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프로그램은 오픈소스가 없을까요...

Stonegaze의 이미지


그냥 제 생각입니다.

맥 계열에는 Osiris X라는 PACS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의학 관련 프로그램중에 보기드물게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랍니다.
전에 궁금해서 설치해본 적이 있는데요, 사용하기도 쉽고 안정적이어서 대단하다고 느꼈답니다.

전... 직업이 의사라 환자보는일이 대부분이지만 어찌하다보니 개발자-사용자사이의 코디네이터 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Osiris X를 보고나서, 최근 우리병원에 설치된 OCS/EMR시스템을 보며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왜 병원 프로그램들은 오픈소스가 잘 없을까? 누가 개발엔진을 잘 만들어 놓으면 참 좋겠다.."

물론 혹자는 병원에서 일어나는 일은 순차적이지도 않고 변수가 너무 많아 오픈소스개발로 진행하기는 어렵다고도 하지만 사람의 행동을 코드로 바꾸는데 변수가 적은게 어디있을까요... 그냥, 개발자들에게 소외된 지역이 아닐까 혼자 생각해봤습니다.

제가 의대를 다닐때는 종이처방전이나 차트를 쓰는 병원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동네 의원만 가도 소프트웨어를 사용하지요. 국내에 의사가 수십만명 되고, 그 사람들이 전부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진료를 보고 있으니 큰 시장일 겁니다. 그만큼 OCS/EMR개발을 하는 회사도 많다는 이야기고, 다양한 특성을 가진 소프트웨어들이 엄청나게 많다는 생각도 듭니다.
수년전에는 보건복지부에서 전국민의 의무기록을 IDC 하나 구축해서 그 안에 다 때려넣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다가, 의사들과 의료시스템 개발자들의 엄청난 반대에 부딪혀 포기한 사건도 있었지요.

물론 개인적으론 "정보는 집중될수록 위험하다"라는 말을 믿는 사람이지만, 그래도 모든 사람의 편의를 위해서는 집중화되는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병원에서 재난복구시스템까지 구축해야한다는 이야기가 나올때는 "도대체 병원이 돈 벌어 컴퓨터만 사나?"하는 생각도 들었답니다.

OCS/EMR/PACS가 개발자분들에게는 참 재미없는 분야일 거라는 생각도 듭니다.
분야도 심하게 생소한데다 도와주는 사람도 잘 없고 말도 많으니까요. 하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의료관련 프로그램보다 짧은 시간내에 엄청난 트렌젝션을 발생시키는 녀석도 없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만큼 개발자분들에게는 큰 도전일 수도 있겠지요.

수년전까지는...
대부분의 진료프로그램이 C/S기반이었습니다. 근데 요즘은 웹기반이라고 하면서 ActiveX를 이용해 묘한 C/S스러운 개발을 하더군요.
제가 맥이나 리눅스를 좋아해서도 그렇겠지만 의료와 관련된 시스템도 멀티플랫폼이 가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MS 악의 제국에서 멀어지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하고요. 하지만 아직은 갈 길이 멀기만 한것 같습니다....

혹시라도 이 분야에서 일을 하시거나 생각하시는 것이 있다면 의견 듣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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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CS : 방사선과(영상의학과)에서 쓰는 프로그램입니다. X-ray나 CT같은 검사의 사진이미지들을 전산화한 놈이지요.
OCS : 처방 전달 프로그램. 의료진이 진단명코드를 넣고, 약이나 주사 기타등등을 처방하는 프로그램이지요.
EMR : 전자의무기록. 기냥! 진료기록부를 전산화시켜놓은 프로그램입니다.

런맨의 이미지

전 관련 분야 사람은 아닙니다.^^
근데 병원 프로그램이라는게 좀 애매합니다....
보통의 오픈소스의 시작은 개인이 필요에 의해서 시작되었다가 커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근데 병원 프로그램이라는게 참조로 적어주신걸 보니 개인이 쓸 경우가 없어보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병원 프로그램이라는걸 개인이 활용할수 있는 예가 있을까요?
예을들면 병원에서 받아온 시디(ct난 x-ray 사진)를 PACS라는 프로그램으로 보면 다른게 있나요? 일반 이미지 뷰어같은 프로그램으로 보는거와 차이가
있습니까? 그건 그냥 개인적으로 궁금해서 질문드립니다.^^

인생은 도박이다.

