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과대학을 다니는 학생입니다..공대회피현상....

김상억의 이미지

경북에서 공과대학을 다니는 학생입니다.
새로운 학기가 시작되고 어러운 과제를 받아 여러분들의 의견을
들어보고자 이곳에 들르게 되었습니다.
요즘 대학지망생들의 공과대학을 지망하는 일이 줄어든다고 합니다.
쉽게 말하여 공과대학 회피현상이라 할수있죠.
이문제에 대하여 여러분들의 의견 저의 과제물에 참조하여 보려합니다.
많은 의견을 남겨주시면 많은 도움이 되겠습니다.

익명 사용자의 이미지

공대를 안갈려는 이유는 딱 한가지입니다. 하는 일은 고된데 돈은 아주 적게 벌거든요.

저도 공대 출신입니다만, 공대인들의 고질적인 문제는 밥그릇 챙기는 데 매우 서툴고, 돈버는 방법을 모른다는 점입니다(저역시 지난 6개월동안 번 돈이 0원에 가까웠군요 8) ). 예를 들어 의사의 경우 한달에 (몇)천만원 벌고 싶다!고 하면, 다음날로 바로 진료 거부 등 집단 행동에 들어갑니다. 그럼 정부에서 의료수가 바로 올려줍니다. 법조계의 경우 정부에서 사시 패스 인원을 묶어둡니다. 따라서 극소수의 변호사들이 떼돈을 벌 수 있게 기득권을 조성해 줍니다(전관예우로도 한몫 잡죠, 판검사 출신들은). 직업아닌 직업인 부동산 투기꾼도 마찬가지입니다. 은행이 돈놀이 할 데가 마땅찮으니까 개인들한테 투기하라고 마구 융자를 해줍니다. 정부도 은행 망할까봐 그냥 눈감아 줍니다(지금 한국의 상당수 은행들은 그렇게라도 안하면 도산 직전입니다). 투기가 짭짤한 게, 예를 들어 아파트 분양의 경우 경쟁율이 100대 1이라 치면(대부분 수십에서 수백대 1입니다) 혹시라도 당첨될 경우 분양가 프리미엄으로 수천만원이 그냥 떨어집니다. 물론 확률은 로또보다 비교도 안되게 높죠. 왜 국무총리 지명자 인사 청문회를 거친 인물중에 부동산 투기 안한 사람이 한명도 없는지(한명 정도는 있었던가...) 그 이유가 바로 여기 있습니다. 똑똑하고 양심없는 사람들은 법망을 요리조리 피해 가면서 돈을 쉽게 많이 법니다.

그럼 공대인들이 돈을 벌려면 어떡해야 하느냐? 내일 당장 S, L 전자, H 자동차 직원들이 이돈 받고 일 도저히 못하겠다, 연봉 억대로 안올려주면 딴회사로 가겠다 그러면, 정말 그렇게 됩니다(파업이고 뭐고도 필요없습니다, 그냥 사표내고 집에서 편안한 휴식을~). 8) 그러면 공대 기피 현상은 다음날로 사라지고, 다다음날 신문에는 신랑감 1위에 공대 출신이 등극하게 됩니다(짜잔~!).

wooil의 이미지

어쩌면 세계적인 현상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살롱(?, salon)에 비슷한 주제의 글이 올라왔더군요. :?

http://salon.com/tech/feature/2003/03/13/tech_workers/

한글 번역문은

http://www.appleforum.com/showthread.php?s=ddfdc8e04805d170ea6d2f97bc334707&threadid=15176

에 있습니다.

baram4x의 이미지

저 역시 공대를 나왔습니다.
위에 말씀하신 분과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즉, 실제 물건을 만드는 것은 공대사람들이 잘 합니다. 그런데 문제가 그 물건을 팔아 돈을 벌어야 하는데, 파는데는 거의 꽝이죠.

그래서 국내벤처 대부분이 그런문제로 인해서 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외국의 경우에는 공대를 기파하는 현상이 우리와는 약간 틀린것 같습니다.
그 이유는 공대사람이 사회에 나와서 하는일이 일반 사무직 직원들보다 힘들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대부분 공대를 나와도 하는 것이 바로 컨설팅을 하죠.
왜냐하면 부가가치가 높기 때문입니다. 실제 코딩을 하는 사람을 거의 매니아(?) 정도인 사람들이구요.

