅스빠로써 답답해서 그러시는건데.. 제가 너무 몰아부쳤습니다. emptynote님 제가 잘못했습니다. 제가 유명인은 아니지만 네임드유저라 파급력을 생각해서 말을 좀... 아끼고 부드럽게 했어야 했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오해받을 만한 행동을 했습니다.
돈 받을 생각도 없으면서 유료화 선언하고 읽기 전용 처리한 걸 말하는 겁니다.
그러니 믿고 따라오셨던 분들은 뒷통수 맞은 기분을 들 거고.. (군대 잘 다녀오십시오)
제가 나잇값도 못하고..ㅠㅠ
우분투 커뮤니티는 다솜 때부터 홍보 지원 많이 해주셨고 회원분들이 테스트도 많이 해주셨는데, 제가 그냥 불특정다수를 통째로 욕을 해버리니.. 그분들 입장에서는 저한테 뒤통수 맞은 기분이겠죠.
결과물을 토대로 학생들을 교육하여 커뮤니티를 키우면서 동반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 니 죽고 나 죽자는 식으로 그 반대의 길을 걸은 거죠.
자만심에 빠져서. 눈에 뵈는게 없었나 봅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제가 커뮤니티 상대로 갑질한게 맞습니다.
죄송합니다.
저라는 인간 쉽게 변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십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게다 제 부덕의 소치입니다. 앞으로 말을 아끼면서... 나잇값 하고 살겠습니다.

babbab의 이미지

프로그램 이름들이 그리스신이나 신화에 나오는 이름들도 꽤 있습니다.
왜 그렇까요? 뉴스리더 판도 그리스신 이름이라 그렇고..

Hodong Kim@Google의 이미지

사실 저는 마땅히 이름 붙일게 없어서 ㅋㅋ
일단 input method framework 이니까.. imf 붙고.
앞에 한글자 뭘로할까 a 부터 z까지 모두 붙여봤는데, nimf 가 어감이 좋아서 그렇게 했습니다.
그리고 상표권 분쟁 없을 것 같고요.
limf 로 할까.. 고민도 했었는데,, 그런 linux input method framework 대표성 있는 이름은 나중에 다른 분이 사용하시라고 ㅋㅋ
리눅스 데탑용으로 limf 라는 표준화 api 가 제정되길 바랍니다.

chahoolee의 이미지

작년에 관련 댓글을 달고 처음 답니다. 그 사이 여러 일이 일어났군요. 작년과 다르게 좀 톤을 낮춰서 써 보죠. 제가 작년에 비슷한 글을 달 때 제가 좀 흥분했었지만 약간 후회가 되는군요. (그래도 호동님이 또 안티라고 대응하실지도 모르겠는데 그럼 어쩔 수 없고요 하하하)

해외라고 또라이 없을까요? 해외도 오픈소스 개발자 중에 커뮤니케이션에 지쳐서 접은 사람 꽤 있죠. 그런데 해외든 국내든 이런 사람보다 그냥 적당히 받을 건 받고 무시할 건 무시하고 운영하는 사람이 대부분입니다. 메일 자세히 읽어보면 심하면 더 심했지 덜하지 않아요. 저나 여러분들이나, 영어가 짧은 분들 영어로 된 소식은 아주 잘 정제된 뉴스만 보기 때문에 헬조선만 벗어나면 모든 게 잘 되는 것처럼 착각하는데 여러 인간을 모아 놓으면 어디나 그렇게 다르지 않아요. 툭하면 나라 탓하는 분들 많은데, 해외도 직장 다니면서 개발하고 돈 버는 것과는 거리가 먼 오픈소스 개발자가 대부분이에요. 이름만 들으면 알만한 오픈소스를 개발하는데도 그런 사람 널렸습니다.

요는, 호동님이 겪는 오픈소스는 별로 다르지 않습니다. 다른 건 호동님의 과잉 대응입니다.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하든 장사를 하든 또라이는 어디나 있는데 프로젝트 하다가 이런 사람 저런 사람 만나면 그냥 무시하면 되는 겁니다. 만두 장사라고 쳐 보면, 자기 가게 앞에 "힘들고 돈도 안 되는데 이따위 동네 애들한테 만두 못 팔겠다" 현수막 써 붙이고, 그래서 저 만두 안 먹어야 겠다 말하는 사람 보고 그 사람 있는 옆 가게 들어가서 소리 지르는 게 맞을까요? 앞에 공원에서 누가 우리 가게 욕한다고 거기서 논쟁하나요? 만두집 점주의 목표는 스트레스 해소가 아니라 성공적인 만두 장사인데 이런 방식은 장사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또라이는 한마디 해서 쫓아내고 무시하면 되는 겁니다. 그걸 넘어서 있는 손님들한테까지 그런 소리를 하면 또라이가 덜 들어오는 게 아니라 그 손님들이 빠져나갑니다.

작년에 같은 일이 반복될 거라고 말했었는데 틀리지 않았군요. 또 반복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Hodong Kim@Google의 이미지

충고 감사합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앞으로 좋은 방향으로 선순환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