Stonegaze의 이미지


그렇군요.. 개인적인 이유로 액티브엑스를 싫어해서도 그렇지만...
병원시스템 대부분이 한가지 플랫폼으로만 표준화 되는것도 걱정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렇습니다.
물론 개발자 입장에서는 단일 플랫폼이 편하긴 하겠지만, 다양성이 없는 시스템은 그것이 소프트웨어든 사회구조든간에 잠재적인 위험성을 안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말씀하신대로 개인 사용자의 목적이 아니라 오픈소스로 시작하기는 어렵겠네요. ㅎㅎ

제가 정확히는 몰라 정답을 드리기는 어렵지만...
흔히 PACS는 기본적으로 DICOM(.dcm파일)이라는 파일의 뷰어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 대신 dicom파일 자체가 고해상도의 사진을 압축한 것 뿐만아니라 장비정보, 사진의 표준분류정보, 환자개인정보등까지 포함하고 있는 듯 합니다. 거기에 추가로 몇몇 영상자료들은 파일 내부에 축척(30Cm자 라고 할까요?)이 포함되어있어 피부에서 몇 Cm거리인지, 그리고 방사선이 어떤 물체를 투과했을때 나오는 값(측정값)이 얼마인지등도 포함되어 있지요...
뭐... 일반사용자가 쓸 일은 없는 파일이긴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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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를 좋아하는 일반인이에요..

행복하고 싶어요

chisquare88의 이미지

의사가 대학에서 컴퓨터를 복수전공했거나 하면 가능한일일 수도...

안철수씨도 원래 컴퓨터 바이러스와 상관없는 의대 출신이죠. 그분이 바이러스 대신 ERM에 관심있었으면 v3댔ㄴ erm3가 나왔겠조

χxχ=χ^2
GIS SW 개발자

bushi의 이미지

http://sourceforge.net/directory/business-enterprise/enterprise/medhealth/

의료 전산화 쪽은 별로 경험이 없지만,
medical image 분석/재가공 분야의 open source 는 한 20여년 전에 image filter 쪽을 공부할 때 크게 도움 받았습니다.
X-window/Motif 로 작성된 것이었고... 기존 filter 를 변형하거나 새로 만든 filter 를 끼워 넣거나하며 사용했습니다.

Stonegaze의 이미지

오... 세상에나.

링크 걸어주신것 보다가 OpenEMR이란 것이 있군요... php로 작성한 소프트웨어인것 같은데 충격받았습니다.

바깥나라 사람들은 이런 생각을 이미 하고 있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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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를 좋아하는 일반인이에요..

행복하고 싶어요

Hezekiah의 이미지

현재 병원정보시스템 개발자인데 오픈소스화는 절대 불가할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1. 표준화 부재
- PACS 뷰어같은 경우에는 DICOM표준으로 DICOM표준으로 제작된 데이터를 단순히 뷰어상으로 출력해주면 되니까요. 이런 표준화가 되어있는 경우에는 오픈소스화하여 개발이 가능합니다.
- 그렇지만, 병원 업무의 경우에는 병원마다 제 각각으로 업무프로세스의 표준화가 불가능하니 SI/SM방식의 개발이 현실적이죠.
- 중소형 병원의 경우 오픈 시에 대형병원의 프로젝트를 때려부은 뒤에 커스터마이징하는 경우가 태반

2. 건강보험
- OCS와 원무프로그램들은 건강보험법이 바뀌면 계속 바꿔줘야합니다.
- 자발적인 참여자들로 개발되는게 오픈소스인데, 법개정에 발맞춰서 수정이 이루어지기엔 현실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 월급쟁이 개발자들도 시간에 쫓겨서 개발하는 경우가 태반인데... 무급 오픈소스방식의 개발로는 거의 불가능하죠.
- 환자들에게는 건강보험이 좋지만(물론 개발자들도 건강보험적용되니 좋죠...), 건강보험법 개정되고 기간에 맞춰서 개발해야되는 경우에는 저희도 죽어나요...ㅎㅎ

그리고... 앞에 언급한 모든 내용이 틀려서 가능하다고 해도 제 밥줄은 어떻게 하나요...ㅎㅎ(이건 농담;;)
제 생각엔 업무프로세스(처방, 원무, 검사 등등)의 표준화가 되지 않으면 전체오픈소스화는 불가능하죠... 결국 코어만 오픈소스화되고 세부기능은 커스터마이징하는 방법밖에는 없거든요;;;;