그래서 미국이나 유럽등에서 우리나라나 동남아, 인도등에서 코딩 인력을 수입하는 이유가 이런 이유입니다.

실제 힘든 일은 싼 외국인력에게 맞기고, 설계나 컨설팅등 부가가치가 높은 쪽을 주력으로 하는 것입니다.

외국이 우리나라보다 나은 것은 그런 일이 힘든 일이라는 것을 알고 우리나라보다 연봉이 좀 더 많다는 것을 제외하면 상황을 거의 비슷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자체 기술 개발보다는 외국계 기술을 수입하는 입장이라서 그런지 공대생에 대한 사회적 대우는 거의 꽝이죠.

그리고 결정권이 있는 높은 자리에는 거의 대부분이 문과계열 사람들이 많죠.
그래서 공대 및 기술에 대한 정책을 제대로 수립 못하는 이유 중 하나 일겁니다.

거의 의견을 좀 더 이야기 하자면, 공대생으로써 기술은 기본적으로 알아야 하구요.
그것을 팔거나 관리하는 방법에 대해서 공부를 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공대는 자연대나 아닙니다. 즉, 연구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 나와 있는 기술을 모아 새로운 상품을 만드는 것이 공대생이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되어 집니다.

그럼.

서지훈의 이미지

요즘 사람들을 보면은 자신의 삶들에 너무 무관심하고 무책임 한거 같습니다.
물론 우리의 교육 현실과 주변 여건이 너무 사람을 수동적으로 만들어서이기도 하지만 좀 심하군요.

항상 보면은 이곳이나 따른 사이트에 가봐도 있는 질문...
"취업을 할려면 무엇을 공부해야 하는지요?" 이런 류의 질문은 자신의 삶에 약간의 관심은 있으나 소신이 너무 없는거 같은 질문 입니다.
어떡게 취업할 나이가 다 되도록 자기가 무얼 할지 조차도 결정을 못하는지?
그리고 무얼 하고 싶어 하는지도 모르는지?

사회생활의 시작은 보통 대학교 때 부터 시작인데...
이 대학과 과를 선택을 할 때에도...
자신은 처음부터 철처히 배제하구...
남이 원하는 대학 남이 많이 가는 과(소위 취업에 대한 아무 생각 업어도 좀 쉽게 되는것들)을 선택을 합니다.
이런 사람들이 앞에서 말한것 처럼 뒷북치듯이 취직 할 때 쯤...
무얼 공부해야 하나요?
무얼해야 하나요 묻는 사람들이지요... 제가 보기엔...

그리고 공대 기피 문제도...
주변(언론 매체등)에서 "취업이 잘 않된다더라"... 한마디에... 자신의 특성이나 능력은 고려하지 않고... 수능 시험을 보고서 점수에 맞는 곳만을 찾기 때문이 아닐까요?
이런 현상은 아무리 국가에서 좋은 정책을 내놓고 기업에서 채용을 많이해서 대우를 잘해주는건 이들을 더욱더 타성에 물들게 하는 아주 일시적은 처방책 밖에 되지 않나 생각이 드네요(물론 이것도 국가와 기업이 당연히 해야할 의무이기도 하지만).

우선은 이와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첫째, 자기 자신을 사랑합시다.
둘째, 자신이 잘 할 수 있는걸 찾아 봅시다.
우선은 이 두가지만이라도 실천을 한다면은 아주 좋은 결과가 점차 나오지 않을까 생각을 합니다.
(이러한 것들은 학교에서 선생님들과 가정에서의 부모님의 역활이 아주 클듯 하네요.)

추신_제가 이러한 글을 올린건 그냥 같이 한 번 생각을 해보자는 것입니다.
제가 이런 글을 올렸다구 위와 같은 질문을 하시는 분이 잘 못 되었다는게 아니라는 사실을 같이 밝힘니다... 미리-_-ㅋ

_ 信

#include <com.h> <C2H5OH.h> <woman.h>
do { if (com) hacking(); if (money) drinking(); if (women) loving(); } while (1);

eyefree의 이미지

결국은 사회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대출신의 사회적 처우가 떨어진다는 것을 알아버린 것이죠. ^^;;
그동안 언론플레이가 참 좋아서인지 언제나 언론에서 하는 말 보면...

