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슈퍼컴퓨터 천둥, 무엇이 국산일까?

sohn9086의 이미지

TOP500이 발표되고 나서 각 미디어가 앞다투어 "순수 국산기술"이라는 수식어를 붙여가며 천둥을 다루고 있는데, 과연 무엇이 국산일까요?

http://www.top500.org/list/2012/11/?page=3

Site                        : Seoul National University
Manufacturer                : ManyCoreSoft
Cores                       : 8064
Linpack Performance (Rmax)  : 106.8 TFlop/s
Theoritical Peak (Rpeak)    : 226.5 TFlop/s
Power                       : 72.80 kW
Memory                      : 7168 GB
Interconnect                : Infiniband QDR
Operating System            : Linux
Compiler                    : Intel C++ Compiler 13.0.1
Math Library                : Intel Math Kernel Library 11.0
MPI                         : Open MPI 1.6.2

인터넷 기사들을 읽어보면 H/W나 S/W자체가 아니라 장비들을 엮어서 슈퍼컴을 구성하는 클러스터링 기술을 외국에 의존하지 않고 국내 (아마 ManyCoreSoft)에서 했다는 것 같은데, 그걸 가지고 "순수 국산기술"이라고 하기에는 제 낯이 조금 뜨겁네요.

snowall의 이미지

램...?

피할 수 있을때 즐겨라! http://melotopia.net/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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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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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ted의 이미지

모니터, 키보드, 마우스, 파워~

M.W.Park의 이미지

"전기는 국산이지만, 원료는 수입입니다" 라는... 길거리 변압기등에 붙어있는 한전의 (아마도) 절전 문구가 떠오르네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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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의 취미는 끝없는, 끝없는 인내다. 1973 法頂

sohn9086의 이미지

실질적으로 순수 국산기술로 슈퍼컴을 만들 수 있는 나라가 얼마나 되겠습니까만은, 각 미디어들이 뭘 알기나 하고 쓰는건지 한심해서 적어봤습니다.
클러스터링 기술을 폄훼하고자 하는 것은 절대 아니고, 실제로 어찌보면 그것은 슈퍼컴을 만드는데 있어서 가장 핵심적인 요소입니다.
271위에 랭크되이었는 것과 비교해보면 코어 숫자가 거의 절반임에도 불구하고 거의 동일한 Rmax성능을 보이고 있고, 소비전력이 적은 점은 특히 괄목할 만하다고 봅니다.
Rmax/Rpeak가 낮은데 이것은 실제로 하드웨어가 보유하고 있는 연산성능을 충분히 발휘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하드웨어 아키텍처 개선과 소프트웨어의 최적화를 통해서 개선해 나가길 기대합니다.

생산적인 댓글을 달자

snowall의 이미지

무엇을 "기술"이라고 할 것인가가 관건이겠죠. 부품 A를 만드는 것도 기술, 부품 B를 만드는 것도 기술, 부품 A와 B를 조립하는 것도 기술인데, 부품 A와 B를 "잘" 조립하는 것 또한 기술이니까요. 슈퍼컴퓨터 천둥을 순수 국내 기술로 만들었다는 뜻은 부품 A와 B를 "잘" 조립하는 기술이 순수 국산 기술이라는 뜻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봅니다.

뭐, 램이나 랙 만드는 것도 슈퍼컴퓨터 성능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기술이죠.

피할 수 있을때 즐겨라! http://melotopia.net/b

dymaxion의 이미지

'천둥 순수 국내기술' 키워드로 검색해 보니 경향신문 기사가 걸리네요.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211122303281&code=930301
‘순수 국내기술’ 슈퍼컴퓨터 ‘천둥’ 세계 278위 등극

'순수 국내기술'이라고 하기에는 좀 언론사 특유의 설레발이긴 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기술적인 성과가 나름대로 상당한 것 같더군요.