저도 원래 윈도우즈랑 ActiveX에 학을 띄고서 학부4년 내내 거의 리눅스만 사용했었는데... 일은 어째 윈도우즈랑 ActiveX기반의 시스템을 개발하는 일을 하고 있네요...ㅡ.ㅡ;

ActiveX에 대한 문제점은 널리 알려져서 점차적으로 ActiveX기반은 걷어내고, 멀티플랫폼 지원하는 UI/UX플랫폼으로 전환할 계획은 세우고 있는 것 같더라구요..(확정은 아직;;;)

* Everything is not accomplished *

mirheekl의 이미지


의사들에게 필요한건 서비스에 대한 품질보장과 기술지원일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갑자기 문제가 생겼을때 의사들이 직접 고치기는 힘들테니까요. 프로그래밍 능력이 있다 해도 의사의 인건비를 감안하면 그럴 수 없는 노릇이지요. 그래서 오픈소스에 대한 동기부여가 잘 안 될 것 같네요.

다만 다른 분들이 말씀해주신 대로 특정 영역에 한해서, 즉 전체적인 서비스개념이 아니고 데이터파일 분석같은 작업들이라면 가능해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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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azon2411의 이미지

말 그대로 EMR 비스무리한 새로운 컨셉의 소프트웨어를 개발중인데 유저님의 의견을 듣고 싶어 글을 남깁니다.

메일로 좀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으면 합니다.

mobileheo@gmail.com

감사합니다.

dymaxion의 이미지

의료기기(디바이스) 개발 관련해서 GMP인증 규정들을 보니 입이 떡 벌어지더군요..
잘들 아시겠지만 새로운 의료기기나 서비스를 개발할 때,
기본적으로 ISO13485 표준을 기본으로 하는데 이게 기존의 ISO9001보다 훨씬 강화된 기준이죠.
자동차 쪽 보다도 훨씬 더 까다롭고 지롤맞은 것 같아요.
여기에 덧붙여서 RoHS니 뭐니 하면서 더 붙어나가는데...
의료용 디바이스 뿐만 아니고 PACS 같은 시스템 쪽 역시 마찬가지로 이런 표준인증을 받아야 할 걸로 아는데요.

최근에는 위험관리 쪽을 강화한다는 트랜드(?) 때문에
ISO13485의 포괄적인 규정 중에서 위험관리 쪽의 세칙에 해당하는 ISO14971을 따라야 되는데
이걸 충족하려면 엄청난 분량의 증거물(=문서들)이 아귀가 딱딱 맞게 나와야 되고
그런 증거물들은 최초 기획-연구개발 단계부터 시작해서 실무에 적용하는 단계를 지나서
실제 임상에서 밸리데이션 하는 단계까지 모든 과정에 걸쳐 다 충족되어야 한다는데...

이게 말이 쉽지 우리나라의 보통 기업들 R&D시스템으로는 가랑이 찢어지기 십상이겠더군요.
가짜 문서나 서류를 엄청나게 만들어서 대하 삼국지 소설 분량을 써내야
인증 통과 가능.

ISO13485를 기반으로 각국마다 또 다 다르쟎아요.
한국은 KFDA, 미국은 FDA, 유럽은 CE의료 관련 인증 그레이드인데 그게 또 각국마다 다 다르고.

결론적으로 의료관련 서비스/디바이스 개발해서 제대로 장사(?) 하려면
엄청난 시간과 비용을 들여야 할 것을 각오해야 한다는 이야기죠.

이 때문에 이 분야에서는 그냥 서비스를 구현해서
"잘 작동되쟎아?" 하면서 곧바로 서비스 개시할 수 있는
일반적인 IT서비스와는 성격이 많이 다른 것 같아요.
때문에 최신기술의 적용에도 더욱 보수적인 것 같고요.

따라서, 오픈소스로 병원관리 시스템이 표준처럼 잘 구축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이런 산업공학적/관료적인 GMP에 맞게 인증을 받는 수준까지 패키지화 하려면
꽤 큰 투자가 수반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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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오픈소스 개발모델이 작동하려면,
GMP에서 까다롭게 요구하는 Risk Management, Verify, Validation 과정을 해결할 수 있는
오픈소스 개발 모델이 정립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해요.
이게 실현되려면 모질라재단이나 리눅스재단 같은 비영리 표준을 추구하는
국제적으로 중심을 잡아주는 재단 같은게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드네요.

