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린터 해상도 스펙을 엉터리(?)로 명시해 판매하는 행위 짜증나는 군요

윈도가 생각하는 DPI와 프린터 회사가 주장하는 DPI의 개념이 달라서 그렇습니다. 그렇다고 후자가 거짓말이냐 하면 그렇지는 않다는 거죠. 삼성도 이미 외국에 신나게 프린터를 팔고 있는데 거짓말을 한 걸로 인정될 수 있다면 벌써 수많은 소송에 휘말렸을 겁니다.

속내는 이렇습니다. 컬러 프린터의 경우 색상을 조합해야 하기 때문에 잉크나 토너의 색상별 조합이 들어가게 됩니다. 따라서 특정 색상을 만들 때 (예를 들어) 잉크나 토너 네 개가 사용된다면 그것들이 조합 색상을 구성하기 위해 각각 찍게 되는 점 네 개가 모두 DPI카운팅에 들어간다는 겁니다. 도트가 들어가긴 들어갔으니까 셀 수도 있다는 얘기고, 이게 거짓말은 아니라는 거죠. 짜증나지만 이렇습니다. 안티에일리어싱 등 다른 눈속임 기술들과 이 뻥튀기가 조합되면 아주 극적인 해상도가 나오기도 하죠.

헌데 윈도 레벨에서는 (그리고 우리가 원하는 개념으로는) 그딴 건 다 관계없이 조합이 끝난 출력물의 점 하나, 즉 원하는 색깔을 완성시킨 점 하나를 DPI를 구성하는 점 하나로 보고싶어 합니다. 다시 말해 토너나 잉크를 딱 한 색상만 쓰더라도 동일한 DPI가 나와야만 그 수치를 진정한 DPI로 생각을 합니다. 이런 차이를 이용한 상술이라 생각하시면 될 것 같네요. 디지털 줌과 광학줌을 서로 곱해서 최대 배율을 표기한다든지, 센서의 한계를 넘어서는 화소 수를 지닌 디카와도 일맥상통하는데, 공통점은 어쨌든 거짓말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다만 소비자가 현혹될 확률이 있는 건 사실이니 법적으로 좀 더 확실한 표기를 하도록 개선할 여지는 있어보입니다만, 과연 그정도까지 신경써줄 만한 분이 그쪽에 계실지..

다시 속지 않는 좋은 방법 중 하나는, 프린터 드라이버를 구해다 설치해보는 겁니다. 실제 프린터가 없어도 대개 드라이버 설치는 되고, 윈도에서 사진파일을 선택하고 우클릭으로 인쇄를 누르면 프리뷰가 나오는데 그 화면에 윈도에서 바라본 프린터의 DPI가 떡하니 나옵니다. 물론 드라이버단의 환경설정에 나오는 수치도 이것과 거의 같을 겁니다. (다만 어떤 악질적인 제품의 경우는 아예 드라이버 등록정보상에는 그 정보를 공개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사진 파일로 확인하는 방법을 적은 것입니다.)

또 다른 방법은 가격을 체크하는 것입니다. 컬러 2400dpi를 네이티브로 제공하는 프린터라면, 특히 컬러 레이저의 경우, 600dpi급 일반 보급형과 가격면에서 격이 달랐습니다. (다만 최근 가격은 살펴보지 않아서 아직도 그런지는 확신은 못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