1. 공고 취업률이 사상최대다~ (취업률은 최대 맞습니다.)
2. 대학 취업률이 사상 최저다~ (취업률은 최저 맞겠죠? 공고에 비한다면)
3. 이공계 엘리트 한명이 만명을 먹여살린다. (이말은 이공계 한명 보상하고 9999명은 보상하지 않겠다는 말로 들립니다.)

닷컴붐 한참 불때 벤처기업 연구원들이 엄청 주가뛰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네들이 제시한 고액연봉은 허상이었고 대부분 회사가 성장했을 때 받는 스톡옵션 제시를 그냥 언론에서 실제 받는 연봉처럼 써준 것이죠.

똑똑하고 순진한 학생들은 세상 물정을 잘 모르지만, 이시대의 기성세대들은 어떤 직업군이 좋은지 느낌(?)으로 압니다. 소위 법조, 의료, 의약, 교육분야 직업이면 대개 한국사회에서 훌륭하죠.

첫째 독점적 지위가 누려집니다.
미국 변호사가 한국 법정에 서는 것 보셨습니까?
외국 약사가 한국서 약국 차리는 것 보셨습니까?
외국인이 한국 공교사 채용시험 볼 리도 없고...
공대사람들은 전세계 공학인들과 경쟁해야 하죠. ^^;;
경쟁이 안되면 따라가기라도 해야 하구요.
우리나라는 원천기술 없으니 배워와야 하는데, 배워오려니
"영어"는 필수가 되죠. 태권도 배울때 영어실력 요구 안하죠?
같은 맥락입니다.

둘째 소득이 높거나 안정적이어서 정년이 보장되거나 아예 정년개념이 없습니다.
의사, 변호사, 약사 제가 알기론 정년 없습니다.
공립학교 선생님 정년은 60살 가까이 되죠. 그리고 공무원 연금이 따로 있고...
즉 이 불확실(?)한 세상에 뭔가 보장해주는 것이 있습니다.
이공계 출신들에게 이런 것 없습니다. 뭐... 기술고시 붙으면 기술입신 할수도 있지만...

어떤 면으로 봐도 이공계는 메리트가 없습니다. 즉 노력에 대한 보상이 다른 분야만큼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대부분의 사람이 알아버렸고, 이제 언론플레이로도 그 사실을 감출 수 없게 되었죠. 인터넷 검색 해보면 다 나옵니다.

이제 기업이든 정부든 유능한 이공계 인력을 제대로 보상하는 풍토를 만들지 않으면 공업으로 성장한 대한민국... 곧 다른 공업국들에 추월당할 것이 눈에 보입니다.

그땐 뭘로 먹고 살까요? 알려주세요 여러분~ ^^;;

... Do It Now!!!

aero의 이미지

조선시대는
士農工商 이라고 했죠

요즘 사회는
士商(工農) 인것 같네요 (공농은 막상막하인거 같아서 괄호로 묶음)

요즘 공돌이의 처지를 보면
조선시대 장영실이
천민출신으로 뛰어난 기술로 조정에 발탁 되어서
관리에 까지 오르며 새로운 기술을 발휘 하다가
다른 士자들의 시기로 인해 토사구팽당하여
(장영실이 만든 임금님가마가 부러지게 조작?)
역사에서 사라진 처지랑 똑같은거 같습니다.

errai의 이미지

중국처럼 우리나라도 공학계열 출신이 권력을 잡으면
달라지지 않을까요? 주변에 같이 프로그래밍 하는 친구들을 보면
다 한마디씩 합니다. 수능이나 다시 봐서 의사나 될까.. 사표쓰고 고시나
공부할까.. 그런데 다들 말로만 그치는걸로 봐서 프로그래밍해서
먹고살 팔자인것 같습니다. :)

그런데 이공계 기피 현상이 커지면 수요에 따른 공급이 줄어드니
연봉이 올라갈까요?

sunyzero의 이미지

errai wrote:

그런데 이공계 기피 현상이 커지면 수요에 따른 공급이 줄어드니
연봉이 올라갈까요?

제 생각엔 오히려 나라가 망하지나 않으면 다행일듯 싶습니다. 연봉이 올라갈려면 그래도 피라미드형태로 고액->저액까지 있어야 하는데 아랫도리가 횅하니 없어져 버리면 그냥 무너지게 되겠죠.

