흘러간 레퍼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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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먹다가 갑자기 옛날에 회자되던 웃기는 얘기가 생각났다.
실화였다는데 정말인지..는 알수가 없다.

순이네 학교는 얼마전 시험을 봤다. 참고로 순이는 여고2년생이다.
생물시험시간이 끝나고 삼삼오오모여 문제에 대한 얘기를 하다가
깍쟁이가 숙한테 물었다. "10번 답이 뭐니?" 이 문제야 말로
순이도 답이 생각안나 고민고민하던 문제였다. "항문이잖아".
숙은 간단히 답했다. 그러나 나머지애들도 그게 생각이 안나
고민고민했던 것이다. 그러자 "마자마자 근데 그게 왜 생각이
안났지? 나는 고민하다가 똥구멍이라고 썼지 뭐니?" 깍쟁이가 말했다.
"그치만 똥구멍이나 항문이나 같은 거 아냐? 맞을지도 몰라"
이렇게 스스로 위로하는 깍쟁이.
그러나 생물선생님은 항문만이 답이라고 선포했다.
그러자 깍쟁이가 선생님을 교무실로 찾아가 항문이나 똥구멍이나
같은 말인데 왜 똥구멍은 안돼냐고 큰소리로 따졌다.
옆에 계시던 국어선생님도 순우리말을 푸대접하면 안되지 않냐고
거드셨다. 황당해하던 생물선생님은 결국 명분에 밀려 똥구멍도
맞게 해주겠노라고 했다.
이번 승리에 도취된 깍쟁이는 애들에게 똥구멍도 맞게해준다는 사실을
떠들어댔다.
그러자 그말에 옆에 있던 영자가 "어 나는 똥구녕이라고 썼는데,
똥구멍이 맞다면 똥구녕도 맞는거 아냐? 울 고향에서는 똥구녕이라고
하거던." 그러면서 선생님을 찾아 갔다. 다른 애들도 너나 없이
선생님을 찾아가서 떠들어댔다.
"저는요 똥꾸멍이라고 썼는데요...."
"저는 똥꾸녕이라고 ...."
.......
순이는 그 사태를 쳐다만 보고 있었다.
생물선생님은 일주일동안 애들이 떠들어대는 똥구멍소리에 진력이 나서
정식으로 선포했다. 항문과 똥구멍 둘만 답으로 한다고 사투리는 인정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 사태를 지켜보면서 순이는 혼자서 씁쓸히 웃고만 있었다.
그녀는 선생님을 찾아가 따져볼 엄두도 나지 않았던 것이다.
그녀가 쓴 답은???

맞았습니다. 똥꼬였습니다.

지나간 스토리긴 해도 또 보니까 웃기죠.
저는 여고생들이 교무실에서 막 따졌을 순간을 생각하면
절로 웃음이 나온답니다.
너무 웃긴 애기들은 또 들어도 웃긴데요. 매순간 생각나지 않는게
아쉽습니다. 우리도 감방에 있는 장기수들처럼 웃기는 얘기에는
번호를 붙여놓았으면 좋겠습니다.
이 얘기 1번으로 할까요?
2번할 만한 얘기는 또 없나요?

잘끈 동여맨 허리, 날렵한 맵시,
새색시가 뜨락에 발을 올리네..
신비로 가득한 미소를 띠고... 신비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