일단 천둥을 만든 서울대 이재진 교수의 "매니코어 프로그래밍 연구단"에 관한 검색을 해 보니깐
연구원이 16~17명 수준이었던 것 같은데, 이들은 아마 대부분 학생들이겠구요.

http://daedeokvalley.tistory.com/378

여기 보니깐 조금 더 자세한 기술적인 내용이 나오는데....
'스누코어(SNUCORE)' 부분이 핵심인 듯...

노드 하나에 6개 정도의 GPU를 붙이고,
(사용된 GPU가 nVidia도 아닌 Radeon 이더군요... 조금이라도 더 값싸게 만들려는 눈물겨운 노력인 듯)
냉각 시스템은 자체개발했고요.
(사진 보니깐 수냉식인듯.. 호스 굵기 보니깐, 펌프는 무슨 한일자동펌프라도 썼을 기세!)

부품은 그냥 범용으로 흔한 것들을 사용했다.
노드 16개를 병렬화했다..

이를 통해 노드당 연산속도가 세계최고수준을 달성했다 뭐 이렇게...
이걸 최적화해서 연산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부분은 OpenCL 및 MPI라는 프레임웍을 써서 구현했다 ...
그걸 snuCL로 해서 오픈한다...

대충 이런 내용 같은데요.
기술적인 장점 부분은

(1) 동일 성능 구현을 위해 투입된 비용이 타 슈퍼컴퓨터 대비 8.3% 수준으로 매우 저렴하다. (학교에서 만든거라 마진이 빠져서 더 차이 나는 듯)
(2) 노드당 연산속도가 세계최고이다. (한시적인 것이겠지만)
(3) 연산능력당 전력효율은 세계 20위권으로 상위권 달성했다.
(4) 이렇게 해서 슈퍼컴퓨터 랭킹 200위대권에 들어갔다.

이런 듯...
매니코어 병렬컴퓨팅 연구단에서 결과물로 만들어낸 것 같은데,
이를 통해 오픈소스 snuCL이라는 것도 나온다니 관련분야에서는 좋은 기여가 충분히 될 듯 하네요.
슈퍼컴퓨터 트랜드 중의 하나가 값싸게 만들고 저전력형으로 만드는 것이기도 하니
이런 부분의 성과도 인정해 줄 만 하지 않나 싶네요.

시스템 인티그레이션, 최적화 기술이 주안점인 연구에서
그 부품을 외제 사용했다고 해서
'저게 무슨 국산이라고 설레발이냐'라고 비난하는 것도 좀 온당한 것 같지는 않아요.

* 참고 : http://aces.snu.ac.kr/Center_for_Manycore_Programming/Home.html
----> 여기 소개된 천둥을 보니깐, 노드를 더 추가해서 60개까지 늘린 것 같고,
그로 인해 2012년에는 랭킹 170위권으로까지 성능을 올려놨군요. (해당 랭킹 챠트에는 반영 안된 듯)
성능은 아마 계속 더 향상시킬 모양입니다.
스토리지 부분에서 HDD위에 SSD를 추가해서 캐쉬 역할을 시킬 거라고 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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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chanical Engineer
DymaxionKim.github.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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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isner의 이미지

"시스템 인티그레이션, 최적화 기술이 주안점인 연구에서
그 부품을 외제 사용했다고 해서
'저게 무슨 국산이라고 설레발이냐'라고 비난하는 것도 좀 온당한 것 같지는 않아요."

네, 저도 같은 생각 입니다.
순수 국내기술 이라는 말이 조금은 설레발입니다만, 그렇게 따진다면 실리콘 원산지 표시까지 확인해야 겠군요. ^^

단순 연산수치 보다는 연산능력당 전력효율과 노드당 연산속도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봐서는 새로운 시각으로 만들어낸 결과물로 보이네요.
연구진들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김정균의 이미지

현대 자동차가 포니를 처음 발표했을 때 대부분의 부품이 일제 였습니다. 그럼 포니는 외제차일까요?

원천 기술도 중요하기는 하지만 그에 못지 않에 어셈블링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