최근에 공과계열의 찬밥신세가 된 것을 보면 참 안타깝습니다. 대부분의 강대국이 이공계기피를 겪고 있지만, 대부분 GNP 2만이상에서 겪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일단 그 정도의 선진국이 되면 지식산업이 팽배하고, 이공관련기술이 상당수준이므로 어느정도 수준을 받쳐주는 엘리트들이 이끌어 나가는것이죠. 하지만, 겨우 1만도 안되는 우리나라가 벌써 이러면 경제규모가 커지기도 전에 꺼져버릴까 두렵죠.

스페셜리스트가 없는 나라, 과학자/연구자란 직업이 없는 나라... 참 우습습니다. 웹사이트 가입하는곳에 직업란에 과학자/연구자/공학자란 세개중 어느하나도 없더군요. 의사/변호사/회계사/전문직종인 그룹은 다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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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truth will set you free.

샘처럼의 이미지

항상 나온 이야기이긴 하지만 맞는 이야기 입니다. 하다못해 수학/산수에는 강해도 회계, 경리에는 약하죠 :lol:

방준영 wrote:
공대인들의 고질적인 문제는 밥그릇 챙기는 데 매우 서툴고, 돈버는 방법을 모른다는 점입니다

오오 제가 이제까지 들어본 방침중 가장 좋은 것 같습니다.

방준영 wrote:
그럼 공대인들이 돈을 벌려면 어떡해야 하느냐? 내일 당장 S, L 전자, H 자동차 전직원들이 이돈 받고 일 도저히 못하겠다, 연봉 억대로 안올려주면 딴회사로 가겠다 그러면, 정말 그렇게 됩니다. 그러면 공대 기피 현상은 다음날로 사라지고, 다다음날 신문에는 신랑감 1위에 공대 출신이 등극하게 됩니다(짜잔~!).

현실적으로는 자신의 Capa를 키워야 하고, capa 키우기는 전공 지식이 아닌 경상, 경영계열 쪽의 지식도 같이 습득해야할 것이라고 개인적으로는 생각합니다.

shipse의 이미지

저도 공대 나왔고, 연구원으로 있습니다.
같은 회사 내의 사람들을 보면 연구 이외의 모든 것들을 귀찮아 하죠.
"내가 할 일이 아니다..." 이겁니다.
그리고 자기 영역의 침범을 봐주지 않습니다.

물론 이는 공대만의 문제가 아니죠. 이과대학, 과학을 하는 사람들의 문제일 수 있습니다.

아... 의대는 과학인가... 과학하는 의사는 별로 없다고 보고...

그리고 국가 지원도 문제라고 볼 수 있죠.
프로그램 개발하는 국가과제에 인건비는 없습니다.
우스운 일이죠. 그래서 기계 사야 합니다. 기계 가격 약간 높게 해서 조금이라도 사람 주려 해 봅니다. 근데 그게 쉬운가요? 이래저래 감시 대상이 될 뿐이죠.

병역 특례를 준다는 둥 장학금에 유학에... 그렇게 지원하고 나서 실제 사회에 나가면 결혼하기도 힘든 정도의 돈을 주죠.

은행 초봉... 더러운 이야깁니다만 봉급자들이 죽어라 낸 돈으로 겨우 살아난 은행들 ... 그 은행원 대입 초봉은 평균 2800 넘을겁니다. 어떤 큰 은행은 3450이라더군요. 제가 입사해서 일 년 받은 돈의 두배로 시작하는겁니다. 거기다가 은행원들은 대출 이자도 싸죠. 거의 거져먹기라는 말도 있던데....

이공계 사람들은 장사 못합니다.

어쩌면 너무 안주하는 것이 탓일까요?

그냥 내가 하는 일만 하고 있으면 된다... 이거 아닐까요?

자꾸 말이 왔다 갔다 하는데 ...

blmarket의 이미지

전 고3인데... 여기 글들을 보니...
어찌 해야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컴공 가려고 하고있지만...(컴퓨터 관련 경시도 해봄...)
확실히 일리있는 위의 글들이 앞날을 암담하게 하네요.

프로그래밍이 재미있고 좋아서 하고있다지만
굶어가면서 하지는 못하겠군요.

분명 경시 성적으로 수시에서 밀거나 수능 점수로 정시 밀어도
웬만한 의대는 갈 수 있을거라 생각되고... 엄니도
수시로 의대를 넣어보라고 협박을...
에구. 넋두리가 되어버렸군요.

