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 작업에 대한 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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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최근에 TortoiseSVN 번역에 참여했습니다.
TortoiseSVN을 고른 이유는 오픈소스에 대한 기여를 해볼만한 것 중 회사업무와도 연관성이 있는 사항을 찾다가 결정한 것인데요.
TortoiseSVN은 도구의 UI 번역은 완벽한데 매뉴얼 번역은 거의 안 되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국내에 몇 안 되는 Subversion 책 중에 전문적으로 다루는 책은
'서브버전을 이용한 실용적인 버전 관리' - http://www.yes24.com/24/goods/1971269?scode=032&OzSrank=3
정도일텐데요.
모두 명령줄만 다루기 때문에 의미가 있겠다 싶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손에 잡히는 서브버전' - http://www.yes24.com/24/goods/6096026?scode=032&OzSrank=1
을 알게 되었습니다. 명령줄, TortoiseSVN, CornerStone 모두를 예시하더군요. 거기에 실용적 응용을 위해 backup script 까지 나오네요. 거기에 원서 분량은 겨우 150쪽. TortoiseSVN 매뉴얼 번역은 200쪽입니다.
이런 책이 있는데 매뉴얼 번역을 해야 하나 싶더군요.

사실 더 중요한 이유는 다른데 있습니다.
번역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팀의 Subversion 활용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보급할 방법의 일환으로 도움이 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과연 번역문서가 있다고 해서 읽어보고 활용하는데 노력을 할 지 의문이더군요.

또한 가능하면 병합기능까지 원할히 쓸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데 병합기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diff 알고리즘(내부적으로 최장 공통 부분 순열인..)의 이해와 거기에 맞춘 커밋 단위에 대해서는 도서와 매뉴얼 모두 나와 있지는 않습니다. 사실 이쯤 되면 Mercurial 이나 Git 을 쓰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만...

이런 이유들로 번역작업에 회의감이 들어서 싱숭생숭한 상황입니다.

jachin의 이미지

저는 올 해 목표가 GNU coreutils 와 KDE 문서 아카이브를 만드는 것입니다.
뭐하러 그런걸 만드냐고 하실지도 모르겠지만,
문서화가 된다면 누군가가 필요로 할지도 모르고요..
언젠가는 저도 쓰게 될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입니다.
번역 하기로 한 것들도 있죠. LinuxFromScratch 라던가, 다른 번역서, 기술서들...
솔직히 말하자면, 번역해도 돈이 안되는 일이니까, 다들 안 하는 일일텐데...
그래도 왠지 하고 싶었습니다.

예전에는 저도 winner님처럼 '다들 공부 좀 한 사람들이 리눅스 쓰잖아.' 라고 생각하고,
문서화에 대해 회의적인 생각이 들 때도 있었습니다.
헌데, 가끔은 정말 쓸데 없는 것들에 대해서도 자료를 남겨놓는 사람들도 있잖습니까?
오래된 컨트롤러에 대해 검색하다보니, 인터넷이 보급되지도 않았을 시절의 자료를
누군가 말끔히 정리해서 올려놔 주었더군요. (개인 홈페이지였지만...)
어떤 이유에서건, 문서는 과거의 기록으로 남게 되고, 언젠가 쓸모없다고 분류될지 모르지만,
어느 순간, 누군가에겐 분명 필요한 자료로 남을 것입니다.

Subversion이 자유소프트웨어 프로젝트들 내에서도 이젠 과거형이 되어가고 있긴 하지만,
언젠가, 누군가에게는 필요한 자료가 될 겁니다.
그리고 저보다도 먼저 번역하시는 분들의 블로그와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한 가지 주제에 대해 다른 사람들이 글을 썼더라도, 또 다른 이면을 볼 수 있는 사람이 글을 남겨줄 수 있듯이,
서브버전을 사용하던 사람들이 하지 못했던 일들을 winner님께서 대신 해주시는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너무 고민하지 마시고, 일단 저질러 주세요. (_ _) ~꾸벅

공개해주시면 저도 잘 쓰도록 하겠습니다. :)

winner의 이미지

Windows VCS 중에 TortoiseSVN 만한게 없지요. TortoiseHg 가 나름 쓸만하긴 하지만 TortoiseSVN 에 비하면 약합니다.

bt의 이미지

훌륭한 일을 하시는 군요! 변역서가 있다고 하면 다른 것을 번역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번역은 힘들고 금전적 보상도 안되는 작업이니만큼 읽는 분들이 많아야 할텐데, 이미 유사한 내용의 번역서가 나온 상태에서 전과 같이 개척자적인 동기를 유지하기가 어렵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