재단이 돌아가려면 기업들이 돈을 대줘야 할텐데
의료서비스/기기 사업자들이 자기 기술 오픈하려고 하지 않을테니....
성사가 힘든 면이 많을수도 있겠네요.
그렇다고 불가능하다고는 생각 안 합니다만.... (불가능을 가능케 한 사람들이 원체 많아서)

참고로 벤치마킹 해 볼 만 하다고 생각이 되는 건
외료기기 GMP 요구조건에 가장 잘 맞춰줄 수 있는 시스템은
현재로서는 PLM 시스템 뿐이라고 생각되는데요.
(물론 의료기기 관련 특성을 반영해서 커스텀화된 PLM이어야겠죠.)

PLM의 경우에는 오픈소스화 내지는 클라우드화 된 것들이 꽤 많이 나오기 시작하고 있고
또 PLM사업을 하는 업체들이 기존의 일반적인 CAD업계에서 포화상태에 이르러 과당경쟁 기미까지 있는지라
(Aras,오토데스크 같은 신흥 PLM업체들이 기존의 전통적인 닷소,지멘스,PTC 등의 업체들을 위협하기 시작하는 중)
종국에는 의료쪽으로 아마 매력을 느끼지 않을까 생각도 듭니다.

경험 많은 PLM 업체들이 의료서비스 관련 솔루션을 개발한다면 아마 굉장한 물건들이 나올지도 모르죠...
오픈소스화된 PLM 서비스들은 해당 기업에 맞게 커스텀화해주는 서비스로 돈을 벌더라구요.
기준이 되는 오픈소스 패키지에, 여러 참여자들이 신규 기능을 모듈화해서 추가해주면서 커뮤니티가 이루어지고,
PLM 솔루션 서비스 업체들은 그걸 모아서 시스템 인티그레이션 해서 아마죤 가상서버에 올려서 서비스 구축해 주고...

이런 현상들은 보면, PLM은 오픈소스 모델과 상업모델이 비교적 잘 조화되어 가는 분야 같아요.
의료서비스 솔루션들도 이런 구조를 벤치마킹해 보면 어떨까 싶기도 하네요.

사실 따지고 보면 PLM이 의료서비스 쪽 보다 훨씬 더 솔루션 개발자에겐 상황이 안좋거든요.
더 다양하고 더 매칭안되는 상황들이 많으니...
그래서 최신 PLM 솔루션들은, 설계 자체가 딱 뼈대만 만들어 놓고
나머지는 쉽게 커스텀화할 수 있게 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오픈소스 PLM 소프트웨어가 기본으로 있고,
그걸 어떤 업체가 도입해서 구축할 때는 전문 서비스 업체가 빠른 시간에 커스텀화해서 구축해 주면서 돈 받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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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두서없이 썼는데, 한 줄로 요약하면
"오픈소스 PLM 개발 모델"을 벤치마킹 하면 답이 나오지 않을까 한다능....

그리고 의료기기와 의료서비스를 혼용해서 썼는데, 이는 의료기기라는 게 사실은 의료서비스를 구현하는 수단의 하나로 종속적이기 때문에 의료서비스의 일환으로 보아서 그렇습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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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chanical Engineer
DymaxionKim.github.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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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moguy의 이미지

얼마전 삼성SDS에서 구인하는걸 본 바로는 그쪽도 뭔가 글로벌 표준화를 위해 한참 시작중인 듯 해 보였습니다.
국내 의료계에 돈을 대기 시작한 젤 큰 업체가 시작중이라면 다른 쪽은 뭐 표준화나 그쪽으론 각개전투에 불과한 모양새겠죠.
국내에서도 보건복지부에서 추진한 대형병원 EMR 표준화사업이 물건너가서 한군데 병원에 그냥 사업으로 전락한지 오래됬고 국내 표준화도 쉽지 않은 모양새인듯 보이네요
잘 알지는 못하지만 EMR 하는 업체가 여러 군데 있지만 기록물의 양식이 표준화가 안되있기때문에 각 병원마다 데이터는 계속 각자의 양식대로 지금도 쌓이고 있습니다.
이미 쌓아놓은 몇 년간의 진료기록을 다시 표준화한다는건 거의 불가능에 가깝죠.
기록지 하나만 봐도 병원마다 xml 태그이름도 다 다르다는 ㅎㅎ...

--------------cut here----------
너는 아느냐, 진정한 승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