나 한명이 하지않으면 다른사람도 하지않는다... 는 것은 알지만,
공대 가기가 두려워집니다.

Asche Zu Asche

logout의 이미지

의대도 넣어보세요. :)

공대가 하향국면이기는 하지만 굶어죽을(?) 정도는 아닙니다. 어느 분야에서나 상위 5%의 실력자들은 대접받고 삽니다. 다만, 의대쪽 상위 5%와 공대쪽 상위 5%를 비교해보면 당연히 공대쪽이 배가 많이 아파지겠죠.

프로그래머가 되시겠다면 문제는 이렇습니다.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제대로된 프로그래머를 제대로 활용할 줄 모릅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회사가 살아나갈려면 돈을 벌어야 합니다. 프로그래머는 회사에서 일선 작업꾼에 해당하죠. 회사의 입장에서 프로그래머는 소위 브레인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지는 않은 겁니다. 오히려 경영진의 마음대로 군소리 없이 제품을 재깍재깍 만들어주는 프로그래머가 경영진 입장에서는 선호됩니다. 이들은 주로 프로그래머를 테크니션이라고 부르길 좋아하죠.

하지만 프로그래머, 기타 다른 엔지니어가 되기 위해서는 상당한 수준의 트레이닝과 소위 브레인이 필요합니다. 머리나쁘고 사리구분 못하면 엔지니어 못합니다. 그런데 실상 경영진 쪽에서는 아직도 하루벌이 막노동과 프로그래머를 같은 범주에 놓고 생각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언제든지 새 인력으로 갈아치울 수 있는 대상으로 보는 것이죠. 그들 입장에서는 멍청하고 프로그래밍만 잘하는 프로그래머가 최고입니다. :)

이런 까닭에 현실적인 프로그래밍은 소위 말하는 단순 노가다가 되기 쉽상이며, 말 안듣고 까다로운 제대로 된 프로그래머 하나를 투입하느니 그럭저럭 움직이는 코드를 만들어 낼 줄 아는 초보 프로그래머 대여섯을 투입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이 방법도 비용 절감의 차원에서 나쁘지는 않습니다. 다만, 우리나라의 경우는 기형적으로 제대로된 프로그래머가 생존하기 힘든 환경이 만들어져 있다는 데 문제가 있지요. 특히, 잠재력이 충분히 있으나 그 잠재력을 살리지 못하는 경우가 무척 많습니다. 비근한 예가 월드컵이지요. 히딩크가 아니었으면 신문에 보도도 되지 않았을 선수들이 한둘이 아니었습니다. 지금 이들 대부분이 한국이 아닌 외국으로 나가 있음을 눈여겨 봐야 합니다. 축구 경기에서 직접 뛰는 선수들과 프로그래머라는 직업의 속성이 비슷하거든요. 따라서 이런 분위기에서 제대로 프로그래밍을 해 보겠다는 사람들은 대접도 못받고, 자기 계발도 못하는 상황에 처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제 이것이 공대 출신들이 결국 공대에 등을 돌리게 만드는 큰 이유중의 하나입니다. 월급도 적고 재미도 없는데 일 할맛 나겠습니까. :)

너무 비관적으로 적은 것 갈은데... 어쨌든 희망은 있습니다. 지금 고3이면 대학 졸업때까지 4년, 군대까지 합치면 6~7년 정도 후 사회 진출을 하게 되는데 그때쯤이면 상황이 또 바뀔 가능성이 많습니다. 인력 관리가 도데체 안되는 것은 대한민국의 고질적인 문제이고, 중국과의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지 않으려면 일본이나 독일처럼 고부가가치 상품의 제조로 넘어가야 하는데 (사실 일본은 유럽에 비하면 고급 제품을 만드는 것도 아닙니다만...) 이렇게 하려면 필연적으로 우수한 엔지니어들의 노동이 필요하거든요. 경영진 입장에서도 이들을 제대로 활용 못하면 회사 문 닫을 수 밖에 없습니다.

어쨌거나, 전반적인 한국의 경영진들의 분위기는 아직까지 까라면 까라, 안되면 되게 만들라는 권위주의의 범주에서 벗어나 있지 못합니다. 사실, 회사 일이 잘 안돌아간다면, 무엇 때문에 이런 일이 발생하는지를 알아보는 것은 브레인 역할을 하는 경영진들이 해야 하는 일이거든요.

