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썬과 펄을 모두 배우려고 합니다

존경스럽습니다.

음. 거의 대부분 펄만 쓰고, 파이썬을 잘 모르는 입장이라
글타래에 답글을 달지 않으려 했는데 그냥 지나가긴 조금 찜찜한 부분이 있네요. :-)

말씀해주신 부분을 조금 정리해보았습니다.

* 펄
- 모듈 많다.
- 몇줄 안짜도 강력하게 동작한다.
- 왕성은 하지만 트렌드는 아니다.

* 파이썬
- 간단하게 알고리즘 구현하기 좋다.
- 큰 협업 프로젝트에 더 낫다.
- OOP적이고 깔끔한 문법을 지원한다.

감히 단언하기에 현존하는 스크립트 언어는 문법의 차이,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대부분 거기서 거기라고 생각합니다.
비슷하게 컴파일 언어도 그러할테구요.
설계상, 구현상 스크립트 언어가 가지는 장점과 한계,
그리고 컴파일 언어가 가지는 장점과 한계는 결국 비슷할 수 밖에 없습니다.
결국 할당문, 제어문, 반복문이 있으면 어떤 프로그램이든지 짤 수 있지 않을까요?

펄과 파이썬이 다른 점은 *문법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문법에는 해당 언어를 설계한 사람들의 철학이 들어가 있기 때문에
결국 철학도 다를테고, 그로 인해 사용하는 사용자들의 성향과 수에 따라
모듈의 유형이나 모듈의 개수도 달라지겠지만,
대부분의 중요한 모듈이나 유행하는 모듈은 여기나 저기나 존재할 것입니다.

말씀해주신 펄의 장점이나 파이썬의 장점은 사실 양쪽에 적용이 됩니다.
어느 한쪽에만 적용되는 부분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파이썬도 많은 모듈을 가지고 있으며, 몇 줄 작성하지 않아도 강력하게 동작합니다.
펄 역시 간단하게 알고리즘 구현하기에 좋으며
큰 협업 프로젝트에 적절합니다.(크다는 것이 어느정도 큰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반대로 펄의 장점과 파이썬의 장점을 루비에 들이댄다 하더라도
마찬가지로 모두가 고개를 끄덕일 것입니다.

큰 협업 프로젝트라는 것이 역시 모호한 부분이 있는데,
큰 협업 프로젝트는 일관된 규칙을 가지고 좋은 설계를 해서
커뮤니케이션을 잘하는 실력있는 구성원들과 함께해야 잘되는 것이지
구현 언어가 어떤 것을 선택하는지는 상대적으로 비중이 낮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파이썬 문법이 OOP적이고 깔끔한 문법을
지원한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다중패러다임 언어에서 문법이 OOP적인 것이 얼마나 큰 장점이고,
들여쓰기를 맞춰야 하는 것이 또 얼마나 큰 장점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파이썬의 문법이 또 그렇게 깔끔한 OOP를 지원하는 형태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

전 Python 쬐금 합니다만 Perl 이 더 오래되었으니까 그런 느낌이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또한 양자간의 철학문제기도 하겠지요. Perl 은 다양한 방법을 존중한다가 철학이고, Python 은 명백한 하나의 방법을 찾자는게 철학이니까요.
Python 은 multi paradigm 이긴 하지만 그 multi paradigm 을 통해 문제 해결을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을 맞춰가는 것을 추구하는 느낌이예요.
그런데 더 진보적 언어라는 말은 약간 의문인데 일단 Python 이 나중에 나왔는데 말이죠.
기술의 흐름이 빠르긴 하지만 둘의 우열을 결론짓기에는 이르지 않나 싶습니다.