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부터 조금씩 제가 사는 이야기를 해드리죠... ^0^

우선 하루에 꼭 2번씩 타고 다니는 지하철 이야기....
지하철을 타고 다닌지 어언 십여년.....
그러다보니 본의 아니게 지하철 무공이란걸 자동 연마하게 되는것 같습니다.
몇 년전 당산철교가 재 개통된 탓인지 2호선의 혼잡이 장난이 아닙니다.
일단 신도림, 교대등에서 지하철 환승시 펭귄보법을 사용해야 합니다.
두팔을 축내리고 펭귄식 총총뒤뚱걸음으로 앞사람 밀착따라가야 하는 보법으로 조금이라도 마음이 급해지면 앞 혹은 옆사람의 무시무시한 째려보기 시선공격을 받게 됩니다. 이때 절대로 시선이 마주쳐서는 안되고 의식하지 못한듯 앞사람 등짝만 바라보는 무시하기 내공을 펼쳐야 합니다.
정 급할때는 슬라이딩보법으로 경공을 전개하야 하는데 이는 발을 지면에서 끌듯이 쭉쭉 내뻗으며 양 어깨로 교묘히 사람틈을 비집는 절세무공으로 진기가 많이 소모되므로 아주 급할때만 사용해야 하죠.
지하철을 타게 되면 절묘하게 문간바로 옆 자리를 차지해야 합니다. 일단 가방올리기가 좋고 역에서 사람들이 타고 내릴때 마찰계수가 최소화되는 절묘한 사각지역 인데다 문을 등지고 서면 책, 혹은 신문을 볼 수 있는 공간이 허용되기 때문이죠. 게다가 지하철 정차나 발차시 관성에 의한 사람들의 대량 흔들림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단점이라면 자리가 나도 앉는걸 포기해야 하는 자리이므로 장거리여행시 진기를 보충할 수 있는 여유가 없다는 것 정도일까....
사람이 많을때 사람틈에 서있게 되면 온몸에 힘을 쪽빼고 축쳐진채 주위사람들의 지지를 받는 허허실실전법을 구사하는게 좋습니다. 흔들리면 흔들리는대로 밀리면 밀리는 대로 주위의 힘을 이용하는 무공입니다.
오늘 아침도 예외아니게 엄청 사람이 많더군요.
전 주로 독서시간이 지하철을 타고다닐때인데 사람이 많을때 그 절호의 문간옆자리를 확보하지 못하면 할 수 없이 의자앞쪽에 서서 손잡이를 의지한채 책을 보고다니죠. 그런데 사람이 많다보니 그것도 여의치 않아 자꾸 밀리는 것이었습니다. 왼손으로 의자끝기둥을 지탱하고 오른손을 책을 들고 보고 있는데 어찌나 사람이 많은지 자꾸 밀려 점점 책읽기가 힘들어지는 자세가 되어가는 것이었습니다.
할 수 없이 지긋이 왼손에 2할의 진기를 주입하여 공력을 증강했죠.
앗 그런데 왼쪽에서 나를 밀어대고 있는 사람도 상당한 고수였던지 여전히 밀리는 기운을 느끼게 되는 것이었습니다. 다시 5할의 진기를 왼손에 주었더니 상대방도 따라서 공력을 올리는 것 같았습니다.
아.....여기서 밀리면 책은 고사하고 비틀린자세로 아주 불편하게 여행을 해야하는 절대절명의 순간으로 판단되었습니다. 겪어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몸이 비틀리면 그 힘은 허리로 가중되어 그 상태가 5분이상 지속되면 허리가 끊어지는 듯한 통증을 느끼게 된답니다. 허리가 얼마나 중요한건데.......
인제 책은 폼으로 들고 있는거고 옆사람과 본격적인 내공겨루기가 시작되었습니다. 물론 전혀 의식하지 않은듯 내공을 전개해야 합니다. 눈은 여전히 책에 가있었지만 글자가 눈에 들어오지는 않습니다. 오로지 상대와의 내공겨루기에 온 진기를 쏟고 있었죠. 상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서로 쳐다보지는 않았지만 상대의 희미한 신음소리가 귓가에 들려오는 듯 했습니다. 이를 악물고 최고의 내공을 왼손에 집중하는 순간 상대도 막강한 공력을 퍼부었습니다. 마침 지하철이 정차중이라 내 왼팔의 각도가 심각하게 안으로 꾸겨지는 절대절명의 상황..... 그러나 지하철이 다시 출발하는 순간의 관성을 이용 마지막 한모금의 진기를 내뿜어 다시 원래의 상태를 회복하는데 성공했고 상대의 호흡이 가빠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미 왼손등의 핏줄은 불거질대로 불거졌고 이마에 땀마저 맺힐뻔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었습니다. 나의 진기가 거의 다해 한계를 느낄무렵 다행히도 내릴 역이 된 것이었습니다. 지하철이 정차하게 되면 상대는 관성을 이용 무지막지한 내공을 전개할 것이 뻔할 터..... 그렇다면..... 마지막 역습을 가하고 내리자는 판단에 남은 모든 공력을 왼손에 쏟아부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지하철이 역구내로 진입하며 속도를 줄이는 순간 엄청난 상대의 내력이 밀려들었습니다. 거의 최대치라 생각되는 순간 갑자기 내공을 싹 거두고 왼손을 거두어 들이며 살짝 어깨와 허리를 비틀어 절묘한 보법으로 열린문으로 빠져나왔죠. 내리면서 뒤돌아보니 나와 내공을 겨루던 그 사람이 내가 서있던 앞자리 의자에 앉은 사람에 자빠져 허탈한 표정으로 날 쳐다보는게 보였습니다.
Re: 저도 신도림에서 갈아타는데여.
야맹과 마주칠지도 모르겠네요..
멀뚱멀뚱 야맹 얼굴 쳐다보고 있는 이상한 넘있으면
저라고 생각해주십쇼...캬캬캬..
Re^2: 도를 아십니까~~~~
^^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