그리고 엔지니어를 하면서 경영쪽을 같이 공부하는 방법도 있기는 합니다만 제가 보기에는 경영을 제대로 전공하면서 엔지니어링쪽을 곁들이는 것이 좀 더 나은 접근법이라고 봅니다. 어쨌든, 장기적으로 볼 때 엔지니어를 제대로 활옹하지 못하는 회사는 버티기 힘듭니다.

이렇게보면 의사가 장기적인 전망은 더 불투명합니다. 의사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은 보험입니다. 김대중 정권하에서 그렇게 보험 수가문제와 보험 재정 문제가 거론되었건만 아직까지 별다른 대책이 나온 것이 없습니다. 의사가 되어도 소위 유행하는 마이너 3과가 아니면 돈벌기 힘듭니다. 게다가, 의사의 장점은 면허가 있고 개인 병원을 차릴 수 있다는 것이었는데 가면 갈수록 개인병원 개업하기가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당장 소아과 병원을 낸다고 생각해 보세요. 건물 임대하고, 장비 구매하고, 간호사들 모집하고... 그런데 감기 환자 하나 치료하면 보험에서 나오는 수가가 쥐꼬리더란 말이죠. 의사도 앞으로는 월급쟁이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물론, 의사의 월급은 액수가 상당히 높기는 합니다. :)

따라서 어느 분야나... 이걸로 밥벌어 먹고 살기에는 상당한 무리가 있습니다. 프로그래머가 된다고 하더라도 우수한 프로그래머가 되어야 하고, 의사가 되더라도 종합병원에 자리 하나 구하려면 치열한 경쟁을 뚫어야 합니다. 프로그래머가 된다면 경영진의 인식이 바뀌는 쪽에 도박을 걸어야 하고, 의사가 된다면 보험 재정쪽에 특단의(!) 조치가 나오는 데 도박을 걸어야 합니다.

보수로 따지자면 앞으로 10년후 정도까지는 의사가 훨씬 나을 겁니다. 의대정원의 감축 덕분에 아쉬운 쪽은 의료 수요자들이 되었습니다. 당분간은 소수의 단합잘되는 의사들을 보시게 될겁니다. :)

그리고 한번 프로그래밍을 부가적으로 하는 쪽도 생각을 해 보시기 바랍니다. 저도 고등학교때 컴퓨터 잡지에서 비슷한 얘기를 읽었었는데.... 프로그래밍을 하기 위해서 꼭 직업이 프로그래머가 될 필요는 없는 것이거든요. 취미로 프로그래밍을 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바쁜 우리나라의 특성상 그건 힘들테고... 그렇다면 프로그래밍 지식을 부가적으로 반드시 활용해야 하는 쪽으로 전공을 잡는 것도 좋겠지요. 그렇게 본다면 학부 전공을 공대로 하고 대학원을 경영이나 법대쪽으로 잡는 것이 상당히 매력적으로 보입니다. 또는, 경영대를가서 부전공으로 컴공을 끼워넣은 다음 고된 학부 생활을 보내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요.

전체적으로 향후 10년 정도 우리나라에서는 고급 인력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화두가 될겁니다. 의대나 공대 모두 이 관점으로 보면 시스템의 부재에서 문제가 생긴다고 볼 수 있죠. 시스템 구축에 브레인으로 참가할 것인가, 아니면 구축된 시스템에서 좋은 위치를 차지할 것인가는 개개인의 선택입니다. 어쨌든 우리나라의 경영진들, 많이 분발해야 하고 많이 바뀌어야 합니다.

오래전에 외국 잡지에서 읽은 기사가 생각이 나네요. 좋은 소프트웨어를 만들기 위해서는 프로그래머 약간, 24시간 기거할 수 있는 좋은 집 하나, 여기에 피자만 달라는 대로 투입해주면 소프트웨어가 생산된다는 농담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그래도 이정도 프로그래머들의 생리를 파악하고 있는 경영자들은 똑똑한 축에 들어가죠....

글이 길어졌네요. 이만...

