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 그리고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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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회사에서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는 개발자입니다. 연말이 되니 한해동안 했던 프로젝트를 점검을 받고 있습니다. 문제는 제가 작업했던 일들 중 중요한 한 가지 일을 하지 못했으나, 마치 다 잘했다는 듯이 거짓말로 포장했습니다.

윗사람 아랫사람 전부 잘(?) 속아 주었고 아무 문제 없는 것 처럼 지냈으나 속으로는 이문제 때문에 항상 끙끙 앓고 이야기를 하지 않았습니다. 허나 지난주에 제가 만든 부분에 대해 의문점들이 제기 되었고 아직까지 가드를 치고 있으나

곧 드러날 것 같습니다. 윗사람에게 욕먹고 회사에서 짤리는 건 두렵지 않으나, 나가더라도 불편한 마음을 안고 나가야 되는 것이 너무 싫고 매일 밤 악몽을 꿉니다. 그렇다고 제 실력으로 해당 부분을 고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이런 압박으로 다른 개발을 하지 못하고 시달리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어려운 과제 였지만 도전해 보고 싶었고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결국 하지 못한 것을 눈치 때문에 해결했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이제와서 당당하게 내가 실수 했다 이렇게 말하는게 좋을까요? 보통 이런 경우에는 어떻게 되나요? 퇴사하고 잠수를 타면 어떤 결과가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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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 시작한 project인지는 모르겠으나 연말에 이루어지는 점검에서 윗사람과 아랫사람이 전부 잘 속아주었다는 것이 더 놀랍습니다.
통상적으로 주간점검을 하지 않나요?

이런저런 고민이 있겠습니다만 먼저 자신을 너무 과신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자신이 하고 있는 것으로 그렇게 큰 문제가 나는 것은 의외로 적습니다.
세월호 사건과 같이 불행한 참사 속에서 선장이 할 수 있었던 것들, 그런 것은 흔치 않죠.
그리고 그런 불행이 일어나기까지의 문제는 선장 개인의 잘못도 아닐 겁니다.

어차피 드러날 것이라고 한다면 적절히 고백하시기 바랍니다.
적당한 시점을 찾는 것도 좋을 수 있으나 중요한 점은 고백하는 것입니다.
그대의 잘못이 퇴사할만한 것이면 퇴사하겠지만 그런 것이 아닐 수도 있죠.
의외로 사람들은 다르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전 팀장님과 종종 의견이 다를 때 팀장님이 '책임질 수 있냐?'라고 물었을 때
'일개 팀원이 어떻게 책임지죠?'라고 대답한 적이 있습니다.
저는 의견이 달라도 팀장님의 결정을 따릅니다. 그 분이 팀의 책임자이니까요.
나중에 책임에 대해서 서로의 생각을 이야기한 적이 있었는데
저는 '제가 퇴사하면 책임지는 건가요?'라고 말하니
팀장님은 '자신이 생각하는 책임진다는 것은 퇴사하는 것이 아니라 일이 무마될 때까지 자신을 바치는 것'이라고 말씀하시더군요.
글쎄... 일개 팀원이 며칠 몇달을 바쳐서 무마될 사안이 책임이라는 단어를 쓸만한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누구나 잘못을 하면서 살아가는데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
제가 만든 잘못으로 누군가 피해를 입은 것이 제가 한 잘못인지 모르고 그냥 넘어가면 그것이야말로 평생 잊혀지지가 않습니다.
전 늘 알려지지 않은 저의 죄를 떠올리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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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당하게 고백하고
당당하게 수정하세요

개발시 Risk땜에 많이 고생하죠
이번 Risk해결을 하지 못하면 다음번 리스크에 맞다들리면 회사를 또 옮기시고 잠수타실겁니까?
저의 경험으로써는 개발시 Risk 발생하면 위아래로와의 소통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소통을 많이 하여 주변에서 님의 현상황을 충분히 이해하도록 하는것입니다.

비굴하게 퇴사하고
비굴하게 잠수타지 마세요

인생을 당당하게....

눈에는 눈, 이에는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