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에 대한 진로에 있어 고민이 많습니다.

sisid3의 이미지

안녕하세요. 저는 영상처리에 관련한 랩에서 석사 한학기를 공부중인 학생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제가 고민이라고 하는 것은, 인공지능이라는 분야를 공부하고자 했던 제 연구방향에 있어 그 타협점을 어떻게 잡는것이 현실적이고 최선책일지에 관한 것입니다.

대학을 졸업 후 대학원을 생각하게 된 저는 기계지능의 구현, 인공지능의 실현을 목표로 삼고 대학원에 들어가 공부를 하고자 했습니다만, 막상 그 공부를 시작하고 내면을 살펴보게 되니 지난 수십년간 기계지능의 구현이 얼마나 어렵게 진보해왔는
지를 알게 되었고, 또한 지금의 현실 상 100년이 지난 후라도 실현 가능한 것인지조차 의문이라는 연구결과를 많이 접하게 되었고 그에 동조하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그동안 랩에서 패턴인식을 공부하며 배우게 된 푸리에, 오일러, 라플라스같은 수리학적인 공부보다도 제 적성은 프로그래밍이 더 재미있다고 느끼곤 합니다.

때문에 고민중인 것은, 영상처리에 대한 공부를 하기보다 전문가 시스템에 근거한 시멘틱웹 등이 그나마 '가짜 인공지능'이긴 하지만 일반인이 보기엔 인공지능과 비슷하게 여길만한 학업이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실험의 결과도 금방 볼수 있구요.
게다가 제 성격이 결과물을 금방 나오거나, 중간이라도 확인할수 있는 성과가 보이면 쉽게 집중이 되지만 대기만성처럼 언제 결과가 나올지 모르는 막연한 공부는 매우 꺼리는 성격입니다...

그래서 현재 자대 연구실을 나와서 다른 연구실을 컨택해봐야 할까 고민하고 있는데요...

다만 이렇게 생각중임에도 현재 랩실에서 나가기가 고민되는 것은, 학계 연계로 자대 석사를 밟은 터라 장학금 학비 전액 지원에 석사 한학기를 일찍 졸업할수 있다는 이점 때문입니다.

저는 박사까지 갈 생각으로 공부를 하고 있는데, 자대에서 나머지 석사 1년 반은 제 적성이 아니더라도 패턴인식의 수리적인 공부를 기본기를 닦는다 생각하고 공부하는게 좋을까요?

사실 지금도 박사과정에 들어가서 뭘 더 깊이 공부해야 할지도 막연한 상태라... 석사 한학기 내내 고민하는 내용이 번복되며 계속되고 있습니다.

어찌 하는게 좋을까요... 아니면 시멘틱 웹 이외에 그 본질이 가짜더라도 인공지능에 근접한 다른 학문분야가 뭔가 있을까요?

조언 꼭 좀 부탁드립니다. 누군가의 조언이 너무 간절해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semmal의 이미지

개인적으로 시멘틱웹의 이상은 개념적으로, 마치 인공지능처럼, 인공지식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시멘틱웹은, 인공지능 연구자들이 스스로 Intelligence가 무엇인지 모르듯, 연구자들 스스로 Semantic이 뭔지를 모르는 것 같습니다.
시멘틱웹 개념이 등장한지 10년이 넘었는데, 시멘틱웹 자체가 순수하게 활용되는 경우를 보지를 못했네요.
그래도, 시멘틱웹의 연구결과를 다른 곳에서 이용하는 것은 많이 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건 마치 인공지능의 연구성과를 다른 분야에서 받아먹는 현실과 동일해 보입니다.
개인적인 선입견이라 죄송합니다만, 즉, 이건 인공지능처럼 시멘틱웹은 연구용이지 현실성이 없다는 겁니다.
말씀하신 바 대로라면, 인공지능보다는 덜하겠지만 그와 같은 대기만성형이죠.

인지학이나 정보학이 인공지능의 성과물을 넙죽넙줄 잘 받아먹은 것은 그만큼 현실적이기 때문일 겁니다.

추가적으로 말을 하자면, 가짜 인공지능과 가장 유사해보이는 건, 유치해보이지만 게임속의 인공지능입니다.
기술적으로보면 치팅 범벅에 학술적으로는 별 가치없는 내용일 수 있지만, 최소한 받아들이는 사람들로써는 심각하게 받아들일 수 있거든요.

그러나, 처음부터 끝까지 사견에 불과하므로 제 말을 믿지는 마세요.

------------------------------
How many legs does a dog have?

snowall의 이미지

모든 조직이 그렇겠지만, 들어갈땐 맘대로라도 나갈땐 아니죠...-_-

연구 외적으로 또다른 심각한 문제가 없는 한, 일단 석사과정에 들어갔다면 어떻게든 졸업하시는게 좋습니다. 이건 연구분야가 맞고 안맞고와는 전혀 다른 얘기에요.

연구분야는 박사과정 갈 때 바꿀수도 있고, 지금 잘 몰라서 고민하고 있는 것이라면 1년 정도 투자해서 깊이있게 분야를 알아보고 어디로 갈지 방향을 정하는 것이 더 낫겠죠. 그러다가 받게 되는 석사학위는, 뭐 전공이 맘에 안들더라도 어쨌든 덤이니까요.

또한, 박사과정에서 원하는 분야를 찾아서, 또는 원하는 것을 연구하는 연구소나 회사를 찾아서 지원하게 되더라도, 그쪽에서 보는 사람들이 "겨우 석사과정인데 그걸 왜 도망쳤지?"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어요. 이력서에 아예 안쓰면 "그럼 그 시기에 뭐했는데?"라는 생각이 들거고요. 내공 쌓는다 생각하고 어쨌든 더 깊이있게 공부하거나, 연구는 적당히 하고 원하는 분야의 공부를 좀 더 파거나 하는게 좋아요. 읽어보니 아주 딴판인 분야는 아닌것같으니까요. 또, 연구라는 것이 그렇듯, 금방금방 결과가 나오는 줄 알고 시작했어도 기약이 없는 경우도 있고, 그 반대도 있고, 상상도 못할 수많은 경우가 다 가능하죠.

맘에 안들 때 과감하게 때려치고 바꾸는 것도 능력이지만, 현재 하는 일이 맘에 안들더라도 버티면서 어떻게든 해내는 것도 능력입니다.

박사과정이라면 연구분야가 "이건 진짜 아니다"싶을 때 때려치는걸 진지하게 고민해야겠지만, 석사과정이라면 맘에 안들어도 버틸 것을 추천합니다. 그리고 박사과정 갈 때, 현재 지도교수님의 열렬한 추천을 받으며 입학하세요.

그리고 뭐 어떻든 다 좋은데, 혹시라도 교수님께 나가고 싶다는 얘기는 절대 하지 마세요. 랩 사람들한테도 하지 마세요. 진짜로 나가겠다는 진지한 결심이 서기 전 까지는요.

피할 수 있을때 즐겨라! http://melotopia.net/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