"I conduct to live,
I live to compose."
--- Gustav Mahler

서지훈의 이미지

blmarket wrote:
전 고3인데... 여기 글들을 보니...
어찌 해야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컴공 가려고 하고있지만...(컴퓨터 관련 경시도 해봄...)
확실히 일리있는 위의 글들이 앞날을 암담하게 하네요.

대학학과를 정할 때 물론 돈 되는 곳으로 정하면 좋습니다.
그리고 돈 벌면 다 용서가 되고 모든걸 할 수 있는 사회가 우리 현재의 암울한 현실 사회입니다.
그러나... 사람은 꿈이 있어야 하지 않나 생각을 합니다.
꿈을 가지고 갈망하면서...
그기에 매진하여 무언가를 한다는건 아주 더 없는 행복입니다.
저도 과 친구들 보면은... 컴공과에 오긴 왔는데... 무얼 해야 될지 몰라 삽질하는 사람 많이 봤습니다.
걍... 공무원 시험 준비하는 사람...
걍... 적당한 회사 찾는 사람...
걍... 자격증 공부만 열나게 하는 사람...
이사람들의 공통점은 보통은 꿈이 없다는 것입니다.
원래부터 적당히 점수대 맞는 대학와서...
적당한 회사 가서...
적당한 때 결혼을 한다는... 적당한 시나리오를 가지고서 말입니다...
아주 암울한 것이지요...

만약 님께서 돈버는게 꿈이고 돈마니 벌고 싶다면은... 공대쪽은 절대로 오지 마세요...
여기서 아무리 잘해봐야...
대기업 관리직 보다 암울하고... 배고풉니다...
그러나 무언가 자신이 하고 싶은걸 하고 싶고...
세상의 주인공이 되고 싶다면은... 자신이 원하는걸 택하라고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결정은 아주 신중히...

<어떠한 역경에도 굴하지 않는 '하양 지훈'>

#include <com.h> <C2H5OH.h> <woman.h>
do { if (com) hacking(); if (money) drinking(); if (women) loving(); } while (1);

idlock의 이미지

이공계에게 글쓰기, 대화의 기법을 알려주는 세미나 였습니다.

그분 말은.. 혼자 잘해봐야 소용없다. PR해라..
근데 어떻게해야하는지 잘 모르죠..

외국쪽에서는 TW(Technical Writing)이라는 분야가 있더군요..

혹시 참고가 되시까 싶어서 URL과 책제목을 올립니다.
물론 저는 그책과는 아무전혀 상관없는 구 공돌이 입니다. -.-

url : www.tech-writing.co.kr
한국의 이공계는 글쓰기가 두렵다.(마이넌, 임재춘 저)

mrchu의 이미지

위에 분들이 다 맞는말씀 해 주셨고요.

한가지만 추가하겠습니다.
우리나라에선 다른 직업은 나이가 먹을수록 자기 자신의 가치가 올라가지만, 이공계는 나이가 먹을수록 자기 자신의 가치가 떨어집니다.
대학 교수 같은 직업을 가지거나, 경영쪽으로 길을 바꾸어서 어디 사장이라도 되면 모를까, 순수 엔지니어로는 점점 가치가 떨어지죠.

mrchu의 이미지

이걸 주제로 삼아도 될것 같은데요.

1. 토사구팽!
2.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사람이먹는다!

더 있으시면 리플 달아 주시기 바랍니다.
재미있는게 많이 나오면 따로 주재를 삼죠.

바람난꿀벌의 이미지

무엇보다도 문제는 교육인듯 싶은데...
초중고에서 아무 생각없이 입시 위주로 나가는게 문제인듯..
사회 생활을 시작하는 대학 전에 무언가 자신에 맞는 흥미와 적성을
찾아야 하는데.. 그것이...
참고로 저두 공대생(건축..) 으로서 점수 맞춰 처음에 들어왔고.. 그것이 결국 화근을 불렀습니다. -_-;;
아... 진부합니다. 이런 얘기 하는 저도 짜증나고 죄송스럽네요.

제대로 될려면 대학 들어가기전 혹은 대학 저 학년에 자신의 꿈을 갖게 하는
커리를 만드는 게 중요하겠죠. 그게 아니라면 다소 시행착오를 겪게 되고
현재의 사회구조에 그대로 눌러앉는 듯 싶습니다.

저두 사실 과보다는 BSD 에 관심이 많은데... 뭐.... -_-;; :oops:

모든 것은 신의 뜻대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